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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8 09:07:27

교향곡 제1번(시벨리우스)

장 시벨리우스 1899년에 발표한 교향곡.
“이 작품은 지휘자를 자신과 이 곡을 동일시하게 만드는 자력과도 같은 힘으로 끌어들인다.”
- 제임스 헤포코스키

1. 작곡 배경2. 악기 편성3. 구성

1. 작곡 배경

시벨리우스는 이전에 핀란드의 민족 서사시인 "칼레발라"에 의한 작품 쿨레르보 교향곡을 작곡했었는데, 이 곡은 독창과 합창이 부가된 작품이었다. 쿨레르보 교향곡을 작곡한 뒤에 시벨리우스는 성악을 배제하고 순수 기악 교향곡을 구상했으나 이는 실제 작곡에 착수하지 않고 무산되었다.

쿨레르보 교향곡 이후 시벨리우스는 걸작으로 꼽히는 교향시들을 잇달아 발표했는데( 핀란디아, 엔 사가, 4개의 전설 노래), 기악 교향곡을 포기한 데에는 교향시가 그의 성미에 더 맘에 들었을 개연성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1899년 3월, 시벨리우스는 베를린을 방문했는데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의 연주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환상교향곡에서 받은 감명으로 다시금 순수 기악 교향곡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든 시벨리우스는 베를린에서 바로 작곡에 착수했다.

당시 시벨리우스는 낭비벽에 폭음이 심했는데, 이 곡을 작곡하기 시작하면서 마시던 술도 끊고 작곡에만 매진하나 했지만... 그도 얼마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리는개가 되는 상황이 돼 버렸다. 두달이 지난 5월에 다시 핀란드로 귀국했고, 핀란드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곡을 만든 끝에 1899년에 마침내 전곡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1899년 4월 26일에 헬싱키에서 시벨리우스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으며 초연 이후에 수정을 가해서 1900년 개정판을 발표했다.

교향곡의 형식으로 된 곡이긴 하나 곡을 전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어딘지 교향시의 면모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교향시에서 교향곡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나온 곡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곡에서는 브루크너, 차이코프스키, 보로딘 등의 영향도 느껴진다.

2. 악기 편성

2관 편성으로 플루트 2(한명은 피콜로도 함께),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1, 팀파니, 큰북, 심벌즈, 트라이앵글, 하프, 현악 5부로 구성되어 있다.

2관 편성의 오케스트라이나 독특하게 하프가 부가되어 있고 큰북, 심벌즈, 트라이앵글등의 타악기도 들어있는게 독특한 부분. 어느정도는 교향곡에 타악기를 떡칠한 많이 사용한 말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3. 구성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지휘.
서주가 있는 소나타 형식. 팀파니의 두드림을 타고 클라리넷이 북유럽풍의 쓸쓸한 느낌이 드는 서주를 연주한 다음 제2바이올린의 트레몰로가 이어지며 현악기가 제1주제를 연주한다. 이는 시벨리우스 특유의 웅장함의 확산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제1주제가 고양되다가 가라앉으면 하프의 반주를 동반한 플루트의 연주를 거쳐 오보에가 제2주제를 연주한다. 전개부는 교향곡이나 환상곡보다는 오히려 교향시의 전개에 더 가깝다. 이후 재현부로 이어지고 종결부에서는 금관악기가 강렬하게 울리면서 피치카토로 마무리되는 특이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세도막 형식으로 진행. 제1주제는 바이올린과 첼로가 온화한 스타일의 주제를 연주하고 제2주제로 가서는 바순을 중심으로한 목관악기가 이끈다. 호른이 온화한 주제를 연주한 다음 전개되다가 제1주제로 돌아가서 마무리된다.
스케르초 형식. 팀파니가 울리면서 스케르초의 주제가 현악기, 목관악기, 호른에 의해 전개된다. 중간의 트리오에서는 호른이 중심이 되어 목가적인 주제를 연주하고 다시 스케르초로 돌아와서 처음과 같은 형태로 악기들이 주제를 전개하고 마무리된다.
1악장과 같은 서주가 있는 소나타 형식. Quasi una Fantasia(환상곡풍으로)라는 지시어가 붙어있어 환상곡이나 교향시를 연상시키는 악장이다. 안단테의 서주는 1악장의 서주와 같은 주제로 여기서는 현악기가 제창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어 알레그로 몰토의 주제부로 넘어가는데 클라리넷을 중심으로 오보에와 바순이 불안정한 형태의 제1주제를 연주한다. 이 주제가 힘을 얻고 심벌즈와 큰북이 울리며 임팩트를 주는 가운데 바이올린의 연주가 하강형태로 잦아든다. 이후 안단테 앗싸이의 제2주제가 바이올린의 제창으로 애절하게 울려퍼지고 다시 알레그로 몰토의 제1주제에 의한 전개부로 이어진다. 이후 재현부가 제1주제를 그대로 연주하고 제2주제가 이어지지만 곡은 확대되는 형태로 하이라이트로 치닫는다. 이후 제1주제에 의한 코다가 연주된후 음향은 잦아들고 마지막으로 1악장의 마지막처럼 현악기의 피치카토로 곡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