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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9 21:46:47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레지스타에서 넘어옴
1. 개요2.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와 수비형 미드필더3. 시초4. 등장 배경5. 경기에서의 운용6. 한계7. 선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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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어로는 Deep-lying playmaker(딥라잉 플레이메이커)라고 부르고, 이탈리아어Regista(레지스타)라고 부른다. 팀 전체의 플레이를 연출/조율하는 역할을 하며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활동한다. 이 포지션의 역할과 활용에 따라 전력차가 크다.[1]

영어가 아닌 레지스타라는 이탈리아 단어가 널리 통용되는 이유는 과거 EPL에서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보단 스콜스, 비에이라, 제라드, 램파드로 이어지는 박스 투 박스 유형의 선수가 전통적으로 선호되어 왔기 때문에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에 대한 요구와 인식 자체가 낮았으며, 그 결과 포지션의 명확한 개념 정립이 늦었기 때문이다.[2]

2.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와 수비형 미드필더

이탈리아어로 연출가를 뜻하는 단어인 레지스타(딥라잉 플레이메이커)란 단어를 쓰면 대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는 선수로 받아들인다. 사실 별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플레이메이커에 대비해서 위치적으로 낮은 곳에서 뛰는 선수를 그냥 딥라잉이라 부르는 게 관행이 되었기 때문이다.

3. 시초

AC 밀란의 감독이었던 아리고 사키가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레지스타) 포지션을 창조했다는 말이 있지만, 레지스타란 말 자체가 더 전부터 쓰이던 말이고 아리고 사키의 전술적 지향은 피치의 모든 선수가 레지스타이자, 골게터이자, 수비수가 되는 것이었다. 포지션적 한계 때문에 골게터나 수비수가 되는 건 문제가 있지만, 아리고 사키는 필드의 모든 선수들에게 레지스타가 되길 주문했다. 당시 레이카르트나 안첼로티는 훌륭한 중앙 미드필더였고 또 둘 다 레지스타였다. 측면의 도나도니나 스트라이커였던 굴리트도 레지스타였다. 밀란 카펠로 시절 알베르티니가 현대적 의미의 레지스타였다면 그건 맞는 말이다. 즉 레지스타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만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라 플레이메이커를 지칭하는 말이다.

레지스타, 그러니까 현대적으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대두는 곧 비슷한 자리에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스위퍼의 사멸과 관계가 깊은데, 이것은 단순히 아리고 사키의 442가 공격적으로 더 강력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결정적으로 수비수가 백패스를 했을 경우 골키퍼가 손으로 잡지 못하게 룰이 개정되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스위퍼는 멋대로 공을 몰고 나가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백패스를 찔렀고 골키퍼가 넘어지면서 그 공을 품에 안는 걸로 그만이었다. 그러나 룰이 개정된 이후로는 상대편 공격수가 그 공을 가로채고 골망을 가를 수 있는 확률이 대폭 올라갔고 이것이 스위퍼가 사멸하게 된 결정적 계기다.

스위퍼가 사멸하고 포백이 도래하게 된 이후 442가 대세가 되었는데, 중앙 미드필더 둘 중 하나에게 홀딩을, 다른 하나에게 딥 라잉 플레이메이킹의 임무를 맡기는 것도 괜찮은 일로 여겨졌다. 일단 사키식으로 모든 선수에게 플레이메이킹을 시키는 것이 말은 좋은데 그걸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시키는 편이 감독도 선수도 편리하고 안정감이 있었다.[3] 하위권 팀은 반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사용할 수가 없었는데 비슷한 이유다. 선수 자원이 없어서, 혹은 그런 거 하다가 팀 말아먹어서.[4]

4. 등장 배경

1980-90년대는 바야흐로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전성시대였다. 이 시기에 축구계를 수놓았던 기라성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대거 배출되었으며, 공격은 주로 이들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졌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발전된 전술이 현대축구의 대세가 되는 압박 전술이다. 이 강한 압박 속에서 2선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한 두명이야 개인 기술로 뚫고 공격 전개나 기회 창출을 시도할 수 있었으나, 갈수록 심화되는 대인수비와 강한 압박 속에서 90분내내 그리고 매 경기마다 좋은 모습을 보이기 힘들었다.[5] 자연스럽게 이러한 유형의 선수들은 도태되기 시작됐고 감독들은 공격적으로 창의성을 갖춘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압박이 덜한 포지션으로 보내 공격작업에서의 창의성을 확보하고자 했는데 이 중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후방인 3선으로 후퇴한 포지션이 바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대표적으로 이 문서의 주인공이 되는 안드레아 피를로는 브레시아 칼초, 인테르 시절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윤곽을 드러내지 못하고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어야만 했는데 이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5. 경기에서의 운용

팀의 빌드업의 핵심 리더이자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이며 최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선수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그를 커버하는 전술적 운용도 중요하다. 특히 레지스타를 투입한다면 호위무사격 박스 투 박스를 짝꿍으로 투입하는건 그야말로 정석.[6] 이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기용하면 그만큼 그 선수에게 후방 빌드업에서 많은 권한을 할애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가 볼을 잡고 원활하게 공을 전개할 수 있도록 중원에서 많이 움직여 공간을 만들어주고 수비 커버도 해줄 파트너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주요 역할로는 수비진에서 공을 받아 전방으로 연결해주며, 그 패스로 팀의 공격의 위치와 방향, 형태를 지정한다. 그리고 동료들 사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패스의 링크 역할도 수행한다. 때문에 레지스타에게는 정교한 킥력과 필드 전체를 통괄할 수 있는 넓은 시야, 그리고 전술적 판단력에 왕성한 활동량과 체력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 처진 위치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맡는다.

또한, 레지스타들마다 각자의 차이가 존재한다. 피를로 파브레가스[7] 같은 경우는, 다른 유형의 선수들보다 수비력은 아쉬울지 몰라도 전방으로 전개하거나 직접적으로 창출하는 찬스 메이킹 능력은 독보적인 선수들이다. 이는 그들의 어시스트 숫자로도 알아 볼 수 있다.

허나 알론소와 같은 유형의 선수들은 직접적으로 찬스 메이킹을 하기 보다는 사이드로 볼을 돌리는 식의 전개에 탁월하다. 사실, 피를로 & 파브레가스처럼 후방 3선에서 전방으로 바로 찬스를 만들어 주는 유형의 선수들은 매우 적다. 21세기 이후 지금까지 저 두 명보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탁월한 선수는 전무하다.[8]

6. 한계

한편으론 점점 현대 축구에서 도태되어가는 유형이기도 한데, 이유는 간단하다. 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는 체력 짱짱하고 다재다능한 축구도사가 아니고서는 워크호스 타입의 수비형 미드필더나 중앙 미드필더의 보좌를 필요로 한다. 전통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의 자리에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혼자 놔두다가는 공수 어딘가에서 하자가 발생하거나 이걸 다 해내던 선수가 드러눕는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 오늘날에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낼 수 있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

때문에 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약점인 수비를 보완하기 위해 엄청난 활동량의 터프한 워크호스 타입 미드필더를 배치해줘야 한다. 그리고 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에 빌드업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딥라잉 플레이메이커가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 하거나 상대 선수에 의해 밀착 수비를 당하면 경기를 이끌어나가기 매우 힘들다. 아직까지도 박지성의 인생경기로 회자되는 피를로 맨투맨 전술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나 오늘날에는 웬만하면 최전방 공격수들도 압박을 가하고 의외로 그런 데에 재주가 있는 공격수들도 자주 나오고 있어 3선 이하 자리에서도 압박을 각오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2012-13 챔피언스리그 8강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의 경기에서 피를로는 바이에른의 최전방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제대로 마크당해 활약하지 못했고, 공격의 혈이 막혀버린 유베는 그대로 무기력하게 패배해 탈락했다.

디시인사이드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와 파트너를 맺는 파이터형 미드필더를 똥받이, 노예(...) 등으로 표현하는데, 단어 선택이 좀 저질이어서 그렇지 이런 더럽고 치사한 일을 수행하는 미드필더의 노고를 짐작하기엔 적절하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있으면서도 공격적인 롤을 맡아서 수비 쪽으론 전혀 도움이 안되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대신하여 포백 보호, 상대 미드필더와의 몸싸움 등의 궂은 일을 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파트너가 좀 어설프게 못하거나 수비력이 떨어지면 바로 팀의 중원이 우장창창 털려나가고 공격은 사이드에만 의존하기 일쑤다.

한국의 축구 팬들에게는 이 레지스타가 왜 도태되는지 가장 알기 쉬운 예시가 다름아닌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유럽에서도 꼽힐 만한 정교한 킥력과 넓은 시야를 보유했으나 발이 느리고 민첩성과 수비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기 때문에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한계를 보여주는 데는 교과서 같은 선수다. 클럽이든 국가대표든 감독들은 기성용의 좋은 패스 능력을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해 대신 궂은 일을 해줄 파트너를 붙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기성용의 전성기도 클럽인 스완지 시티에서 기성용의 한계를 보완해주기 위해 442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을 사용했을 때였다. 중원에 4명이나 되는 중앙 미드필더를 뿌려버리고 가장 아래에 있는 기성용에게 볼줄기의 전권을 맡겼을 때 스완지가 최고 전성기였고 기성용도 팬이 뽑는 올해의 선수로 뽑힐 만큼 전성기였다. 하지만 이 전술도 한계가 있었고 다음 시즌 감독 경질 이후부터 기성용은 1.5~2군 취급을 받았으며[9] 떠날 때 많은 스완지 팬들이 기성용에게 혹평을 남겼다.[10]

국가대표에서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국대 감독이었던 허정무는 김정우를 파트너로 붙여줬는데, 김정우가 상대 미드필더와의 중원 싸움 및 포백 보호를 매우 잘해줬다는 것도 동의가 되지만 동시에 전개도 어느 정도 해줬기 때문에 기성용의 공격력을 온전히 살릴 수 있었다.[11] 또 허정무는 4경기 전부 다 기성용의 공격력을 어느 정도 활용한 다음 교체해서 중원안정화를 꾀했다. 즉 기성용보다는 김정우가 1옵션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4년 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는 한국영을 기성용의 파트너로 붙여줬는데 이 때는 기성용이 1옵션이고 한국영이 2옵션이었다. 한국영은 분명히 김정우보다 뛰어난 수비력, 매우 넓은 활동범위를 가졌지만 훗날 공격수로도 k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던 김정우보다 공격적인 재능이 많이 떨어졌다. 따라서 상대편 입장에서는 기성용에서 나오는 볼줄기를 차단시킬 경우 한국의 빌드업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하고 집중적으로 기성용을 괴롭혔기 때문에 스피드가 느려서 전진성이 안 되는 기성용으로서는 돌파구가 없었다.[12]

이게 무슨 말이냐면, 결국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들의 경우 현대축구로 올수록 명색이 플레이메이커임에도 불구하고 파트너 미드필더의 비중이 더 높아져 주객전도가 벌어지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들이란 게 결국 올라가서 뛰기에는 민첩성이나 스피드, 세밀한 기술과 득점력이나 킬패스능력이 부족하고, 더 내려가서 수비수 하기에는 피지컬이나 수비력의 부족, 안 쓰자니 시야와 킥력이 아까운 선수들이다. 결국 이런 단점들 중 몇 가지가 보완되면 그 방향에 따라 딥라잉 플레이메이커가 아니라 그냥 중앙 미드필더가 되거나 그냥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가 되기 마련이다. 현대축구는 날이 갈수록 개성 넘치는 에이스보다는 팀에게 폐 끼치지 않는 고만고만한 플레이어들을 중시하고 있다. 정말 특별하거나 단점이 참을 만할 정도라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로 뛸 수 있겠지만 선호되는 방향은 아니다. 당장 기성용만 해도 2014, 2018 월드컵으로도 증명되었지만 스타성이나 공을 잡았을 때의 플레이에 비해 종합적인 플레이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서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선수경력이 퇴행일로에 유럽 1류 리그에서 사용불가능 판정이 나고 K리그에 돌아와서도 손꼽힐 만한 팀인 fc 서울에서 뛰는데도 팀성적은 단 한 번도 상위 스플릿으로 올려본 적이 없고 하위 스플릿 상위권에서 강등권까지를 전전하고 있다.

즉, 레지스타를 쓰려면 파트너 미드필더가 중원 싸움도 하고 포백 보호도 하고 어느 정도 볼줄기도 풀어주고 필요하면 올라가서 박스 타격도 해야 되는데 그럼 사실 레지스타보다 이 미드필더가 1옵션이 아닌가? 이 선수 위주로 전술을 풀어야 하지 않은가? 하는 실체적인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즉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파트너로 쓸 선수가 오히려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보다 많은 능력치를 수준급으로 요구하고, 당연히 그런 선수는 많은 롤을 자기가 다 수행할 수 있단 것이니 전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최상급 박스투박스 미드필더가 되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박스 투 박스 유형은 다른 포지션에 비하면 전술적 중요성이 떨어지는 롤이라고 저평가받곤 하나, 반대로 말하면 전술적 범용성의 면에서는 그 어느 롤보다도 우수한 롤이다. 또한 극단적인 레지스타가 아니라 중간 정도 되는 미드필더들 2명 쓰기, 정 볼줄기가 안 풀리면 다른 수비력 좋은 중앙 미드필더를 풀백으로 기용한 다음 소위 말하는 오버랩, 풀백이 중원 올라와서 공 받고 풀고 하는 걸로 빌드업에 도움을 주기 등 굳이 장단점이 극명한 레지스타를 써야만 할 이유가 별로 없다. 선수의 개성이 사라지니 축구팬의 입장에서 경기를 보는 재미는 없어지겠지만, 90분간 경기력을 무탈히 유지해야 하는 코칭스탭이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수비력 좋은 중앙 미드필더를 풀백으로 돌려버리고 수비시에는 5백, 공격시에는 풀백을 올려서 3~4미들 시켜버리는 등 유연한 전술변화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굳이 레지스타를 써서 리스크를 떠안는 것보다 낫다. 중앙 미드필더를 풀백으로 써서 풀백 포지션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것보다 레지스타를 써서 중앙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게 훨씬 치명적이니까 풀백을 중앙에 올렸다 내렸다 하며 빌드업 능력을 올리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미드필드에서 풀백에 윙어에 센터백까지 동원해서 선수 한 명이라도 더 쑤셔넣어 수적 우위를 만들려는 압박축구 기조 속에서 중원 최후방에 위치한 선수가 압박에도 취약하고 수비력도 약하다면, 이는 민폐덩어리밖에 되지 않는다.

추가로 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들은 볼 간수 능력이 뛰어나고 테크닉이 뛰어나 공을 뺏기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매우 강해서 공을 잡으면 돌파를 하거나 혹은 상대선수를 따돌리기 위한 탈압박을 시도, 그리고 패스를 시도하는데, 3선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다가 뺏기기라도 한다면 바로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이 역시 민폐.

현대축구에서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까지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성향이 좀 있어서 조종간을 남들보다는 많이 잡기는 하되 다른 선수들과 나눠 가지는 정도일 뿐, 혼자서 팀 전체의 방향타를 잡는 리베로 스타일의 롤은 오늘날 보기 힘들다. 2010년대 이후의 11명이 하나가 되는 전술, 압박전술이 주가 되는 현대축구의 흐름상 다시 나타나기 어렵다. 그런 선수가 나타났다고 해도 감독들이 기용을 꺼리기 때문에 21세기 축구사에서는 안드레아 피를로를 최후의 레지스타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마법같은 키패스 몇 방 찔러주면 수비시에는 설렁설렁 놀아도 좋은 평가를 받던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점차 사라졌듯이, 택배 롱패스 몇 방 넣어주면 수비 실력이 떨어져도 좋은 레지스타라고 평가받던 시대는 지났고 그런 레지스타들은 대부분 사장되었다.[13] 2020년대 기준으로 현대의 딥 라잉 플레잉메이커로 뛰는 선수들은 대부분 수비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데클란 라이스, 산드로 토날리, 후벵 네베스 같은 선수들처럼 딥라잉 플레잉메이커 자리에서 뛰면서 수비 능력도 충분히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르지뉴 정도가 유일하게 현대 축구에서 아직까지도 수비력이 부족하지만 뛰어난 플레이메이킹으로 활약하는 탑클래스 선수라고 할 수 있으나, 이쪽 역시 은골로 캉테, 데클란 라이스 등 리그 최상급의 수비력을 갖춘 호위무사를 대동하고 나오며 그 호위무사가 부진할 경우 자신의 경기력도 나락으로 간다. 이들은 과거 전통적인 레지스타처럼 공격의 중핵, 팀의 심장 같은 롤을 맡지는 않으나, 홀딩 미드필더의 기본적인 덕목인 포백 보호를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빌드업의 뿌리같은 패스를 뿌려주며 상황에 따라 적절히 찬스메이킹을 시도하는등 여전히 팀에서 중요한 선수들이다. 즉 딥라잉 플레이메어커를 크게 나누는 두 부류중 극단적이지만 매우 치명적인 플레이메이킹에 특화된 피를로 유형의 선수들은 사실상 멸종했고[14] 기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의 롤을 수행할 수 있으면서 패싱 능력까지 갖춘 샤비 알론소 유형의 선수들만이 살아남은 셈이다.

7. 선수 사례


[1] 여담으로 FM의 전술에서 묘하게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모든 선수를 월드클래스로 채우면 이 포지션의 선수가 스트라이커 다음으로 높은 평균 평점을 받는다. 덕분에 축구의 세부적인 포지션 구별 중에서 유일하게 이 항목만 작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고 리베로가 훨씬 먼저 작성되었다. 어찌 됐건 게임에 한정된 얘기다. FM 전술이 아무리 치밀한다 할지언정 현실과의 괴리가 제법 크다. 게임의 매치엔진이 현실을 100% 재연하는 것은 현재로썬 불가능하기 때문. 참고로 현실과 다르게 FM에선 딥플메와 레지스타는 아예 다른 롤이다. [2] 특히 EPL의 90년 중반부터 00년 초반까지를 이끌던 두 명장 벵거와 퍼거슨은 사키축구에 크게 영향을 받아 전원이 공격하고 수비하며 패스를 하면서 게임을 풀어 나가길 추구했다. 로이 킨이나 베르캄프 같은 축을 잡아주는 선수는 있었으나 그들을 돕던 베컴, 스콜스, 긱스, 피레스, 융베리, 질베르투 실바, 애슐리 콜 등도 모두 공격, 수비, 패스, 볼 배급 등 웬만한 부분에 모두 관여하여 굳이 플레이메이커를 후방에 배치하여 그 한명을 축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3] 확실하게 톱니가 맞아떨어졌던 사키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어쨌든 레지스타도 아니고, 플레이메이커도 아니고, 442에서 중앙 미드필더 둘이 동시에 적당히 볼을 운반하고 수비하는 미드필더로서 임무를 부여한다 = 램파드 - 제라드. [4] 약팀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경기 시간 대부분을 디펜시브 서드에서 뛰기 때문이다. 자기 진영에 우리팀 선수와 상대팀 선수 대부분이 있기 때문에 포메이션 상 후방에 위치하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가 활약할 공간이 없다. 반면 강팀의 경우에는 경기 시간 대부분을 어태킹 서드에서 뛰기 때문에 전방이 빽빽한 대신 후방의 공간이 널널하고 이로 인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가 많은 공간을 활용하여 질 좋은 빌드업을 수행할 수 있기에 유용한 것이다. [5] 공격 2선 중앙에 위치한 선수들은 자연스레 상대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들을 상대하게 되는데, 저 포지션 선수들은 당연히 팀 내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6] 젠나로 가투소 & 안드레아 피를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 사비 알론소, 사울 니게스 & 코케, 조르지뉴 & 알랑 마르케스, 조르지뉴 & 은골로 캉테 , 기성용 & 김정우 등... [7] 첼시 시절 한정 [8] 피아니치 조르지뉴는 전성기 저 두 명에 비할 바는 아니고, 부스케츠는 못하지는 않지만 경기에서 저 2명처럼 많이 보여주지는 않았다. 슈바인슈타이거의 경우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보다는 박스 투 박스에 더 근접한 선수 [9] 뉴캐슬 이적 후 라파엘 베니테스는 기성용은 느려서 안 쓴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미드필더 부상 이후 좀 쓰기는 했으나 대놓고 1.5~2군 취급이었다. [10] 한국 팬들은 은혜를 모른다며 비난했지만 사실 스완지 퇴단 시점은 짧은 전성기에서 시간이 지나 1.5~2군으로 뛴지도 오래되었고 중앙 미드필더들의 활동량이나 투지를 고평가하는 프리미어 리그 팬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스완지 팬들이 기성용에게 날린 혹평, 예를 들어 내가 본 선수 중에서 가장 책임감이 없다, 희생의식이 없다, 수비를 안 한다는 그런 혹평들이 이상한 현상은 아니었다. 실제로 현재도 축구 커뮤니티에서 자기 팀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그게 레지스타건 정통 수미건 비판받는다. 2020년대에 떠오른 하칸 찰하놀루도 결국 수비 문제를 스스로가 1인분은 할 수 있을 정도로 해결해내서 팬들에게 비판받지 않는 것이다. [11] 대한민국의 축구 팬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예 김정우야말로 진짜 2010년 월드컵 국대의 에이스라는 극찬까지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김정우는 단순히 기성용을 보호해줄 뿐만 아니라 중원에서 좋은 피지컬과 에너지파이팅을 바탕으로 한국이 상대팀과의 중원 싸움을 전혀 밀리지 않게 해준 일등공신이기 때문. 실제로 우루과이 전도 경기는 졌지만 대회 골든볼을 받을 정도로 맹활약한 디에고 포를란이 경기 내내 김정우에게 막혀 매우 고전했다. 때문에 2020년대에 들어서도 국대에 김정우 같은 믿음직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축구 팬들이 부지기수다. [12] 기성용이 한국에서는 특유의 스타성 + 애초에 기성용 보려고 팬들이 보는 경기라는 특성상 이런 레지스타의 단점에 대해 지적이 없고 오히려 스완지 팬들이 배은망덕하게 기성용의 은혜를 잊어버렸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조르지뉴가 욕을 먹는 걸 생각해 보면 스완지 팬들의 혹평도 이유가 있다. 이는 기성용이 부진할 때 기성용을 비판하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던 부분이었고 국대에서 정우영 등이 욕을 먹으면서도 기성용의 파트너로 계속 기용되던 이유였으며, 기성용의 팬들조차 수비력과 활동량 문제에 대해선 반박하지 못했다. [13] 대표적으로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있다. [14]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라는 롤에 대한 비판이 주로 수비 잘하는 워크호스를 대동해야 하는 부담에 집중되어서 그렇지, 전방 빌드업의 측면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피를로처럼 3선 이하에서 2.5선과 2선을 생략하고 바로 스트라이커에게 정확히 배달해줄만큼의 치명적인 패스능력을 겸비한 선수가 다시 나오지를 않고 있다. 그나마 비슷한 롤을 오늘날에는 몇몇 능력있는 센터백들이 분담하고 있지만, 원래 센터백들의 전반적인 패스능력은 미드필더에 비해 훨씬 부족하다. 레안드로 파레데스나 조르지뉴를 봐도 피를로의 단점을 공유하는 반면 공격력은 여실히 떨어진다. [15] 딥라잉 플레이메이커하면 가장 대표적인 인물. [16] 1990년대 최고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이자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선 역대급의 테크니션이다. 이 선수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의 교과서라 불렸던 클로드 마케렐레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그를 대체하는게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 [17] 거의 유일하게 이 롤을 맡으면서 수비도 잘했었던 선수다. 레알 시절 팀 특유의 공격적 성향에 의한 광활한 뒷공간을 라모스 등과 함께 커버하기도 했다. [18] 감독이 아닌 선수로서도 바르사의 레전드이자 90년대를 대표하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였다. 그 때문에 주제 무리뉴가 샤비 알론소를 두고서 펩의 현역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선수라며 극찬할 정도. [19] 피를로 바로 전에 밀란과 아주리의 레지스타를 맡던 선수. [20]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선구자. [21]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시초 중 한 명이다. [22] 무려 발롱도르까지 수상했던 선수였다. [23] 말년 한정. [24] 리버풀 말년 한정. [25] 헨밀둠 체제에선 이런 롤로 봐야 했으나, 티파헨 체제 정착 이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파비뉴에게 넘기고 우측의 살라와 아놀드를 지원하는 서포터형 미드필더가 되었다. [26] 독일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레지스타. 데뷔 시즌부터 09-10 시즌 이전까진 윙어로 뛰었다가 반할 밑에서 박스 투 박스 유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만개했고 이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팀과 독일 대표팀의 핵심이 되었다. [27] 조세 무리뉴 감독 2기 시절, 주로 공미와 높은 위치에서의 중앙 미드필더를 뛰던 아스날과 바르셀로나 시절과 달리 네마냐 마티치와 3선 라인을 구축하여 좀 더 낮은 위치에서 뛰기 시작했다. 특히 14-15 시절에는 센터백 사이의 위치까지 내려가 공을 받으며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까지 맡았고 많은 도움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한다. 후에 마우리치오 사리 시절에도 조르지뉴의 백업 역할을 하며 첼시 시절에는 거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로만 뛰었다. 다만 이러면서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고 그가 3선까지 내려오게 만든, 탈압박에 약하단 단점은 여전해서 14-15 시즌 이후 전성기가 너무 빠르게 끝나버렸다. [28] 이른바 21세기 최후의 레지스타이자 피를로와 가장 비슷하다 여겨지는 선수. [29] 프랑크 케시에와의 투볼란치 조합 한정. [30] 피를로 이적 후 한정. [31] 사실 아스날로 이적할 때부터 벵거가 박투박형 선수라고 평가하였으나 처참했던 아스날의 3선 사정 덕분에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롤을 맡게 된 케이스다. 아르테타 부임 이후에는 외데고르나 진첸코가 주로 경기 조율을 맡았으며 자카는 박투박으로만 뛰었다. [32] 레버쿠젠 이적 후에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에서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고 있다. [33] 3미들의 중심에 포진하지는 않지만 주로 후방에서 머물며 레지스타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사실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 크카모 조합을 3미들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의 역할 분담을 고려했을 때 크로스와 카세미루의 더블볼란테에 공격형 미드필더 모드리치가 합쳐진 조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단순히 레지스타로의 역량만 놓고 봤을 때는 크로스가 현역 선수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34] 단, 2014-15, 2015-16 시즌에는 실제로 4-3-3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레지스타 역할로 뛰었었다. 그리고 이후로도 간간히 3미들의 원 볼란치로 출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5]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의 역할을 맡을 때는 보통의 레지스타들과는 다르게 롱킥을 활용한 전개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특유의 활동량과 지능적인 오프더볼로 공을 받아주고 공이 앞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도와준는 역할이다 때로는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36] 기존에는 공미나 메짤라 롤을 주로 소화했으나 k리그로 넘어온 뒤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롤을 소화하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국대에서도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롤을 소화중이다. [37] 동 포지션 라이벌인 원두재와는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 자체는 같으나 맡은 롤이 아예 다르다. 원두재는 주로 앵커 롤을 소화하며 현재 국대 큰 정우영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꼽히고 있는 중이며 백승호는 굳이 따지자면 황인범과 비슷한 롤을 소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38] 전성기에는 공미임에도 2~3선을 부지런히 오갈 정도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준 박투박에 가까웠지만 맨유 이적 후에는 기동력이 떨어져서 3선에만 머무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에 정착했다. [39] 뮌헨 커리어 초반에는 라이트백으로 뛰었지만 19-20 시즌 이후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자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다만 이쪽도 완전히 뒤에 짱박혀있는 레지스타 유형은 아니다. [40] 브로조비치의 공백이 생긴 22-23 시즌 후반부터 그의 자리인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자리에서 뛰고 있다. 크로스가 은퇴한 현재 세계 최고의 레지스타로 평가받는다. [41] 23-24 시즌 PSG의 감독인 루이스 엔리케가 마땅히 기용할 만한 3선이 없어 비티냐를 그 자리에 기용해봤는데 에이스급 활약을 보여주며 포텐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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