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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1-07 12:07:52

가족 서비스

1. 개요2. 의미3. 비판
3.1. 반론

1. 개요

家族サービス

휴일 또는 휴가 등의 시간을 (자신의 피로 회복이나 취미 활동을 위해 쓰지 못하고)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일본 신조어. 일본 내부에서는 언론을 비롯하여 자주 볼 수 있는 표현이나 한국어에는 같은 뜻을 가진 다른 단어가 없어 일본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편. 흑역사처럼 일본에서 넘어왔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사실상 자리잡은 단어와 달리 이 표현은 우리나라 내에서는 그리 보편화된 것은 아니다.[1] 하지만 대한민국이라고 이런 문제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며 그저 한 단어로 쓸만한 것이 없을 뿐이다.

2. 의미

가족 서비스에 대해 일본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전적 정의를 내리고 있다.
흔히 가족을 위해 이바지하는 것. 보통때는 일에 쫓기는 사람이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놀러를 가는 등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

즉 평일에는 일에 쫓겨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는 사람이 휴일을 이용하여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 사전적 의미의 가족 서비스가 된다. 주로 가족 전체와 함께 쇼핑, 여행, 캠핑, 외식 또는 친척(주로 할아버지 할머니 댁) 방문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심하면 가정의 유지를 위한 통상적인 일( 청소, 빨래, 설거지 등)을 하고서도 가족 서비스를 했다고 하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의미가 더 갖춰져야 실제로 쓰이는 가족 서비스가 된다.

그리하여 가족 서비스라는 말은 '내 휴식의 시간을 나를 위해서가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집안의 평화를 위해서 사용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게 된다.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가 '주말에 가족 서비스를 했다'고 하면 '즐거웠겠다'같은 긍정적 반응보다는 '피곤했겠다'같은 위로나 동정의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이 표현을 쓰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가족에게 시간을 쓰는 것을 자신이 본래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가족을 위해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자 할 때이다. 다만 두 가지 모두 아래의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가 있다.

3. 비판

가족 서비스라는 말은 돈을 주로 벌어오는 남자 가장이 자신을 희생하여 가족 구성원들의 즐거움을 위해 봉사했다는 의미를 품고 있기에 이 단어를 만들고 자주 사용하는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주된 비판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3.1. 반론


* 가족은 서비스를 해주고 받는 관계는 아니지만, 가족 서비스의 경우 가족의 요청의 의해 자신의 휴식시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활동임을 부정할 순 없다. 가족들의 웃음을 보고 흐뭇하더라도, 모처럼의 휴일에 못 쉬어서 피곤한 건 사실이기 때문. 특히 일본과 한국은 야근으로 혹사당하는 나라이므로, 모처럼 푹 쉴 수 있는 요일에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건 직장인의 입장에서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주부들이 명절에 일하는 걸 매우 싫어하듯이[2] 직장인도 휴일을 자기 맘대로 쓰거나, 푹 쉴 수 없는 건 꽤나 괴로운 일이다.

* 직장인 중심적인 표현이다. - 쉬고 싶은 직장인이 자신을 휴일을 가족을 위해 사용했을 때 쓰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근이 많은 한국과 일본의 직장환경에서, 가사와 육아는 경제력을 제공하지 않는 배우자의 몫이며, 가정의 일과 경제력을 동시에 제공하라는 건 너무나 가혹한 처사다. 만약 전업주부가 가사와 육아를 100% 전담하지 않아도 된다면, 직장을 가진 배우자도 매달 필요한 수입을 100% 전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인데, 그게 가능한가? 가사와 육아로 지친 전업주부에게 돈도 벌어와야 가정에서의 의무를 충족하는 거라고 말했을 때,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일은 가족의 밥줄, 즉 생활을 지키는 수단이다. 밥을 굶거나 생활필수품을 사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은 유지될 수 없다. 그리고 사회는 그런 약점을 알고 있기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굴려먹는다. ( ...) 불합리한 갑질이나 임금문제, 야근강요 등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못하는 건, 직장을 잃어 가족의 생계가 무너질까 걱정하는 직장인들의 근심이 반영된 결과다.

즉, 가족의 유지와 행복을 위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을 가족보다 중요하기 여긴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가족을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일하고 왔는데, 휴일에 추가로 또 일을 더 해달라고 하니 특별서비스로 여기는 것일 뿐이다.


[1] 실제로 이 단어를 국내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주로 복지 관련 사항만 나올 뿐이다. [2] 이쪽도 엄밀히 말하면 가족과 친척간의 유대(?)를 위한 일이고, 경제적인 관계로 인식하지 않지만, 희생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