말 그대로 환상(미라쥬)을 동반한 드리프트지만, 실상은 오거에 탑재되어 있는 바이오 컴퓨터가 제시한 최상의 추월(오버테이크)방법이다.
그 동안 오거와 불협화음을 이루다[3] 우연히 5라운드에서 오거의 판단과 일치한 카가가 이너셜 드리프트를 구사하는 신죠 나오키를 코너에서 추월하면서 처음으로 그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고, 10라운드 끝나고 이걸 기억해낸 카가가 11라운드에서 미라쥬 턴으로 앙리 크레이토르의 가랜드를 추월하면서 분신술[4]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때까지 미라쥬 턴은 실체를 알 수 없는 기술이었으나 최종 결승전에서 하야토와 아스라다는 카가가 미라쥬 턴을 사용해 잭키 구데리안의 슈피겔을 추월할 때 바로 뒤에서 지켜보면서 그 정체를 알게 된다.
아스라다의 분석에 의하면 "예각한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진입 라인을 바꾸어 인, 아웃 어디로든지 추월 가능. 미러와 센서의 좁은 인식범위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고 한다. 투니버스판은 "계산된 각도를 따라 고속 방향 전환을 하여 안쪽과 바깥쪽 어디서든 추월 가능. 거울이나 센서는 인식 범위가 좁아서 예측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코너에 진입하는 차량은 인코스와 아웃코스 중 하나를 택해 코너링을 돌게 된다. 이때 차량은 기본적으로 코너의 형태를 따라 곡선을 그리면서 섬세하게 코너링할 수 밖에 없다. 방향을 전환할 때 발생하는, 코스 밖으로 튕겨나갈 것 같은 관성력을 제어하는 것만으로도 안간힘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코너를 도는 중에 인코스/아웃코스를 바꾸려고 한다면 큰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5]
그러나 오거의 미라쥬 턴은 코너링 도중에 극단적인 주행방식을 보이며, 인코스 / 아웃코스 주행라인을 마음대로 오간다. 코너링하면서 차량이 좌우좌우 지그재그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알기 쉽다. 어차피 선두차량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인이나 아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다른 차량은 오거가 어디로 빠져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대처할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은 한 손으로 가위바위보 하는데, 혼자서 두 손으로 가위바위보 하나빼기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이 환상(미라쥬)처럼 보이는 이유는, 사이버 포뮬러 머신의 콕핏에 보여지는 외부 이미지가 시스템의 보정을 거친 것이기 때문이다. 머신의 성능이 발달하면서 최대 시속 700km로 질주하는 경주인 만큼, 작은 실수나 사소한 착오조차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인공지능인 사이버 시스템이 드라이버를 보조한다. 시스템이 머신에 장착된 각종 센서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계산한 후, 이를 드라이버가 보고 있는 머신의 유리창과 계기판에 출력한다.[6] 그런데 오거의 미라쥬 턴은 극단적인 주행으로 순식간에 인 / 아웃 코스변경을 해버리기 때문에, 코스를 바꾸기 전의 오거와 코스를 바꾼 후의 오거가 거의 동시에 체크되고, 드라이버에게 제공되는 영상에서 오거가 좌우 양쪽으로 2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물론 순간적인 장면이지만 상대방 드라이버의 판단은 늦어지게 되고 오거는 그 사이에 추월한다.
같이 주행하다가 추월당하는 드라이버의 1인칭 시점이 아닌, 제 3자가 보는 미라쥬 턴의 실제 움직임은 SIN 3화에서 신죠를 오버테이크할 때 위의 이미지에 가깝다. 간단히 말하면 코너링 도중에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자세제어로 진입라인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 경기 해설가조차 오거의 극단적인 코너링에 놀라 '완전히 오버 스피드라서 코너에서 튕겨나가는 줄 알았다'고 평했다.
이러한 코너 진입의 순간적 변화는 코너 진입시 차체 일부를 변형시켜 공기저항을 받는 면적을 변화시키는 오거 특유의 가변 기능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Zero편에서 하야토가 한 번 사용한 더블 이너셜 드리프트와 흡사하나, 더블 이너셜 드리프트는 첫 드리프트와 같은 방향으로 한 번 더 드리프트를 시전하는 반면 미라쥬 턴은 완전히 반대의 방향으로 고속 전환이 가능한 만큼 미라쥬 턴이 더 고차원적인 기술이다.
SIN 4화의 호주 시드니에서 치러진 2022년 그랑프리 제 11차전에서는 최종보스 카자미 하야토에게 처음 사용했을 때 리프팅 턴마저 추월해 보인 기술이나 그 직후 카가가 그 동안 무리하게 사용한 제로의 영역으로 인해 누적된 피로로 정신을 잃고 리타이어 하고 말았다. 더욱이 시속 수백 km로 주행하는 원심력이 붙은채로 코너링하는 도중에 관성을 무시한 듯한 저런 급격한 라인 변경을 하면 횡방향 중력가속도가 장난이 아닐 것이다. 제로의 영역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감 외에 미라쥬 턴의 G로 인한 순수 육체적 피로 또한 무시할 수 없을 듯 하다.
이후 최종 그랑프리에선 미라쥬 턴이 본질적으로는 이지선다의 영역이기에, 제로의 영역으로 카가의 심리를 읽는 하야토는 결국 인인지 아웃인지 알 수 있다는 이유로 계속 통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하야토를 제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추월당했을 때 하야토가 카가의 기척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다. 제로의 영역의 능숙도에서 하야토가 카가보다 우위에 있었고, 제치는 순간에 카가가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카가가 하야토와 동등한 위치에 섰다는 해석. 카가가 오거를 완전히 신뢰하게 되었기에 그 순간의 인아웃을 의도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오거의 판단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채용함으로써 적극적인 의지를 느낄 수가 없었다는 해석. 아니면 하야토를 제치는 그 순간에 과거의 집착에서 완전히 벗어나, 블리드 카가가 아닌 카가 죠타로가 되었기에 읽을 수 없었다는 해석[7] 등.
[1]
후술된 기술 설명을 보면 알듯이 리프팅 턴보다는 말이 되는 기술이다.
[2]
사실 근본적으로 리프팅 턴과 미라쥬 턴은 순식간에 방향 전환을 해 코너를 빠져나간다는 점에서 근본이 동일한 기술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 머신의 A.I가 차체가 다운포스를 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사전적으로 차체의 형상을 변형하는 것도 동일.
[3]
물론 5라운드에서 10라운드까지는 미라쥬 턴을 쓸 수 없다 뿐이었지 심각한 트러블이 발생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순위만 봐도 1~2위를 반복했다. 즉, 미라쥬 턴은 오거와 카가의 판단이 일치했을 뿐만 아니라 카가가 코너링에서 하야토를 돌파해야겠다는 의지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4]
추월당한 입장인 앙리는 오거가 2대로 보였다고 했고, 이 말을 들은 아마기는 분신술이냐며 황당해했다.
[5]
다운포스에 최적화된 설계로 접지력을 극대화시킨 현실의 F1 머신들조차도 코너에서는 극도로 주의한다. 까딱하면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스핀에 빠지거나, 차량이 뒤집어지거나, 코스를 이탈하는 등 사고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6]
말하자면
증강현실이다. 실제 풍경이 아니라 시스템이 파악하고 분석한 것을 보정하여 드라이버에게 제공하는 것. 이 덕분에
알자드나
슈피겔 같이 유리창이 없는 머신도 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운전조작 역시 시스템의 보조를 받는다. 사이버 포뮬러 머신을 시스템의 보조 없이 조작했을 때 일어나는 참사에 대해서는
TV판 34화 또는 더블원 3화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
[7]
다만 죠타로라 읽을 수 없었다는 건 좀 말이 안 되는게 하야토를 제칠 때 오거의 지시를 보고 조작한 것을 보면 오거의 의지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