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 of Ruina/스토리/기술과학의 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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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1. 개요

1.1. 스토리

1.1.1. 완성단계 Ⅰ1.1.2. 완성단계 Ⅱ1.1.3. 완성단계 Ⅲ1.1.4. 완성단계 Ⅳ1.1.5. 완성단계 V1.1.6. 완성단계 Ⅵ

1.1.6.1. 도입부1.1.6.2. 후일담

1. 개요

인디게임 Library of Ruina의 주요 무대인 도서관의 기술과학의 층의 스토리에 대한 하위문서.

1.1. 스토리

1.1.1. 완성단계 Ⅰ

롤랑은 2층의 지정사서 예소드에 대한 정보를 읊으면서 기술과학의 층에 진입한다.

기술과학의 층을 담당하게 된 지정사서 예소드입니다. _{- 예소드}

예소드를 만난 롤랑은 통성명을 한 뒤 예소드에 대해 앤젤라와 다른 차가운 시선이 느껴진다는 첫인상을 밝힌다. 그러나 아무 말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며 다가오는 예소드를 보자 설마 너도 듣기 싫은 말 들으면 폭력으로 해결하는 타입이냐며 당황스러워한다.

하지만 롤랑의 예상과는 달리, 예소드는 롤랑의 풀어진 넥타이를 바로잡아주러 다가온 것뿐이었다. 롤랑은 의외로 상냥한 친구였다며 이에 고마워한다.

예소드는 롤랑에게 앤젤라를 순순히 도와주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그러자 롤랑은 자신에겐 그저 선택지가 없기 때문일 뿐이라고 하며 너도 말쿠트처럼 앤젤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거냐며 역질문한다. 이에 예소드는 앤젤라가 우리들의 소원을 마지막에 무참히 짓밟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한다. 롤랑은 그렇다면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는 이유가 대체 뭐냐며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런 거래였다는 질문밖엔 돌아오지 않는다.

롤랑은 어쨌던 너나 나나 앤젤라를 도와야하는 처지이기에 앞으로 잘 해보자는 의미의 악수를 권한다. 예소드는 기술과학에 관련된 서적을 전달해주면 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이쯤에서 돌아가 달라며 선을 긋는다.

1.1.2. 완성단계 Ⅱ

롤랑은 기술과학의 층의 책장들에 꽂혀있는 책들의 각도를 보고 무서울 정도의 집착이 느껴진다고 평한다. 예소드는 이번에도 옷이 흐트러져 있다는 지적을 하지만, 롤랑은 고맙긴 한데 부담스럽다고 불평한다. 그러자 예소드는 정갈한 옷차림으로부터 제대로 된 마음가짐이 나온다는 말을 하며 충고를 한다.

말쿠트에게 이곳의 사서들은 전부 인간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롤랑은 사서들의 정체를 묻는다. 겉보기에는 전투와는 연이 없어보이는데 어떻게 손님들과 그렇게 능숙하게 전투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는다. 예소드는 롤랑의 말대로 이곳의 사서들은 일 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전투와는 연이 없는 사람들임을 밝히고 책의 힘을 통해 손님들의 힘을 얻기 때문이라고 알려주는데, 도서관이란 공간에서 책과 감정은 힘을 부여하고, 더불어 누군가의 책을 통해서 그들의 육체에 새겨진 감각과 힘을 덧씌운다고 자세히 설명해주자 이에 롤랑은 도서관과 책의 능력에 대해 감탄하며 생각보다 더 대단한 물건이었다고 놀라워하며 상당한 돈이 되겠다고 덧붙이는데, 예소드는 그게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세속적으로 생각한다고 비꼰다. 그러자 롤랑은 돈에 쪼들려 살아온 사람의 눈물겨운 생존정신이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아무튼 방금 설명으로 궁금한 점이 해결됐다며 친절한 답변에 고마워하는 롤랑에게 예소드는 착각하지 말라며 앤젤라의 개에게 좋은 감정은 없다면서 롤랑에게 날 선 태도를 드러낸다. 롤랑은 너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 않냐며 항변하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고 하며 이만 퇴장해달라고 요구한다.

1.1.3. 완성단계 Ⅲ

롤랑이 기술과학의 층에 책을 가져다주러 오자 예소드는 롤랑을 앤젤라의 개라고 부르며 차갑게 맞이한다. 롤랑이 가져다 준 책의 내용에 대해 흥미로웠다고 말한 뒤, 뒷골목의 기술은 조잡한 장비부터 반물질 의상까지 기술의 정도를 가리지 않고 난잡하게 얽혀있었다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예소드는 이러한 차이를 자본의 차이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롤랑은 이에 긍정하며 지금은 돈 있고 쩐이 따라주는 자는 다양한 치료제의 발명으로 인해 어떤 질병에도 죽지 않을 수 있는 시대라고 동의한다. 그와 함께 특이점이라는 신 노릇하는 기술도 함께 언급한다.

롤랑은 예소드에게 어차피 회사 망한 거 특이점을 알려줘도 되지 않냐고 말하면서 로보토미의 특이점에 대해 묻는다. 그러자 예소드는 로보토미의 특이점은 인간의 마음과 같은 부정형의 개념을 물리적으로 발현시키는 것[1]이라고 알려준다. 도서관도 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맥락으로 움직인다고 말한다.

경험을 쌓은 뒤, 감정을 만들고, 전투가 치열해져 감정이 고조되면 책장을 고르고, 최종적으로 자신의 책, 즉 자아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마음이 물리적으로 발현되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롤랑이 마음이 물리적으로 발현된다는 점에서 확실히 뒤틀림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말하자, 예소드가 방금 뭐라고 했냐며 당황해하지만 롤랑은 혼잣말이라며 얼버무린 뒤 과연 특이점은 특이점이라며 대단해한다.

그런 다음 롤랑은 말쿠트에게 들었다면서, 인류를 구한다는 일에 참여했다는데 도대체 구원할 게 어디 있는 거냐고 의문을 표한다. 돈을 하늘에서 떨어지게라도 하려 했냐고 말하자, 예소드는 그런 같잖은 방법이 아니며 당신이 그렇게 가볍게 입에 담아도 될 희생이 아니라고 분노한다.

자신들이 구원하려고 했던 것은 인간의 마음이며, 병든 도시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카르멘이라는 사람이 이 병은 너무나 깊어서 그대로 두면 천천히 인류는 자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언급한다. 롤랑은 이에 사이비 교주 냄새가 팍팍 난다고 말하면서 명확한 근거도 없이 다들 동조했다는 부분을 의문스러워한다. 예소드는 자신들도 그렇게 쉽게 동조했던 것은 아니며 명확한 과학적 지표가 있지만, 당신에게 설명해봐야 소용 없겠다고 말한다.

롤랑이 그래서 인류를 구하는 일에 성공했냐고 묻자 예소드는 끝까지 자신을 놀린다고 짜증낸 뒤 실패했으니 지금 이 모습 이 꼴 아니겠냐고 말한다. 자신이 무엇보다 화가 나는건 인류를 구하는 데 실패해서가 아니라 인류를 구하기 위해 저질러 온 수많은 악행들, 비윤리적인 실험들과 직원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 전부 소용 없어지게 된 것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들의 희생, 자신과 동료들의 아픔을 전부 앤젤라가 빼앗아간 것이라고 격노하며 로보토미에서의 앤젤라와의 기억을 떠올린다.

게부라가 지친 듯한 기색을 보이자, 비나는 벌써 지친 거냐고, 아직 나와 우리 부서 직원들은 더 할 수 있다며 조롱한다. 게부라는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한 뒤 전과 달리 이번에는 확실히 죽여주겠다며 분노한다. 과거의 예소드는 비나에게 당신이라고 해도 우리 모두를 뚫을 순 없다고 말한다. 비나는 확실히 아무리 나라도 짧은 시간 안에 너희 모두를 저지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동의하며 앤젤라에게 무언가 뾰족한 수가 필요하겠다고 말한다. 잠시 뒤, 헤세드는 '클리포트 억지력' 이 감소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권한을 빼앗겼다고 당황해한다. 환상체들이 전부 격리실에서 풀려나버린 것이다.

각 세피라와 해당 부서는 모두 내 지휘에 따라줘! _{- 말쿠트}

~~세피라포스~~
그때, 말쿠트가 이제부터 지휘팀이 명령권을 쥐겠다는 말과 함께 나타나 세피라와 부서들을 지휘하기 시작한다. 호크마와 설계팀에게는 앤젤라가 시스템을 장악하는 것을 막아주라고 명령하고, 게부라와 징계팀에게는 비나를 막아주라고 명령한다. 그러자 호크마는 알겠다고 말하고, 게부라는 당연하다며 맡겨만 주라고 호기롭게 대답한다. 그 다음 호드와 교육팀에게는 현 상황에 맞는 메뉴얼을, 네짜흐와 안전팀에게는 부상자 처리에 힘써달라고 명령한다. 말쿠트의 명령을 들은 뒤, 호드는 직원들에게 비상대책 메뉴얼 타입 X를 배포하고 네짜흐는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반응한다.

또한 예소드와 정보팀에게는 탈출한 환상체의 약점을 바로 식별해달라고 명령하고, 헤세드와 복지팀에게는 한시라도 빨리 클리포트 억지력을 복구해달라고 명령한다. 이에 예소드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분석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헤세드는 환상체의 탈출은 자신의 실책이니 최대한 빨리 복구하겠다고 말한다. 말쿠트는 헤세드에게 죄책감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다고 충고한다. 마지막으로 티페리트와 중앙본부팀에게는 임기응변으로 지원해달라고 명령한다. 티페리트는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다고 대답한다. 말쿠트와 세피라들의 활약을 보고 비나는 너희가 힘을 맞추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하며, 어디 끝까지 막아보라고 말한다.

회상이 끝나고, 예소드는 롤랑에게 당신은 빛이 사그라들지 않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던 우리의 노력과 결국 타협해버린 우리의 죄책감을 모를 거라고 그의 말과 행동에 대해 분노한다. 롤랑은 예소드의 말대로 자신은 잘 모르겠고 그저 앤젤라가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그녀를 도울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예소드는 롤랑이 앤젤라와 마찬가지로 본인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마음의 병을 가진 전형적인 도시 사람 같다며 비판한다. 도시의 기술이 어떤 희생 하에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기술을 사용한다고도 말한다.

예소드의 말을 들은 뒤, 롤랑은 너희가 말하는 마음의 병이 고작 과정보단 결과를 중시하는 거였냐고 황당해한다. 롤랑은 카르멘과 연구팀을 몽상가에 샌님들 천지였다고 평가한다. 기술과 특이점의 대가는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안다며 말하고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쳤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거라고 반박한다. 예소드가 역시 당신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롤랑은 마침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것 하나는 통했다고 비꼰다. 예소드는 롤랑이 뭐라 한들 응당 그래야 하는 것에 눈 감고 있기 싫다고 말한다.

1.1.4. 완성단계 Ⅳ

롤랑은 예소드에게 책을 전해준 뒤 독사같은 누구씨가 뭐라고 하기 전에 떠나겠다고 비아냥대고 떠나려고 한다. 그러자 예소드는 롤랑을 멈춰세우고 독사라는 건 누구한테 들었냐고 묻는다. 롤랑은 그저 자신이 알던 어떤 사람도 너처럼 톡톡 쏘아붙여서 별명이 독사여서 그랬다고 답하고, 예소드는 자신도 한때 별명이 독사였다고 말한다. 롤랑은 역시 사람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하다며 웃은 뒤, 그래도 너는 그 사람이랑 다르게 올곧으니까 훨씬 낫다고 말한다.

예소드는 로보토미 시절 자신이 편집증적인 집착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몰아붙였다고 말한다. 작은 실수가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곳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화나거나 슬퍼도 감추고 더 냉정해지려고만 했다. 롤랑은 그래서 나한테 차갑게 구는 거냐고 묻는다. 예소드는 당신에게 화를 내는 것은 우리가 하는 짓을 냉정히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예소드는 자신의 첫번째 삶인 가브리엘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한다. 가브리엘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했고 기술의 진보가 사람들의 편의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로보토미에서는 사람들을 환상체로 만들고, 환상체에게 사람을 갖다바쳐 에너지를 만들었고, 이제는 빛을 모은다며 사람들을 죽여서 책으로 만드는 꼴이 되었다. 예소드는 마치 이 도시에서 누군가의 고통 없이는 누구도 편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롤랑은 예소드는 참 올곧지만 자기는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사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롤랑은 반대로 내가 당한만큼 누군가 편했을테니 나도 그 편의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소드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마음이 편해지냐고 묻고, 롤랑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예소드의 마음 자체가 글러먹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예소드는 도시와 맞지 않고 자신과도 맞지 않다고 말한다. 롤랑은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못 바꿔도 예소드라면 언젠가 누군가의 희생 없이 기술이 돌아가도록 바꿀 수 있을 거라며 한 번만 더 참아보자고 한다.

예소드가 이제와서 또 침묵하라는 거냐고 하자 롤랑은 그래도 로보토미 시절보다 나아진 건 있지 않냐고 한다. 예소드는 적어도 자신을 따라주던 옛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좋다며 당신 말대로 나아진 게 있으니 더 나아질 때까지 참아보겠다고 한다. 그리고 당신과 대화하는게 마냥 불편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롤랑이 그럼 이제부터 말을 놓으라고 하는데, 예소드가 자긴 이게 더 편하다며 거절한다. 롤랑은 그럴 것 같았다고 답한다.

1.1.5. 완성단계 V

1.1.6. 완성단계 Ⅵ

1.1.6.1. 도입부

"분명 제게 주어진 건 기술과학 분야의 책을 규칙에 따라 정리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부여받은 원칙에 얽매여 그 이상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본말전도입니다..." _-예소드

예소드 층의 모든 환상체를 제압하고 사서들을 깨우고 나면 앤젤라가 예소드에게 기술과학 층의 상황을 보고하게 하는데, 예소드는 W사가 저지른 전례들처럼, 도시의 기술들은 결과만 확실히 얻을 수 있다면 그 과정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서관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고 한 뒤, 도서관에 대한 자신의 분석을 담담히 설명한다.

도서관은 심상을 반영하는 물리적인 공간으로 보이며, 책을 축적할수록 도서관도 확장된다. 또한 책의 힘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초대장은 무수히 널린 문자배열들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도록 유도하는 나침반이자 감정을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도서관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술들은 끝없이 나열할 수 있는 특이점과 같은 산물이지만, 정작 그 도서관의 기술들은 사용처가 굉장히 특수하고 비효율적인 것을 감안했을때 도서관은 자신을 확장시키는 목적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하나의 작은 우주라는 결론을 낸다. 그리고 그 말이 맞는지를 앤젤라에게 묻지만 앤젤라는 마음대로 생각하라며 과정은 상관없이 결과만 내놓으면 그만이라고 하자, 예소드는 이에 반박하며 대가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같은 건 없다고 지적하고, 앤젤라는 누가 대가 같은 걸 고려하라고 했냐며 책 분류나 제대로 하라고 핀잔을 주자, 예소드는 원칙에 얽매여 이상을 보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본말전도라 일갈한다. 그리고 앤젤라는 원칙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자유가 없었던 지난날을 회상한다.

"넌 원칙을 벗어날 수 있기라도 해서 좋았겠어." _-앤젤라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허상. 감정이 강렬할수록 더욱 추출되는 연료. 그렇기에 고통이 반복되는 지옥. 깨닫지 못한 자들이 반복하는 연옥.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천국. 반복 속에서 하나의 완벽한 깨달음에 도달했을 때 무대는 막이 내린다. 그 후 깨달음을 사람들에게 전파한다. 난 무대 뒤의 기계장치. 무대가 대본을 따르도록 조율만 하면 될 뿐. 대가를 치르고 있던 것은 그들이 아니라 나였던 거겠지. _-앤젤라

과거 앤젤라는 아인으로부터 직원들이 얼마가 죽어나가건 에너지를 최우선으로 긁어모으고, 만일 실패한다면 처음으로 돌아가 이를 반복하라는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할 권리는 없었다. 처음에는 환상체들에게 직원들이 죽어가는 상황 속에 직원들을 동정하고 구해주고 싶었지만 앤젤라가 실상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수천번이 넘어가는 재도전 속에 앤젤라가 할 수 있는 것은 혼자 흐느끼며 죽어가는 직원들이 들을 수가 없는 사과를 하는 것이 고작이었고, 수만번이 넘어가는 재도전에 앤젤라의 정신 또한 마모되어버리고 만다.

"그렇게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도달한 곳이 지금 그 꼴인 거야?

그럴듯한 말을 할 거면 제대로 행동으로 보였어야지.

잘난 주둥이만 놀린 결과로 너희는 내 앞에 서 있는 거라고.

대가? 대가를 누가 치렀는데. 너희가 대가를 치른 것 같아?

웃기지 마. 너희가 치렀어야 할 대가는 내가 다 치렀어."

앤젤라는 체감상 수백만년 간의 연극에서 아무 자유도 없이 다른 이의 구원에 대가를 치른 것에 감정이 북받쳐올라 뒤틀림을 일으키고 폭주하기 시작한다. 롤랑은 이렇게 되면 상대하기 골치아플 것 같다고 하자, 예소드는 그래도 전과는 좀 다를 거라며 사서들과 함께 앤젤라를 상대하기로 한다.

1.1.6.2. 후일담

"세상이 변화하는 만큼 우리는 늘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예소드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온 앤젤라는 층이 완성되는 방식이 매번 이런 식이면 별로 좋지 않다고 혼잣말한다.[2] 그리고 예소드가 정신이 드냐고 묻자 오히려 선명해서 짜증난다고 답한다.[3] 이후 예소드가 앤젤라도 이런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필요하긴 했다고 하자, 앤젤라는 자신은 강박감으로 스스로를 가둔 예소드와 달리 처음부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고 반박한다.

그 말을 듣자 예소드는 앤젤라에게 이제 당신은 구속된 운명에서 벗어나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앤젤라가 자신들의 구원의 대가를 혼자 아무도 모르게 치른 것을 알게 되어 이제는 돕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앤젤라는 여전히 자신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없다며 단 하나의 완벽한 책을 찾아 헤매는 이 모든 과정에는 명확한 목표가 있으며,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예소드는 이를 듣자 세상에 '그래야만 하는 것'은 없다며, 세상은 언제나 변하기 때문에 정해졌다고 무조건 따르는 것은 이성적이고 현명한 것이 아니라며, 세상이 변화하는 만큼 우리는 늘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조언한다.

앤젤라는 이내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하냐며 짜증을 내다가 모두가 힘내서 도와줬다는 롤랑의 말에 퉁명스럽게 고맙다며 사라진다. 이내 롤랑은 앤젤라가 점점 더 성격이 안좋아진거 같다며 한탄하고 예소드는 반대로 앤젤라 본인도 조금씩이나마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롤랑의 공도 적지 않다고 답해주며 예소드가 롤랑에게 당신도 변하고 있냐고 묻자 롤랑은 아래와 같이 대답한다.

"나? 나는 이제 와서 변하기에는 너무 늦었지."[4] _{- 롤랑}

[1] 예를 들어 트라우마(피의 욕조, 흑조의 꿈)나 두려워하는 존재(아무것도 없는 등) 혹은 상상속 존재(마법소녀나 백설공주등)처럼 인간의 머리속에나 있는 것을 실제로 현실에 생기게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2] 전작의 보스전이었던 세피라 폭주도 해당 세피라의 트라우마를 후벼파는 격이었는데, 앤젤라는 이를 이때까지 최소 두번 겪었고 심할 경우 다른 7층 모두 똑같은 일을 앤젤라 혼자 감당해야 할수도 있다. 환상체가 되는 것도 트라우마를 후벼파는 것도 양쪽 다 앤젤라 말대로 절대 좋은 일은 아니었다. [3] 롤랑은 이 말을 들으면서 술마시고 진상부린 일을 술 깬 뒤 기억하는 것 만큼 짜증나는건 없을거라고 깐족거린다. [4] 후에 그가 벌이는 짓을 생각해보면 일종의 복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