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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02 08:31:15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pring/프리시즌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pring
1. 개요2. 프리시즌 최종 순위3. 1경기 SKT 2 : 0 HUYA4. 2경기 CJ 2 : 0 IM5. 3경기 KT 1 : 1 삼성6. 4경기 진에어 0 : 2 나진7. 5경기 KT 1 : 1 SKT
7.1. 1세트7.2. 2세트7.3. 총평
8. 6경기 나진 2 : 0 CJ
8.1. 1세트8.2. 2세트8.3. 총평
9. 7경기 삼성 1 : 1 IM10. 8경기 HUYA 2 : 0 진에어11. 9경기 나진 0 : 2 SKT
11.1. 1세트11.2. 2세트11.3. 총평
12. 10경기 KT 1 : 1 CJ
12.1. 1세트12.2. 2세트12.3. 총평
13. 11경기 진에어 0 : 2 KT14. 12경기 삼성 1: 1 나진15. 13경기 SKT 2 : 0 삼성
15.1. 1세트15.2. 2세트15.3. 총평
16. 14경기 IM 0 : 2 나진
16.1. 1세트16.2. 2세트
17. 15경기 CJ 0 : 2 진에어
17.1. 1세트17.2. 2세트17.3. 총평
18. 16경기 HUYA 1 : 1 KT19. 17경기 SKT 2 : 0 IM
19.1. 1세트19.2. 2세트19.3. 총평
20. 18경기 CJ 0 : 2 HUYA
20.1. 1세트20.2. 2세트20.3. 총평
21. 프리시즌 정리
21.1. 하향 평준화의 우려?21.2. 다양한 선수들을 시험할 수 있는 실험의 장
22. 팀별 총평
22.1. 1위 | SKT T1 | 4승 1무22.2. 2위 | NaJin e-mFire | 3승 1무 1패22.3. 공동 3위 | HUYA Tigers | 2승 1무 1패22.4. 공동 3위 | kt Rolster | 1승 4무22.5. 5위 | CJ Entus | 1승 1무 3패22.6. 공동 6위 | Jin Air Greenwings | 1승 3패22.7. 공동 6위 | Samsung Galaxy | 3무 1패22.8. 8위 | Incredible Miracle | 1무 3패

1. 개요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pring에 진출한 8팀이 2014년 12월 3일부터 동년 12월 20일까지 3주 동안 치르는 시범 경기를 기록한 문서이다. 프리시즌에서는 기존 롤챔스 16강처럼 매 경기마다 2세트씩 진행되며 또한 각 팀별로 치르는 경기 수가 불균등[1]하고 참가 팀 중 일부와만 시합을 갖는다는 것이 특징.

2. 프리시즌 최종 순위

파일:LCK 심볼(2012~2017) 화이트.svg 2015 LoL Champions Korea Spring
프리시즌 순위표
순위 승점 비고
1 파일:SK Telecom T1 로고(2005~2019).svg SKT 13 4 1 0
2 파일:external/lol.esportswikis.com/300px-NaJin_e-mFirelogo_square.png NJF 10 3 1 1
3 파일:external/oi63.tinypic.com/9gwu42.png HUYA 7 2 1 1
3 파일:kt 롤스터 로고(2009-2021) 화이트.svg KT 7 1 4 0
5 파일:CJ 엔투스 로고.svg CJ 4 1 1 3
6 파일:진에어 그린윙스 로고.png JAG 3 1 0 3
6 파일:Samsung_Galaxy.png SSG 3 0 3 1
8 파일:IM_logo.png IM 1 0 1 3

3. 1경기 SKT 2 : 0 HUYA

프리시즌 1경기 (2014. 12. 03.)
팀명 승패 승패 팀명
SKT T1 1세트 × HUYA Tigers
SKT T1 2세트 × HUYA Tigers
1승 결과 1패
탑, 미드, 서포터를 둘씩 보유한 T1은 1세트에서 마린/페이커/울프를, 2세트에서 임팩트/페이커/피카부를 내보냈다.

1세트에서는 마린의 리산드라가 스멥의 마오카이에게 솔킬을 따냈고, 뱅울프 듀오가 프레이와 고릴라를 잡아냈다. 이어 벵기가 탑 갱킹을 성공시키면서 스노우볼이 너무 굴러갔다. 결국 T1이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포킹이 되는 리산드라, 미드 이즈리얼, 코르키를 앞세워 밀어붙이자 후야는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다. 그리고 페이커는 넥서스 앞 타워에게 한 번 죽은 것을 제외하면 한 번도 죽지 않았다.
덤으로, 페이커의 세 번째 스킨은 펄스 건 이즈리얼이 되었다. 이것 역시 경기 전 세팅 중 스태프가 스킨을 설정해 놓은 것을 모른 채, 플레이를 했다고 한다.

2세트에서도 전 라인이 T1 우위로 흘러갔지만 피카부가 뱅과 번갈아 끊기면서 다소 균형을 맞춰 주었다. 하지만 라인 스왑을 거쳐 정상 라인에 복귀한 임팩트의 마오카이가 세계수로 성장하면서 점점 한타 견적이 나오지 않았고 역시나 T1의 무난한 승리. 그나마 후야 팀원들의 피지컬이 빛나는 순간이 있었지만 페이커의 피지컬은 그보다 더 뛰어났고, 임팩트와 벵기가 마치 T1 K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탱킹과 포지셔닝으로 페이커를 보좌하며 다시 한번 후야에게 쓴맛을 보여주었다. 사실 1세트를 본 팬들은 스멥이 서머 시즌처럼 임팩트를 압살하는 것이 그나마 유일한 해법이라 생각했으나, 리산드라를 먼저 가져간 T1이 카사딘을 보고 리산드라를 미드로 보낸 뒤 퍼플팀 마지막 픽으로 탑 마오카이를 가져가며 픽밴에서 한 방 먹고 시작해서 기회가 없었다.

SKT T1은 아직 팀워크는 부족해도 개인 기량만큼은 한국 상위라고 여겨지던 HUYA를 전 라인의 개인 기량에서 찍어누르며 부활의 희망을 엿보았다. 뱅은 여전히 팀의 데스 중 많은 지분을 담당했고 1, 2세트에서 각각 임팩트 있게 한 번씩 잘렸지만 처참한 포지셔닝을 과시했던 2014년 초기보다는 분명 나은 모습이었다. 이에 더해 정글 개입 없이 맞라인 2킬을 따며 임프 마타가 떠난 지금 이견이 없는 라인전 최강 봇 듀오는 바로 뱅울프 듀오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원딜 챔프인 코르키로 드래곤을 스틸한 것은 덤. 벵기는 워윅 잘할 것 같다는 팬들의 예상대로 워윅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성장하면서 커버 잘 하고, 한번씩 갱 잘 하고, 한타 잘하면서 "바텀이 밀리지만 않으면 나는 1인분 한다"라고 외치는 모습.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서머 시즌 각각 바닥을 찍은 마린과 임팩트, 두 탑솔러들이 각각 자신들에게 맞는 픽을 잡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 최근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었던 마린은 리산드라를 잡더니 탑솔 하드 캐리를 선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페이커의 미드 이즈리얼도 무시무시했지만, 사실상 스멥을 솔킬 내고, 다시 갱에 두 번 호응하고 바텀에서 프레이까지 혼자서 끊어먹은 마린의 활약으로부터 절반 이상의 스노우볼이 굴러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른 말 할 것 없이 KDA가 6킬 0데스 10어시 이전까지 보여준 적이 없는 성적이다. 2세트에 출전한 임팩트는 리산드라를 먼저 가져가며 마린을 의식하는가 했으나, 리산드라를 페이커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마오카이를 가져갔다. 뱅과 피카부가 데스를 적립하며 상황이 이상해질 때마다 귀신같이 상대 딜을 다 받아내고 살아나가며 탱커를 잡은 임팩트는 초반에 밟아놓거나 다른 라인을 터뜨리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특히 서머 시즌 리븐을 픽해서 임팩트의 레넥톤을 털어버리며 탑솔러 임팩트의 평가를 사실상 바닥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인 스멥에게 복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페이커는 이날만큼은 울프와 함께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특히 1세트는 가만히 미드 이즈리얼로 파밍을 하는데 탑 바텀에서 킬이 펑펑 나오는 모습. 결국 잘 큰 이즈로 귀신 같은 논타깃 명중률을 보이며 학살을 했다. 2세트의 경우 예상보다 팀 데스가 많이 적립되었지만 한타마다 페이커의 리산드라 궁과 존야를 이용한 이니시가 그림처럼 작렬하며 분전하던 HUYA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피카부는 합류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긴장을 심하게 한 티가 나서 꽤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2시즌을 연습생으로 쉰 선수이고 이전에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아직 섣부른 판단이 이르다. 특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정신을 차리고 논타깃을 계속 명중시키며 피지컬이 빛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울프가 여전히 날아다녀서 피카부는 보험에 가까운 상황. 결론적으로 SKT는 서머 시즌 미드 라이너 KDA 상 수상자인 이지훈을 출전시키지도 않고 2승을 챙겼다.

그러나 바꾸어 말하면 이날 보여준 개개인의 장점들은 이 선수들이 각각 S와 K팀 소속일 때 이미 가지고 있던 장점들이며, 이들의 약점이 보완되었는지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아니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라이너들의 개인 기량에서도 후야보다 더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팀들을 상대했을 때가 훨씬 중요하다. KT, 나진, 진에어 등을 상대로 시즌 4에서 보여준 약점을 그대로 드러낸다면 결국은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 더 나아가 한국 선수들을 받아들인 중국 팀이나 기타 발전 중인 강력한 해외 팀들을 상대하려면 아직도 긴 시간이 남았다.

후야 타이거즈에 대한 기대치는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이었지만, 첫 경기는 비교적 아쉬움이 남을 만한 모습을 보였다. 한타 짜임새가 좋은 편이었고, 새 시즌 혼란의 시기 속에서 시야 장악이나 오브젝트 운영도 생각보다 준수한 편. 고릴라와 스멥을 데려온 효과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기대를 받았던 개인 기량 측면에서 T1에게 완벽하게 밀려버렸다. 쿠로는 다시 한번 다른 선수들 상대로는 다 잘 되는데 페이커 상대로는 안 풀리는 미드라는 것을 재확인했고, 프레이는 솔랭에서 날아다니던 모습이 헛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지만 라인전 상대가 솔랭의 원딜 패왕인 뱅이었다. 주장인 리는 피지컬은 좋지만 라인 스왑 시 어리버리해지고 존재감이 사라지는 정글러라는 꼬리표를 아직은 떼어내지 못했고, 기대를 받던 스멥은 집중 저격 밴을 당한 끝에 T1 탑솔러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4. 2경기 CJ 2 : 0 IM

프리시즌 2경기 (2014. 12. 03.)
팀명 승패 승패 팀명
CJ Entus 1세트 × IM
CJ Entus 2세트 × IM
1승 결과 1패
프로스트의 라인전 + 블레이즈의 운영 + 올드 게이머들의 기량회복이 더해진 CJ가 무난하게 2승을 챙겨갔다.

1경기는 초반에 정글에서 위즈덤의 리 신과 만난 앰비션의 카직스가 간발의 차이로 퍼스트 블러드를 따냈다. 이후 오랫동안 싸움이 없었다가, 봇에서 5인 급습을 하려던 CJ를 오히려 IM의 5명이 싸먹으며 3킬을 내고 드래곤까지 획득했다. 하지만 이미 기존에 문도와 카직스가 성장을 앞서나가고 있었기에 큰 이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골드는 그냥 맞춰진 상태였다.

그 다음에 드래곤 앞에서 매라가 사형 선고에 맞았지만, 계절풍을 쓰면서 시간을 버는 동안 언덕 위쪽에서 스페이스의 코르키가 엄청난 폭딜을 하며 투신의 쓰레쉬를 잔나와 교환하고, 용 뒤쪽 블루 진영 정글에서 합류하던 리 신을 코코의 르블랑과 카직스가 끊어버렸다. 리 신은 르블랑을 루시안 쪽으로 찼지만 르블랑은 엄청난 왜곡과 점멸 활용으로 살아나가고 오히려 스페이스의 코르키와 1대1 맞딜을 하다가 도망쳤던 루시안이 샤이의 문도와 카직스로 인해 퇴로가 막혀 도망가지 못하고 사망하면서 급격히 CJ 쪽으로 게임이 기울어진다. 이후 잘 큰 코르키와 르블랑의 포킹, 그리고 쌍둥이 포탑을 레이저 치료 받듯 맞는 문도의 어마어마한 탱킹을 바탕으로 쑥 들어가 미드 억제기를 밀어버리고, 바론과 용을 먹는다.

그리고 탑 2차 타워에서 교전이 벌어졌지만 CJ는 전원이 딸피로 살아나가고 오히려 르블랑에게 리 신이 암살당하며 손해를 본다. 이후 봇을 깎다가 탑 쪽에서 간을 보던 앰비션의 카직스가 사슬 채찍에 걸렸지만, 점멸과 도약을 이용해 쓰레쉬가 날아가는 거리를 크게 늘려 버리고 궁극기와 란두인까지 활용하면서 살아나가고, IM 멤버들이 그것을 쫓아가다가 봇 억제기를 내주고 바론을 또 다시 먹힌다. 그 다음 탑 억제기 쪽으로 밀고 들어온 CJ는 매라의 슈퍼 플레이[2]에 힘입어 본진을 밀어버리고 승리를 가져간다.

2경기는 IM의 투신이 매라의 상징이었던 블리츠크랭크를 픽하고, 샤이는 라일락의 상징이었던 자르반 4세를 픽하고, 프로즌은 전 판에 코코가 선택했던 르블랑을 픽하며 미묘하게 픽이 전환된 채로 게임을 시작. 초반 라인 스왑 단계에서 4인이 모여서 봇의 워윅을 그랩으로 당겼지만 점멸로 살아나가고, 이후 자르반과 코르키, 루시안과 리산드라가 맞라인을 서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되지만 자르반이 타워 밑에서 창과 깃발을 이용해 CS를 잘 챙겨먹는 동안 리산드라는 중간 라인에서 루시안에게 견제당하고, 이후 다시 리산드라와 자르반이 맞라인을 서게 되지만 파밍한 돈으로 주문포식자를 먼저 챙겨온 자르반이 리산드라를 강하게 압박하며 탑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정글에서 리 신이 워윅을 물었지만 잘못 차서 방생시켜 버리면서 워윅까지 성장에 제동을 받지 않은 것은 덤.

IM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블리츠크랭크와 리 신을 탑으로 돌려 자르반을 잡아내지만 CJ는 그 사이에 드래곤을 챙겨가고, 그 후 블루 정글 입구쪽에서 대치하던 중 블리츠크랭크가 워윅을 당기지만 교전을 거의 하지 않고 정글을 돌며 착실히 성장한 워윅은 오히려 르블랑을 물어버리며 역이니시를 한다. 그리고 곧바로 텔레포트로 넘어온 자르반이 뒤쪽에서 급습하고, 코르키와 리산드라가 다소 늦게 합류한 사이 IM의 챔프들이 녹아버리며 CJ가 대승을 거둔다.

이후 역시 용 근처에서 시야 싸움을 하던 도중 루시안이 궁극기로 포킹을 하며 IM 챔프들을 몰아내고, 그 도중에 워윅이 기습적인 점멸 궁극기로 코르키를 물어 순삭해 버린다. 그 후 CJ 팀이 귀환한 동안 IM은 용을 챙기려 시도하던 중 방해하던 자르반을 잡아내지만 그 과정에서 피가 많이 깎여 오히려 IM이 귀환하게 되고 CJ가 두 번째 용도 챙겨간다. 그 다음 그랩을 하려고 블리츠크랭크와 코르키가 거의 블루팀 미드 1차타워 앞까지 나가며 돌출되었는데, 어느 새 자르반이 내려와 깃창으로 이니시를 걸어 블리츠크랭크를 잡아내고, 이어서 대격변으로 생존기가 빠진 코르키를 가두며 잡아내고 미드 2차 타워까지 밀어낸다.

20분이 넘도록 리산드라가 존야를 완성하지 못하는 사이 워윅과 자르반은 무럭무럭 자라나고, 워윅이 용 앞에서 승부의 강타 + 포식자 인챈트 + 궁극기만으로 리 신의 피를 80% 이상 빼버리고 빠지던 리 신을 루시안이 정리하고, 어느새 또 넘어온 자르반의 깃창 + 대격변으로 코르키가 또 잘리고 추격해온 CJ 멤버들에게 블리츠크랭크까지 잡히며 바론을 내주고 게임이 크게 기울어 버렸다. 그나마 봇 2차 타워 앞에서 그랩의 활용으로 잔나와 아리를 끊어내며 IM이 한숨 돌리나 싶었지만, 탑의 자르반을 잘라보려다가 오히려 CJ 팀원들에게 포위당하며 4명이 잡히고 탑 억제기를 밀린다.

이후 용 근처에서 IM이 매복해서 그랩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오히려 그 자리에서 워윅과 자르반이 들어오며 또 다시 3명이 잘리고, 바론 + 용 4스택 + 미드 억제기까지 챙긴 CJ가 봇 억제기에서 다이브를 하며 IM의 챔피언들을 녹여버리고 2승을 챙겼다.

많은 사람들이 RPG 정글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던[3] 앰비션은 Ryu와 달리 일단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강현종 감독에 의하면 개인 기량이 스위프트보다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운영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고.텔포 못 쓴다고 비판받았던 샤이와 르블랑 니달리 너프 후 힘이 쫙 빠졌다던 코코는 나름 클래스를 보여주었고, 불안불안한 봇 듀오도 약간 던지기는 했지만 일단은 나아진 모습이었다. 특히 매라의 경우는 슈퍼 플레이도 보여줬지만, 이전처럼 시야 장악 도중에 뜬금없이 잘릴 뻔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결과는 이상하게 좋게 나와서 이게 정말로 설계인지 그냥 잘렸는데 커버가 빨랐던 건지 아리송했던 모습 일단 기량 자체는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IM은 탑과 정글의 차이에서 스노우볼이 시작되어 말려 버린 모습이었다. 탑솔의 활약이 좀 덜 티났던 1경기에서도 문도가 마오카이를 상대로 CS를 30개 가까이 앞서며 후반 문도의 혐오스러운 탱킹을 바탕으로 한 공세를 저지할 수 없었고, 스왑으로 진행되었던 2경기에서는 코르키의 라인관리 실패[4]로 인해 원거리 챔프인 리산드라가 오히려 근접 챔프인 자르반보다 CS를 잘 챙기지 못하고 차이가 벌어졌고, 맞라인을 섰을 때는 이미 주문포식자를 뽑아온 자르반에게 시종일관 압도당했다. 정글 역시 1경기에서의 솔로킬 장면을 제외하면 애초에 갱킹 장면 등이 거의 나오지 않았으니 기량 자체가 크게 차이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위즈덤이 이렇다할 갱킹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사이 앰비션은 무한 정글링을 하며 성장했고, 거기에 선택한 정글 챔프(리 신 - 카직스 / 워윅)의 캐리력 차이까지 겹쳐 후반에 할 수 있는 역할이 크게 달라져 버렸다.

특히 프리시즌 환경에서 정글링이 어려워짐에 따라 갱킹이 힘들어졌고, 다른 어느 때보다도 탑의 정글을 제외한 개인 라인전 기량과 정글의 성장성이 중요해졌는데, 첫 경기부터 계속해서 탑솔캐리 그림이 한 판 이상씩 나오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이런 시점에서 탑과 정글이 밀려버리면서 패인을 제공한 것은 IM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입맛이 쓸 수밖에 없다.

5. 3경기 KT 1 : 1 삼성

프리시즌 3경기 (2014. 12. 04.)
팀명 승패 승패 팀명
KT 롤스터 × 1세트 삼성 갤럭시
KT 롤스터 2세트 × 삼성 갤럭시
1무 결과 1무
KT는 모두가 바랐던 나그네 대신 '엣지' 이호성[5]을 미드로 출전시켰다.

1경기는 드래곤 5스택이 삼성 쪽에서 나왔다.
인베이드에서 상대 원딜을 잡아 퍼블을 내고 기분좋게 시작한 KT였지만, 딱히 어느 라인도 우위를 가져가지 못했다. 그래도 KT가 모든 1차타워를 먼저 밀고서 맵 장악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었으나, 바텀 2차 타워를 압박하다가 빠지는 과정에서 텔을 타고 온 큐베의 문도에게 물리고 희생자가 나오면서 그간 가져왔던 우위를 삼성에게 내주게 된다. 이때 큐베가 텔을 타고가서 애로우의 코르키를 두드리고 있는 한편, 썸데이는 쇼핑을 하기 위해 귀환을 타고 있는 모습. 리치베인을 사고 나서 싸우기 위해 집에 간 것으로 보이는데, 그냥 재빨리 텔로 합류해서 그라가스의 궁으로 아군을 보호해줬다면 이렇게까지 큰 피해는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뒤늦게 텔을 탄 위치도 아군을 지키기 위한 위치가 아니라 뒤쪽에서 한번 싸먹어보자는 위치였는데, 썸데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승부가 나있던 상황.
또한 삼성 갤럭시 탑솔로인 큐베의 문도가 CS를 10개 정도만 밀리는 선에서 너무 편안하게 성장했고, 한타 페이즈에서 그라가스의 카운터로 작용했다. 결국 드래곤을 모조리 빼앗기며 5스택이 쌓였고, 바론까지 내주며 그냥 스무스하게 밀려버렸다. 한타에서 우승 멤버 트리오가 나름 슈퍼플레이를 보여주었지만 문도의 혐오스러운 체력 리젠과 삼성 갤럭시 솔랭전사들의 예상보다 강력한 저항에 무너졌다.

2경기는 썸데이의 눈물겨운 레넥톤 하드 캐리. 애로우의 트위치가 서서히 CS를 밀리고 상대 봇 듀오의 타워 다이브에 따이는 등 말라 죽어가고 있었고, 프라임의 리 신은 갈 곳을 잃었으며, 삼성 갤럭시는 루시안이 잘 큰 데다 이런 양상에 유리한 OP 챔프 워윅을 가져간 상태였다. 엣지의 르블랑은 깜짝 픽인 미드 모르가나에 막혀 로밍과 암살을 시도하지 못했다. 탑 이외의 모든 포지션이 좋을 것이 없는 상황. 그러나 상태 창은 의외로 백중세, KT의 우위였는데 썸데이의 레넥톤이 큐베의 럼블을 완전히 찍어눌러버렸기 때문. 먼저 공템을 감는 레넥톤을 보고 해설진들은 당황했지만 일단 라인전이 먼저. 이후 KT는 라인전에서 망해 스플릿과 암살을 할 수 없는 르블랑과 트위치를 버리고 잘 큰 레넥톤을 스플릿으로 돌려 CS를 몰아주기 시작한다. 미드와 바텀의 CS까지 3인분을 흡입한 레넥톤은 본인이 먹은 CS만큼 3인분을 해내며 한타에서 미쳐 날뛰었고, 이에 편승하여 망했던 트위치와 르블랑까지 되살아나기 시작. 결국 레넥톤은 방템까지 갖춰진 완전체가 되자 아군이 바론을 먹고 있는 사이 미드에서 장판파를 연출하며 KT가 승리한다. 레넥톤과 큐베의 럼블과의 CS 차이는 더블 스코어로 200개 이상.

KT는 사실상의 원투 펀치였던 미드 정글의 탈퇴 이후 추락한 팀파워를 보여주었다. 비록 무승부로 마무리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첫 세트에서 너무나 무난하게 밀리며 방송 최초 충격의 드래곤 5스택을 내주었고, 2세트에서도 썸데이의 브루저 한국 원탑급 라인전이 없었다면 나머지 경기 양상은 심각했기에 1세트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무리 픽밴을 예능으로 했다고 하지만 해설진에 의하면 삼성 갤럭시는 합숙을 시작한 지 4일 되었다고 한다. 사실상 팀 랭크게임 하다가 진 수준.

정글러인 프라임은 퀀틱 게이밍과 KT 불리츠에서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선수인데, 이날도 1경기 블루 실수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저조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상대인 삼성 갤럭시의 정글러는 더 경험이 없는 선수라서 그나마 티가 덜 났으나 그쪽은 오히려 첫 시즌이라 더 지켜볼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약간의 기복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완전체 정글러로 평가받았던 카카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부분. 신인 엣지는 아직 평가하려면 멀었고, 비장의 무기인 나그네가 나오지 않은 날이기에 미드는 정글보다 걱정이 덜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나그네는 아무리 솔랭을 잘하고 단단해도 기본적으로 수비적인 미드로 알려져 있어 페이커를 보급형으로 만들었다는 루키의 폭발력을 보여주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페이커-뱅울프 연합으로 구성될 SKT 미드 봇이나 꿍-오뀨 카인 연합으로 구성될 나진의 미드 봇을 초반에 상대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부분.

게다가 기존 우승 멤버들의 강점과 동시에 약점도 그대로 드러났다. 애로우-하차니 듀오는 한타에서 존재감은 그야말로 한국 최강, 그 삼성 블루를 괜히 잡아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지만 CS 수급에서 고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1세트에서는 인베이드 1킬을 먹고도 라인전에서 강함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으며, 2세트에서는 트위치로 사실상 망해버려서 썸데이의 레넥톤 캐리가 아니면 암살 찬스 자체를 만들기 버거웠을 것이다. 서머 시즌 당시에는 하차니의 로밍과 시야 장악, 잦은 교전 때문이라는 반론도 있었으나 이날은 상대 서포터도 이에 근접한 존재감을 과시할 동안 단지 라인전을 밀렸을 뿐이었다. 카카오의 공백이 또 느껴진다고 봐야 할지도. 썸데이는 레넥톤을 잡은 2세트에서 상대 럼블을 궁셔틀도 못하게 멸망시키고 1:9 캐리를 보여주며 그 위엄을 널리 알렸고, 1세트에서도 불리한 상황에서 텔레포트로 역전을 모색하는 등 자신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주었지만 1세트에서 카카오가 사라지고 안정감이 더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썸데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원거리 AD 캐리나 AP 캐리가 탑에 많이 기용되고 있어, 세이브나 마린 같은 장인어른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챔프 폭을 검증받아야 한다.[6] 사실 카카오와 루키가 있었다면 무조건 탱커 잡고 1인분만 해도 우승 후보이나, 지금은 썸데이에게 지워지는 부담이 너무 커지게 생겼다.

삼성 갤럭시는 비록 무승부지만 후야와 IM 밑의 꼴찌가 확정이라는 안티팬들의 예상을 가볍게 비웃어주었다. 진에어 아이스베어, T1 K 캐스퍼로 알려진 레이스 권지민은 T1 K 시절의 져주기 논란을 한 방에 날려버릴 만한 수준급 서포팅으로 1세트를 캐리했으며 2세트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다. 강력한 라인전은 물론 급조된 팀이라고 보기 힘든 준수한 시야 장악, 절묘한 로밍과 다이브, 한타에서 하차니에 밀리지 않는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며 자신을 솔랭전사라 비하했던 T1 팬들과 기타 팬들에게 그야말로 빅엿을 날렸다. 프라임 제트엔진으로 알려진, 그러니까 불도저 메타의 중심이었던 원딜러 퓨리 이진용 또한 함께 수준급의 봇 듀오를 구성하며 전 시즌 우승팀 봇 듀오에 밀리지 않는 기량을 선보였다. 나머지 아마추어 세 명도 기복 있는 모습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드러냈으나 일단 합숙 일주일도 안된 팀이라기에는 충분히 고평가받을 만한 기량. 특히 피즈 장인 Bell Park로 알려진 미드 Bliss는 괜찮은 챔프 폭과 기량을 과시하며 일단 팀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기존에 오래 호흡을 맞추었거나 네임밸류가 높은 IM과 후야 쪽이 오히려 긴장해야 할 상황. 탑 정글의 프로 적응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어쨌든 첫날 그야말로 완패한 IM과 후야 입장에서는 최하위가 정해져 있다고만 볼 수 없게 되었다.

여담으로 2일간 프리시즌의 최대 피해자는 푸만두라는 말이 나왔다. 첫날은 T1의 울프가 봇을 폭파하며 날아다니고, 피카부가 겨우 평타를 쳐주자 나머지 포지션이 그야말로 양민학살을 시전. 둘째 날은 푸만두의 후임자이자 전임자였던 캐스퍼마저 재평가받고 있기 때문. 뭐 어차피 이제는 은퇴한 몸이고, 복귀 이전 그의 위상은 폄하가 불가능하기에 커다란 의미는 없다.

6. 4경기 진에어 0 : 2 나진

프리시즌 4경기 (2014. 12. 04.)
팀명 승패 승패 팀명
진에어 × 1세트 나진 e-mFire
진에어 × 2세트 나진 e-mFire
1패 결과 1승
진에어는 1세트에서 예상대로 구 스텔스+갱맘을 내보냈고, 2세트에서 봇 듀오를 구 팰컨스 봇 듀오인 파일럿+XD로 교체했다.
나진은 예상대로 듀크, 와치, 꿍을 내보냈고, 1세트에서는 제파+카인 봇 듀오가, 2세트에서는 오뀨+퓨어가 출전했다.

1세트에서는 진에어가 5인 다이브를 시도했고, 킬을 먹고 깔끔하게 살아나가나 했으나 뒤에서 급습한 꿍의 르블랑이 비공식 펜타킬을 먹으며 게임이 반쯤 터졌다. 킬스코어가 5:3이긴 하지만 르블랑이 5분만에 모렐로를 뽑으며 미드 라인전이 성립되지 않는 상황. 그러나 갱맘이 르블랑을 그나마 라인전에서 막을 수 있는 리산드라로 분전했고, 반면 초반 5킬을 먹고서 게임을 터뜨릴 것 같았던 꿍의 르블랑은 탑 로밍을 한차례 성공시키고 메자이를 구입한 것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사이 스텔스의 강력한 전력으로 평가받던 트레이스와 체이서가 갱킹을 성공시키며 균형을 맞춰나갔고, 결국 갱맘이 한타에서 절묘한 이니시로 한타에서 대승을 이끌어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메자이 스택을 잃어버린 꿍의 르블랑이 단 한 번 캡틴잭의 루시안을 암살하면서 세 번째 드래곤 스택이 허망하게 넘어갔고, 이것 때문에 골드를 앞서가며 게임을 주도하려던 진에어가 발목이 잡혔다. 특히 제파의 이즈리얼이 드래곤 스택의 힘을 잘 받는 하이브리드 원딜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트레이스의 사이온과 갱맘의 리산드라, 캡틴잭의 루시안이 한타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드래곤 스택의 존재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 프리시즌다운 경기. 결국 진에어가 뛰어난 역전극을 보여주나 했지만 나진이 천천히 꿍블랑을 중심으로 경기를 주도하며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틀간 제일 합이 맞고 재미있었던 경기라는 평가가 많다.

2세트에서는 진에어가 킬 스코어를 앞서가며 초반 분위기를 올렸다. 하지만 나진이 드래곤을 두 번 먼저 가져갔고, 이것 때문인지 진에어의 오더가 세 번째 드래곤 싸움 전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세 번째 드래곤은 먹었지만 이전에도 손해가 누적된 데다 한타에서 대패했고, 이후 1세트를 보고만 있어야 했던 오뀨의 코르키가 높은 성장치를 기록하고 꿍의 제드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게임이 터져버렸다.

나진은 우리가 바로 SKT의 대항마라고 외치는 듯한 모습. 고릴라라는 강력한 서포터를 잃어버렸지만 카인이 그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고, 식스맨 출신의 퓨어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이브의 이적은 원래 전력 손실이어야 하지만, 세이브의 평가가 롤드컵에서 다시 추락해버린 데다 듀크가 워낙 넓은 챔프 폭으로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어 그다지 손실은 아닐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진이 SKT에 저항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꿍의 존재 때문. 꿍은 자신의 1차 전성기를 가져왔던 르블랑과 2차 전성기를 가져왔던 제드로 말 그대로 날아다녔다. 1세트 펜타킬을 먹고 메자이를 뽑았다가 스택을 잃어버린 것은 굴욕이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멘탈이 터지는 대신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암살에 성공하며 조용히 게임을 나진의 것으로 만들었다. OMG의 Cool에게 라인전에서부터 박살났던 롤드컵 8강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폰, 다데, 루키가 모두 떠났고 이지훈은 SKT의 미드 2인자로 묶였으며 쿠로가 첫날 페이커에게 판정패한 상황에서 페이커를 막을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7]

2세트를 사실상 더블 캐리한 오뀨도 강력한 전력인데, 1세트 제파가 생존에 주력했다면 오뀨는 코르키로 엄청난 공격성을 보여주며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렸다. 하이 리스크 원딜러지만 성공하면 임프처럼 대박을 내는 원딜러라는 평가가 그대로 들어맞았다. T1의 뱅이 라인전 한정으로는 오뀨 이상이지만 캐리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데프트와 임프가 떠난 한국에서 오뀨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나머지 멤버들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듀크는 트레이스에 픽밴에서 밀리지 않는 챔프 폭에 더 강한 라인전[8]으로 숨은 강자의 입지를 다시 한번 다졌으며, 와치도 아직 약간 불안하지만 롤드컵 때의 충격에서 역시나 벗어난 모습. 한국의 정글러 엑소더스 사태를 감안하면 타 팀은 와치를 위협할 정글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카인과 퓨어 역시 제 몫을 다했고, 제파도 롤드컵 때의 부진에서 벗어난 듯하다. 캡틴잭을 상대로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서머 3, 4위전과 마찬가지로 원딜은 일단 안 죽고 봐야 한다는 것을 잭선장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고릴라의 유출로 팀 단위 운영 수준이 실드가 아닌 소드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 대체로 실드에 근접한 오더를 보여주었다.

진에어는 역시나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앞 경기에서 매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KT보다 오히려 기대가 될 수준. 나그네를 내보낸 KT가 확 달라지지 않는다면 진에어가 T1의 두 번째 대항마라고 보아야 할 듯하다. 진에어는 이지훈, 앰비션과 함께 안정적 미드의 3인방으로까지 위상이 올라간 미드 라이너 플라이를 중국으로 잃어버리면서 이적시장 막판에 의외의 전력 손실을 입고 말았지만, 갱맘이 돌아와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사실상 터졌다고 생각되었던 1세트를 반전시킨 주역은 바로 갱맘의 리산드라. 2세트에서도 자신의 상징인 오리아나로 기량은 준수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나 라인전 페이즈 이후 급격히 안 풀리는 것을 보면 어째 요즘 트렌드에 오리아나가 잘 안 맞는 듯하다. 무엇보다 중국으로 떠난 플라이는 구 스텔스의 단점을 굳이 지적하면 너무 자신들의 플레이에 몰입해서 중요할 때 대화가 부족한 것이라 했는데, 친화력 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갱맘이 여기에 변화를 준 것도 같다. 과연 갱맘이 탈밤효과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다른 수확은 R리얼 폭시의 이미지를 벗지 못할 것만 같던 체이서로, 정말 갈수록 기량이 늘고 있다. 커버형 정글러 주제에 무난히 말라죽고 하드 스로잉을 일삼던 구 팰컨스 시절과 달리 갱킹 다이브 한타 전부 준수한 모습을 보였으며 와치와의 강타 싸움 또한 한 번 이겼다. 대부분의 교전에서 와치보다 우수한 피지컬을 보여주었고, 깔끔한 갱킹 시도에 한타를 패하고 후퇴하는 과정에서 추격해오는 꿍을 자르고 다시 빠지는 등 자신감이 붙고 판단력이 좋아지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 정도면 호랑이가 없는데 토끼가 왕이라고 외칠 수준은 충분히 된다.

트레이스는 세이브가 떠나고 홀로 남은 사파 탑솔의 끝판왕답게 자신의 삼신기 중 하나인 리메이크 사이온을 픽해 1세트에서 맹활약하고 2세트에서 밴을 당하며 건재함을 알렸고, 2세트에서도 리산드라로 끊어먹기를 시전하고 망하는 한타에서 분전했다. 다만 라인전 자체는 계속해서 듀크에게 밀렸는데, 사실 좀 혹평하자면 챔프 폭 보여줬지 게임 자체는 1차적으로 탑에서 말렸다고 해도 될 정도. 물론 듀크의 기량이 좋은 것도 있지만 정글러 없는 개인의 라인전 능력이 중요해진 프리시즌 환경에서 좀 더 분발해야 할 듯하다.

잭선장 체이 듀오 또한 종합적으로 한결같은 클래스를 보여주었다. 다만 2세트에서 팰컨스 봇 듀오가 출전하고 팀파워가 급감하고 운영이 사라지는 것으로 보았을 때 원딜러인 캡틴잭이 오더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몇 안되는 오더형 원딜의 시초인 로코도코나 헤르메스의 선수 시절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캡틴잭은 로코나 헬멧에 비하면 훨씬 피지컬이 나은 수준이지만, 2014년 내내 꾸준히 잘리는 모습, 특히 중요한 순간 상대 암살자의 급습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장 2세트에 나온 파일럿이 오뀨에게 완패한 터라 교체설도 말이 안 되고, 체이와 합을 맞춰 강력한 라인전과 한타에서 미친 포지셔닝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2%가 부족한 모습. 스코어처럼 오더가 되는 원딜이라도 동료들이 분담을 많이, 특히 대치 상황 시에 해줘야 진에어가 한국 최강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진에어는 2014년 구 스텔스 시절부터 해설위원들의 칭찬을 받는 플레이를 방송에서 상당히 많이 보여주는 편이고, 스크림 성적이 좋다는 소문도 파다하지만[9] 뭔가 실수를 통 크게 저질러서 아깝게 지는 경기가 너무 많다.

7. 5경기 KT 1 : 1 SKT

프리시즌 5경기 (2014. 12. 06.)
팀명 승패 승패 팀명
KT 롤스터 1세트 × SKT T1
KT 롤스터 × 2세트 SKT T1
2무 결과 1승 1무
롤판의 통신사 더비는 한때 최강을 자랑했던 SKT T1 K, 그리고 그에 대항할 유일한 팀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KT Bullets의 대결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당시 KT B 멤버들은 대부분 팀을 떠난 상황. 현재의 KT는 그보다 스프링 시즌 T1 K를 격파하고 서머 시즌 우승을 차지한 KT Arrows의 후신이라 보아야 한다. KT A는 스프링 시즌 T1 S에게 완파당하며 그저그런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바로 다음 경기에서 무적이라던 T1 K를 완파하며 단숨에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해당 시즌에는 경험 부족으로 8강에서 멈췄지만 서머 시즌 4강에서 다시 만난 T1 S에게 신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 다시 결승에서 당대 최강 팀으로 평가받던 삼성 블루를 절대 열세라는 평가 속에 소년만화처럼 꺾어내며 마침내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하지만 몰락한 명가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SKT와 디펜딩 챔피언 KT의 처지는 비시즌 동안 크게 바뀌었다. SKT T1은 서머 시즌 S 팀과 K 팀의 구멍이라 불리던 멤버들만을 내치고 핵심 멤버들을 잔류시킨 뒤 두 팀을 통합하며 권토중래의 기반을 마련한 반면, KT 롤스터는 이미 B 팀이 사실상 공중분해된 상황에서 A 팀의 자타공인 에이스 카카오를 허망하게 잃었으며 페이커를 막아내기 위해 꼭 필요했던 루키마저 함께 잃고 말았다.

이런 예상은 두 팀의 첫 경기에서 상당히 잘 맞아들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롤챔스 스프링에서 무적함대의 침몰을 이끌었고 서머 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썸데이, 애로우, 하차니가 남아 있으며, 1년 전 롤드컵에서 페이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2014 시즌에는 솔로랭크에서 페이커를 제친 나그네를 첫날 출전시키지 않고 아껴둔 KT인 만큼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아마도 썸데이와 나그네혹은 엣지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T1의 뱅울프 듀오가 라인전에 힘을 크게 싣는 봇 듀오인 반면 애로우와 하차니는 라인전이 끝나고, 혹은 라인전 하다 말고 그 진가를 드러내는 타입이므로, 둘이서 상대 탑, 미드의 성장을 억제하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할 듯.

7.1. 1세트

KT는 드디어 비밀 병기 나그네를 꺼내들었으나, 숨겨둔 비밀 병기가 하나 더 있었다. 지난 경기에서 블루 실수를 포함하여 부진했던 프라임 대신 스코어가 정글로 출전했다. SKT는 HUYA전 1세트의 멤버에서 페이커만 이지훈으로 교체하며 두 파밍왕 미드 라이너의 대결이 성사되었다.[10]

7.2. 2세트

KT는 멤버 교체를 하지 않았고, SKT는 임팩트와 피카부를 내보냈다. 그러니까 HUYA전 2세트에서 역시 미드만 이지훈으로 바뀐 조합이다.

7.3. 총평

SKT는 임팩트의 텔레포트 타이밍 개선, 뱅의 캐리, 피카부의 팀 적응, 마린의 챔프 폭 해결 등 이번 시즌 호재가 많다. 탑-미드-서포터를 더블 스쿼드로 돌리고 있고 그 선수들이 전부 좋은 기량을 선보인다고 보아도 무방. 하지만 서머 시즌 NLB와 롤드컵 선발전에서 맹비난을 받았던 벵기가 이날 다시 불안함을 드러내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1세트 패배에서 결정적일 때 또 잘려서 역전의 계기를 제공한 뱅과 창조미드보다 CS를 더 많이 흡입하고 한타에서 활약이 없었던 이지훈을 비판했지만, 사실 스코어에게 벵기가 완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럼블과 신드라라는 스노우볼링이 필요한 뚜벅이 둘을 보유한 상태에서 또 한 번 육식 챔프를 잡고 초식을 보여주었고, 럼블이 타워를 먼저 깨고 신드라가 CS를 크게 앞서나가는 상황을 스코어가 갱킹과 한타에서의 활약으로 뒤집을 동안 성장도 뒤쳐지고 사실상 한 게 없었다. 2세트에서는 역시 새로 만난 최고의 친구 워윅을 잡고 만회를 했으나 그냥 탑승형 정글러 취급을 받게 생겼다. 물론 프리시즌 정글러의 변동 사항이 너무 많아서 일방적인 비난은 부당한 감이 있지만 벵기의 부진은 상향 평준화의 시대가 도래한 2014 스프링 시즌부터 확실하게 시작된 것이라 개인 기량에 의구심을 품는 팬들이 많다. 특히 렝가 같은 공격적인 정글 챔프를 잡고 좋은 모습을 못 보인지 정말 오래되었기에 스타일이 한정적인 정글러라는 비판에서는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 갱이 어려워진 프리시즌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는 설레발이 있었으나 일단은 여전히 렝가와 카직스 등이 대회에 나오는 상황. 심지어 포지션 변경한 스코어가 렝가를, 앰비션이 카직스를 벵기보다 잘한다! 다르게 말하면 벵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육식 챔프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아예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해 더 이상 이날의 1세트 같은 경기를 날려먹지 말아야 한다. 이날만큼은 본인도 자각이 있는 듯, 2세트 승리 후에도 자신의 플레이에 아쉬움이 남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페이커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힘들게 출전 기회를 잡은 이지훈은 1세트에서 또 CS 흡입하고 가만히 서 있다며 무진장 까였으나[11], 2세트에서 흠잡을 데 없는 명품 제라스 플레이를 보여주며 뱅의 파랑 이즈리얼을 든든히 보좌해 주었다. 특히 제라스로 시즌 4 솔랭 1위 나그네의 미드 리산드라에게 CS를 크게 앞서가며 초반 스코어가 맹활약하며 흔들리던 팀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뱅은 1세트에서 애로우를 라인전에서 압살하지 못하며 꼬였고 중요할 때 잘리며 또 T1 S스럽게 패배의 지분을 쌓았으나[12], 2세트에서 성장하기 힘들다는 파랑 이즈리얼로 라인 스왑 후 정상 라인에 복귀한 뒤 라인전 상성을 무시하고 너무나 무난하게 성장, 그야말로 무쌍을 찍었다. 마린과 울프는 자신들의 주 챔프를 잡고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스코어가 너무 날뛰면서 뱅과 마찬가지로 매우 T1 S스럽게 잘렸다. 임팩트는 라인 스왑 후 불리한 상황에서 정상 라인에 복귀했으나 썸데이의 카사딘을 상대로 잘 버텨내고, 완벽한 갱을 당하면서도 거리를 잘못 잰 썸데이와 동귀어진하는 등 팀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일단 성장하고 나니 임팩트의 마오카이가 명품인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 피카부는 이날 잔나로 슈퍼플레이를 연발하며 첫날과는 반대의 의미로 울프와 비교될 정도로 팀에 벌써 잘 녹아들었다.

1세트에서 매우 T1 S스러운 패배가 나온 반면, 2세트는 무난히 승리했기에 SKT 팬들 사이에서는 탑 미드 교통 정리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일단 탑 미드 조합 중 딱 하나의 조합만 패한 만큼, 마린과 이지훈은 이상하게 조합이 좋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 이론적으로는 이지훈이 든든히 버텨줄 동안 캐리형 탑솔인 마린이 날뛰는 판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사실은 둘이 함께 CS 퍼먹고 역할이 중복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지훈은 오히려 2세트에서 임팩트가 탱킹을 해주자 여러 모로 활약도가 급상승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는 SKT가 페이커를 제치고 주전을 차지할 가능성이 없는 이지훈을 풀어줘야 하는데, 비시즌에 꿍, 더해봐야 나그네 정도를 빼면 그다지 위협적인 미드 라이너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쨌든 페이커를 상대로 안티 캐리가 가능할 만큼 라인전이 강한 이지훈을 타 팀에 보냈다가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봐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임팩트와 마린은 사실 개막 전만 해도 둘 다 답이 안 나온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로 평가가 박했는데 의외로 둘 다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챔프 폭과 플레이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서 대부분 둘 다 보유한 상태로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대세.

KT는 미드 정글을 교체하고 일단 첫 경기에서 보여준, 나쁜 의미로 충격적인 경기력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나진이 워낙 강해졌고, 진에어와 CJ 또한 만만한 경기력은 아닌지라 다른 팀들과 맞부딪혀서 어떤 결과를 낼 지는 여전히 불확실. 스코어는 1세트에서 렝가로 팀을 캐리했고, 2세트에서도 마치 이즈리얼의 신비한 화살처럼 음파를 맞추며 팀은 패했지만 벵기에게 리 신을 가르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 두고 봐야 하지만 서머 시즌이 끝나고 롤드컵 선발전까지도 원딜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 단순히 개인 기량만 보면 오히려 아마추어 시절 정글러였던 앰비션보다도 기대를 모을 수준이었다. 이미 프로 무대에서 원딜과 탑으로 유명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멀티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프라임을 불신하며 벌써부터 본 시즌을 걱정하던 팬들의 뒤통수를 이지훈 감독이 좋은 의미로 맛깔나게 후려친 셈. KT 팬들이 간절히 기다리던 나그네 또한 1세트에서 오리아나로 렝가와 훌륭한 연계를 보여주며 한타를 대승으로 이끌었다. 다만 2세트에서는 솔랭 1위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라인전에서 상성보다 조금 크게 말렸다.

기존 멤버들도 미드 정글이 교체되자 힘을 냈다. 썸데이는 카사딘으로 힘을 내며 자신에게 이제 챔프 폭 문제는 없다고 사실상 선언했고, 1세트 마지막 한타에서 이지훈을 잘라먹으며 활약했다. 다만 1, 2세트 모두 중요할 때 컨트롤 미스가 튀어나와서 팀에 다소 타격을 주었다. 그래도 원거리 챔프 쥐여주면 잔실수가 너무 많아 망한다던 2013년의 평가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 미드 정글이 자리를 잡아서 캐리 부담도 많이 줄어들었다. 애로우 하차니 듀오 또한 삼성 갤럭시 봇 듀오에게 내내 라인전을 밀렸던 충격에서 벗어나 1세트에서 뱅울프를 상대로 대등한 라인전을 보여주었다. 캐리력은 역시 뱅보다 애로우라는 평가는 여전. 다만 2세트에서는 뱅의 이즈리얼을 못 말려서 이후 쿼드라킬을 먹고 폭풍 성장하는 것을 두고만 볼 수밖에 없었다.

8. 6경기 나진 2 : 0 CJ

프리시즌 6경기 (2014. 12. 06.)
팀명 승패 승패 팀명
나진 e-mFire 1세트 × CJ Entus
나진 e-mFire 2세트 × CJ Entus
2승 결과 1승 1패
바로 전에 경기를 벌이는 SK와 KT가 시즌 3의 라이벌이었다면, 롤판 전통의 강호이자 시즌 2 최대의 라이벌이었던 두 팀은 바로 나진과 CJ이다. 양 팀 모두 첫 경기에서 도전해오는 IM과 진에어를 격파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지금, 어느 쪽도 자존심이 걸린 싸움에서 물러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8.1. 1세트

탈진이 걸려도 상대 원딜을 원콤 내고, 후반엔 죽음의 표식 데미지만으로 코르키의 체력 절반 가량을 날려버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꿍의 제드가 하드 캐리해 냈다. 오뀨는 트리스타나로 앞점프를 뛰었다가 불리한 싸움을 열어버려 3킬을 헌납, 제대로 던진다는 소리가 나왔으나 이후 계속 슈퍼플레이로 만회하더니 결국 폭풍 성장한 트리스타나로 계속 앞점프를 뛰며 꿍과 함께 CJ 챔피언들을 다 찢어버렸다.

8.2. 2세트

1세트와 마찬가지로 2세트 역시 초반 분위기는 CJ가 가져가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정글 싸움에서 이득을 보며 코코의 피즈가 3킬을 가져감으로써 1세트 꿍이 제드로 보여준 암살 플레이를 코코가 피즈로 보여줄 것 같았으나...

하필이면 피즈의 궁극기가 빠진 타이밍에 미드에서 교전이 일어났고 여기서 패배한 CJ는 두번 다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만다. 초반부터 3킬을 먹은 피즈를 앞세워 소규모 국지전에서 지속적으로 이득을 봐야 했던 CJ가 그 국지전을 만들지 못하면서 나진에게 시간을 줬고 이미 어느 정도 성장을 다 한 나진과 5:5로 꽝 부딪히기 시작하자 나진의 전투력에 CJ가 밀리기 시작해버렸으며 위의 미드 교전을 끝으로 CJ의 챔피언들은 성장은 끝이 나 버렸고 나진은 바론 버프를 두르며 CJ를 압박하였고 듀크의 마오카이, 와치의 리 신, 카인의 알리스타가 앞에서 탱킹을 하는 동안 꿍의 아리와 오뀨의 코르키가 막강한 화력으로 그대로 쓸어담아 버리면서 나진이 2:0으로 완승을 거둔다.

8.3. 총평

1, 2세트 모두 초반 분위기는 CJ가 나쁘지 않았으나 이후의 교전에서 지속적으로 나진에게 휘둘리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분명히 IM을 잡아낸 CJ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준수했고, 초중반에는 킬과 골드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날 CJ가 보여준 단점으론 챔피언이 갖고 있는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고 게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는 전략적인 부분과 그로 인하여 계속되는 전투에서 패배만을 거듭하는 전술적인 부분.. 즉 그냥 전략과 전술 다 안 좋았다.

1세트의 경우 제드가 스플릿을 하기 전에 최대한 압박을 준다 혹은 제드가 스플릿을 할 생각조차 못하게 한다는 전략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으며 이후에 벌어진 한타에서도 제드에게 아군 원딜이 끔살당하고 살아가는 동안 다른 쪽에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등 전술적인 면에서도 완패를 해버렸다. 당장 나진의 경우 코르키를 제드가 맡는 동안 럼블은 대놓고 제라스를 중심으로 궁을 갈기면서 제라스가 딜을 할 수 없게 만들었고 그 사이에 오뀨의 트리스타나가 카인의 쓰래쉬 와치의 엘리스의 보호를 받으며 프리딜을 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진의 전술적 움직임은 저게 끝이었다. 물론 중간중간 오뀨의 앞점프로 인한 사고들이 펼쳐지긴 했으나 기본 명제는 지켜지는 상황에서 하는 스로잉이었고 CJ는 이것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였다. 제드가 파고드는 것을 막아주지도 못하였고 그렇다고 트리나 럼블을 마크하며 어그로를 제대로 끌어주지도 못하였다. 되려 제드는 코르키만 암살한 채 살아 돌아와 다시 딜을 넣는 동안 리 신은 트리에게 맞아죽고 마오카이는 딸피로 간신히 도망치는 그림만 나올 뿐.

2세트에서는 아예 샤이가 리산드라의 이해도가 지난 경기의 마린에 반의 반도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조합 자체가 피즈와 렝가 그리고 순간이동을 든 리산드라를 중심으로 적정글에서 소규모 난전을 통해 상대를 흔들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바텀에서의 갱킹 및 로밍 성공을 제외하면 그 어떤 활동적인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였다. 결국 상대에게 시간을 내주고 소규모 난전에서 5:5 대규모 교전으로 상황이 바뀌기 시작하자 밀리기 시작하였고 일단 한번 밀리기 시작하니 혼자 잘 큰 피즈가 라인푸쉬가 안 돼서 잉여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오고 만다.

나진은 자신들의 전략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를 달성한 뒤 전술적인 움직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 나진이 정말 강력해졌다는 세간의 평가를 입증시켰다. 마치 소드의 라인전과 폭발력에 실드의 끈질김과 짜임새를 더해놓은 것 같다는 평가. 진에어의 맹반격에 흔들렸던 첫 경기를 제외하면 상당히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포지션의 멤버를 계속 돌려쓰며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SKT T1에 비하면 봇 듀오 조합만을 테스트하는 터라 오히려 팀으로서의 완성도는 더 높아보인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볼 수 없었던 꿍과 오뀨 조합의 더블 캐리력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반면 CJ는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 체 우왕좌왕하다 시간을 내주었으며 전술적인 움직임은 아예 상대도 안되는 모습이 나와버렸다. 전체적으로 의견 교환은 되는데 그 의견을 종합해서 이렇게 하자고 이끌어주는 선수가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얼밤 타임은 사라졌는데, 한마디로 안 풀릴 때의 CJ 블레이즈 같다. 어떻게 보면 어설픈 SKT T1 K같다는 클템의 평가가 여전히 적용되는 것 같기도 하다. 개인 기량으로 라인전 페이즈에서 차이를 벌릴 수 있었던 IM 전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수동적으로 받아치기만 해도 무난한 승리를 거두었으나, 이날의 팽팽한 상황에서는 나진에 비해 조합을 살리는 전술적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현재의 T1 연합 팀은 페이커를 포함해 라인업을 사실상 솔랭 하이랭커들로 도배질을 하고 있지만, 이 T1조차도 라인전에서 단순하게 상대를 압살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굴려가겠다는 시즌 3의 마인드로 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13] CJ가 자신들의 팀 컬러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한편으로는 다른 팀들은 후보 선수들을 다양하게 테스트해 보는데 왜 CJ는 영입한 후보 선수들을 활용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제기 되었다. 물론 이제 1주차밖에 안되었고, CJ는 2일차 출전이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SKT, KT, 진에어, 나진 모두 멤버들을 바꿔가며 경기를 했다. 그러나 CJ는 후보 선수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물론 앰비션이 미드에서 정글러로 포지션 변경을 하긴 했지만 그 정도로 최상의 조합을 찾아냈다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 다양한 테스트를 위한 프리시즌인 만큼 CJ도 다양한 조합,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

9. 7경기 삼성 1 : 1 IM

프리시즌 7경기 (2014. 12. 10.)
팀명 승패 승패 팀명
삼성 갤럭시 1세트 × IM
삼성 갤럭시 × 2세트 IM
2무 결과 1무 1패
식스맨이 없는 두 팀 사이의 대결. 프리시즌 로스터를 보면 이 두 팀과 후야가 식스맨이 없는데, 클템이 노페 감독의 식스맨 출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1세트는 삼성이 첫날에 이어 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IM은 블루 팀의 삼성이 5픽에서야 워윅을 고를 동안 전혀 이에 손을 대지 않았고, 대신 라인전에서 이득을 보아야 하는 조합을 가져갔다. 그런데 탑에서 삼성갤럭시 큐베의 제이스가 라일락의 럼블에 라인전을 앞서가며 바텀이 밀리는 것을 상쇄해버려서 그사이 워윅만 폭풍 성장하는 상황. 게다가 미드 블리스의 모르가나가 프로즌의 아리를 솔킬 내며(!) 이상한 방향으로 스노우볼이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사이 워윅의 탑 갱으로 럼블은 CS를 엄청나게 놓치고, 삼성의 레이스 퓨리 듀오는 오히려 CS를 따라잡아서 의외로 IM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용 타이밍을 잘 잡은 IM이었는데...

혼자 벽 옆에 있던 삼성 갤럭시 레이스의 잔나가 Q로 드래곤을 스틸한다. 이것으로 그나마 유지될 것으로 보이던 밸런스가 오히려 무너지고, 그 직후 프로즌이 멘붕했는지 바로 미드 솔킬을 다시 내주며 사실상 게임이 터져버린다. 이후는 삼성 갤럭시 솔랭전사들의 학살극. 퓨리는 중반에 적절한 매복으로 펜타킬의 주인공 손스타를 연달아 끊어먹고, 모르가나 잔나와 방해 없이 성장했을 경우 OP인 워윅의 CC 연계로 5:5 싸움은 그냥 견적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스노우볼을 굴려가야 할 챔프인 럼블은 그야말로 궁 셔틀도 힘든 비참한 뚜벅이가 되었고 아리도 암살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역으로 카운터만 얻어맞는 상황. 초반에 이득을 굴려야 할 IM이 오히려 손해를 보며 양민학살을 당하고 만다.

2세트는 IM이 다 이겨놓은 경기를 힘들게 이겼다. 블리스에게 굴욕을 당한 IM은 피즈 모르가나 르블랑이라는 분노의 미드 3밴을 시전했고, 블리스는 이에 퍼플 팀 1,2픽으로 루시안 코르키를 함께 가져가는 것으로 반격했다. 그러나 2원딜 체제를 상대로 프로 팀의 필수 소양인 라인 스왑과 3버프 컨트롤이 들어가면서 삼성이 이에 대처하지 못하고 이상한 방식으로 완전히 말려버린다. 탑은 아예 비워둬서 망하고, 상대 이즈리얼이 탑에서 폭풍 성장을 시전하는 사이 마오카이와 서포터 잔나와 CS 차이가 하나일 정도로 처참했다. 2원딜 체제의 처참한 변수생성 능력을 생각하면 사실상 싸움 한 번 못 해보고 게임이 터졌다고 느껴지는 상황.[14]

그러나 봇 듀오가 힘을 냈고, 궁을 찍은 워윅과 함께 끈질기게 상대를 끊어먹으며 게임을 길게 끌고 갔다. 이어 이브의 워윅이 바론을 스틸하며 게임을 더 지연시켰고, 드래곤 3스택을 내준 상황에서 4번째 드래곤은 그냥 2원딜의 버스트 데미지를 퍼부어 먹어버리고 발끈해 들어오며 진형이 무너진 IM을 상대로 한타를 승리, 더 게임을 오래 끌었다. 하지만 잘 성장한 카직스, 제라스, 리산드라, 이보다 더 잘 성장한 하드 캐리 챔프인 파랑 이즈리얼의 힘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바론 스틸이 실패하고 두 번의 에이스를 당하며 결국에는 IM에게 승리를 내주었다. IM은 1세트의 패배에 상처를 많이 입은 듯 이미 승기를 거의 굳힌 경기를 철저히 완벽주의적이고 수비적으로 이끌고 갔지만, 오히려 이런 시야 장악과 조심성을 뛰어넘은 삼성 갤럭시의 슈퍼플레이에 승리를 거두고도 상처가 더 커졌다.

삼성은 여전히 검증이 덜된 신인 트리오가 걱정이지만, 전패를 걱정하던 실질적 60% 아마추어 팀이 벌써 2무를 수확하며 계속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승부도 신기한데 지는 경기는 프로 경험이 부족해 아깝게 졌다는 생각이 들고, 이기는 경기는 완파하는 더욱 황당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경기에서 IM와 후야가 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면 이제는 CJ, 아니 심지어 진에어도 방심하면 안된다고 느껴질 정도다.

미드 블리스는 3밴을 당하고 2세트에서 패기를 부린 것인지 챔피언 폭의 문제가 드러난 것인지는 모르지만, 1세트에서 럭스의 달인 프로즌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고 수동적 챔프라는 미드 모르가나로 팀을 캐리하며 엄청나게 주가를 올렸다. 당장 피즈밖에 못하는 아마추어 장인이라는 평가에서 벌써 챔프 폭을 늘려가기 시작한 상황이다. 탑 정글의 개인 기량 또한 심각한 결함을 드러낸 적은 없고, 그것보다 한국의 탑 정글 엑소더스 사태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스프링 시즌을 기대하게 한다. 사실 정글 이브의 기량은 오히려 빛날 정도인데, 워윅이 일단 성장하면 OP라 두고봐야 할 상황.

봇 듀오는 전부 이전 팀에서 저평가받았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 숨겨진 보석들. 지난 경기에서 레이스가 워낙 빛났다면, 오늘은 퓨리가 슈퍼플레이를 연발하며 이길 때는 게임을 폭파시키고 질 때는 따라잡는 양상을 만들어냈다. 레이스 또한 말도 안되는 드래곤 스틸을 시전한 데 이어 여전한 시야 장악과 로밍, 한타에서의 활약으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IM을 오히려 엿먹였다. 1세트 초반 라인전을 상성에 따라 다소 밀렸지만, 이후 상황에서 CS는 다 따라잡고 압도적인 활약을 했다. 2세트 역시 다른 라인이 다 망한 상황에서 잘 성장한 루시안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봇과 정글의 3인 끊어먹기는 2세트 첫 번째 엄청난 시간 손실로 의문을 안겨주었으나, 이후 계속 성공해서 그 독특한 인내심에 대한 해설진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특히 시야 장악에서 압도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교묘히 시야를 파서 올린 성과라 더더욱.

IM은 CJ전 패배에 이어 다시 한번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다. 특히 1세트에는 원투 펀치였던 프로즌과 손스타마저 멘탈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여 타격이 두 배. 그나마 2세트에서 프로즌과 손스타가 정신을 차리고 엄청난 기량을 발휘했지만 반대로 그 슈퍼플레이 없이는 대역전패가 현실이 될 뻔 했다는 점에서 웃을 일만은 아니다. 중국에서 선전하고 왔다는 소식[15]과 스크림 패왕이라는 루머에도 불구하고 롤챔스 팬들 입장에서는 뭐가 모자라다. 두 배런을 제외한 모든 오더는 너무 소심하고, 시야 장악은 잘하지만 그걸로 이득은 못 본다. 게다가 한타에서의 전술적 움직임도 솔랭전사들에게 밀릴 정도. 분명 팀워크를 오래 다졌지만 심각하다. 똑같이 전술적인 움직임에 문제가 있다는 CJ는 적어도 라인전은 어느 라인도 폭파당하지 않고 클래식한 스노우볼링도 깔끔하게 굴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크다. KT가 미드 정글을 교체하며 어쨌든 경기력이 상승했고, 시드 선발전에서 IM에 패한 후야가 팀워크를 맞춰가며 칼을 갈고 있을 상황에서 어느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10. 8경기 HUYA 2 : 0 진에어

프리시즌 8경기 (2014. 12. 10.)
팀명 승패 승패 팀명
HUYA Tigers 1세트 × 진에어
HUYA Tigers 2세트 × 진에어
1승 1패 결과 2패
대한항공 086편 이륙지연 사건 이후 진에어의 첫 경기. 진에어는 1세트에서 역시나 베스트 멤버인 구 스텔스+갱맘을 내보냈고, 2세트에서 캡틴잭만 파일럿으로 교체하여 파일럿-체이 봇 듀오를 구성했다.

1세트에서 진에어는 지난번의 4인 다이브에 이은 준에이스에 이어 또 미스테리하게 상대에게 대주고 시작했다. 치열한 시야 싸움 속에서 체이서가 쿠로와 리에게 퍼블을 따였지만 딱 그정도인 상황. 이후 난전 속에서 캡틴잭이 2킬을 먹으면서 골드는 좀 밀리지만 그럭저럭 균형이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드래곤 싸움에서 포킹으로 리의 피를 잘 뽑았고, 진에어가 먼저 드래곤을 치기 시작했다. 마오카이가 합류한 후야를 보고 드래곤을 치던 진에어가 후퇴하는 포지션을 취하고, 트레이스의 리산드라가 이니시를 위해 절묘하게 뒤를 잡는 텔포를 탔는데...

그냥 리산드라가 텔포를 취소했다. 일단 너무 뒤쪽에서 고립되는 듯한 형태였기는 했지만, 챔프 특성을 감안하면 의아했다. 방송 경기에서 마린이나 페이커처럼 리산드라 잘하는 선수들은 주로 이니시를 그렇게 열었다. 여기서 트레이스가 1뎃을 두려워하지 않고 쑥 들어갔으면 게임의 결과가 바뀌었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아한 취소였다. 게다가 그러고 나서 탑을 계속 민 것도 아니고 걸어서 내려오다가 할 게 없어져서 적 블루나 빼먹고 있었으니 더더욱 팀 단위 운영에서 이해가 안 가는 오더. 그 사이 진에어가 다른 곳에서 이득을 보지도 못하고 오히려 후야가 스노우볼을 더 굴렸다. 그래서 드래곤을 헌납하고, 바텀 타워도 공짜로 주고, 이후 진에어는 마타의 중국 진출 이후 시야 장악 최강자 자리를 차지한 고릴라의 시야 장악 앞에 다시는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이후 진에어는 특유의 잘 받아치는 운영으로 골드 격차를 좁히거나 유지했으나 오늘도 드래곤을 모조리 헌납했다. 한마디로 진에어의 CLG화. 나진이 드래곤을 잘 먹는 게 아니라 진에어가 귀신같이 상대에게 드래곤을 대주고 있다.

캡틴잭과 프레이는 전설들의 대결이라는 이름값에 부응해 중반까지 노 데스를 기록하며 이 게임의 균형을 둘이서 유지했으나, 5번째 드래곤 한타에서 캡틴잭의 첫 데스가 완전히 승부를 갈랐다. 이전까지의 부실한 경기력과 달리 진에어가 환상적으로 이니시를 열었고, 무리했던 리가 물리며 리와 고릴라를 깔끔하게 잘라먹었다. 이어 두 딜러를 먼저 잡고 마오카이를 점사하면 되니 진에어가 에이스를 띄울 기세였는데, 프레이와 캡틴잭의 점멸 방향이 엇갈리며 프레이가 오래 살아남아 한타의 양상이 뒤집혔다. 사실 그것보다 쿠로가 두 원딜의 맞다이에 주목이 쏠린 동안 아리로 미친 컨트롤을 보여주며 완패할 뻔한 한타를 사실상 살려낸 것도 맞지만 이 한타로 드래곤 5스택과 바론이 사실상 깔끔하게 넘어가며 역전의 여지가 사라졌다.

2세트는 캡틴잭이 빠진 진에어의 무력함과 갱맘의 도박수의 실패. 갱맘이 미드 이즈를 골라 점화를 들고 2렙 영혼의 맞다이를 시도했다 리의 갱에 역으로 킬을 주었고, 이후로 진에어는 진짜 아~무 것도 못하고 졌다. 쿠로는 갱맘을 털어버리고 제라스로 신기에 가까운 궁 적중률과 딜량으로 페이커에게 판정패한 분풀이를 제대로 했다.

진에어는 나진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패배했는데, 후야를 상대로도 선전했지만 패배하는 말도 안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캡틴잭은 홀로 분전했지만 팀이 아귀가 안맞으며 어그러지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이것을 다 뒤집을 수 있던 한 번의 한타에서 점멸 방향이 프레이와 엇갈리며 분을 삼켜야 했다. 트레이스는 1세트에서 스멥에게 라인전을 밀리고 사실상의 솔킬까지 헌납, 오더가 갈린 것으로 보이는 의아한 텔레포트 취소까지 캡틴잭에게 고통을 주었는데, 2세트에서는 반대로 탱커인 마오카이를 픽해 버티기 모드로 들어가면서 자신이 매우 전형적으로 고통받는 탑솔러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지난 경기에서 두 세트 다 픽만 신기하고 애매한 모습이었다면 이날은 1세트와 2세트의 모습이 극명하게 갈렸다. 아무튼 스멥, 듀크 등 피지컬이 좋은 탑솔러들이 떠오르고 SKT 탑솔러들이나 썸데이의 폼도 좋아지는 상황이라 꾸준함이 요구되는 부분. 갱맘은 1세트에서는 제라스로 CS를 잘 먹으며 분전했으나 트레이스와 정반대로 2세트 도박수로 팀 전체를 말아먹었다. 체이서 역시 리의 자르반이 끊임없이 갱킹을 다니는 동안 고릴라의 신기에 가까운 시야 장악 앞에서 존재감이 증발하며 다시 한번 옛날의 R가문 체험. 패배에 임팩트 있게 기여한 것은 아니었을지언정 이날의 체이서는 나진 상대로 보여줬던 날카로운 갱킹과 다이브는 온데간데없었다. 체이는 그냥 팀이 망하는 동안 그저그런 모습을 보였다.

2세트에서 그냥 솔랭스러운 모습을 보여 잭선장이 나와도 뭔가 호흡이 아직 모자란데 굳이 파일럿을 내보내 2세트를 허공으로 날려야 하는 비판이 있을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지난 경기에서 지적받은 것처럼 반대로 잭선장을 빼고 승리를 거둘 정도가 되어야 잭선장을 넣어서 강팀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어차피 프리시즌이니만큼 계속 시험해보겠다는 생각 자체는 나쁘다고 볼 수 없기도 하고. 아무튼 후야가 잘한 것도 맞지만, 나진 전에 비해 이상하게 1, 2세트 멤버 각각을 감안해도 진에어가 못한 것이 사실이라 모기업의 모기업 탓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 나진을 상대로 분전해서 쌓인 팬들의 기대를 싹 저버리는 경기력이었다. 아무리 프리시즌 결과가 큰 의미는 없다지만 이날의 하위권 대전이 끝나고 당당히 꼴찌로 추락.

후야는 신생 팀이지만 삼성 갤럭시와 비교할 상황은 전혀 아닌데도, SKT를 상대하는 모습과 진에어를 상대하는 모습이 너무 차이가 났다. 그만큼 삼성 10인과 카카오 루키가 떠난 한국에서 SKT 라이너들의 개인 기량이 넘사벽인 것인지 의아할 지경. 마오카이를 뽑아 마린의 리산드라에게 그야말로 탈탈탈 털린 스멥은 똑같은 픽으로 트레이스의 리산드라를 탈탈탈 털었고, 임팩트의 마오카이를 상대로 무력했던 카사딘 또한 2세트에서 상대 2원딜을 능욕하며 그냥 날아다녔다. 자신의 주 픽인 제이스나 OP 챔프인 나르 등으로 이미 밴카드를 이끌어내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활약이라면 충분히 미래를 기대할 만하다. 아니, 현재 상황에서도 충분히 핫하다. 한편 페이커를 상대로 판정패했던 쿠로는 사실상 이날 2승의 일등 공신이라고 봐도 될 정도의 활약을 했다. 1세트에서는 아리를 픽해 포커스가 캡틴잭과 프레이에게 쏠린 사이 지던 한타를 혼자 살려냈고, 2세트에서는 제라스로 무리수를 둔 갱맘을 철저히 응징했다. 이후 잘 성장한 제라스로 궁을 거의 타게팅으로 맞추며 마오카이를 제외하면 물몸인 진에어에게 지옥을 선사했다. 앞 경기 프로즌의 제라스에 비해 궁 적중률이 말도 안 되게 높았다. 프레이 또한 상대 뱅의 라인전에 눌렸던 SKT전과 달리 이즈리얼과 루시안으로 원딜의 정석을 보여주고, 한타에서 센스도 발휘하며 부활을 알렸다. 무엇보다 팀의 구멍으로 우려되었던 주장 리가 방송 울렁증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준 것도 고무적. 나진 소드급 아닐까 걱정했던 오더 문제는 떠오르지 않았고, 고릴라와 스멥 덕인지 깔끔한 운영이 자리를 잡으며 나진 2팀이라고 보아도 좋을 정도로 괜찮은 경기력을 과시했다.

11. 9경기 나진 0 : 2 SKT

프리시즌 9경기 (2014. 12. 11.)
팀명 승패 승패 팀명
나진 e-mFire × 1세트 SKT T1
나진 e-mFire × 2세트 SKT T1
2승 1패 결과 2승 1무
앞선 경기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어 스프링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는 두 팀간의 대결이다. 폰과 다데, 루키가 한국을 떠난 가운데 그들과 세체미를 두고 겨루던 한국에 남은 선수인 페이커와 꿍의 대결로도 주목되고 있다. 임프의 하위 호환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잠재력만 보면 세체원 후보이고,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는 뱅과 오뀨의 대결도 관심사 중 하나. 가장 최근 전적은 T1 S팀은 챔스 8강에서 3:2로, K는 NLB 결승에서 3:0으로 소드를 이긴 것, 그리고 선발전에서 K가 실드에 3:1로 패한 것이다. 단일팀 체제가 되면서 나뉘었던 팀들의 장점을 가장 잘 융화시켰다고 평가받는 팀들인 만큼 팬들의 경기에 대한 기대도도 굉장히 높은 상태이다.

11.1. 1세트

나진은 제파-퓨어 듀오를 출전시켰고, SKT는 마린-벵기혼자잖아-페이커-뱅-피카부로 팀을 구성했다. 2강으로 불리는 팀들의 대결답게 밴픽에서부터 머리 싸움이 매우 치열했다. 4탑 2정글 밴이 나왔고, SKT는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리산드라, 자르반 4세에 미드를 갈 수 있는 이즈리얼까지 상대에게 혼선을 준다. 결국 나진이 탑 카사딘과 미드 제드를 가져간 상황에서 미드를 예상했던 SKT의 퍼플 막픽은 리 신이었다. 즉 탑 자르반에 미드 리산드라.

초반은 KT와의 경기에서 부진했던 벵기의 한풀이. 우선 페이커가 상성 차이를 살려 미드 라인전을 우세하게 가져가고, 리 신 자르반의 강력한 탑 갱킹 압박이 두려워 스왑을 건 나진은 뱅의 이즈리얼이 여눈 스택을 쌓게 놔두면서 마린의 자르반을 말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 사이 벵기는 절묘한 역갱과 갱킹, 끊어먹기로 노 데스에 8킬을 주워먹고 날아다녔다. 나진이 과연 용 사냥꾼답게 드래곤을 2번 가져가지만 글로벌 골드 차이가 점차 벌어지는 상황. 2번째 드래곤을 먹고 에이스를 당할 때는 게임이 터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정글에 너무 킬이 집중된 탓도 있고, 나진이 끊어먹기에 특화된 조합과 특유의 끈끈한 운영으로 오히려 추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미드에서 잘 성장한 뱅의 이즈리얼이 또 끊기며 동시다발적인 사고가 터지고 세 번째 드래곤까지 나진이 가져가며 양상이 다소 이상해진다. 그러나 이후에는 SKT가 나진의 끊어먹기 전술을 역으로 받아치며 더 차이를 벌리고, 이후 한타에서 페이커의 리산드라가 환상적인 이니시를 열고 그동안 1데스를 제외하면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은 뱅의 이즈리얼이 킬을 쓸어담으며 무난한 승리를 가져간다. 다양한 포지션의 멤버들을 테스트하는 SKT에 비해 나진의 조직력이 돋보였지만, 픽밴과 개인 기량을 통해 SKT가 승리를 가져갔다고 느껴지는 세트.

11.2. 2세트

나진은 멤버를 교체하지 않았고, SKT는 임팩트-벵기-이지훈-뱅-울프를 출전시켰다. SKT는 블루 사이드에서도 변함없이 자르반과 리산드라를 가져가며 밴픽에 혼선을 주었고, 이번에는 5픽인 제이스가 미드를 가며 정글 자르반에 탑 리산드라가 되었다.

꿍은 1세트에 이어 SKT 특유의 넓은 챔프 폭에 또 고통받는다. 미드 카사딘이 제이스를 상대로 라인전을 이길 수가 없는 상황. 와치조차 초반 인베이드에 말린 것을 복구하느라 이를 뒤집어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레이브즈를 뽑아든 뱅이 오랜 친구 울프와 함께 봇라인전을 찍어누르며 SKT는 두 라인에서 우위를 가져가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리산드라가 텔포를 타고 4인 다이브로 퍼블을 낸다. 하지만 궁을 찍기 전까지 사리면서도 CS는 대등하게 먹었던 듀크의 이렐리아가 풀리면서 탑 라인은 확연한 나진의 우세.

탑 라인의 우위를 바탕으로 나진은 탑 갱킹을 시도하고, 리산드라를 끊어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사이 T1은 첫 드래곤을 가져가게 되고, 킬을 먹은 이렐리아가 텔포를 타면서 4:4 한타가 열린다. 그런데 여기서 나진의 포커싱이 다소 꼬였고,[16] 그레이브즈와 제이스가 환상적으로 살아남으면서 나진이 한타를 대패, 격차가 벌어진다. 이후 나진은 또 탑 갱킹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고, 임팩트가 뛰어난 생존력을 발휘해[17] 갱킹에 실패한다. 그 사이 SKT는 미드 2차를 파괴. 그러나 탑 갱킹을 하면서 2차까지 쫓아왔던 이렐리아와 렝가가 그대로 선회해 발 빠르게 뒤를 쳐서 SKT는 큰 손해를 입고 오히려 나진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싸움에서는 나진이 성장한 이지훈의 제이스를 막을 수가 없었다. 렝가-카사딘-이렐리아 조합이 제이스를 상대로 돌격하기 좋다고 해설진이 강조했지만, 오히려 제이스가 포킹으로 나진 챔프들의 체력을 쭉쭉 뽑아내면서 그레이브즈의 폭딜이 연계되어 나진 입장에서 게임이 말린다. 어정쩡하게 거리 유지에 실패한 꿍의 카사딘이 뱅의 과감한 점멸에 끊기고, 드래곤은 또 한타에서 승리한 T1의 차지. 이어 마지막 희망인 이렐리아마저 다시 끊기면서 SKT는 아예 2인 바론을 가져가고, 이후 타워를 돌려깎은 뒤 한타를 연전연승하며 승리한다. 마지막 한타에서는 먼저 나진이 시야를 잡고 돌진했는데도 격차가 벌어져 제이스와 그레이브즈를 둘 다 끊어낼 수가 없었다. 역시 라인전에서 SKT의 우세가 눈에 띄었고, 나진의 전술을 능가하는 T1 선수들의 피지컬이 한타를 뒤엎어 승리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는 경기. 이렐리아가 잘 성장했음에도 칼같은 탈진에 매번 발이 붙들리는 등, 김동준이 시작부터 강조했던 이렐리아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도 할 수 있다.

11.3. 총평

프리시즌 2강, 스프링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 팀의 경기답게 치열한 경기가 나왔다. 하지만 HUYA 전만큼은 아니라도 SKT가 라인전에서 스노우볼을 예상보다 꽤 굴렸고, 나진이 이를 영리한 오더로 따라잡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T1이 추격을 뿌리치고 두 세트 모두 승리를 얻어냈다. 한마디로 SKT의 어느 라인에라도 캐리력 있는 챔프를 내주고 그 챔프가 성장하도록 놔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드러났던 경기.

SKT는 KT전에서의 찝찝했던 무승부를 뒤로 하고 2위 팀을 상대로 약자 멸시를 시전했다. 훨씬 많은 멤버를 돌려 썼지만, 그 모든 멤버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두 세트를 전부 가져왔다. 삼성 팀원들이 둘씩 중국으로 뿔뿔이 흩어진 상황에서 그야말로 왕조의 부활을 위한 기반을 쌓아나가기 시작한 상황. 특히 오랜 부진에 빠져 있던 벵기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워윅 잡아야 1인분 한다는 비판과 달리 과거 자신의 주력 챔프인 리 신과 자르반 4세를 잡고 육식 정글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지난 경기에서 스코어에게 판정패한 것에 하도 한이 맺혔는지 1세트에서는 8킬을 혼자 퍼먹어서 경기 양상이 좀 이상해지기도 했지만, 한타 지향형 정글러답게 이후 팀원들에게 킬을 먹여주며 캐리에 성공했다. 2세트에서는 자르반으로 매우 뛰어난 피지컬을 과시하며 클템과 자신을 비교한 팬들에게 무언의 시위를 했다. 인터뷰를 봐도 좀 더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

다른 팀원들도 대부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선 한 경기를 쉬었던 페이커는 관심을 모았던 꿍과의 맞대결을 그야말로 완승으로 장식했다. 라인전은 챔프 상성 탓도 있지만 압도했고, 두어 번 파밍하다 잘라먹히는 모습이 나왔지만 한타에서 그야말로 클래스가 다른 리산드라 실력으로 지금까지 리산드라를 픽했던 모든 탑 미드 선수들을 가르치는 듯한 모습. 2세트에 교체되어 나온 이지훈도 제이스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KT전 1세트의 아쉬움을 덜어냈다. AD 챔프를 다루는 모습을 처음 보여준 것도 포인트. 탑의 마린 또한 럼블과 레넥톤 2밴을 이끌어내고 탑 자르반으로 나진의 뒤통수를 쳤다. 2014년 내내 보여준 장인어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듀크보다 라인전 이외의 상황에서 스킬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더 뛰어난 활약을 했다. 레넥톤 이외에 두 번째 AD 챔프를 보여준 것도 포인트. 다만 어느 88 정글러가 떠오르는 창깃 콤보 한 번으로 모든 커뮤니티에서 극딜을 당했다. 임팩트는 라인전 상성이 불리해지는 역시나 뛰어난 버티기 능력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AP 챔프인 리산드라로 괜찮은 숙련도를 보였다. 일단 롤드컵 선발전의 럼블에 이어 자신이 탱커 이외의 챔프로 승률이 나쁘다는 편견을 불식시킨 셈. 다만 캐리 욕심에 꿍에게 내준 솔킬은 옥의 티.

한 가지 웃긴 사실은 여태까지 이지훈과 마린이 한 팀으로 나와서 이긴 적이 없다는 것. 바꿔 말하면 둘이 따로따로 나오면 승률이 더 높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서로가 서로에게 억제기라는 말도 나왔다. 당장 이번 시즌 들어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급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마린은 이지훈에게만은 여전히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꼭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것이, 이날 2세트 임팩트의 모습은 왜 마린과 이지훈이 서로 고통을 주는지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제공해 주었다. 임팩트는 마린의 주 챔프인 리산드라를 잡았지만, 리산드라가 이렐리아에게 강한 구간에서만 이렐리아를 타워로 몰아넣은 뒤 텔포로 바텀을 풀어주고, 조합상 핵심인 이지훈에게 탑 CS의 일부를 넘겨주며 서포터형 탑솔의 면모를 보였다. 한타에서 이니시와 역이니시에 주력하고 우위를 점한 다음에야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 그렇게 나진은 어느새 대치 상황과 한타에서 이지훈의 제이스를 막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마린이 페이커를 만나 날아다닌다면 이지훈은 임팩트만 만나면 날아다니고 있다. 이지훈은 사람들의 편견처럼 타워를 사수하며 1인분을 하는 수비적인 미드가 아니라 이지훈이 로밍을 하지 않는 것을 다른 팀원들이 어떻게든 커버해주면 나중에 원딜처럼 게임을 파괴해줄 수 있는 왕귀형 미드라는 것.

일단 페이커-임팩트 조합은 전성기 SKT T1 K의 모습, 페이커-마린은 구 KT Arrows같은 극 공격성, 이지훈-임팩트 조합은 구 삼성 블루[18] 나 중국 팀들 같은 단단한 한타 조합의 정석을 각각 지향하려고 시도하는데 이지훈-마린 조합만 자신들의 과거 팀인 도깨비 팀 T1 S의 팀 컬러를 그대로 재현하는 느낌이 든다.[19] 기껏 마린이 자신의 주 챔프 중 궁 셔틀이 가능한 럼블을 가져가고 이지훈이 자신의 주 챔프 중 가장 공격적인 신드라를 가져갔지만, 결과적으로 벵기마저 포킹 리 신이 되고 한타에서 역할은 또 겹치며 말려버렸다. 이것이 이지훈과 마린의 제한적인 플레이 스타일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둘 다 키워주면 보답을 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는 플레이어들이다. 이렇게 해서 구 삼성 화이트처럼 유연한 팀을 어떻게 이기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 시즌 4의 화이트에 유일하게 저항했던 팀은 다데프트의 캐리력을 앞세웠던 블루이고, 그나마 그 다음은 블레이즈와 T1 형제 팀이라 봐야 한다.

오뀨와의 맞대결이 불발된 뱅은 제파를 여러 모로 압도했다. 파랑 이즈리얼에 이어 그레이브즈를 픽해 넓은 챔프 폭을 과시하고, 서머 시즌보다도 더 좋아진 포지셔닝과 챔프 이해도, 팀원과의 훌륭한 호흡으로 킬을 쓸어담으며 라인전 잘하는 솔랭전사에서 진짜 캐리를 할 줄 아는 원딜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위의 탑 미드 실험은 어디까지나 뱅이 라인전에서 부동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안 가능한 것으로, 1세트에서는 서로 서포터가 없는 상황에서 스택을 쌓는 도중에 듀크의 카사딘을 제대로 디나이시켜 집으로 보내버렸으며 2세트에서는 그레이브즈로 제파의 주픽인 코르키를 말려버렸다. 1세트 미드에서 꿍의 제드에게 잘라먹힌 것이 정말 아쉬웠는데, 이런 맵 리딩(?) 요소만 보완되면 중국으로 떠난 두 원딜러를 따라잡는 것이 무리가 아닐 듯하다. 피카부는 알리스타로 뻘점멸을 보여주며 불안하게 시작했으나 이후 순삭조합이 충돌하는 양상에서 계속 뛰어난 모습을 보였고, 울프는 더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선수들의 개인 기량도 당연히 좋았지만 울프의 잔나가 임팩트, 벵기와 함께 메인 딜러진을 보호하며 제이스 상대로 돌진조합을 시도한 나진이 결국에는 무력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나진은 꿍이 완전히 봉쇄당한 것이 뼈아팠다. 마치 쿠로가 봉쇄되었던 후야와 비슷한 느낌. SKT의 자르반 리산드라 멀티 포지션 픽밴에 휘말리며 두 번 다 개인 기량으로 극복할 수 없는 라인전 상성을 강요당했고, 하필 상대가 솔랭 투탑인, 그리고 시즌 4의 한국 영고라인을 대표하는 SKT 미드 라이너들이었기에 라인전에서 지나치게 찍어눌려 이후의 활약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나마 1세트 라인전 도중 페이커를 솔킬낼 절묘한 각을 잡았지만, 순간적인 우유부단함으로 그 기회마저 놓치며 역으로 킬을 주었고 그대로 무너졌다. 선수들이 페이커를 너무 부담스러워하는 것 아니냐고 해설진들이 조심스럽게 말할 정도였다. 쿠로와 꿍이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면. 페이커도 자신이 실수해서 틈을 줬다고 생각했는지 솔킬을 따고도 표정 변화가 전무. 게다가 봇 듀오를 2세트 내내 새로운 조합이자 가장 애매한 제파-퓨어 조합으로 유지해서 라인전 페이즈에서 뱅을 너무 활개치게 만들었다. 오뀨로 맞불을 놓거나 제파를 기용하더라도 라인전이 강한 카인을 붙여 라인전을 버티게 해줬으면 어떨지 아쉬웠던 조합. 와치는 2라인이 밀리며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사라졌다. 그나마 듀크가 분전했지만, SKT 탑솔러들이 만만하지 않았던 데다 다른 포지션이 대부분 무너지면서 그냥 고통만 받았다. 특히 2세트를 갈랐던 포커싱 에러는 그의 책임이 컸기에, 아직 라인전에 비해 한타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12. 10경기 KT 1 : 1 CJ

프리시즌 10경기 (2014. 12. 11.)
팀명 승패 승패 팀명
KT 롤스터 1세트 × CJ Entus
KT 롤스터 × 2세트 CJ Entus
3무 결과 1승1패1무
객관적인 전력은 일단 CJ가 살짝 우세하다고 여겨지지만, CJ는 Bullets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Arrows가 막 팀웤을 맞춰나가고 있어서 최약체로 평가받던 롤 마스터즈에서의 KT에게도 패한 적이 있고, 그 외에도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던 많은 롤챔스 경기들에서 주로 리 신에게 인섹을 풀어주고 블라인드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패배하는 상성을 보였다. 물론 CJ와 삼성 화이트처럼 아예 이겨본 적이 없다시피 한 넘사벽은 아니지만, 이 경우는 2013 스프링 결승을 제외하면 상성이 아닌 말 그대로 전력 차의 문제였고, KT를 상대로는 그게 아니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KT - CJ의 인간상성을 주도하던 인섹/카카오는 이제 중국으로 떠났고, 강력한 미드 라이너였던 루키도 떠난 지금, CJ는 지금까지의 불쾌한 상성을 씻어내고 1승을 더 챙기고 싶을 것이다.

CJ가 식스맨을 활용할 것인지도 사소한 관심사. CJ는 가장 불안하다고 평가받는 정글과 봇 듀오의 서브 멤버를 보유하고서도 아직까지 한 번도 경기에 내보낸 적이 없다. 강현종 감독은 게임 내적으로는 타 코치들에 비해 큰 영향력이 없는 대신 헤드헌팅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는데, 과연 이 서브 멤버들도 그러한 평가가 적용될지 지켜볼 일이다.

CJ의 식스맨 활용 여부만큼 KT의 식스맨 활용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가장 적극적으로 식스맨을 활용해온 KT는 탑에 썸데이가, 원딜에 애로우가 유력하다는 걸 제외하면 어떤 선수가 출전할지 미지수인 상태. 식스맨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주전 5인이 확고한 편인 CJ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KT가 시즌 3 시절부터 꽤나 중요할 때 여러번 CJ의 발목을 잡아왔던 만큼 이번 경기도 프리시즌과 상관없이 승리하고 싶다면 SKT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인 스코어-나그네가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프리시즌인 만큼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엣지나 픽서 등 후보 선수의 출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면 KT는 CJ 팬들은 질색할 정도로 CJ의 발목을 여러번 잡았지만 현재 KT 주전 미드 라이너인 나그네는 소드 시절 CJ에게 꽤나 약했다는 점이다. WCG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블레이즈에 0:2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NLB 8강에서 프로스트를 한 번 잡아냈을 때 이외에는 2번의 NLB 결승, 마스터즈 등에서 꽤나 여러 번 발목을 잡혔다. 물론 대부분의 경기에서 나그네보다는 다른 라인에서 차이가 경기를 패배로 이끌었었고, 지금은 나진 동료가 아닌 KT 동료와 경기에 임하는 만큼 경기 시작하기 전까지 결과를 예상하긴 힘들다.

12.1. 1세트

KT는 미드에 나그네를 그대로 내보냈지만 정글러 프라임(!)과 서포터 픽서[20]를 출전시켰다. CJ는 역시나 여전히 손발이 따로 노는 베스트 5를 그대로 유지했다.

KT는 SKT전의 승리와 마찬가지로 이번 경기 역시 썸데이가 한타에서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며 한타를 지배하였고 나그네와 애로우즈가 그 뒤를 적절하게 커버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CJ는 라인전이 무난하게 흘러가면서 KT가 조금씩 이득을 챙겨가자 변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무난하게 압살당했다.

12.2. 2세트

샤이의 깜짝픽 케일에 의해 게임이 폭파되었다. 썸데이는 리산드라를 픽했으나 초반부터 케일이 강하게 밀어붙이자 라인전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래도 CS는 비슷한 상태였지만 계속 라인을 푸쉬당하는 상태에서, 이를 풀어주기 위해 자르반이 갱을 왔으나 케일이 화력을 집중시켜 리산드라를 잡고, 깃창을 점멸로 피하며 빠져나가 오히려 퍼블만 내주고 말았다. 이후 자르반이 한 번 더 갱을 갔지만 내셔의 이빨이 빨리 나온 케일이 또다시 리산드라를 잡은 후 죽고, 이어 제이스와 리 신이 커버를 오면서 자르반은 물론 커버를 오던 오리아나까지 잘리며 윗쪽 라인의 주도권이 CJ에게 넘어간다.

이후 깊숙히 들어오는 케일을 KT측에서도 오리아나와 나미를 동원하면서 끊어주면서 킬 스코어를 맞춰갔지만 그 사이에 제이스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성장했고, 봇라인은 KT가 압도하며 애로우의 드레이븐이 킬을 한 번은 먹었지만 나머지 킬들을 미묘하게 나미가 먹으며 성장차이를 크게 벌리지 못했다.

결국 케일의 스플릿에 휘말려 바론을 뺏기고, KT가 인원을 집중하여 봇 2차 타워를 밀었지만, 여기서 벌어진 한타에서 포위하듯 둘러싸고 들어온 CJ 때문에 도망가지 못하고 한타를 벌였고 5:0 에이스를 당한다. 상대가 바론 버프를 들고 있는데 무리하게 들어간 탓도 있고, 케일이 순간적으로 딜을 많이 받아서 중재를 썼는데 여기서 드레이븐이 케일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는지 앞무빙을 하다가 돌출되면서 케일의 중재가 끝나기도 전에 케일 평타와 제이스의 초전하 3타에 순삭되며 승패가 갈렸다. 정작 그 케일은 죽지 않았다...

게다가 KT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변변찮은 마방템 하나 없이 물방템만으로 도배한 상태였는데[21] 그러다 보니 존야를 스킵하고 내셔 - 데캡 - 루난으로 깡딜을 올린 케일이 쏟아붓는 폭딜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KT 팀 전체에 존재하는 유일한 마방템이 픽서의 나미가 올린 미카엘의 도가니뿐이었다. 이후 CJ는 가엔을 올린 케일을 앞세워 탑 억제기 타워에서 KT의 챔피언들 다수를 잡아내면서 게임을 마무리했다.

KT는 광역딜이 강한 조합이었기에 이니시 한 번만 잘 걸었어도 이길 수 있었겠지만, CJ가 잘 큰 케일을 앞세워 스플릿으로 상대를 흔들면서 한타 각을 주지 않았고, 봇에서 벌어진 5:5 한타에서도 적을 둘러싸듯 포지셔닝을 하며 광역딜이 제대로 먹히지 않도록 진영을 짜서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냈다.

12.3. 총평

KT는 멤버를 또 교체하며 새로운 시도를 한 반면, CJ는 3경기 내내 베스트 멤버를 고수하고 있다. 결과는 무승부. 그렇다면 얻어간 것은 KT 쪽이 약간은 더 많다고 봐야 할 듯. 어째 무재배의 달인 KT가 되어가고 있다.

CJ는 굉장히 뻣뻣한 운영을 고수하고 있다. 시즌 2의 블레이즈 수준의 운영을 시즌 5에서 고수하고 있다고 봐야 할 정도. 물론 그 운영이 아직까지도 특정 라인의 절대적 우위라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먹힌다는 건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현 CJ에는 그렇게 높은 타점을 기록해줄 라이너가 없다는 것. 게다가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프로 팀이라면 특정 라인이 절대적 우위를 지녔을 때 이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운영은 다 가능하다. 딱히 블레이즈식 운영만의 장점은 아니라는 것. 물론 웬만하면 라인전이 심하게 밀리지도 않았고, 앰비션도 2세트에서 보여준 어메이징 킥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밥값을 하고 있지만 거기까지다. 코코도 샤이도 페이커나 꿍, 탱커를 잡은썸데이, AP를 잡은마린 같은 소위 크랙이 되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현 CJ는 기계적으로 골드의 차이와 인원 분배를 이용해 이득을 불려가는 능력은 어느 정도 있지만, 팽팽한 상황에서 변수 생성 능력은 처참할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2경기에서는 그나마 샤이의 케일이 그 역할을 해주긴 했지만, 이건 샤이가 잘했다기보다도 썸데이가 알아서 타점을 조공한 감이 있다. 그나마 그 와중에도 샤이가 우직한 스플릿으로 4데스를 기록하는 등 뭔가 이상한 판단은 여전. 바텀에서도 드레이븐의 패시브가 소량이지만 두 번 터졌고 픽서가 킬을 먹지 않았다면 게임의 향방이 미궁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배에 선원은 많고 고기 잡을 어부도 있지만 정작 배를 운항할 선장이 없는 것과 같은 격이다. 누군가 무엇을 할 지 방향을 잡아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그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 오존 시절의 마타처럼 독선적으로 밀어붙이든가 전성기 SKT나 지난 시즌까지의 삼화처럼 전체적인 의견 교환을 한 뒤 그것을 적절하게 조율을 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여전히 식스맨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CJ에게 남겨진 숙제이다. 정황상 기존 멤버 5명의 호흡 맞추기도 잘 되지 않아 식스맨을 출동시킬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나진이나 SK가 식스맨의 적절한 활용으로 팀 전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며 앞서나가는 것을 보면 이 부분도 불안한 요소.

KT는 1세트를 캐리했던 썸데이가 2세트에서 완전히 역캐리를 한 것이 뼈아팠다. 1세트에서의 마오카이는 한마디로 서머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그 마오카이 그대로. 그러나 2세트에서 리산드라로 라인전을 완패한 것도 모자라 이상한 컨트롤 미스로 계속 킬을 따이며 샤이가 똑같이 의아한 모습을 꽤 보였는데도 하드 캐리할 판을 만들어 주었다. 앞 경기에서 자신의 주 챔프가 아닌 챔프를 잡았던 마린과 임팩트가 최소한 피딩은 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되는 상황.

그래도 루퍼가 떠난 상황에서 다른 탑솔러들도 다 최소 하나씩은 하자가 있어서 여전히 썸데이에 대한 평가는 높다. 하지만 나그네가 두 판 연속 오리아나를 픽해서 타 라인과 흥망성쇠를 같이했다거나, 봇 라인이 약우세를 유지할 뿐 터뜨리지는 못하는 등 타 라인의 캐리력이나 이니시 능력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자칫하면 시즌 3 말의 블레이즈처럼 탑솔 원맨팀이 되는 상황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고 나면 그 이후에는 3썸데이밴을 당하고 무너져버리는 일밖에 남지 않는다. 다른 라인이 분발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프라임은 여전히 팬들의 기대치에는 좀 못 미치지만 블루 실수를 포함해 잔실수를 종합으로 연발했던 첫날에 비하면 분명 무난해진 모습을 보였고, IM 출신의 픽서 또한 무난했다. 하차니에 비해 라인전 페이즈에서는 딱히 모자랄 것이 없었는데 불리한 상황에서는 판을 엎을 능력이 있는 하차니의 존재가 좀 아쉬웠던 것 같기도.

13. 11경기 진에어 0 : 2 KT

프리시즌 11경기 (2014. 12. 13.)
팀명 승패 승패 팀명
진에어 × 1세트 KT 롤스터
진에어 × 2세트 KT 롤스터
3패 결과 1승 3무
진에어는 1세트에서 오랜만에 보는 캡틴잭-XD 봇 듀오에 브라질에서 돌아온 윙드를 출전시켰다. KT는 또 새로운 선수인 탑솔러 익수를 기용했고 나머지는 베스트인 스코어-나그네-하차니-애로우. 진에어는 이후 2세트에서 체이서-파일럿-체이로 교체했고 KT는 교체 없음.

1세트는 정글러와 서포터가 바쁘게 움직이고 킬을 주고받는 복잡한 양상 속에서, 갱맘의 르블랑이 나그네의 제이스에게 솔킬을 따낸다. 이 결과로 왕귀형 챔프에 가까운 제이스의 성장은 예상보다 더뎌지게 되고, 암살자 르블랑의 성장은 탄력을 받는다. 그러나 여기서 갱맘이 메자이를 가는 만용을 부리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탱커와 이니시에이터가 없이 퓨어 데미지로 승부를 봐야 하는 진에어 입장에서는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려야 하는데, 모여서 이득을 보면 상대에게 더 많은 이득을 내주는 판단으로 스노우볼을 못 굴린다. 게다가 중반을 주도할 럼블과 르블랑의 호흡이 기가 막히게 안 맞고 이와 대조되는 상대의 뛰어난 호흡 탓에 한타를 제대로 이긴 적이 없었다. 럼블은 이니시에이터가 없으니 뻘궁을 쓰고, 르블랑은 스택을 잃을까 봐 사리고, 캡틴잭의 그레이브즈만 딜을 넣고 보면 마무리가 안 되는 짜증나는 상항을 반복한다. 게다가 KT는 스코어와 하차니를 중심으로 전 맵을 휘젓고, 진에어에 비해 우월한 시야 장악으로 계속 드래곤을 가져간다. 싸움에서 어찌 합을 맞추는 것 같지만 내실과 성장성 면에서 비교가 안 되며 말라 죽어가던 상황. 결국 진에어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드래곤 5스택 내주기를 또 반복한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좁은 길목에 럼블의 이퀄라이저가 기적적으로 작렬하고, 르블랑과 그레이브즈가 빠르게 딜을 끼얹어 일부 챔프를 잘라먹으며 견적이 안 나오던 한타를 이상적으로, 단 한 번 승리하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윙드가 사망한 상황에서 바론을 먹던 진에어의 상황을 스코어가 파악하고, 후퇴하다 말고 뒤돌아서서 진입, 강타로 바론을 스틸한다. 결국 진에어는 그 멋진 한타의 내실을 전혀 얻지 못한다. 기껏해야 드래곤 5스택 버프 상황에서 시간을 끈 셈. 이후 게임은 당연히 다시는 기회를 내주지 않고 바론 버프를 이용해 고속도로를 뚫은 KT의 완승으로 끝나게 된다.

2세트는 체이서가 3버프 컨트롤에 성공하지만, 스코어는 오히려 작정하고 궁을 찍을 때까지 정글을 돈다. 그러고도 절묘하게 갱을 가서 두 친구의 미드 맞다이 때 킬을 먹는다. 전체적으로 팽팽한 상황이나 워윅의 첫 궁은 안 빠진 궁 갱으로 상대 봇 듀오의 점멸을 뺀 KT가 손쉽게 드래곤을 가져간다. 이후 KT는 탑을 파서 하차니가 로밍으로 트레이스의 점멸을 뽑고, 이후 스코어의 진짜 갱으로 마오카이를 따버린다. 그리고 탑을 밀자 진에어는 강제로 드래곤을 치게 되었다. 그러나 나그네의 르블랑이 또 두 번째 드래곤을 상대 정글러가 있는데도 스틸한다. 그나마 신이 난 나그네가 갱맘을 솔킬 내려다 역으로 따였다. 이후 진에어는 겨우 드래곤을 한 번 가져가고, 진에어 팬들의 박수가 터져나온다. 그러나 난전 속에 어느새 스펠이 마구 빠진 상황에서 조용히 궁을 찍고 킬도 먹으며 왕귀한 스코어의 워윅이 날뛰기 시작하고, 궁 갱을 한 번 실패해도 두 번째에는 곡소리가 나는 상황이 연출된다. 한타에서도 일단 이니시를 건 워윅을 잡아내질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하필 중요한 한타마다 익수의 이퀄라이저가 절묘하게 깔린다. 결과적으로 진에어가 한타마다 대패하고 2세트스럽게 패한다.

KT는 무승부 행진을 끊고 1승을 거두었다. 게다가 탑 식스맨인 익수가 의외의 기량을 보여주어 또 수확이 있었다. 사실 썸데이도 그라가스와 카사딘 정도는 탱커가 아니라도 한타에서 그럭저럭 하는 편이지만, 이날 익수는 그라가스와 럼블 궁을 너무나 적절하게 사용하며 데뷔전인데도 팀을 캐리했다. 특히 2세트 두 번의 이퀄라이저는 사실상 하드 캐리. 1위를 달리는 SKT T1이 마린과 임팩트라는 매우 대조적인 스타일의 탑솔러들을 경쟁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 못지 않게 프리시즌을 잘 활용하고 있다. 그 이상의 수확은 정글 스코어의 대성공이다. 프리시즌에 잘나가는 벵기와 체이서를 낚고 팀을 캐리하는 모습. 특히 벵기는 스코어를 만났을 때를 빼면 매우 잘해서 더욱 스코어가 재평가받고 있다. 한타에서는 원딜 시절과 전혀 다른 카카오, 인섹 스타일의 이니시로 이들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으며, 구 KT B의 마지막 남은 팀원이자 오더형 원딜의 명성 그대로 그가 들어갈 때만 KT의 유서 깊은 재기발랄한 운영이 살아나고 있다. 원딜 출신다운 피지컬과 예전부터 오더를 할 줄 알던 넓은 시야의 시너지인지 정글러로서 위화감이 전혀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나그네가 여전히 솔로랭크의 명성을 대회에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금은 프리시즌이고, 프로 생명이 짧은 롤판에서 나그네의 경력은 이제 절대 짧지 않다. 한타 기여도에서는 오랜 친구 갱맘을 압도하는 데 성공했으나, 라인전에서 솔킬만 두 번 따이며 실질적 판정패.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T1전의 오리아나 또한 스코어의 렝가에 묻어간 감이 있는 데다 그날은 썸데이와 하차니가 함께했다. 아직 엣지가 뭘 보여준 적이 없긴 하지만 나그네도 뭔가 좀 더 보여줘야 한다. 검증된 봇 듀오는 그냥 시즌 내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차니의 로밍은 여전히 날카롭고, 라인전서 게임이 말리지만 않으면 그냥 첫 드래곤 한타부터 둘이서 판을 엎을 자질이 있다.

진에어는 전체적으로 목요일의 CJ와 똑같은 문제점, 즉 무난하게 흘러가면 뭘 할지 모르고 지는데 정작 라인을 터뜨려줄 플레이어도 없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아니, CJ는 차라리 주도권을 잡으면 쥐어짜기라도 하지, 진에어는 이번 경기에서 갱맘이 라인 주도권을 쥐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주도권을 가지고 뭘 해야 되는지에 대한 합의가 없어 보였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심각하다. 메자이를 산 갱맘은 르블랑이라는 챔프의 특성을 살려 적극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스택 때문인지 사리며 역적이 되었고, 누가 봐도 라인전은 이겼는데 팀을 나락으로 끌어내리는 솔랭형 플레이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한편 스노우볼을 굴리려는 캡틴잭표 플레이는 강력했던 서머 시즌과 달리 어김없이 골드 차이를 약간 벌리는 대신 드래곤을 내주는 이상한 운영으로 귀결되고 있다. 불리해지고 받아치는 운영은 적어도 CJ보단 낫지만, 이쪽도 출신이 출신이라 스노우볼링이 비슷하게 투박한 건 마찬가지. 호흡은 그 CU만도 못하다.

또한 계속해서 선수를 스왑하며 시험하고 있는데, 타 팀들과는 달리 이러한 스왑이 오히려 팀워크만 저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그렇다고 스왑하는 선수들이 SKT, 나진, KT와 달리 팀컬러에 큰 차이를 가져다주는 것 같지도 않은데, 기실 어느 쪽을 넣어도 봇라인이 이기냐 지냐 대등하냐 정도 차이 빼면 비슷하게 지고 있다. XD와 체이는 그나마 XD 쪽이 약간 초반 운영에 도움을 주고 체이가 라인전이 강한 느낌이라도 있는데, 파일럿은 3경기 내내 진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세트에 나온 윙드 또한 1년 전 윈터 NLB에서의 활약이나 브라질 스타라는 명성과는 무관하게 존재감이 지워졌다. 다만 이건 한 경기뿐인 데다 갱맘이 많이 말아먹어서 게다가 2세트에서의 체이서도 준수하게 하다가 팀이 망해서 존재감이 지워진거라 피장파장이긴 하다. 시야 장악과 그에 수반하는 오브젝트 관리, 그리고 이니시에이팅 문제는 총체적 난국이라던 CJ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으로, 프리시즌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더 손발이 안 맞는 느낌마저 들 지경이다. 이니시는 꼭 이걸 진에어가를 외치는 기적의 한타가 한 번은 나오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호흡 문제고, 정말로 선수 교체의 문제인가 의심스럽다. 한편 드래곤 시야 장악이 어설프고 드래곤을 계속 내줘서 그렇지 분명히 골드 유지는 잘 하는데, 심지어 이 운영도 캡틴잭이 빠지면 초반 정글 오더 이후 완전히 붕괴되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스텔스 스타일의 무시무시한 라인전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위에 CJ와의 비교를 했는데, CJ 프로스트가 프체정과 프체미의 영입 후에도 스위프트의 하드 캐리가 아니면 라인을 터뜨린 적이 없었다면, 진에어 스텔스의 서머 시즌은 진짜로 전 라인이 크랙이었다. 약팀이 아니라 삼성 블루와 SKT T1 K, 나진 실드처럼 롤드컵에 나가고 결승 무대를 밟아본 강팀들을 진짜로 라인전에서 찍어눌렀다. 포텐이 터진 플라이는 비록 수비적 픽을 선호했으나 이지훈 MK2라 불릴 정도로 라인전이 강했고 CS를 잘 먹었으며, 캡틴잭-체이 듀오 또한 라인전에서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했다. 트레이스 또한 삽질하다 솔킬 한 번 따이면 나머지 서너 번은 라인전을 압살하거나 특급 선수들과 대등하게 가는 면모를 보였는데 지금은 다들 총체적 난국이다. 강력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피니시 능력이 좋아지길 기대했는데 팀이 역행하는 수준. 갱맘은 라인전 하나만큼은 플라이에 비해 부족할 것이 없는데, 플라이의 안정감이 사라진 것에 더해 이상한 플레이로 전반적인 팀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잘했던 것은 나진전 1세트의 리산드라뿐이다. 게다가 탑의 트레이스가 롤코가 아닌 전반적으로 서머 시즌에 비해 부진한 라인전을 유지하고 있으며 봇 라인의 근소 우위만으로는 서머 시즌과 같은 타점 높은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분명히 비공식 펜타킬을 주고도 운영과 한타로 뒤쫓아가던 첫날은 스텔스의 느낌이 났는데, 갈수록 그 대신 갱맘이 있던 팰컨스의 냄새가 난다. 플라이는 상상 이상으로 재평가받아야 하는 존재일지도. 특히 캡틴잭마저 빠진 2세트의 모습은 3경기 내내 스프링 팰컨스 그 자체다. 참고로 서머 팰컨스와는 미드 서폿(XD 한정)을, 스프링 팰컨스와는 그 중요한 미드 정글을 공유한다. 이대로는 남은 CJ전에서도 무재배나마 할 수 있는지 걱정될 지경.

14. 12경기 삼성 1: 1 나진

프리시즌 12경기 (2014. 12. 13.)
팀명 승패 승패 팀명
삼성 갤럭시 1세트 × 나진 e-mFire
삼성 갤럭시 × 2세트 나진 e-mFire
3무 결과 2승 1무 1패
나진은 1세트 제파-카인 듀오를 내보냈다. 그리고 패배 후 2세트에서도 교체하지 않았다.

1세트는 메자이를 간 꿍의 실책과 용 사냥꾼 나진의 굴욕. 삼성은 좁은 챔프 폭을 상당히 공략당했고, 꿍은 블리스의 미드 모르가나를 상대로 쉽게 성장할 수 있는 왕귀형 챔프 니달리를 가져간다. 듀크의 카사딘이 큐베의 럼블을 압도하며 나진이 주도권을 잡지 못할 이유가 없는 상황. 반면 삼성은 레이스 퓨리 듀오의 명불허전 라인전으로 CS를 10개 정도 벌리지만, 수동적인 미드 챔프 모르가나가 할 것이 없는데 탑마저 망하며 게임이 답답해진다.

와치의 날카로운 탑 갱이 성공했을 때 삼성은 드래곤을 가져갔고, 이후 이브의 갱킹과 레이스의 점멸 계절풍에 카인이 사망하면서 의외로 손해가 메꿔진다. 그리고 미드 대치 상황에서 바론 근처에서 이브의 인섹 킥에 꿍이 사망하며 게임이 점점 말리기 시작한다. 김동준 해설이 메자이 반토막을 몇 번이나 외쳤듯, 이후 꿍의 창은 한참 동안 데미지를 내지 못한다. 너프된 카사딘이 의외로 데미지를 내지 못하고, 메자이가 반토막난 니달리는 창을 몇 번 맞추지도 못하는데 킬을 먹은 퓨리의 루시안이 완전히 날뛰기 시작한다. 눈먼 Q라던 모르가나의 Q는 단 한 번 맞는 순간 작살과 연계되어 나진의 한타 패배로 이어지고, 망한 줄만 알았던 뚜벅이 럼블의 이퀄라이저는 너무나 적절한 이니시와 역 이니시 수단으로 작용하게 된다. 게다가 모르가나의 블랙 실드와 럼블의 고철방패는 2AP와 포킹의 예상 못한 카운터로 작용한다. 여기에 이브의 리 신과 레이스의 잔나마저 슈퍼플레이를 연발하며 결국 희대의 루시안 하드 캐리 판이 만들어지고 만다. 그리고 이 깔아준 판에서 퓨리는 노 데스에 적절한 앞무빙(!)으로 상대 챔프를 끊어먹고 킬과 어시를 쓸어담으며 완벽하게 부응한다. 포킹 조합을 상대로 아군의 보호를 받는 원딜이 마구 돌진하며 포킹 조합의 진형이 붕괴되는 기이한 한타 양상.

두 번째 드래곤은 와치의 기적적인 자르반 스틸로 나진이 먹었지만 이후의 드래곤 세 번은 너무나 무난히 삼성에게 넘어가고 만다. 나진은 카사딘을 이용한 운영과 시야 장악으로 완급 조절을 하고 골드를 앞서가지만, 정작 중요한 싸움마다 삼성에게 패하니 용 사냥꾼 나진의 차분한 운영이 의미를 가질 수가 없었다. 다섯 번째 드래곤을 내줄 수 없었던 나진의 전술은 망가지게 되고, 이때 삼성은 포킹 조합의 약점을 노려 바텀 2차 타워부터 억제기까지 다섯이 모여 스트레이트로 밀어버린다. 그리고 추격은 하지만 포킹을 못하고 한타를 열어야 했던 나진에게 이미 템이 나올 대로 나온 삼성이 오히려 나진 본진에서 한타를 승리, 넥서스를 밀고 승리를 거둔다.

2세트는 1세트에서 어이없는 패배를 당한 나진의 분노. 나진은 프로 팀의 필수 소양인 라인 스왑을 시전했고, 삼성은 IM전 2세트와 마찬가지로 이상한 판단을 연발하며 말아먹는다. 특히 IM전 2세트에서조차 망하지 않았던 봇마저 역갱을 맞고 터지면서, 이전까지와는 다른 상당히 허망한 경기가 나온다. 나진은 이전까지의 차분한 운영과 달리 1세트에서의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엄청나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1세트에서 매우 무력했던 카인이 사형선고를 연이어 적중시키며 무서운 스노우볼을 보여준다. 삼성은 승패와 관계없이 계속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제파를 한 번 암살하는 것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삼성 갤럭시는 기어이 나진과의 1세트마저 잡아내며 대형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여전히 프로 팀의 삼신기인 라인 스왑에 무력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부족함이 많지만, 멤버 다섯의 개인 기량은 사실상 검증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반대로 말하면 아직 라인 스왑에도 적응하지 못한 팀이 한국 롤판에 남은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1부 리그에서 이 정도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인데, 스프링 시즌이 개막하면 어떤 결과를 낼지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팀. 탑솔로인 큐베가 맞라인전에서 종종 패하는 점만 빼면, 맞라인전에서는 이미 상위권 팀이 되었다. IM에게 시드를 줘야 한다, 혹은 추가선발전 시드를 하나 늘렸어야 했다고 외쳤던 각종 커뮤니티들은 이미 우디르급 태세변환을 시전했고역시 팀에게 시드가 가는 것이 옳다는 재평가의 물결에 휩쓸렸다.

이날의 히어로는 희대의 하드 캐리를 보여준 원딜러 퓨리와 사실상 검증이 끝난 정글러 이브. 퓨리는 프라임 제트엔진 시절부터 루시안 장인이었다는 명성답게 1세트 라인전 페이즈부터 승리하는 그 순간까지 최고의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라인전에서도 카인과 함께한 제파를 상대로 우위를 보였고, 싸움이 일어날 때마다 팀의 딜량 대부분을 담당했다. 원래 하드 캐리 챔프보다는 균형 잡힌 챔프라 봐야 하는 루시안이지만, 퓨리의 루시안은 베인이나 트위치가 떠오를 만한 캐리력을 보였고 루시안의 E는 방송 경기에서 드물게 희대의 킬 캐치 스킬이 되었다. 서포터인 레이스의 경우 그래도 스프링 당시 SKT 내전에서의 져주기 논란 때문에 저평가받았다는 이야기가 좀 있는 선수였지만, 옛 동료들이 전부 중국으로 떠난 상황에서 퓨리가 레이스보다 더 저평가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등장할 정도다. 지난 경기에서도 인광탄으로 암살하는 코르키를 보여준 데 이어, 이날 루시안으로 무쌍을 찍었다. 한편 이브는 워윅 꿀을 빠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지막 의구심을 완전히 종식시켰다. 이제 갓티어에서는 내려왔다는 리 신을 잡고 라인전 페이즈에서 말려가던 게임을 뒤엎으며 카카오, 인섹, 스피릿이 떠나 휑해진 한국 롤판에 새로운 육식 정글러의 탄생을 알렸다.[22] 사실 운영에서는 나진이 주도권을 잡았지만, 한타에서도 이브가 리 신의 모든 스킬이 가진 유틸성을 극한으로 이끌어내면서 명경기에 일익을 담당했다. 운영적인 측면이나 라이너에 대한 오더를 제외하고 순수 개인 기량만 보면 이날 이브가 갱킹과 한타에서 보여준 리 신이 프리시즌 동안 최고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 다만 2세트에서는 라인 스왑을 당하고 완전히 나진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며 갱킹하는 족족 역갱을 맞은 감이 있다.

미드 라이너인 블리스는 여전히 밴을 이끌어내면서도 비주류 챔프의 장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김동준-클템이라는 한국 해설 최강조합이 게임 시작부터 계속 미드 모르가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지만, 블리스의 모르가나는 딜은 별로 못 넣으면서도 한타에서 상상 이상의 활약이 가능했다. 냉정하게 니달리의 창이 맞으면 무섭지만 실제로 하나도 무섭지 않은 경기였다면, 모르가나의 어둠의 속박은 맞는 순간 필킬, 그리고 오브젝트 획득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2세트가 되면 블리스는 최소 피즈 모르가나 2밴을 고정으로 받고 있다. 이전의 2경기에서는 워윅에 버스탄다고 평가받았으나 이제 그렇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남은 과제는 2세트만 되면 어김없이 망하는 챔프 폭뿐으로 벌써 팀의 핵심인 미드정글 듀오의 개인 기량이 믿음직스럽다. 서포터 레이스는 프로 신에서 가능한가 싶은 점멸 계절풍을 성공시키며 무시무시한 피지컬을 과시했고, 게임 전체에서 나진의 운영에 브레이크를 걸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시야 장악 중에 상대 탑 미드에게 잘라먹히는 장면이 전혀 없었으며 대치 상황에서 물몸으로 포킹을 당한 장면도 거의 없었다. 탑솔로인 큐베는 1세트 라인전에서 크게 밀렸으나, 이후는 잘 큰 카사딘을 잡고도 아무것도 못한 듀크와 대조적으로 럼블 장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며 다 만회했다. 상대 조합과 아군 조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고 단순히 좁은 길목의 드래곤 전투가 아닌 대치 상황 타개의 용도로 이퀄라이저를 깔며 이미 망한 줄만 알았던 럼블의 가치를 극한으로 상승시켰다.

나진은 예상 범위 안이었고 상당히 선전했던 SKT T1 전에서의 패배와 달리,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고 찝찝한 무승부를 수확했다. 이날 1세트에서 니달리는 2코어 메자이를 뽑고 스택을 쌓아 이득을 챙겨야 하는 시점에 미드 갱을 당해 사망하며 메자이 스택이 반토막이 나고 한동안 딜을 내지 못했다. 듀크는 비록 조합과 카사딘의 자체 너프 탓이 크긴 하지만 라인전을 앞서간 상황에서 캐리력이 아쉬웠다. 와치는 운영적인 면에서는 그럭저럭 잘 풀었으나 퓨리가 미쳐 날뛰면서 자르반으로 이니시를 열 때마다 자기가 먼저 산화하거나 도망치는 최악의 한타를 연출하고 말았다. 카인은 1세트에서 그냥 팀원들과 연계가 안 돼서 존재감이 제로였다.

하지만 이 넷이 2세트에서 기합을 넣고 멋지게 삼성을 완파하며 만회를 했다면, 입지가 급속도로 위험해지고 있는 것은 제파. 그나마 진에어와의 1세트에서는 캡틴잭을 상대로 생존의 미학을 보여주었지만, SKT T1을 상대로 존재감이 아예 지워진 데 이어 이날 아군 포킹이 안 들어갈 동안 모르가나의 Q를 쌩으로 얻어맞으며 아쉬운 한타를 연출했다. 분명 CS와 어시스트 수급을 통해 괜찮게 성장했지만, 조합 차이를 감안해도 제파의 코르키가 퓨리의 루시안에 비해 전무한 존재감을 보여 1세트를 말아먹는데 큰 기여를 했다. 다 이긴 2세트에서도 파밍을 해도 될 상황에서 너무나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그러고도 정작 잘 큰 이즈리얼로 상대 봇정글 3인방의 끊어먹기에 사망하며 쓸쓸한 엔딩을 맞이. 포지션 경쟁자인 오뀨가 그야말로 미친 캐리력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챔프 폭도 도주기가 있는 챔프와 트위치[23] 정도로 한정되고 자신의 장점마저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제파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나진의 픽밴. SK전에서도 겪었던 꿍이 봉쇄당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딱히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니달리가 나온것도 제라스-제드-르블랑 3미드밴에 모르가나가 등장함으로서 픽된 것이다. 그만큼 꿍의 기량이 인정받고 있다는 증명이지만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미드를 봉쇄당한 그 다음을 포함한 여러가지 상황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픽밴에서 한수 뒤처지는 것은 꿍 단독이 아닌 분명 팀 전체적인 문제이므로 차차 선수들 코치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할 문제이다. 그래도 1경기가 처참하지만은 않은 것이 한타에서 계속 밀리던 후반까지도 글로벌 골드는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역전할 찬스가 완전히 제로는 아니었다는 것.

15. 13경기 SKT 2 : 0 삼성

프리시즌 13경기 (2014. 12. 17.)
팀명 승패 승패 팀명
SKT T1 1세트 × 삼성 갤럭시
SKT T1 2세트 × 삼성 갤럭시
3승 1무 결과 3무 1패
당연히 볼 것이 없을 거라 예상했던 경기였지만, 바로 위 12경기에서 삼성이 나진을 상대로 무를 낚으며 분위기가 조금은 이상해졌다. 삼성이 SKT의 무패 행진에 브레이크를 걸고 완승을 가져가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여전히 별로 없지만, 삼성의 1세트 전승 기록은 무려 3경기째 이어지고 있다. 후야 타이거즈를 능가하는 희대의 다크호스이자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팀으로 지목된 삼성이 SKT를 상대로 한 세트를 또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

한편 삼성의 서포터인 레이스와 SKT의 두 서포터 중 한 명인 피카부는 굉장히 기이한 인연으로 얽힌 사이다. 레이스는 진에어 아이스베어 시절 당시 제닉스 스톰 소속으로 유명해진 피카부와 동시에 SKT 서포터 모집에 응모했고[24], 피카부를 제치고 T1 K에 입단해 캐스퍼라는 아이디를 쓰게 된다. 그리고 밀려난 피카부는 진에어 입단이 예상되었지만 삼성 갤럭시의 연습생이 되어 2014년의 대부분을 쉬게 된다. 그런데 개인 사정으로 SKT를 나오고 서머 시즌에 광탈한 레이스가 프리시즌에 다시 닉네임을 바꾸고 삼성 갤럭시의 새 서포터가 된 반면, 삼성 갤럭시의 연습생이었던 피카부는 어느새 SKT로 소속을 옮겼다. 두 게이머 다 프리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신생팀을 이끌고 있는 레이스의 입지가 매우 탄탄한 반면, 피카부 쪽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도 만만치 않게 잘하는 데다 나진 실드 시절부터 뱅과 오랜 호흡을 맞춰온 울프의 존재 때문에 입지가 많이 불안하다. 피카부 입장에서는 프리시즌 마지막에 레이스를 상대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반전의 계기를 만들고 싶을 것이다.

SKT 또한 삼성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 1세트에 사실상의 베스트 멤버로 여겨지고 있는 마린-벵기-페이커-뱅-울프를 내보냈고, 2세트에서도 페이커만 이지훈으로 교체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15.1. 1세트

SKT는 주로 삼성을 상대로 피즈와 모르가나를 밴하던 다른 팀과 달리 원딜 3밴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코르키와 퓨리가 잘하는 루시안, 징크스를 전부 밴하며 봇 듀오를 강하게 의식했다. 그리고 뱅이 캐리력 좋은 트리스타나를 가져가자 퓨리는 라인전과 중반이 뛰어난 바루스를 택한다. 반면 삼성은 나르, 리산드라, 럼블이라는 탑 3밴을 시전했고, 마린의 또다른 모스트 픽인 레넥톤마저 빼앗아오며 마린을 집중 견제했다. 이에 대한 마린의 선택은 문도. 이 과정에서 프리시즌 단 한 번도 밴이 되지 않은 적이 없는 블리스의 피즈가 풀려났고, 이에 페이커는 르블랑으로 맞대응한다.

결과적으로 SKT는 트리스나타와 문도 박사라는, 맞라인을 서기 부담스럽고 대놓고 후반을 바라보는 탑 바텀 조합을 가져가게 되었고, 라인 스왑을 시도한다. 그러나 삼성이 라인 스왑을 따라와버렸고, 결과적으로 불리한 라인전 상성을 그대로 따라가게 된다. 반면 미드에서는 페이커의 르블랑이 블리스의 피즈를 초반에 하드하게 디나이한다. 그러나 이브의 갱킹으로 인해 피즈가 한 번 풀리게 되고, 블리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페이커를 상대로 솔킬을 따낸다.

이 결과 페이커는 CS를 앞서도 레벨링이 뒤쳐지며 피즈를 더 이상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수 없게 되고, 탑 바텀은 확실하게 밀리는 상황. 바텀에서는 마린이 놀라운 피지컬로 CS를 10개 조금 넘게만 밀리는 상황에서 문도를 잘 성장시키고 있었지만, 탑에서는 레이스 퓨리 듀오가 한국 라인전 최강을 인증한 뱅울프를 상대로 CS를 크게 앞서고 울프를 끊어내며 후반 조합을 가져간 T1 입장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트리스타나가 CS를 먹기도 힘들었지만, 일단 드래곤을 먹고 킬을 주고받으며 한숨은 돌렸다. 그런데 탑에서 평범하게 1:1 교환일 수도 있었던 봇 듀오간 대결이 트리스타나가 무리해서 앞점프를 하면서 2:1 교환이 되어버렸고 이후로 양쪽 원딜러는 심각한 성장의 차이를 보였다. 봇 듀오간 대결은 상성 그 이상으로 삼성이 좋은 모습을 보였고 잠시 소강 상태가 이어진 후에 매복을 노리던 삼성은 바루스와 소나의 점멸 궁을 이용해 뱅을 짤라내는데 성공하고 드래곤을 얻는데 까지 성공했다. 마린과 벵기가 탑 갱을 성공시키며 탑 타워를 밀기는 했지만 삼성도 이득을 취했기에 나쁘지 않았고, 처음의 유리함보다는 떨어지지만 어느 정도 비등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바루스가 워낙 잘 큰 상황이었기에 한타로 가면 삼성 쪽이 더 강력해 보였다.

그러나 역시 페이커였을까. 블리스의 피즈 궁을 피하고 솔킬을 따내며 구겨진 체면을 회복했다. 이후 다시 CS를 벌리며 퍼블로 굴러간 스노우볼을 거꾸로 되돌리기 시작. 무엇보다 슬슬 왕귀를 시작한 마린의 문도가 전 맵을 휘젓기 시작했고, 3인 몰래바론과 빠른 드래곤, 이어지는 타워 돌려깎기 등을 통해 글로벌 골드를 뒤집고 삼성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한다. 잘 성장한 삼성 입장에서는 한타도 못 해보고 순식간에 역전당한 상황. 페이커는 대놓고 메자이를 가며 자신에게 어그로를 집중시켰고 어떻게든 벵기와 페이커가 바루스나 소나를 끊어먹고 나면 놀라울 만큼 CS를 잘 복구해낸 뱅의 트리스타나가 프리딜을 통해 킬을 쓸어담으며 SKT가 완벽한 승기를 잡고,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고 판단한 삼성은 서렌을 치고 만다. 삼성은 바론 한타에서 페이커의 메자이 스택을 날리며 최소한의 정신승리로 만족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3밴을 당하고도 게임을 주도한 마린, 그리고 드래곤 관리와 몰래바론, 스플릿 등에서 보여준 SKT의 우월한 운영이 빛을 발한 경기. 동시에 SKT의 봇 듀오 집중 견제가 결국에는 먹혀들었고 어디까지나 이론상으로만 최강인 바루스와 한타에서 물몸인 소나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볼 수도 있다. 라인전에서 트리스타나를 망하게 하는 듯했으나 결국엔 살아난 반면, 생존력이 부실한 삼성의 봇 듀오가 중요할 때 툭툭 끊기며 삼성의 장점인 미칠 듯한 한타 피지컬이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 자세히 보면 삼성의 캐리를 짊어진 바루스는 한타 때마다 뱅기의 자르반에게 계속해서 대격변을 얻어맞으며[25] 평타질 몇번 하다가 지워졌고, 소나를 위시로 모든 스킬과 궁이 메자이 때문에 어정쩡하게 성장한 페이커 1명에게 쏟아지다가 게임이 터져버렸다. 페이커와 뱅기가 어그로를 잘 받아준 덕분에 한타 상황마다 풀피로 프리딜을 넣는 트타와 상대에게 붙어서 딜 넣고 있는 문도가 실로 압박이었던 게임.

15.2. 2세트

SKT는 또 루시안과 코르키를 밴하고, 퍼플 마지막 밴 카드는 나르에 사용한다. 삼성은 리산드라와 럼블을 그대로 밴하며 나머지 하나의 카드를 이지훈의 제라스에 썼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린이 자신이 원했던 레넥톤을 퍼플 1픽으로 칼픽했고, 큐베는 이에 대항해 제이스를 가져간다. 반면 이지훈의 미드 픽은 막픽으로 끝까지 숨겨지게 되고, 이에 대한 블리스의 선택은 피즈가 아닌 신드라. 그런데 이지훈은 카서스(!)라는 의외의 픽을 가져간다. 울프는 그 사이 라인전이 강하지 않은 잔나에 대항해 쓰레쉬가 아닌 블리츠크랭크를 꺼내든다. 아군 원딜이 생존력이 좋은 이즈리얼인 것도 한몫.

그리고 1세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일방적인 경기가 나왔다. 삼성의 봇 듀오가 파랑 이즈리얼을 충분히 말리지 못한 반면, 탑 미드 라인전이 모두 멸망했기 때문. 큐베는 또다시 탑 라인전에서 압도당했고, 블리스의 신드라는 신드라의 원조 이지훈에게 완벽하게 봉인당한다.[26] 벵기의 2렙 갱에 큐베의 제이스가 따이면서 탑에서 주도권을 잃게 되고, 블리스의 신드라는 그냥 미드 라인전의 마왕 이지훈에게 CS부터 밀린다. 결국 진혼곡 타이밍에 마린이 제이스의 체력을 빼놓고, 이지훈이 궁 지원으로 킬을 먹으면서 탑 미드가 동시에 말리고, 벵기가 다시 탑 갱으로 제이스를 따며 탑의 균형은 붕괴된다.

이후 드래곤을 먹던 SKT를 상대로 삼성이 스틸을 시도하지만, 실패 후 빠르게 빠지지 못해 4킬을 내주며 게임이 터진다. 1킬이 난 후 울프가 그랩을 두 번 적중시켰고, 벵기가 인섹킥을 성공시키며 3킬이 더 나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삼성 입장에서는 이미 불리했던 경기였지만 블리츠가 신드라의 적군와해를 점멸로 피하며 그랩을 맞추고, 제이스가 두꺼비를 천둥 강타로 벽너머로 보낸후 하늘로!로 벽을 넘으려고 하는데 직전에 인섹킥을 맞고, 다시 자르반이 깃창으로 날아가는 도중에 그랩을 또 얻어맞으며 절묘하게 운이 삼성을 배반했다. 마린이 2번의 CD를 발매했지만 이미 게임은 터져 있었고, 이 세트만큼은 이즈리얼을 잡은 뱅이 끊어먹히지 않았다. 게다가 평소의 코어템 조립능력에 킬까지 먹은 이지훈의 카서스가 순식간에 3코어를 뽑고 맵 전체의 오브젝트를 쓸어담는 상황. 결국 탱딜이 다되는 완전체가 된 레넥톤을 겨우 잘라낸 삼성이었지만, 추격해온 카서스와 파랑 이즈에 싹 정리당하고 그사이 이미 억제기가 밀려 있던 자신들 본진의 쌍둥이 타워가 밀리며 패배하게 된다.

신생 삼성 갤럭시가 처음으로 맞라인을 서서 완파당한 경기. 대부분의 패배가 라인 스왑 상황에서의 삽질에 의한 패배였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부분. 이전에도 두 번 지적되었던 탑 라이너의 강하지 않은 라인전과 미드 라이너의 챔프 폭 문제가 극강의 라인전을 가진 마린 이지훈 조합을 상대로 폭발했다. 오늘도 봇 듀오는 라인전 상성대로 분전했으나 블리츠와 파랑 이즈라는 전략적 픽을 상대로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15.3. 총평

SKT T1은 리빌딩을 거의 마무리해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력함을 과시하며 삼성 갤럭시의 돌풍을 잠재웠다. 4승 1무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 이날의 주역은 누구보다도 탑솔러 마린이었다. 이제 루퍼가 떠난 한국의 최고 탑솔러는 바로 마린이 아니냐고 말할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썸데이가 카사딘, 그라가스 정도에 한정된 좁은 AP 챔프 폭에 발목을 잡히고, 듀크와 스멥의 경우 아직은 포텐이 덜 터진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임팩트는 아무래도 상대 탑솔러를 압도하지는 못하는 반면 탱커부터 AP 딜러까지 아우르며 캐리형 탑솔의 면모를 보이는 마린이 전성기 플레임의 면모를 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4년 내내 프로 팀 최악의 탑솔러로 불리며 라일락과 미드킹보다 못한 최악의 솔랭전사로 평가받던 마린의 환골탈태에 많은 팬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날은 패배 플래그라던 마린 이지훈 조합까지 승리하며 팬들을 더욱 황당하게 만들고 있다. 호로의 이탈로 인한 오더 부담 감소라는 의견도 있지만 본인이 드디어 프로 탑솔 세계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 마린의 챔프 폭 문제는 썸데이처럼 특정 챔프가 손에 맞지 않는다기보다는 역할 수행의 문제였다. 과거에는 문도나 라이즈 같은 후반지향 챔프를 잡고 한 번 주도권을 잃으면 카오스 시절의 왕귀를 보여주기는커녕 멘탈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동시에 팀의 운영에 녹아들지 못하고 솔랭처럼 CS 먹다가 신나게 잘리는 모습 또한 문제였다. 레넥톤에게 라인전에서 사려야 하는 쉬바나나, 서머 시즌 대세였던 서포터형 AP 챔프를 잡고 매우 처참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비슷한 맥락일 듯. 그러나 이날은 불리한 상황에서 차분히 성장을 하고 팀 운영을 주도하며, 유리한 상황에서는 플레임이나 썸데이, 세이브처럼 완전히 게임을 폭파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이 달라졌음을 선언했다. 마린이 끊어먹혀도 그사이 팀이 이득을 취하는 모습이 나온다는 것 또한 T1 S 시절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정상 궤도에 올라왔다.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벵기는 워윅이 너프되었는데도 초식 정글에서 탈출해 자신감을 회복했으며, 특히 유일하게 패했던 KT전 1세트와 동일한 멤버로 출전한 이날 2세트에서 포킹 리 신 대신 육식 리 신을 보여주며 팀의 구멍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나고 있다. 페이커와 이지훈은 사실상 한국 미드 2탑을 SKT가 독점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날 페이커는 캐리했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애초에 초반을 압도했기에 솔킬 이후에도 밀리지 않았던 것이고, 솔킬[27]로 넘어간 주도권은 솔킬로 다시 가져왔고, 한타에서는 적절히 어그로를 끌며 그래도 아직은 페이커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지훈은 블리츠와 함께 한물간 픽에 가까운 카서스로 팀을 승리로 이끌며 메타를 역행하는 개인 기량을 과시했다. 아직도 한정적인 챔프 폭은 조금 아쉽지만 뱅울프 듀오 또한 프리시즌 가장 핫한 레이스 퓨리 듀오를 상대로 두 번 다 불리한 라인 상성을 가져가고도 결과적으로 잘 성장했다. 3킬을 내준 1세트는 심각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면 트리스타나 또한 1킬을 먹고 의외로 CS를 따라잡으며 골드 차이가 심각하게 벌어지지 않도록 버텨내고 있었다. 어쨌든 삼성을 상대로 패기롭게 트위치를 가져갔다 완전히 말라 죽을 뻔한 애로우보다는 나은 수준. 뱅이 1티어 챔프인 루시안과 코르키를 밴하고 넓은 챔프 폭을 과시하는 것도 고무적인데, 과거의 라인전 강캐인 그레이브즈나 루시안에 집착하던 솔랭전사 시절과는 분명히 달라졌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날의 1세트와 2세트를 대조해보면 알지만, 불리한 상황에서의 역전에 능하던 T1 S의 운영과 유리한 상황에서의 스노우볼링에 능한 T1 K의 운영이 합쳐져 운영이 매우 깔끔해졌다. 운영의 최강자 삼성 화이트가 공중분해된 상황에서 여러모로 앞서나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멤버를 교체하고 있음에도 한타 짜임새가 다른 팀보다 확연하게 좋은 것도 사실.

삼성 갤럭시는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는 못했다. 1세트 초반에는 탑, 봇에서 앞서가고 피즈 장인 블리스가 페이커를 상대로 퍼블을 내며 그야말로 기적이 현실화되는 듯했으나 경험 부족을 이기지 못하고 SKT의 운영에 역전패. 하지만 일단 상성이 앞선다 해도 SKT를 상대로 이렇게 라인전을 이기는 것 자체가 프리시즌에 다른 팀이 해보지 못한 일이고, 특히 롤챔스 역사상 페이커를 솔킬낸 선수는 폰 정도라는 점에서. 블리스의 피즈가 필밴이었던 이유 또한 증명되었다. 레이스는 친정팀을 상대로 퓨리와 함께 상당한 무력 시위를 했고, 다른 멤버들 또한 패기를 보여주었으나 아직은 팀 파워가 모자랐다.

특히 퓨리의 방송 경기 라인전 역량에 아직 의문부호가 붙어 있고, 집중 견제에도 불구하고 탑 라인의 마린을 막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여태까지처럼 1세트를 유리하게 이끌어갔지만 운영 면에서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계속 밴픽 싸움에서 밀린 것도 아쉬운 점. 아무튼 설레발이 심한 팬들은 신생 삼성 갤럭시에게서 2013 스프링 시즌 T1 K(당시 T1 2팀)의 느낌이 난다고 평할 정도이다. 스프링 시즌까지 얼마나 강해져서 돌아올지 많은 팬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

16. 14경기 IM 0 : 2 나진

프리시즌 14경기 (2014. 12. 17.)
팀명 승패 승패 팀명
IM × 1세트 나진 e-mFire
IM × 2세트 나진 e-mFire
1무 2패 결과 3승 1무 1패

16.1. 1세트

싱거울 것이라는 경기전 예상과는 달리 초반 분위기는 박빙. 경기 시작 9분쯤에 바텀 교전에서 양 팀이 1킬씩 가져가고, 18분이 되어서야 IM의 바텀 1차 타워가 깨지면서 첫 타워 파괴를 기록한다.
전체적으로 문도와 사이온의 매치업인 탑 라인은 체력 괴물들인 만큼 그냥 파밍파밍하는 분위기에, 미드는 프로즌의 제라스가 꿍의 르블랑을 상대로 사리는 플레이를 보였으며, 바텀에서는 시비르의 푸시력에 IM이 타워를 끌어안고서 고전하던 상황.
결국 포킹 조합으로 대치 상황에서의 이득을 노렸던 IM을 상대로 난전 조합인 나진이 조금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득을 챙겨가기 시작한다. IM은 오히려 타워들을 먼저 내주고 포킹 조합을 살리지 못한 채 점점 수세에 몰리기 시작하고, 계속해서 IM의 뒤를 노리던 듀크의 사이언이 기어코 이니시에 성공하면서 한타에서 나진이 대승. 그대로 나진이 바론을 가져가고 IM의 억제기를 밀어 승기를 굳힌다. 그야말로 단 한 번의 이니시에 IM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나진이 승리한 경기.

그 외의 하이라이트로는 패시브를 이용한 사이온의 1레벨 골렘 파밍. 그리고 두꺼비에게 처형당한 와치, 제라스의 포킹에 드래곤 스틸당한 와치 등이 있었다.

16.2. 2세트

글로벌 밴이 풀린 아지르가 최초로 등장한 경기. 사실 1세트에서도 나진이 조금 간을 보는 듯한 느낌이 있었으나, 결국 2세트에서 IM의 프로즌이 최초로 아지르를 픽했다. 나진은 완전한 돌진조합이었고, IM은 여전히 포킹 조합.

IM은 1세트의 반성인지 라일락이 레넥톤을 픽해 공격적으로 나가면서 이번 역시 사이온을 가져간 듀크를 압박하고, 미드에서도 프로즌이 무난하게 성장중. 하지만 IM의 바텀 듀오는 이번에도 손스타의 파랑이즈가 트리스타나의 푸쉬력에 밀려 1세트 이상으로 고전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쌍으로 2번째 블루를 정글러에게 먹여주는 양 팀 미드들은 덤.

결국 오뀨의 트리스타나가 너무 무난하게 커버리고, 후반 캐리형 챔프라는 말이 무색하게 트리스타나가 중반부터 날뛰기 시작. 잘 파밍한 트리스타나가 킬까지 하나둘씩 챙겨가자 IM으로서는 도저히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IM은 바론 명가답게 타이밍을 잘 잡은 바론 트라이로 역전을 노려보는데, 바론을 잡는 것은 성공했지만 이후 나진이 도착하면서 한타가 벌어지며 나진이 에이스를 띄우고, 오뀨의 트리스타나가 쿼드라킬을 기록. 완전히 게임이 끝나나 싶었으나 여기서부터 아지르의 저력이 발휘되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파고들어오는 나진의 챔프들을 아지르와 잔나의 궁만으로 카이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지라 서로 길목에서 만나 싸우는 한타에서는 IM이 패배하지만, 본진에서 타워를 끼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지르가 엄청난 힘을 발휘해서 IM이 나진의 공세를 막아냈다. 이렇게 길목에서는 나진이 이기고, 농성에서 IM이 이기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30분쯤 끝날 것 같던 경기가 50분까지 이어지게 된다.
심지어 IM은 나진이 바론 버프를 두르고 3억제기를 밀어놓은 상황에서도 쌍둥이 타워를 끼고서 수성에 성공하고, 여기에 에이스까지 띄우면서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3억제기가 밀린 상황에서 슈퍼 미니언들이 IM의 본진으로 난입해 쌍둥이 타워를 부수면서 IM의 발목을 붙잡고, 여기에 부활한 듀크까지 텔을 타고 넘어오면서 IM의 넥서스가 파괴된다.

비록 경기에서는 지긴 했으나 아지르의 진가를 보여준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그 좋은 대치전 능력을 수비에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 손스타는 파랑이즈 템트리를 탔으나 존재감이 거의 없다시피했다.

17. 15경기 CJ 0 : 2 진에어

프리시즌 15경기 (2014. 12. 18.)
팀명 승패 승패 팀명
CJ Entus × 1세트 진에어
CJ Entus × 2세트 진에어
1승 1무 2패 결과 1승 3패
시드를 받은 6팀 중 가장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양팀의 대결이다. 각 시드 팀의 경우 이번 프리시즌을 통해 SKT는 기존 강력했던 라이너들의 재발견, 나진은 소드와 실드의 강점의 융화, KT는 스코어 정글, 익쑤 탑 같은 새로운 선수들의 발견, 삼성 갤럭시는 완전히 팀이 개편됐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생각보다 선전해주는 등 프리시즌을 통해 여러가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CJ와 진에어는 좋은 모습보다는 숙제를 더 많이 얻어간 편이다.

나진이 각 팀의 장점인 날카로움과 끈끈함을 융화시켜 더 좋은 팀을 만들어 냈다면 CJ와 진에어는 분명 팀이 합쳐졌긴 하지만 각 팀의 장점이 아닌 약점을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다. CJ는 정글러를 스위프트가 아닌 앰비션을 택함으로써 프로스트의 장점이었던 초반의 날카로움을 잃어버렸고 바텀 라인을 스페이스/매라 듀오를 택함으로써 블레이즈의 바텀 라인 캐리력 역시 잃어버렸다. 거기다 두 팀의 공통된 약점이었던 유연하지 못한 기계적 운영 역시 개선되지 않은 모습. 진에어의 경우 미드가 플라이에서 갱맘으로 바뀌면서 탑 바텀까지 스텔스 시절의 날카로운 라인전을 잃고 팰컨스의 답답했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정글러 체이서의 성장은 반갑지만 한체정 라인이라고 평가받는 벵기나 스코어를 상대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상태이다. 다만 진에어가 CJ보다 나은 점은 비록 결과는 매우 좋지 않았지만 윙드나 파일럿 같은 후보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여러 조합을 시도해보고 있다는 것. 주전 5명을 계속 내보내고도 답답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는 CJ보다는 내용 상으로 조금 나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다. 반면 CJ는 주로 상대의 삽질을 받아먹은 면이 강하지만 어쨌든 전패는 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에어보다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는 위안거리가 있다.

17.1. 1세트

CJ는 프리시즌 처음으로 서포터 식스맨인 맥스를 내보냈고, 진에어는 체이서에 파일럿-체이 듀오를 내보냈다.

17.2. 2세트

CJ는 아예 식스맨 셋을 쓰는 파격을 시도했고, 진에어는 펜타킬을 기록한 파일럿만 캡틴잭으로 교체했다.

초반 샤이가 점멸이 빠지고 라인 스왑 상황에서 트레이스의 문도보다 더 말리고 있었으나 정글싸움에서 샤이는 죽었으나 팀은 소소한 이득을 보면서 5:5의 팽팽한 구도가 이어지고 있었고 이후 첫 번째 드래곤을 CJ가 가져가면서 괜찮아지는 듯 보였으나... 순간이동을 탄 레넥톤이 강신도 쓰지 못하고 순삭당해버렸다.

이게 정말 너무 컸는데 레넥톤이 강신을 써서 같이 싸우든 혼자 버티는 동안 아군이 도망가든 레넥톤이 반드시 앞에 버텨주어야 했는데 그 레넥톤이 아무것도 못하고 죽어버렸고 진에어는 조합 자체가 추격에 용이한 조합이었고 결국 CJ의 챔피언 대부분이 전사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되고 만다.

이후에 보여주는 진에어의 스노우볼링은 이게 정말 그동안 전패했던 진에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빨랐으며 특히나 갱맘의 아리는 그동안 그 갱맘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스킬 적중률을 보여주며 적재적소에 상대를 암살해주며 스노우볼링을 가속화시켰고 이후엔 아무런 변수 없이 무난하게 바론먹고 드래곤 스택 쌓으면서 마무리.

17.3. 총평

결과는 진에어가 더 나쁘지만 과정은 CJ 쪽이 더 나빴다는 사전분석이 현실이 되었다. CJ는 단지 매라를 뺐을 뿐인데 프리시즌 최약팀 중 하나라는 파일럿 체제의 진에어에 프리시즌 최초 펜타킬을 헌납하는 굴욕을 당했으며, 2세트에서는 아예 식스맨 3명을 모두 기용했다가 캡틴잭의 진에어에 학살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한타에서나 한타 외의 상황에서나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진형을 보여주며 자멸.

특히 샤이의 부진이 심각한데, 한타에서는 방템도 없이 들이대다 누킹에 증발하고 중후반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움직임으로 끊어먹기를 시도하던 상대에게 킬을 헌납했다. 프리시즌 초만 해도 1인분은 하는 것 같다고 평가받았지만 AP와 AD로 골고루 싸면서 봇 듀오를 능가하는 팀의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다. 썸데이가 대줘서 샤이가 무리수를 두고도 오히려 캐리하는 그림이 나왔던 KT전 2세트가 샤이 본인에게 독이 된 것이 아닌가 의문이 생기는 부분. 스페이스 또한 서포터가 바뀌어도 여전히 좋은 피지컬을 보여주다 중요한 순간 삽질하고 딜은 못넣는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으며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파일럿의 트리스타나가 왕귀하는 데 큰 기여 지분을 쌓았다.

그러나 개개인을 비판하기 이전에 답이 안 나오는 것은 팀워크. 베스트 멤버들로 경기를 해도 한타 진형이 나쁘고 팽팽한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 속출하고 있으며, 그나마 분전하던 앰비션을 빼자 그냥 정글이 아닌 팀 전체가 무너졌다. 다소 냉정하게 평가하면 CJ의 팀워크는 시드 선발전 직전에 결성된 HUYA 타이거즈보다 못한 수준이며, 맞라인 한정으로는 합숙 한 달 채우려면 오랜 시간이 남은 신생 삼성 갤럭시만도 못하다. 적어도 이 팀들은 자신들의 챔프 폭 내에서 최선의 픽밴을 하고, 다시 그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고 다섯 명이 이에 따라 움직이며, 한타에서는 호흡이 딱딱 맞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명 1세트의 진에어는 갱맘이 무리수를 두다 망하지 않았다는 것을 빼면 여태까지의 불안한 진에어 그대로였는데, 단지 상대에게 하드 캐리 챔프인 트리스타나가 주어져 있다는 것만으로 게임을 비벼서 끌고가다가 트리스타나를 왕귀시키고 무너졌다. 앰비션의 갱킹으로 퍼블을 낸 것을 빼면 트리스타나를 말리기 위한 노력은 전부 무위로 돌아갔으며, 그렇게 킬을 내준 트타가 라인전서 CS를 많이 밀리지 않는 선에서 편안히 성장했다. 진에어의 모자란 시야 장악에도 불구하고 CJ의 시야 장악은 더 모자라서 아낌없이 드래곤을 주기로 유명한 진에어에게 오히려 드래곤을 내주었으며, 일단 트리스타나의 왕귀가 시작되자 너무나 자연스럽게 무너졌다.

2세트 역시 초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으나 드래곤을 먹어놓고 첫 드래곤 한타에서 샤이의 레넥톤이 혼자 터지며 게임도 터졌다. 그리고 진에어의 스노우볼링이 이렇게 깔끔해 보이는 경기는 처음이었다. 그나마 원딜 서브인 로어가 좋은 무빙을 보여주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별 보탬이 되지 않았고, 맥스와 트릭은 더 존재감이 없었다.

프리시즌 시작전 CJ는 출사표로 이번 프리시즌의 목표는 전승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전승은 커녕 제대로 1승을 거두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만 드러내고 말았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번 프리시즌 CJ의 최대 목적은 누가 뭐라든 포지션을 변경한 앰비션의 정글 정착 성공이다. 그리고 그건 분명 나쁘지 않았다. 이건 정말이다. 스코어가 더 잘해서 묻히는 거지. 지금의 CJ 에이스는 정글 앰비션이다. 단지 다른 곳에서 엄청난 구멍들이 생겼을 뿐이고 거기에 샤이가 중심이 되고 봇 듀오는 나쁜 의미로 명불허전이며 그나마 CJ팬들이 믿던 코코마저 구멍이 되었다는 게 너무너무 큰 문제. 코코의 실수도 조금 있었지만 상대편의 갱맘이 2경기 내내 실질적 캐리를 해서 프체미가 왜 전임자에게 밀리냐며 먼지나게 까였다.

진에어는 일단 승리에 목말랐기에 많은 것을 얻어간 경기였다. 특히 캡틴잭-운영=파일럿이라 불리던 파일럿이 펜타킬을 만들어낸 것이 인상깊었고, 하루에 원딜을 바꿔가며 두 번의 승리를 얻어냈다. 체이서는 라인이 망하고 시야에서 밀리지만 않으면 자신의 피지컬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전 맵을 휘저었고, 최근 라인전 페이즈부터 망하던 트레이스도 뉴메타인 탑 모르가나와 자신의 모스트 픽 중 하나인 문도로 오랜만에 캐리형 탑솔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체이도 한결 좋아진 시야 장악을 보여주며 드래곤의 한을 풀었고, 여전한 슈퍼플레이로 체이서와 함께 라이너들에게 밥상을 차려 바쳤다. 파일럿은 튀는 무빙이 아쉬웠지만 어쨌든 꾸역꾸역 성장을 해서 하드 캐리를 하고 펜타킬을 달성했으며, 2세트에 교체 출전한 캡틴잭은 어느새 코르키로 노 데스를 찍고 날아다녔다. 트포 원딜을 싫어한다는 과거는 벌써 1년 전의 일.

하지만 이 선수들보다 중요한 것은 갱맘이 트롤성 플레이를 자제하고 정석적으로 1인분 하는 미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 과거 동료인 빠른별이 말했듯 기본적으로 라인전이 강하고 피지컬이 준수한 미드라 잔머리 굴리지 않아도 밥값은 하는데, 괜히 이상한 픽과 스펠, 템트리로 다른 팀원들까지 말아먹는 것이 심각한 문제였다. 갱맘이 이날 정도의 모습만 유지해도 적어도 CJ와 IM과의하위권 경쟁은 하지 않을 듯. 그러나 KT와 후야에게 그토록 완패한 것을 기억해보면 반대로 CJ와 IM을 제외한 팀에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선수든 누군가가 지금의 모습 이상을 보여줘야 할지도 모른다.

18. 16경기 HUYA 1 : 1 KT

프리시즌 16경기 (2014. 12. 18.)
팀명 승패 승패 팀명
HUYA Tigers 1세트 × KT 롤스터
HUYA Tigers × 2세트 KT 롤스터
1승 1무 1패 결과 1승 4무
KT는 2경기 모두 썸데이-스코어-나그네-애로우-하차니라는 베스트 멤버로 임하며 리빌딩이 마무리되어감을 알렸다.

1세트는 방송 경기 첫 아지르의 왕귀가 나왔다. 후야 타이거즈가 초반 라인 스왑을 먼저 걸었으나, 이를 KT가 나그네를 제외한 4명이 모여 바텀 라인을 디나이했고, 경험치를 먹기 위해 무리한 진입을 한 후야의 틈을 타 2킬을 획득하며 앞서나간다. 이를 바탕으로 스노우볼링을 굴리려한 KT였으나, 후야의 꼼꼼한 시야 장악과 빠른 백업을 통한 탄탄한 방어에 막혀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중반 이후로 접어들어 KT는 1-3-1 라인 푸시, 제드와 렝가를 이용한 끊어먹기를 노린 운영으로 약간의 이득을 보았으나, 후야도 용을 내주고 미드 2차 타워를 미는 등의 교환으로 KT와 큰 글로벌 골드 차이는 나지 않게 잘 버텨내고 있었다. 계속 수세를 취하는 후야와 전투로 이득을 보고 싶어하는 KT의 대치가 길어져 게임이 루즈해질 무렵, 29분경 KT를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기습바론을 시도한다. 바론 획득에는 성공한 KT였으나, 곧바로 들이닥친 후야의 역습에 렝가와 코르키가 잡히며 탑 2차 타워를 내주는 손해를 보게 된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후야 쪽으로 반전되며 34분 용 한타에서 아지르와 럼블의 장판이 그림같이 깔리며 루시안의 딜을 원천봉쇄하고 한타에서 대승하게 된다. 이후로는 잘 큰 아지르를 이용해 타워와 억제기를 돌려깎아 먹으며 후야가 무난하게 승리를 챙겨간다.

2세트는 후야가 두 번의 스로잉으로 경기를 그르쳤다. 스코어가 탑 라인을 집요하게 노렸고, 결국 럼블의 6렙 타이밍에 갱킹이 성공한다. 스멥은 과열로 이퀄라이저 발악도 못 해보고 사망. 그러나 이후 하차니가 로밍을 시도하는 사이 프레이가 애로우의 체력을 엄청나게 빼고, 애로우는 10개가 훨씬 넘는 CS를 순식간에 날리고 경험치도 얼마 못 먹는 참사가 발생한다. CS 20개 차이가 벌어지고 타워의 체력마저 거의 다 빠져버린 상황. KT는 프리시즌의 KT스럽게 봇을 버리고 탑 갱에 집중, 또 스멥을 딴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용은 당연히 후야의 것.

그리고 미드 교전에서 KT의 합류가 늦어졌고, 프레이가 하차니를 끊어내며 후야가 계속 공세를 취한다. 하지만 후야가 프레이를 탑 1차로 보내고 나머지 4명이 미드 1차 다이브를 치는 무리수를 두고, 뒤늦게 합류한 KT의 역공에 당하며 크게 손해를 본다. 트리스타나가 말라죽어가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성장이 늦어지고 중반에 트타의 딜로스가 발생하며 상대 2AP와 삼위일체 코르키에 털릴 양상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삽질. 그렇게 레넥톤이 폭풍성장하고, 트리스타나도 한 숨 돌리며 KT가 오히려 주도권을 가져온다. 그러나 후야는 다시 1세트처럼 차분한 운영을 시도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며 중후반을 바라본다. 한타 짜임새가 뛰어났기에 레넥톤과 르블랑의 힘이 빠지고, 트리스타나 혼자 무쌍을 찍기는 애매한 중후반에 럼블-제라스-코르키의 딜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

실제로 후야가 드래곤을 몇 번 내주었지만, 다시 한타에서 승리하며 드래곤 스택이 맞춰지고, KT는 발끈 바론을 시도하다 포기하는 등 후야가 승부를 걸어볼 상황. 그러나 무리하게 진입한 리의 자르반이 빠지는 과정에서 부채꼴로 퍼져 있던 KT의 챔프들에게 골고루 얻어맞고, 이를 따라 들어온 챔프들을 저지하기 위해 떨어진 스멥의 이퀄라이저가 완전히 산불이 되면서 후야는 5:0 에이스를 당한다. 이 한타 한 번에 트리스타나가 폭풍 성장하고 바론이 넘어가며 게임이 터진다.

후야 타이거즈는 개막전의 충격적인 완패에서 벗어나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원래부터 라인에는 구멍이 없었고, 정글러인 리가 1인분을 해내며 나진 소드 시절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단단한 팀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날 1세트에서는 SKT의 전승 행진을 저지했던 KT의 그 멤버 그대로를 상대로 깔끔한 승리를 따내며 절대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임을 입증했다. 심지어 운영을 통해 레넥톤 그 자체라는 썸데이의 레넥톤을 유통기한 챔프로 전락시키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나진과 마찬가지로 드래곤 획득을 바탕으로 탄탄한 운영을 확립했다. 한마디로 실드와 소드를 쪼개서 몇 명의 선수만 첨가했는데 나진과 후야 두 팀이 다시 만들어졌다.PROFIT 개막전에서 SKT의 벽을 실감했으나, 자세히 복기해보니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었다는 이들의 승자 인터뷰는 허언이 아니었다.

후야는 CJ와 정반대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전 라인이 안정적이면서도 한타에서 호흡이 잘 맞으며 좋은 전술을 보여주고 있다. 스멥과 쿠로, 프레이 고릴라 듀오는 SKT에게 전 라인이 악몽을 겪었지만 오히려 그 뒤로는 라인전에서 상대가 약점을 보이면 어느 라인이라도 가차없이 격차를 벌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피지컬은 좋지만 방송울렁증과 프로 적응 문제를 겪던 리가 소드 시절과 달리 커버플레이에 능해지면서 초반을 상당히 잘 풀어나가고 있다. 스코어와 하차니를 중심으로 한 KT의 강력한 초반 공격을 잘 받아치는 모습을 보면 팀으로서의 성장이 눈에 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아직도 중요한 순간에 튀어나오는 실수. 이날 2세트도 무리한 미드 1차 공략과, 에이스를 당한 한타에서 리와 스멥의 더블 스로잉 어느 한 쪽만 없었어도 잡을 수 있는 경기였다. 다소 수비적인 운영을 하다가 공격성을 띨 때 세이브실수가 보이는 것이 다소 구 실드와 비슷한 느낌. 이를 고쳐나갈 수 있을지가 후야가 중위권 팀이 되느냐, 아니면 상위권으로 뛰어오르냐를 가를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은 미드와 탑. 이 팀의 미드는 어쨌든 아지르, 제라스 같은 수동적인 미드부터 능동적인 암살자까지 뭐든지 다룰 수 있는 쿠로이고, 탑의 스멥 또한 IM 시절에는 탱커를 선호했지만 현재는 AP 탑솔 챔프와 근접 AD캐스터를 가리지 않고 캐리가 되는 탑솔이라는 점에서 챔프 폭이 검증되어 있다. 전술적인 훈련만 더해지면 적어도 팀원들의 챔프 폭에 발목 잡힐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세이브와 꿍이라는 장인계 라이너들의 좁은 챔프 폭으로 어쩔 수 없는 슬럼프를 겪었던 실드와 다른 부분.

KT는 화려한 식스맨 활용으로 무패 행진을 달렸지만, 승리는 단 1승이고 베스트 멤버조차 극강의 모습은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 애매하다. 레넥톤을 쥐어준 썸데이는 여전히 패왕이고, 특유의 허를 찌르는 운영과 막강한 한타력 또한 살아 있지만 SKT와 같은 안정감이 보이지 않는다. SKT와 무승부를 낚았지만 여전히 SKT보다는 아래라고 여겨지는 이유. 이는 나그네가 여전히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과, 하차니의 로밍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플레이라는 것에 기인한다.

비슷하게 캐리력이 낮다, 솔랭전사다 같은 소리를 듣던 SKT의 이지훈이 프리시즌을 씹어먹고 있는 것과 달리, 나그네는 단 한 번도 크랙이 된 경기가 없다. 이지훈은 플레이하는 챔프의 성향이 한정되어 있지만 그 챔프들로 라인전을 말 그대로 압살하고 한타에서 슈퍼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나그네는 챔프 폭이 넓지만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석적으로 1인분만 해내고 있다. 이날의 맞상대였던 쿠로나 오랜 친구 갱맘조차 미드 캐리력이 줄어든 메타에도 불구하고 종종 슈퍼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 그러나 어쨌든 구멍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 KT의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전부 하이 리스크를 동반하는 상황에서 그 리스크를 흡수하는 것은 높게 평가받을 가치가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하차니의 공격적인 로밍이 점점 다른 팀에게 읽히고 있다는 것. 먹히면 이날 1세트처럼 스노우볼을 굴리지만 그조차 상대가 예측 범위 내에서 대처하고 있고, 이날 2세트에서처럼 동선을 한 번 읽히는 순간 애로우가 CS를 날리는 참사가 삼성과의 경기를 비롯해 이전 경기에서도 종종 발생했었다. KT A의 우승 시즌에는 카카오와 루키라는 두 자루의 창이 더 들려 있었고, 애로우가 끊임없는 난전에서 킬을 먹으며 가끔 부족해진 CS를 복구하는 식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프리시즌에는 그것이 상대의 실수 없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실 아주 냉정하게 말하면 우승 시즌에도 강팀들 상대로 세트 7패를 찍었고 우승 3일 후 실드에게 3패 스윕을 당했는데, 아무래도 미드 정글이 이전만큼의 폭발력이 없는 새 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이것이 탱커가 아닌 AP 탑솔 챔프를 잡았을 때 더욱 하이 리스크 플레이를 일삼는 썸데이와 엮여서 팀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정글 스코어라는 예상치 못한 포지션 변경이 기대 이상의 성공으로 돌아왔고, 새로운 미드정글 조합과 KT A 우승멤버들을 기반으로 첫날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구 KT B의 독창적인 팀컬러 또한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스프링 시즌 T1의 독주를 견제할 선봉에 설 팀임에는 틀림이 없다.

19. 17경기 SKT 2 : 0 IM

프리시즌 17경기 (2014. 12. 20.)
팀명 승패 승패 팀명
SKT T1 1세트 × IM
SKT T1 2세트 × IM
4승 1무 결과 1무 3패
전형적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으나, 현재의 IM은 2014 서머 조별 리그에서 디펜딩 챔피언 삼성 블루를 잡아냈던 바로 그 IM #2 팀이다. SKT가 솔로랭크 1~4위를 점거한 라이너 4인방과 여전한 울프, 부활한 벵기를 앞세워 독주 체제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아직 시즌 4 말기의 삼성 화이트처럼 완벽한 팀이라고는 볼 수 없다. 프리시즌다운 미숙한 플레이가 종종 보이며, 약점이 존재한다. IM과 달리 선수들을 계속 교체하는 것도 변수. 분명히 저력의 IM 입장에서 다시 한번 이변의 여지는 있는 셈이다. 하지만 IM을 더 슬프게 하는 것은 따로 있는데, 기적의 무승부를 다시 한번 만들어도 프리시즌 최하위를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3무를 수확한 신생 삼성에 뒤쳐지는 것은 물론, 15경기에서 CJ를 완파한 진에어에게도 뒤쳐지게 된다. 불균등 대진의 문제가 있으나, 저 두 팀도 IM과 마찬가지로 4경기만 치르는 팀이다. 즉 IM은 반드시 1위 SKT T1에게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거두어야만 최하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T1 입장에서는 무승부만 거두어도 단독선두를 확정지을 수 있지만 깔끔하게 IM을 완파하고 왕조의 부활을 알리고 싶을 것이다.

19.1. 1세트

임팩트가 팀을 나간 것이 확인된 T1은 미드에 이지훈, 서포터에 울프를 기용한다.

초반 사이온 인베이드를 들어온 라일락이었지만 이를 노리고 있던 마린과 울프에 의해 점멸이 빠지고 소득을 거두지 못한다. 이후로도 IM은 교과서적인 플레이를 시도하지만 T1이 항상 그 한 수 앞을 내다보고 있었다. 벵기의 자르반이 탑을 갱킹하자 위즈덤의 리 신이 역갱을 치지만, 점멸이 빠져 있던 사이온이 뱅의 코르키에 먼저 죽고 오히려 둘은 다 살아간다. 그리고 바텀에서 IM의 봇 듀오가 럼블을 잡으러 다이브를 쳤지만, 다시 라인을 스위칭한 코르키가 합류하면서 오히려 쓰레쉬만 죽는다.

그리고 다시 벵기가 봇 갱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울프의 속박이 기가 막히게 적중하고, 바로 뛰어든 벵기와 뱅이 투신을 또 잘라낸다. 이후 무너진 균형을 앞세워 봇은 SKT의 승리. 탑 라인은 이전에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블루 카정을 들어온 벵기를 IM이 라일락의 텔포를 이용해 잡아내지만, 그 전에 이미 이지훈의 포킹을 맞았던 데다 뱅이 폭딜을 넣고 빠져버리면서 드래곤 트라이는 불가. 오히려 귀환을 타는 사이 용을 빼앗긴다. 이후 IM이 미드 갱킹을 성공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바텀 1차를 밀어내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그렇게 2킬을 먹은 리 신이 바텀에서 벵기의 자르반을 끊으려고 따라 들어갔다 옆의 럼블에게 맞아 죽으며 메자이의 첫 희생양이 되고 만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울프의 로밍에 미드 타워가 밀리며 미드 갱으로 만든 CS 우위도 사라지고, 뱅은 탑에서 프리 파밍. 이후 바텀으로 돌아온 뱅을 IM이 기가 막히게 물면서 4대 2 상황을 만들고 제라스의 궁 지원까지 가능했으나, 뱅은 위즈덤을 먼저 지워버리고 도주하며 죽을 때까지 시간을 끌었고, 그 사이 합류한 이지훈과 마린이 각각 2킬과 2어시를 챙겨간다. 그리고 다음 드래곤 한타에서 라일락의 사이온이 어정쩡한 이니시를 열었고, 드래곤을 먹힌 상황에서 오히려 4킬을 내주며 게임이 완전히 터진다.

이후로는 T1의 관광. 뱅이 2 대 1 + 제라스 궁의 지원을 받는 손스타를 같이 데려간다든가, 울프가 위즈덤과 맞다이를 뜨다 제라스 궁이 날아오자 마지막 한 방을 존야(!)로 피하고 유유히 살아간다든가. 여러 가지로 개인 기량과 템의 차이 덕분에 엽기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완승을 거두었다.

심지어 마린은 두 번째 코어템으로 메자이를 갔고, 이건 관광이 아닌 전략이라는 듯이 기묘하게 안 죽으면서 스택을 쌓아나갔다. 결국 기어이 풀스택을 채우고 마지막 위기에도 살아남았다. 어떤 미드 라이너도 메자이 가서 스택을 안 날려먹은 적이 없던 반면 마린은 제대로 흥했다.

프로즌은 파밍의 제왕 제라스를 픽해 그 이지훈을 상대로 CS를 대등하게, 10개 조금 안되게 앞서가고 중반까지 노 데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라인이 다 터져나가는 통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9.2. 2세트

단독 선두를 확정지은 T1은 이지훈을 대신하여 페이커를 투입했다. 벵기는 스카너를 픽하고, 이에 맞서 IM은 모르가나를 가져간다. SKT는 원딜인 줄 알았던 이즈리얼을 개막전에 이어 다시 페이커에게 내주고, 뱅에게 라인전을 강하게 갈 수 있는 동시에 스카너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비르를 안겨준다.

게임 시작 직후, IM이 탑 지역에서 괴상하게 움직이다가 카사딘이 점멸까지 쓰고도 쓰레쉬의 사형 선고를 맞고 스카너에게 퍼블을 주며 시작부터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퍼블을 먹은 덕에 스카너는 첫 사냥감을 추적자의 검을 들고 할 수 있었고 전 지역에서 딜교환이 대등 이상으로 흘러가며 SKT가 게임을 주도해 나간다. 뒤이어 상대 렝가를 카정가서 잡아내지만 발 빠른 라일락과 프로즌의 합류에 당하며 살짝 아쉬울 뻔 했으나, 버프를 넘겨준 것도 아니었고 미드는 어차피 상성상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1킬으로 분위기가 크게 반전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부활한 스카너는 봇 갱으로 2킬을 만들어내면서 6렙도 찍지 않고 3/1/1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둔다.

한편 탑에서는 라일락의 리산드라가 마린의 럼블에 밀리다 못해 급하게 쿨감신+포션을 사들고 탑에 복귀했으나, 집에도 가지 않아서 도란 방패 하나 들고 있는 마린에게 딜교환을 처참하게 짓눌리면서 또다시 먼저 집에 가고 만다. 6렙 렝가는 미드 갱을 시도하나 상대가 생존으로 정평이 난 이즈리얼이라 깔끔하게 실패. SKT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드래곤을 가져가고 가뜩이나 밟히는 중인 라일락을 갱으로 따내는 등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격차를 벌려나가고, IM이 3인 끊어먹기를 미드와 탑에서 두 번 성공시키며 조금 따라가는가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발생한 교전에서 쓸려나가며 희망의 불씨를 깨끗하게 꺼트린다. 그 뒤로는 한편에서 SKT가 이득을 취하는 와중 IM의 진출 시도가 SKT의 무자비한 라인 클리어에 매번 좌절되고, 참다 못해 던진 승부수는 가차없이 짓밟히는 과정이 반복되며 이번에도 무난한 IM의 패배.

19.3. 총평

SKT의 리빌딩은 사실상 완료된 상황. 1세트에서는 사실상 상대와 유사하면서도 우월한 조합으로 끊임없이 맞싸움을 유도했고, 2세트에서는 컨셉 조합으로 압살해버렸다. 정석적으로나, 비 정석적으로나 팀파워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주며 진짜 약자 멸시를 시전했다. 이미 최소 공동 1위가 확보되어 있었지만 이날 1세트에서 단독 선두를 확정지었고, 2세트마저 가져가며 4승 1무에 세트 득실 9승 1패라는 압도적 성적으로 프리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또한 마린의 무한한 존재감이 돋보였던 날로, 마린은 1세트에서는 메자이 풀스택을 채우고 노 데스를 기록하며 완벽한 경기를 했으며 2세트에서는 라일락의 리산드라를 라인전에서부터 멸망시키며 스노우볼을 굴려나갔다. KT전에서 준수하게 플레이하고도 패배를 기록했던 럼블을 다시 꺼내 2연속 캐리. 플레임도, 에이콘도 없는 한국에서 최고의 럼블 장인이며, 루퍼가 떠난 한국에서 의심할 필요 없는 최고의 탑솔러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프리시즌 50% 확률로 발생하던 뱅이 물려죽는 모습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팀의 운영이 완벽하며, 너무나 당연하지만 탑클래스 라인전을 가졌던 S팀의 봇 듀오와 영고라인이라 불리던 양팀의 미드 라이너들만 남겨두었기에 개인 기량 면에서의 구멍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유일하게 걱정되던 벵기가 1패 후 공격성과 안정감을 동시에 찾아가는 것은 덤. 자르반 밴을 먹을 정도가 되었으며 뉴메타 스카너를 꺼내드는 여유까지 생겼다.

IM은 해설위원들이 말하는 정답을 내지만, 그보다 한차원 높은 플레이를 추구하는 T1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 SKT 미드 라이너들을 상대로 처음으로 그나마 라인전을 버텨낸 에이스 프로즌을 제외하면 탑과 바텀이 전부 완패했다. 1세트에서는 T1의 절묘한 라인 스위칭에 맞싸움도 못 해보고 무너졌고, 2세트에서는 그냥 맞라인에서 압살당했다. SKT를 상대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내용을 보면 아쉬움이 크다. 똑같이 SKT를 상대로 2패를 기록했다고 해도 특유의 운영으로 맞섰던 나진이나 초반 엄청난 기백을 보여준 삼성에 비하면 매우 무기력했다. 결국 시드선발전에서 자신들에게 패했던 후야가 3위를 차지하고, 신생 삼성 갤럭시가 승점 3점을 확보하는 동안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최하위를 확정지었다.

20. 18경기 CJ 0 : 2 HUYA

프리시즌 18경기 (2014. 12. 20.)
팀명 승패 승패 팀명
CJ Entus × 1세트 HUYA Tigers
CJ Entus × 2세트 HUYA Tigers
1승 1무 3패 결과 2승 1무 1패
첫 경기를 꼴찌를 상대로승리로 장식한 CJ와 말 그대로 완파당하며 1위를 상대로체면을 구겼던 후야의 대결. 그러나 두 팀의 현재 분위기는 정반대로 뒤집혀 있다. 시즌 시작 전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았으나 정작 시즌이 시작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후야 타이거스는 시간이 갈수록 발전해나가며 사람들이 괜히 기대하게 만든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약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프리시즌인 만큼 그 부분을 조금씩 고쳐나가는 모습만으로도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아마추어를 다수 포함한 완전한 신생팀으로 급격한 발전 중인 삼성과, 리빌딩 과정에서 다소 크게 실험을 시도하는 중이었던 진에어와 함께 프리시즌의 중위권 아니냐는 평가. 불균등 대진 탓에 큰 의미는 없지만 CJ를 상대로 깔끔한 2승을 따낸다면 무려 프리시즌 3위까지 노려볼 수 있다.

반면 CJ는 위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 결과가 문제가 아니다. 과정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 심지어 포지션을 변경한 앰비션이 에이스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앰비션이 에이스 소리를 듣는 게 문제인 이유는 간단하다. 앰비션이 한국 최고 정글러인 것이 아니라, 앰비션만 그나마 제몫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다른 멤버들의 부진이 생각보다 너무 심각하다. 부활할 듯했던 샤이와 코코는 라인전만 버틸 뿐 이상한 플레이를 연발하고 있으며, 특히 샤이의 부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리고 원래 구멍이었던 봇 듀오는 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현재 CJ가 정말 큰 문제인 건 다른 팀처럼 2진급 선수들을 기용하며 미래를 내다본 것도 아니었는데 상황이 이 지경에 빠졌다는 점이다. 이제 이 경기를 끝으로 프리시즌은 끝난다. 헌데 CJ는 이 프리시즌에서 아직 얻은 게 없다. 기존 선수들은 앰비션 정도를 제외하면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선수 교체는 진에어 전에서야 처음 시도했다. 다른 대기업 팀들이 다음 정규 시즌에 대비하여 있는 선수 모두를 다 끌어다 써가며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나름대로의 성과[28]를 얻고 있으며, 신생 팀들이 방송 경험을 최대한 쌓고 팀워크 다지기에 여념이 없을 때 CJ는 그 사이에서 어떤 것도 얻지 못한 상황. 후야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무언가를 보여주어야만 실패한 프리시즌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 최소한 승리를 거두어야 하위권이 아닌 중위권으로 인정받을 상황이며, 내용 상으로도 달라진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스프링 시즌의 전망이 어둡다.

20.1. 1세트

CJ는 1픽부터 왕귀형 챔피언인 트리스타나를 가져가며 노골적으로 후반을 노리겠다고 선포하고, 딜링보다는 유틸성에 강점이 있는 모르가나, 리산드라 등을 추가하면서 1인 캐리 조합을 만든다. 이에 HUYA는 역시나 캐리형 원딜인 코그모를 뽑으며 맞서고, 샤이의 탑 마오카이에 대항하는 HUYA의 픽은 샤이가 보여줬던 탑 케일. 케일이 라인전이 강하기도 하면서, 도주기가 없는 코그모를 의식한 듯한 마오카이-바이 픽을 지켜주기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픽밴부터 HUYA가 웃고 들어간다.

리산드라에 비해 캐리력이 좋은 편인 오리아나가 미드에서 대등하게 라인전을 풀어가고 왕귀 타이밍이 더 빠른 코그모-쓰레쉬 조합도 상성상 다소 앞서는[29] 트리스타나-모르가나 조합에게 밀리지 않으면서, 탑에서는 케일이 마오카이를 아주 찍어 누르는 상태. 클템의 말에 따르면 샤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는 하나, 선수 개인의 컨디션이나 라인전 상성을 감안하더라도 CS를 심할 정도로 많이 놓쳤다. 이를 풀어주기 위해 앰비션의 바이가 블루 버프도 먹지 않고 점멸까지 써가며 갱킹을 해봤지만 케일은 상대의 CC기가 전부 빠지는 걸 보고 침착하게 반응, 아무런 스펠도 쓰지 않고 그대로 도망가버리면서 경기가 꼬이기 시작한다. 반대로 봇 갱을 간 자르반은 모르가나의 점멸을 빼면서 큰 유효타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 뒤로 미드에서는 리산드라와 모르가나가 오리아나를 노렸지만, 오리아나는 보호막만 쓰고 점멸은 아끼면서 살아가버려 CJ 입장에선 열불터지는 상황이 이어진다. 바이의 6렙갱 시나리오에 점멸이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꽤 뼈아픈 해프닝이었다. 실제로 바이-리산드라가 오리아나를 또 한번 노리지만 오리아나의 적절한 대처로 바이는 딸피, 리산드라도 반피밖에 남지 않아 딸피 오리아나를 두고 후퇴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런데 여기서 샤이가 아군 둘이 빠지고 상대편은 미드 옆쪽에서 커버를 오는 상황인데 상대 포탑 앞으로 순간이동을 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로 알아서 퍼블을 헌납하면서 그대로 스노우볼링이 가속화된다. 안그래도 케일과 CS차이가 2배나던 상황에서 순간이동도 쓰고 킬도 헌납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게다가 이때 트리스타나는 지원하러 올라가다가 결과적으로 성장에 방해를 받지만, 코그모는 얌전히 봇에서 파밍하면서 이득을 더 챙겨간다.

마음이 급해졌는지, 앰비션은 시야를 장악하러 오는 쓰레쉬를 혼자 기습했다가 쓰레쉬의 준비된 듯한 대처에 오히려 킬을 내준다. 얼마 안 있어 거의 다 깨진 탑 타워를 갈팡질팡하며 수성하던 샤이의 마오카이가 케일-자르반에게 타워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고 끊기며 탑 타워가 깨지는데, 상대 정글러가 탑에서 이득을 봤음에도 바로 드래곤을 잡지 못하고 어물거리던 CJ는 대신 상대 봇을 덮치는 길을 택한다. 스킬을 잔뜩 퍼부어서 억지로 쓰레쉬까지는 잡아내지만 주요 스킬을 모두 쓰레쉬에게 투자한 상황에서 잘 큰 오리아나와 케일이 발 빠르게 합류하고, 트리스타나보다 화력이 잘 나오는 상태의 코그모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딜을 넣으면서 메인 딜러인 오리아나와 코그모가 사이 좋게 2킬씩을 나눠가지는 대참사가 발생한다. 프리 드래곤은 덤.

이후엔 그저 후야의 일방적인 CJ 학살 모드. 애초에 탱템을 갈 겨를이 없이 딜템만 말고 있던 리산드라같은 챔피언은 물론, 어느 정도 탱이 필요한 상황에서 추적자의 검을 용사로 올려버린 바이나 탱템이라기엔 민망한 영겁의 지팡이 하나로 버티던 마오카이까지 순식간에 돌연사하는 상황이 반복되며 라인전을 털어먹은 케일의 성장이 오리아나와 코그모에 비해 초라할 정도까지 게임이 흘러가버린다. 한 명 빠지거나 끊기고, 나머지 하나가 멀리서 걸어오는 동안에도 HUYA가 한타를 압살할 정도로 차이가 벌어져 도저히 역전할 거리가 없이 CJ가 패배한다.

20.2. 2세트

초반 분위기는 CJ가 조금 더 좋았다. 매라의 슈퍼플레이로 코르키를 먼저 잡아내는 데 성공한 CJ는 그 뒤로 바텀 라인 주도권을 잡은 채 좀 더 공세적인 입장이었고 반대로 후야는 약간은 수세적인 입장.

그리고 이 분위기를 단 한 번의 순간이동이 깨버린다. 샤이는 이미 순간이동을 탑 타워에 쓴 상황인 데 반해 스멥의 리산드라는 순간이동을 아끼고 있었고 바텀에서 교전이 일어나자마자 귀신같이 합류하여 더블킬을 가져간다.

여기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어서 공수가 뒤바뀌게 되고 CJ에서는 이 바뀐 분위기를 어떻게든 뒤집고자 하지만 드래곤을 한 번 먹은 거를 빼면 모든 공세적 시도가 막혀버리고 되려 코코의 르블랑이 쿠로의 제이스에게 솔로 킬을 당하고 탑의 럼블은 와드로 누누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앞장서서 딜 교환을 하다 갱킹에 당하면서 스노우볼이 그대로 쭉 굴러간다.

그나마 CJ쪽에서 반격을 위해 바텀 다이브를 했지만 너무나 엉성한 다이브에 후야 타이거즈는 그 누구도 죽지 않은 반면 스멥의 기가 막힌 순간이동 합류로 CJ는 앰비션과 코코가 잡히면서 더 이상 반격할 힘도 잃어버린다.

결국 이번 경기는 순간이동 활용에 의해 게임이 기울어졌는데 전형적으로 대화 안하는 팀의 모습이 나와버렸다. 럼블이 탑 타워에 순간이동을 쓴 순간 그것을 팀원들에게 얘기해줬어야 했으며 리산드라의 순간이동 유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바텀 역시 사렸어야 옳았다. 상대는 올 수도 있는 상황이고 우리 팀은 절대로 못 온다면 당연히 천천히 하는 게 맞았으나 앞점멸까지 써가며 킬을 노렸고 여기서 킬도 따지 못하고 더블킬을 내주면서 게임의 분위기가 그대로 뒤집혀버린 것.

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략적인 머리도 전술적인 손의 힘도 없었던 CJ는 결국 그대로 굳히기를 당하며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하고 만다.

20.3. 총평

창단 초기 팀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후야 타이거즈는 그 팀 게임에 적응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여준 반면 CJ는 총체적 난국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시드 선발전에서 IM에 발목을 잡히고, 개막전에서 SKT에게 완파당한 후야 타이거즈는 의사소통은 고사하고 라인 스왑 과정에서 판단력조차 불분명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후야의 성장세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무서운 수준. 반면 제 3자가 봤을 때 CJ의 플레이는 더 이상 선수간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그 정도로 호흡이 맞지 않았다.

후야는 1, 2세트 모두 시종일관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적재적소에 순간이동을 활용하여 분위기를 바꾸기도 하는 등 전체적으로 팀으로서 움직임이 매우 좋았고 한번 잡은 승기는 놓치지 않고 스노우볼을 가속화하며 상대를 압살해버렸다. KT와의 경기에서 수비적 운영은 잘하는데 치고 나가야 할 때는 실수를 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날은 이틀 만에 문제점을 고쳐와서 그냥 상대를 압살해버리는 운영을 선보였다.

반면 CJ는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갖고 플레이한 건지 알 수 없는 기묘한 플레이들만을 선보여 주었으며 순간이동부터 다이브까지 모든 게 다 너무 엉성하였다.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인 건 탑에서 럼블이 순간이동이 빠졌고 리산드라의 순간이동 유무가 체크하기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바텀에서 끝까지 교전하다 몰살당한 장면. 이건 서로 간에 대화가 아에 없었다고밖엔 생각할 수 없는 플레이였다.

개인 폼 면에서도 답이 없다. 샤이는 이제 라인전마저 버거워하고 있으며, 상실된 판단력에서 나오는 어메이징한 스로잉은 지난 진에어 전과 동일하다. 대화 이야기가 많은데 운영 면에서도 샤이가 팀에 많은 해를 끼치고 있다. 텔레포트 메타에서 쫓겨났다는 유럽의 다리엔이 떠오르는 수준. 그나마 팀 탓에 못해 보이는 것 아니냐는 코코마저 조급함 속에 쿠로에게 솔로킬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진에어전 1세트에서 매라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이날 2세트에서는 스페이스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으며[30] 마지막 보루 앰비션도 3라인이 터지는 와중에 그 굳건한 멘탈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후야에 비해 CJ는 정말 대위기인 상황 곧 스프링 시즌이 다가오는 데 그때까지 어떻게 이 난국을 해쳐나갈지 앞이 막막한 상황이다.

21. 프리시즌 정리

21.1. 하향 평준화의 우려?

롤드컵이 끝나고 한국 롤판은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우선 각각 롤드컵 서킷 포인트 1, 2위를 달성하고 롤드컵 우승과 4강을 이룬 삼성 형제 팀이 공중분해되어 전원 중국으로 떠났으며, 서머 시즌 우승팀 KT 애로우즈의 원투 펀치인 카카오와 루키가 떠났다. 이외에도 각 팀의 주전급 선수들 중 일부가 중국, 유럽, 북미를 가리지 않고 해외로 진출했으며, 프로 데뷔를 준비하던 솔로랭크 고랭커들도 절대 다수가 해외 진출을 택했다. 이로 인해 가장 우려되었던 것은 한국 롤챔스의 수준 저하. 중국이 1부 리그, 한국은 2부 혹은 3부 리그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이 심심치 않게 돌 정도였다.

하지만 프리시즌을 치러본 결과 한국 프로 팀들의 수준은 절대로 낮지 않다. 형제 팀들을 정리하여 사실상 참가팀 규모가 반토막났지만, 어디까지나 규모만 줄어든 것이지 그 내실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는 뜻. 클라이언트 패치 문제가 있지만 한국 중위 팀들과 중국 팀들의 친선전에서 한국 팀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대부분의 중국, 서양 팀들이 비시즌에 로스터를 바쁘게 정비하면서 아직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팀이 없다. 대표적으로 우지를 영입한 OMG나 레클레스를 영입한 얼라이언스 등이 있다. OMG는 아직 최정예 스쿼드로 경기도 갖지 못했으며 얼라이언스는 롤드컵 당시 동률을 기록했던 C9에 패하며 아직 호흡을 맞추는 중임을 드러냈다.

우선 SKT T1은 서머 시즌 서킷 포인트 4, 5위를 기록한 두 팀의 구멍이라 불리던 선수들을 정리하고 팀을 통합하여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 마찬가지로 전통의 강팀인 나진과 KT 또한 훌륭하게 팀을 정비해냈다. 게다가 신생팀인 후야 타이거즈 또한 기존 선수들을 바탕으로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솔랭전사, 혹은 만년 유망주라 불리던 많은 선수들이 재능을 개화하며 기존 선수들을 밀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신생 삼성 갤럭시는 3명의 신인을 포함하고 돌풍을 일으키며 모든 신인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포지션별로 보아도 정글을 제외한 포지션에서 수준이 폭락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당장 충격을 주고 있는 탑의 경우, 해외진출을 확정했거나 고려하는 선수들 중 루퍼만 최고로 인정받았을 뿐 에이콘, 세이브, 임팩트는 다들 뚜렷한 하자가 있는 선수들이다.[31] 마지막 대어인 플레임조차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 그대로 서있는 썸데이와 듀크 등의 모습을 보면 마린과 스멥 같은 유망주들의 기량이 늘어나고 판이 깔린 것이라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이들이 그대로 B급인데 한국 무대가 B급이 된 것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렵다. 뱅, 오뀨, 퓨리가 폭발 중인 원딜 포지션도 마찬가지이며 서폿이 구멍인 팀은 어차피 전무하다.

가장 문제인 정글도 스코어, 앰비션 같은 전향자들의 성공이나 신인 이브의 등장 등으로 인해 최악은 면하고 있다. 인섹의 해외진출 이후 댄디, 카카오, 스피릿뿐만 아니라 데이드림과 스위프트까지 빠져나간 한국의 정글러 상황은 타 포지션에 비해 심각하다. 하지만 프리시즌의 정글 변화 때문에 속단이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자본에 의한 선수유출의 걱정이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스프링과 서머 시즌을 거치며 시즌 5 내내 추가적인 선수유출이 발생하고 신인의 공급은 줄어든다면 결국 시즌 5 롤드컵 상위 라운드에 한국 선수들은 넘쳐나는데 정작 한국 국적의 팀은 없는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경기력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기에 교류전을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후 이루어진 최초의 국제 교류전 IEM Season Ⅸ - World Championship에서 실제로 롤챔스 1, 3위의 GE 타이거즈와 CJ 엔투스가 중국 꼴찌 팀 WE에게 완패하고 탈락하면서, 이전까지의 낙관적인 전망은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으며 하향 평준화의 우려는 결국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하지만 이후 MSI에서 다시 SKT가 선전하면서 중국과 한국의 수준은 비슷하거나 중국이 약간 우위다 정도로 평가가 진정되었다. 다만 정글러의 유출은 뼈아프다는 의견이 대세. 그리고 같은 해 월즈에서 SKT, KOO 두 팀이 결승에 올라가서 첫 LCK 결승 내전을 성사시키면서 비관적인 전망은 완전히 깨졌다.

21.2. 다양한 선수들을 시험할 수 있는 실험의 장

이번 프리시즌의 최대 특징은 감독과 코치가 부스 안에 들어가고, 2세트에서 얼마든지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형제 팀 통합에 중점을 둔 클럽 마스터즈나, 롤드컵 선발전 출전권 부여를 검토하면서 오히려 특색을 잃어버렸던 롤 마스터즈에 비하면 이 개성이 비교적 확실하면서도 대회 끝까지 지켜졌다. 그 결과 인프라가 이미 구축되어 있던 대기업 팀에서는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하며 스프링 시즌을 준비하는 기회가 되었다. 나진처럼 탑 미드 정글 3포지션을 고정하고 봇 듀오의 궁합만을 시험한 팀도 있었고, KT나 진에어처럼 파격적 선수기용을 연발하며 다소 애매한 성적표를 받아든 팀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팀들이 마지막 경기에서는 스쿼드를 정비하고 최정예 전력으로 스프링 시즌 개막을 준비한다는 암시를 주었다.

단순히 기존 형제 팀의 선수들 중 누구만을 남길지 결정하거나, 신인으로 기존 선수를 교체할까 말까를 고민한다면 이 의미가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교체 플레이 덕분에 주전 선수가 식스맨의 플레이와 자신의 플레이를 비교하면서 발전하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고, 다른 포지션의 선수 또한 다른 선수와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에 변화를 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즉 프리시즌의 실험이 상위권 강팀들에게 단순히 옥석가리기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5인 스쿼드가 고정된 팀들 대부분은 방송 출연의 기회 하나하나가 아쉬운 중위권 팀들이다. 이들이 방송 경기에 적응하고 팀워크를 맞춰나가는 데도 프리시즌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HUYA와 신생 삼성이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르면서 달라지는 모습은 어서 스프링 시즌이 개막하여 더욱 발전한 이 팀들의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22. 팀별 총평

22.1. 1위 | SKT T1 | 4승 1무

서머 시즌 서킷 포인트 4, 5위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시즌 4의 SKT T1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매우 차가웠다. 단순히 새로 떠오른 삼성 왕조에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그 이외의 팀들에게도 전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SKT T1 K는 시즌 4를 윈터시즌의 완벽한 전승 우승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푸만두의 은퇴와 은퇴 번복을 겪으며 뚜렷한 하락세를 탔다. 결국 몰락한 무적함대라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마지막 기회인 롤드컵 선발전에서도 나진 실드에 밀려 롤드컵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한편 이들의 형제 팀인 SKT T1 S는 기대치에 비해 초라하게 시작해 롤챔스 조별 리그 광탈과 NLB 광탈을 반복했지만, 서머 시즌 기어이 롤챔스 4강까지 올라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의 불안정한 경기력과 소위 꿀대진으로 인해 크게 평가 절하를 당하게 되고, 형제 팀의 롤드컵 진출에 영향을 주는 롤챔스 3, 4위전을 실로 처참한 경기력으로 마감한다.

이 와중에도 푸만두와 호로의 부진을 지적하는 팬들이 많았고, 페이커와 S팀의 뱅 울프 듀오를 합치면 강력해질 것이라는 달콤한 상상 또한 존재했다. 롤 마스터즈에서 T1 S의 봇 듀오를 K와 합쳐 당시 오존이었던 화이트를 격파한 적이 있었기에 더욱. 하지만 갈수록 떨어지는 양팀 탑솔러의 폼과 벵기의 처참한 부진, 뱅의 하드 스로잉을 지켜본 팬들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페이커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지 그렇게까지 기대치가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프리시즌이 개막하자 통합된 SKT T1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강함을 연출하고 있다. 단독 1위, 4승 1무, 세트 득실 9승 1패라는 표면적인 성적도 압도적인데, 직접 경기를 지켜보았다면 알겠지만 경기 내용은 더 압도적이다. T1이 상대하지 않은 두 팀인 CJ와 진에어가 T1을 이길 것이라 전망하는 팬들은 현 시점에서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전 라인이 상대를 라인전 페이즈부터 대개는 압도하며, 혹시 망해도 챔프 상성 이상으로는 절대 망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삼성 왕조에 비해 현격하게 떨어진다던 운영은 아직 다른 한국 팀들이 쫓아오지 못하는 수준이다. 뱅과 마린의 실력이 엄청나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이것을 단순히 비시즌 동안의 연습이나 방송울렁증 탈출과 같은 일반적인 원인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 현실. 이들이 팬들의 기대치보다 더 강력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우선 어떤 탑 미드 조합이 나와도 변함없이 강력하다는 점에 착안해 벵기와 뱅 울프 봇 듀오의 시너지가 팬들의 상상 이상이라는 데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각 선수들의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댄디가 마타의 시야 장악을 통해 강해지는 정글러라면 벵기는 아군의 지지 않는 라인전을 통해 강해지는 정글러이다. 즉 푸만두, 굳이 더하면 피글렛의 부진을 벵기가 전부 뒤집어썼고, 그 과정에서 벵기 자신이 거듭되는 패배와 팬들의 비난에 의해 자신감을 잃으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고 만 것. 그런 벵기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봇 듀오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과거의 폼을 되찾고 있다. 리 신과 자르반 4세 같은 육식 정글러로 팀을 캐리하는 모습을 보이며,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자 스카너 같은 컨셉 픽까지 보여주며 단순히 회복이 아닌 제 2의 전성기, 진짜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나쁘게 말하면 라인전 버스를 타는 것이지만, 그 라인전 버스 탑승을 거부하지 않는 것 자체가 진짜 뛰어난 정글러라는 것이 수많은 정글러에 대한 거듭된 재평가를 통해 증명되어 있다. 당장 프리시즌의 1패는 다름아닌 본인이 날려먹은 경기였고, 이후 폼이 올라오면서 그럴 일이 없다는 듯한 경기력을 과시중.

한편 뱅은 라인전은 데프트와 임프를 능가한다는 취급을 받았고 챔프 폭도 넓으며 피지컬 최강으로 아는 사람들에게만 인정받았지만, 그 허무한 스로잉 때문에 B급 취급을 받았던 원딜러이다. 그런데 뱅은 갱킹이나 소규모 교전에서는 좋은 활약을 하는 편이었고, 주로 무리하게 앞장서다 잘리거나 정식 한타에서 이해할 수 없는 포지셔닝으로 망하는 일이 많았다. 서머 시즌부터 조금씩 성장 중이었지만 그 서머 시즌에도 많은 스로잉을 보여준 만년 유망주였다. 그런데 피지컬만 좋지 판단력은 떨어지는 호로가 나가고, 한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는 벵기가 합류하면서 탑 미드정글의 종합적인 오더와 한타 짜임새가 좋아지고 뱅이 한타에서 안정적인 포지셔닝으로 풀딜을 넣기 시작한 것. 팀의 운영이 갈수록 정립되면서 상대에게 끊어먹히는 일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SKT가 부활할 수는 있어도 압도적인 1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른 포지션의 어느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고 있는 건 바로 탑의 마린. 시즌 4때만 해도 프로 팀 탑솔 최약체, 최악의 유리멘탈 솔랭전사라는 조롱을 받던 선수가 현재는 모든 팀 탑솔을 씹어먹으며 탑 리산드라 / 럼블은 이렇게 쓰는거라고 한 수 가르쳐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레넥톤 이외에는 하나도 다루지 못한다던 AD 챔프 폭도 문도, 자르반으로 좋은 활약을 하며 충분히 넓혀두었고, 따라서 메타발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사실상 리산드라 럼블 레넥톤 3밴을 먹이지 않으면 라인전부터 게임을 터뜨려버리는 무시무시한 탑솔러가 되었다. 이 원인으로는 이지훈과의 궁합 문제, 정글 갱킹 빈도 감소 등이 제기되었으나 이후 이지훈과 함께 2승을 낚고 더 이상 중요할 때는 끊어먹히지도 않는 것을 보면 설득력이 그리 높지 않다. 고로 오프 더 레코드를 찾아본 팬들은 호로의 이탈로 인해 오더 부담이 줄어든 덕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일이 라인전 페이즈부터 정신을 분산시켜 마린의 개인 기량을 저하시키던 호로 대신 소프트웨어가 뛰어난 벵기와 함께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게 되었다는 것.

물론 강력한 미드 라이너들이 많이 사라진 것도 한몫 하고 있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 다른 팀들은 시즌 4 영고라인의 표본 SKT 미드 라이너들을 막아낼 만큼 뛰어난 미드 라이너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페이커는 여전히 강력하며, 이지훈은 라인전에서는 폭군이 되고 한타에서도 엄청난 역량을 과시하며 더 이상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이 아닌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의 표본이 되어가고 있다. 폰과 루키, 다데가 떠난 상황에서 이들을 막을 선수가 없는 것 또한 사실. 페이커가 1인분을 하면 팀이 이겨주는 공식이 성립되었는데, 페이커가 혼자 쌀 일은 없다. SKT는 정말로 대부분의 미드 라인전을 무난히 승리했으며, 이는 팀 단위 픽밴으로 인한 상성 우위, 타 라인에서 이미 벌어진 격차가 기존 멤버들의 개인 기량과 무시무시한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이다. 오히려 피즈의 장인으로 알려진 신인 블리스나 새롭게 영고라인 후보로 떠오른 프로즌 정도가 SKT 미드 라이너를 상대로 그나마 분전했다.

22.2. 2위 | NaJin e-mFire | 3승 1무 1패

서머 시즌 서킷 포인트 4, 5위를 기록한 T1에 대한 평가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듯이, 서킷 포인트 6, 7위를 기록한 나진 형제 팀도 시즌 4에서 찝찝한 결말을 맞이했다. 우선 나진 소드는 서머 시즌 기다리고 기다리던 리빌딩이 마침내 성공하여 1년 만에 롤챔스 8강에 진출했지만, 그 8강에서 서로 꿀대진이라던 T1 S에게 뒤통수를 맞고 그 과정에서 블라인드 픽까지 끌려가 패배하고 말았다. 그리고 홈그라운드의 본능에 의해 형제 팀 실드를 완파하고 NLB 결승에 진출했지만, 좋지 않은 취급을 받던 T1 K를 상대로 탑, 봇 라인전은 압도하는데도 라인 스왑과 운영 때문에 셧아웃을 당하고 만다. 특히 스프링 시즌 헬리오스의 영입과 함께 사라지는 듯했던 나진타임이 다시 매우 심각해져서 결국은 라인전 이기고 이후 다 따라잡히던 구 소드에서 발전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는 상황.

한편 실드는 스프링 시즌 준우승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서머 시즌에 넘어져 8강 탈락, NLB 3위에 그치게 된다. 하지만 NLB 3, 4위전에서 보여준 부활의 기미를 바탕으로 철저히 롤드컵 선발전을 준비하고, 롤챔스 우승팀 KT A와 NLB 우승팀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T1 K를 잡고 롤드컵 막차에 탑승한다. 그러나 롤드컵은 매우 아쉬웠다. 첫날 순항하는 듯했으나 둘째 날 얼라이언스를 상대로 퍼펙트를 당하고, 셋째 날은 북미의 C9과 1승 1패를 찍었지만 진 경기는 완패하고 이긴 경기는 꿍의 슈퍼플레이로 겨우 이겼다. 그리고 8강에서 서포터를 교체한 중국의 OMG에게 3:0 셧아웃으로 롤드컵을 마감한다. 얼라이언스와 C9이라는 유럽-북미 최강자들을 만났으므로 최악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멤버들이 대체적으로 긴장하고 픽밴에 삐걱이는 모습이 보였다.

통합된 나진의 표면적인 성적은 단독 2위로 3승 1무 1패, 세트 득실 7승 3패이다. 매우 준수한 성적인데, 좋게 해석할 여지와 나쁘게 해석할 여지가 모두 있다. 나쁘게 해석할 여지는 먼저 바로 아래의 공동 3위 라인인 HUYA, KT와의 경기가 없었다는 것. 사실상 이들과 붙어서 어떤 결과를 냈을지는 멋대로 판단할 영역이 아니다. 또다른 문제는 3패를 상당히 무기력하게 당했다는 것. SKT와는 차이나는 팀파워를 보여주었으며, 신생 삼성 갤럭시에게도 2세트에서 바로 되갚아주기는 했지만 제대로 한 방을 먹었다. 반대로 좋게 해석할 여지는 라이너들이 구 실드와 비교하면 무시무시하게 강해졌다는 것. 듀크는 어떤 챔프로도 망하지 않으며, 정글 개입 없는 라인전을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그리고 오뀨와 주 챔프를 잡은 꿍이 같이 나오면 그 캐리력이 어마어마한데, 저 3패는 전부 오뀨 없이 기록한 성적이라는 것이 매우 큰 변수이다.

현재까지 보여준 나진의 모습은 승리할 때는 드래곤 스택을 쌓으며 상대의 목을 조르고, 이를 바탕으로 화끈하게 상대를 전투로 때려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제로 지적받던 중반 운영이 말끔해져서 나진타임이라는 소리는 듣지 않은지 꽤 되었다.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고릴라가 빠져나간 시점에서 대략적으로 기대했던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실드의 운영을 잃어버릴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메인 오더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봇 듀오로 어떤 멤버를 돌려도 소드같은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프리시즌에 중요해진 드래곤 스택 확보를 중심으로 탄탄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다소 수비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단 너무 경직된 CJ 같은 팀보다는 많이 우월하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나가야 할 때 그러지 못하다 패하거나 빨리 끝낼 경기를 못 끝낸 것도 사실이긴 하다.

굳이 불안한 요소는 정글러 와치. 폼을 회복한 벵기와 달리, 대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롤드컵에서의 기복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다행인 것은 한국의 탑티어 정글러들이 타 포지션에 비해 유난히 해외유출이 심하다는 것이지만, 뜬금없이 포지션을 변경한 스코어와 앰비션이 활약하며 신인 이브도 날아다니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가장 웃어주는 부분은 듀크의 포텐이 점차 터지고 있다는 것. 서머 시즌과 프리시즌 초만 해도 라인전만 잘하는 탑솔러였던 듀크지만, 시즌 말에는 캐리형 탑솔러의 면모 또한 보이고 있다. 안정감으로 시작해 캐리력을 갖춰 세체탑에 등극한 루퍼의 행보와 유사하여 팬들의 기대가 크다. 그러나 아직 마린이나 스멥 등이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영향력에 비하면 아쉬워보이는 것도 사실. 꿍 또한 여전히 팀의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메자이를 구입한 타이밍에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것은 문제이지만, 지금은 본 시즌이 아니라 프리시즌이다. 일단 제드, 르블랑, 아리, 오리아나, 제이스 등 손에 맞는 챔프를 쥐어주면 미드 라이너의 캐리력이 줄어든 프리시즌에도 자신이 게임을 쥐고 흔드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점을 두 개 정도 지적하자면 여전히 챔프 폭이 장인계 미드 라이너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과, SKT 전에서 완패했다는 것. 그런데 꿍은 원래 이랬었고, 다데처럼 메타가 바뀌면 바쁘게 연습해서 챔프 폭을 그에 맞추는 스타일의 프로게이머이다. 즉 아쉽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그때 까봐야 안다는 뜻. SKT 전에서도 실수나 자신감 문제 이전에 SKT의 픽밴에 휘말리고 라인전에서 압살당했기에 이 맥락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오뀨는 자신이 출전한 경기를 전승으로 장식했으며, 가끔은 던지지만 서머 NLB 결승과 같은 하드 스로잉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팀 차원에서 훌륭하게 제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뱅, 퓨리와 함께 프리시즌의 원딜 3대장에 등극했다. 특히 공격성과 캐리력에서는 셋 중 넘버 원으로 평가받으며 포스트 임프, 우지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개인 폼과 별도로 픽밴에서 비판이 많다. 장인계인 꿍의 챔프 폭을 감안해도 나머지는 다들 챔프 폭이 넓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밴에서 삽질을 해서 게임을 어렵게 푸는 경우가 많다는 것. 프리시즌은 코치진과 함께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코치진의 노력이 필요하다.

22.3. 공동 3위 | HUYA Tigers | 2승 1무 1패

사실상 나진 2팀에 가까운 행보를 이어가는 후야 타이거즈는 처음에는 나진 2군으로 취급받기도 했다. 우선 스폰서 문제로 말이 매우 많았으며 아직도 말이 나오는 수준이며, 선수들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렸다. 나쁘게 평가하는 팬들은 지약팀 IM의 구멍이었던 탑솔러, B급 미드, 솔랭형 정글러, 퇴물이 된 원딜러가 있는 팀이라고 말했을 정도. 그리고 이건 하나도 사실이 아니게 되었다. 일단 시드 선발전 얼마 전에 결성되어 호흡이 잘 맞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2승 1패를 기록하며 무사히 시드 획득에 성공했다.

후야의 성적은 2승 1무 1패, 세트 성적 5승 3패로 4경기만 치르고도 공동 3위에 올랐다.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대략 나진,삼성,KT와 함께 SKT를 추격하는 팀으로 분류해도 무리가 없다. 개막전에서 SKT에 처참하게 패했을 때만 해도 기대감이 줄어들었으나, 이후 행보는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최정예 KT와 무승부를 기록했고, 나머지 두 팀에게는 기록으로나 내용으로나 그야말로 일방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그 과정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운영이 무섭도록 발전했다. 그리고 2승 1무 1패의 성적이지만 그 1패도 사실 프리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SKT를 상대로 기록한 패배이고, 팀이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극강의 팀을 상대로 발생한 패배라 사실 변명의 여지는 충분하다.

이 팀이 기대를 받는 이유는 나진과 비슷하게 시야 장악에 기반한 탄탄한 운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에게 내재된 공격성을 일깨워나가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듀크보다 훨씬 공격적인 스멥을 이용해 교전을 유도하며 초반 이득을 굴리는 것이 가능하며, 꿍보다 챔프 폭이 훨씬 넓은 쿠로를 이용해 전략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분명 신생팀인 만큼 나진보다는 호흡이 덜 맞고, 라이너들이 극한의 캐리력을 발휘하는 정도는 부족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나진이 드래곤을 가져가지 못했을 때 눈에 띄게 약해지는 것과 달리, 프리시즌에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프리시즌의 끝을 알리는 마지막 경기에서 그야말로 CJ를 완파하는 모습은 이미 신생 팀임에도 한 단계 수준 차이가 나는 운영을 보유했음을 암시한다. 당장 이틀 전 KT와의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나가야 할 때 조급해서 한 세트를 날려먹었는데, 단숨에 피드백을 했는지 달라진 운영으로 단숨에 CJ를 압살. 실드 시절 스펠 체크의 달인으로 평가받던 고릴라를 중심으로 효과적인 운영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 팀에서 누구보다 프리시즌에 높이 날아오른 선수는 스멥이다. 후야의 감독 노페와 새로 합류한 코치 강퀴 모두 이구동성으로 스멥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스멥은 원딜에서 탑솔로 전향해 프로에 데뷔한 IM 초기 사실상의 구멍으로 취급받았지만, 성장형 선수이다. 2014 스프링 시즌부터 비로소 안정성을 갖게 되었고, 2014 서머 시즌 T1 K를 상대로 리븐 캐리를 보여주고 이후 NLB를 휘저으면서 캐리형 탑솔의 포텐셜을 본다. 이렇게 팀을 나와 T1 선수 모집에 응모한 스멥은 이후 쿠로의 소개로 후야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스멥의 탑솔 캐리가 시작되는데, 시드 선발전에서 카사딘과 제이스로 하드 캐리를 선보인 것. 둘째 날 1패로 숨을 고르고 개막전에서 마린에 완패하며 거품 취급을 받는가 했으나, 이후 트레이스와 샤이를 그야말로 완파하고 썸데이를 상대로 선전하며 놀라운 캐리력을 과시하고 있다. 고기방패를 골라야 1인분 한다던 IM 초기와 달리 AD와 AP를 가리지 않고 게임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특히 마지막 날은 샤이와 차원이 다른 텔레포트 사용을 보여주며 이전까지와 다른 매서운 초반 팀 운영의 시작점이 되었다. 스멥은 롤모델을 마린(!)으로 잡고 있다고 하며, 시즌 5 내에 그것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아직도 저평가된 선수는 쿠로이다. 루키가 떠난 지금, 페이커 다음으로 다재다능한 미드 라이너는 쿠로이다. 이지훈처럼 특정 스타일의 챔프를 선호하는 것도 아니고, 꿍처럼 몇몇 챔프만을 극단적으로 잘 다루는 것도 아니다. 당장 프리시즌에도 8경기 풀타임 출전하며 넓은 챔프 폭을 과시했으며, 그가 IM #2 팀과 소드를 거쳐 합류하기 전까지 보여준 챔프 폭 또한 엄청나다. 그렇다고 개인 기량이 탑클래스보다 확실히 한 단계 아래냐면 꼭 그렇게 보기도 힘든 것이, 팀과 함께 침몰한 개막전 이후 오히려 상대 미드 라이너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커리어 상으로도 언제나 그의 팀이 약했던 것이지 그 자체가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은 별로 없다. 다소 경직된 나진 스타일을 탈피할 열쇠가 탑 미드에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외에 불러주는 팀이 없었으나 프리시즌 완벽 부활을 선언한 프레이, 그리고 소드 시절과 달리 팀에 훌륭하게 녹아든 리 또한 팀의 우수한 자원이다. 어쩌면 강팀의 필수 조건이지만, 일단 팀에 구멍이 없다. 선수들과 코치진은 일단 스프링 시즌에는 4강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프리시즌의 폼을 보면 내심 스프링 시즌부터 벌써 SKT에 대한 복수혈전을 꿈꾸고 있을 듯하다. 여전히 미숙한 모습이 보이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팀에게 일단 긍정적인 전망이 앞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다만 정글러 리는 2014 서머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다시 한번 팀의 구멍으로 지목되고 있다. 리의 부진과 더불어 여전히 팀 자체가 아직 손발이 맞지 않아 운영에서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한 상태이다. 특히 KT 롤스터와의 2세트에서 라인전을 잘해놓고도 게임을 던지는 플레이는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은 뛰어났지만 계속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중반 운영을 1년 내내 고치지 못했던 소드의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프리시즌에 참가한 팀들 중 본인 팀만의 색과 운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팀은 상위 3팀인 SKT, 나진, KT 이외에는 없다고 평가가 많고 다른 팀들은 무언가 하나씩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후야는 경기 경험과 연습량만 쌓여 손발이 맞기 시작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물론 소드도 항상 이런말을 듣긴 했다. 잠재력은 좋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피지컬이 뛰어난 편에 속하고 잠재력도 크다는 평가가 많고, 신생팀이기 때문에 총체적 난국에 빠진 CJ, 하위권 팀의 색을 벗지 못하고 있는 진에어, IM에 비하면 본 시즌을 기대할만하고 SKT나 나진같은 강팀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많은 편.

22.4. 공동 3위 | kt Rolster | 1승 4무

KT 롤스터는 시즌 4에서 가장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팀이었다. 시즌 3~시즌 4 초반까지 한국 넘버 2이자 세계 넘버 2라는 칭찬을 받았던 KT 불리츠는 단 두 번의 리빌딩으로 완전히 와해되고 말았다. 원딜러인 스코어를 제외한 모든 전성기 멤버들을 잃었으며, NLB와 롤드컵 선발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모든 팬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한편 카카오를 투입해 이 반대급부로 키워진 KT 애로우즈는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오갔다. 스프링 시즌 T1 K를 잡았을 때 무적함대를 무너뜨렸다며 아우성이었지만, 이들은 쇠락해가는 명문 CJ 블레이즈에 패배하고 모든 실리는 삼성 왕조가 가져가게 된다. 서머 시즌에 블레이즈와 T1 S에게 복수하며 결승에 오르고 블라인드 픽만 3번 거쳐 우승을 차지하지만, 거짓말처럼 3일만에 나진 실드에 패하고 롤드컵은 다시 삼성 왕조의 품에 안긴다. 승률이 낮다고 그들의 서머 우승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지만, 이것과 별도로 3일 후의 하드하게 던지는 플레이 때문에 KT A 최강설은 잠잠해졌고, 최고의 무대인 롤드컵에서 그들은 조연조차 될 수 없었다.

여기까지라면 와신상담한 KT 애로우즈가 삼성이 없는 한국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시나리오가 그려져야 한다. 하지만 팀의 원투 펀치인 미드정글 듀오가 중국으로 떠나면서, 이런 예상조차 불가능하게 되었다. 미드는 망가진 KT B에서 고통받는 나그네로라도 채울 수 있었지만, 유망한 정글러들이 전부 해외로 진출하는 통에 에이스인 카카오의 공백을 메울 방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 덕분에 통합된 KT는 또 예상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팀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KT는 1승 4무에 세트 득실 6승 4패로 공동 3위에 올랐다. 1위 SKT T1과 함께 단 둘인 무패팀인데, 비교하자면 승과 무의 수가 바뀌었다. 대진운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했듯이 2~4위는 별 의미가 없다. 내실을 지켜보면 봇 듀오만 갈아댄 나진, 식스맨이 없는 후야와 달리 엄청나게 많은 멤버들을 돌려쓰며 올린 성적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비관적이던 팬들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이었고, 낙관적이던 팬들 입장에서는 뭔가 아쉬운 어중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T가 프리시즌에 올린 최고의 성과는 누가 뭐래도 스코어 정글의 발견이다. CJ의 참담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앰비션의 정글 전향 자체는 대체로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렇다면 스코어의 정글 전향은 대성공이다. 정글 스코어는 프리시즌을 압도한 T1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장본인이며, 벵기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사실상 한국 최고의 정글러가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벵기가 이후 경기에서 갑자기 폼을 회복하며 애매하기는 하지만, 또다른 프리시즌의 핫한 정글러인 체이서를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등 현재 정상급 정글러 중 한 명임에는 이견이 없다 하겠다.

또다른 성과는 KT A와 KT B의 컬러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KT A가 보여주던 극단적인 공격성과, KT B가 보여주던 상대의 허를 찌르는 운영을 겸비하고 있다. 사실상 두 팀 모두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카카오가 떠난 상황에서, KT B 출신인 스코어와 KT A 우승멤버들의 조화로 팀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 또한 드러났는데, KT A 우승멤버들의 공격성이 상대에게 읽히고 있다는 것이다. 썸데이의 공격적인 텔레포트나 하차니의 공격적인 로밍이 실패시 큰 피해로 돌아오는 빈도가 높아졌다. 이를 안정적인 미드인 나그네가 만회하고 있지만, 나그네의 캐리력이 낮다는 것이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현 상황에서 마오카이, 레넥톤, 더하면 카사딘, 그라가스 정도에 한정된 썸데이의 챔프 폭이 메타 변화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 어쨌든 썸데이는 럼블, 리산드라, 라이즈 같은 원거리 AP 딜러나 이렐리아, 잭스 같은 공격적인 AD를 잘 다룬 적이 별로 없기 때문. 사실 이번 프리시즌에 실험을 많이 했어야 하나, 럼블은 식스맨인 익수가 잘 다루었고 썸데이는 리산드라로 프리시즌 맹비난을 받는 샤이를 왕귀시키는 참사를 저지르고 말았다. 물론 썸데이의 마오카이와 레넥톤은 필밴급이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지만.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잦은 멤버 교체는 단순히 주전 교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주전 멤버들의 고착된 플레이스타일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또다른 문제는 팀컬러인데, 장점이자 단점이다. 좋게 말하면 KT A와 KT B의 면모를 다 가지고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어느 하나 확실하지는 못하다. 다섯 개의 창이던 애로우즈만큼 상대를 몰아붙이지도 못하고, 다섯 명 모두 영리하던 불리츠만큼 빠르게 유기적으로 상황에 대처하지도 못한다. 어쩌면 불안정한 개인 폼과 더불어 KT가 패는 없으나 무재배를 다수 하게 된 원인일지도 모른다.

프리시즌을 충분히 실험으로 보낸 KT인만큼, 정예멤버를 확립하고 프리시즌 이후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SKT 독주를 저지할 강팀으로 뛰어오르느냐, 아니면 나진과 후야, 삼성 등에 밀려 중위권으로 전락하느냐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2.5. 5위 | CJ Entus | 1승 1무 3패

CJ는 시즌 4에서 몰락한 명문 그 자체였다. 결승은 못 가도 오랫동안 상위권은 유지했던 블레이즈가 롤드컵 시즌이 다가오자 역시나 고꾸라지고, 프로스트의 부활 또한 서머 시즌에 다시 보니 그저 반짝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팬들은 코칭스태프에 비난을 퍼부었고, 어느새 위세가 높아진 안티들은 조롱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CJ 팀원들, 특히 블레이즈 팀원들의 기량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괜찮았고, 경직된 운영의 문제라는 평가가 많았다. 팀이 통합될 경우 선수 출신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팀 게임 이해도가 높은 우수한 코치만 구할 수 있다면 날아오를 수 있다고 보는 팬들도 있었다. 특히 롤 마스터즈에서 플레임-데이드림-코코-엠퍼러-매드라이프로 출전한 혼합 팀이 완승을 거두며 이런 목소리가 높았다. 해외에서도 플레임 빠돌이로 유명한 쏘린이 두고두고 우려먹는다.

그런데 프리시즌 개막 전 CJ의 리빌딩은 충격과 공포. 그나마 각 포지션에서 평가가 좋았던 플레임-데이드림-스위프트-엠퍼러-건자가 전부 팀을 떠났고, 프로스트를 중심으로 블레이즈에서 홀로 남은 미드 앰비션을 정글로 전향시키는 것으로 리빌딩을 마무리했다. 사실상 스위프트를 잃고 서머 시즌에 부진했던 코코가 에이스로 보일 정도로 처참한 팀 구성. 젊은 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리고 이번 프리시즌을 통해 어마어마한 문제점들이 한 번에 터져나왔다. 앰비션이 정글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기존 선수들을 쭈욱 써왔지만 결과는 너무 좋지 않았고 과정은 그 이상으로 심각하였다. CJ의 최종 성적표는 1승 1무 3패, 세트 득실 3승 7패로 순위는 5위다. 그러나 이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CJ의 실력이 5위라고 받아들이는 팬들은 별로 없다. 당장 안티들은 왜 CJ가 SKT를 안 만나고도 5경기씩이나 치렀냐며 조롱 중이다. 참고로 진에어는 SKT를 안 만나고 4경기, 삼성은 SKT를 만나고도 4경기다. 그리고 당장 CJ는 바로 밑의, CJ전 이전까지 전패였던 6위 진에어에게 찢겼다. 이미 대부분의 팬들이 팀을 수습하고 CJ를 완파한 진에어, 그리고 나진과 SKT를 상대로 놀라울 만큼 선전한 신생 삼성을 CJ보다 훨씬 잠재력 높은 팀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CJ가 썸데이의 리산드라 덕에 1점을 벌어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이스와 매드라이프 듀오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문제는 스페이스든 매드라이프든 파트너를 한 번씩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보면 그냥 상성이 안 맞다거나 둘 중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모두의 문제라고밖엔 볼 수가 없다.

샤이는 고통을 받는 입장에서 고통을 주는 입장으로 완벽하게 전직하였다. 수준 이하의 챔프 이해도는 물론이고 시즌2,3까지만 해도 플레임과 함께 가장 순간이동을 잘 활용하던 탑솔에서 이제는 순간이동만 탔다하면 팀에게 재앙을 안겨주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는 순간이동을 일찍 써줘야 하는 때에 안 쓰고 버티다가 뒤늦게 써서 죽는 일이 발생하거나 아군이 호응해주기 힘든 타이밍에 혼자 막무가내로 이니시를 걸다 같은 팀원들을 모조리 끌어들여 죽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프리시즌 샤이에게 좋은 기억은 단 두 개다. 썸데이의 리산드라, 그리고 마린과 스위프트의 말다툼. 마린에게 박살난 스멥에게 라인전에서 박살나던 날은 해설하던 클템이 샤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로 수습을 시도할 정도로 심각했다. 원래부터 솔랭으로 연습하는 타입의 선수가 아닌지라, 그간 스파링 파트너였던 플레임이 팀에서 탈퇴한 결과 불가항력적으로 연습량이 줄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코코는 그동안 스위프트와 함께 강력한 미드-정글 듀오로 국지전에서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 모든걸 주도해주던 스위프트가 사라지자 그저 그런 수비적인 미드 라이너가 되어버렸다. 시즌 4의 페이커처럼 자신이 고군분투하며 변수를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이지훈처럼 미드 1차 타워에 벽이라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코코 본인이 그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그냥 팀과 함께 매우 조용히 침몰한다. 수비적인 플레이를 하면 한 점 돌파를 당하고, 변수를 만들어보려 했더니 솔킬을 내주고 만다. 폭풍 상승한 솔랭 순위가 유일한 희망 요소.

앰비션은 이제 막 정글로 포지션을 변경한 거 치고 나쁘지는 않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함께 정글로 포지션을 변경한 스코어의 경우 그 특유의 오더 능력에 더해서 적재적소에 이니시를 걸어주면서 팀을 이끄는 반면 그와 동일한 년차의 경력을 갖고 있는 앰비션은 팀에 그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되려 후야 타이거즈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멘탈이 터졌는지 스로잉을 연달아하며 팀 패배에 상당한 지분을 쌓았다. 다만 그 황당했던 마지막 경기 이전까지는 KT 상대로 이기는 경기에서 보여준 어메이징 킥을 제외하면 미드 출신답게 피지컬 부족을 드러낸 장면도 없었고, 아마추어 시절 정글러였던 과거를 살려 제법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최소한 팀의 구멍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했었다. 한마디로 포지션 적응 자체는 성공이지만, 어디까지나 1인분 하는 정글러인데 1인분 못 하는 경기도 있다.

개개인에 대한 비판을 둘째치고 팀으로서 역할도 전혀 되지 않고 있는데 이들은 라인전에서 기계처럼 CS만 먹는 건 잘하지만 그 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없다. 우리 팀 챔프와 상대 팀 챔프를 분석하여 특정 시점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전략적 사고가 전혀 없으며 그렇다고 전술적으로 상대 팀을 찍어누를 정도로 싸움을 잘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시도하는 초반 전략은 IM을 제외한 모든 팀에게 깔끔하게 가로막히고 있으며, 반대의 상대의 전략에는 당하는 빈도가 높다. 팽팽한 한타 승리는 고사하고 되려 타게팅이 매번 갈려서 반드시 성공해야 할 4:2 다이브조차도 성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전술적 기량 또한 처참한 수준이다.

더더욱 심각한 건 서로간에 대화가 일절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 자꾸 보인다는 점이다. 자신의 순간이동이 사용되었고 상대방의 순간이동이 사용되었나 안 되었나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그 모든 것을 팀원들에게 얘기해서 주의를 줘야 한다. 우리 팀은 지원이 안 되고 상대는 지원이 될 지 모르니까. 근데 그런 상황에서 반대쪽 라인에서 무모한 싸움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그냥 대화가 안 됐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한타에서 갈리는 타게팅 엉성한 다이브 순간이동에 대한 대처 우리 팀 순간이동의 타이밍까지 하나하나 맞는 거 없이 모든 면에서 엉망진창의 모습만 보여준 CJ는 정규 시즌이 오기 전까지 이번 프리시즌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고치기 위해 정말 혹독하게 훈련을 거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CJ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선의 여지가 보이는 진에어와 달리 여전히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갱맘이 1인분 하는 법을 깨우치면서 스텔스의 날카로운 모습을 조금이나마 되찾아가고 있는 진에어와 달리 CJ는 문제점이 존재함에도 주전 5인에 고집하다가 결과가 안 좋자 다른 팀들이 주전을 정해갈 때쯤에서야 식스맨을 기용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당연히 죽도 밥도 아니었다.

트롤쇼 코치진 특집에 출전한 손대영 코치도 다른 팀 코치들에 비해 고민거리가 많은 듯. 방송 경기만 나가면 샤이와 스페이스 등이 안 하던 실수를 하더니 자멸해버린다고. 나캐리에 출연한 샤이와 앰비션 역시 부진의 이유에 대해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 유럽의 얼라이언스도 2014 스프링 시즌에 스크림은 패왕인데 방송 경기는 전패하다가 서머 시즌 끝에는 유럽 챔피언에 올랐으니 CJ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나, 얼라이언스는 신생 팀이었고 CJ는 같이 한 지 3시즌이 되는 멤버에 정글러만 바꾼 팀이다.

22.6. 공동 6위 | Jin Air Greenwings | 1승 3패

프리시즌이 발표되었을 무렵 진에어는 전망이 좋았다. 다른 팀들이 외국발 돈바람 속에서 전력을 온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진에어는 사실상의 1팀으로 여겨지던 스텔스의 멤버들이 전혀 탈퇴하지 않고 남아 있었기 때문. 가끔 던지는 걸 빼면 안정적인 라인전과 강력한 캐리력을 가진 트레이스, 심지어 그 페이커나 다데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으며 이지훈과 동급의 강력한 수비형 미드로 평가받던 플라이, 점점 성장하며 R 가문의 악몽을 벗어던진 체이서, 그리고 강력한 라인전과 한타 포지셔닝을 모두 갖춘 캡틴잭 - 체이 듀오까지 보유하고 있던 진에어는 심지어 SKT - 나진과 함께 프리시즌 3강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마저 나왔다.

그리고 이 기대감은 프리시즌 일주일 전에 플라이가 중국으로 날아가고 그 자리를 갱맘이 대체하면서 한풀 꺾였다. 하지만 갱맘이 크게 못하는 선수도 아니고 다른 라인이 건재하니 여전히 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이 있었고, 대체로 타 팀의 하향 평준화가 진에어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즉 팬들의 분위기를 요약하면 못해도 중위권, 잘만 하면 상위권.

그리고 프리시즌 마지막에 진에어가 받아든 성적표는 이런 예상과 달리 처참하다. 1승 3패, 세트 득실 2승 6패로 공동 6위. 신생 삼성 갤럭시와 승점이 동일하며 밑에는 IM뿐. 심지어 이번 프리시즌 최대의 조롱 대상인 CJ보다 승점이 1점 적다. 서머 시즌 롤챔스 8강과 NLB 4위를 기록하고, 삼성 블루를 상대로 적어도 초반에는 우세를 점했으며 SKT T1 K와 나진 실드에게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내용상으로는 오히려 우세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진에어 스텔스의 강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특히 초반 6연패를 기록할 때는 CJ나 IM보다도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모기업의 모기업의 불미스러운 사태와 맞물려 무시당했을 정도. 좋게 봐준다면 진에어에게 패배를 안겨준 팀들이 2, 3, 4위를 차지했고 SKT를 제외하면 진에어와 경기가 없었던 팀들이 하위권이지만, 어차피 스프링과 서머 시즌에 다른 대기업 팀들을 이겨야 롤드컵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다지 위안이 되는 상황은 아니다.

진에어의 프리시즌은 시간 축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나진과의 1세트에서 초반 다이브 실수로 르블랑에게 4분만에 실질적 펜타킬을 주고도 박빙에 가까운 승부를 펼치며 프리시즌 3강이라는 예상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다만 캡틴잭이 빠진 2세트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함께 팀파워가 급감하며 오더를 다 캡잭이 내리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 이후, 중고 신인 팀 후야와의 경기에서도 미스터리한 패배를 맞이하며 진에어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탑, 미드의 라인전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트레이스는 다양한 챔프 폭을 보여줬지만 대신 라인전을 거의 이기지 못했고, 갱맘은 플라이와 라인전만 비등할 뿐 안정성이나 캐리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진에어의 평가는 급락했다. 게다가 첫날 나진과의 경기와 달리 한타에서 팀 플레이가 하나도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1세트에서 폭딜 연계가 중요한 그레이브즈를 뽑아놓고 탑 미드가 따로 놀아서 한타마다 어정쩡한 결과를 냈다. 마지막으로 나진을 외치는 멋진 한타를 보여주나 나진을 능가하는 진에어답게 바론을 스틸당하며 막장스런 패배.

이어서 KT와의 경기에서도 이러한 평가는 그대로. 1세트는 트레이스의 의아한 판단과 갱맘의 메자이로, 2세트는 갱맘의 2렙 이즈리얼의 앞비전 딜교[32]로 각각 날려먹었고, 프리시즌의 핵심이라는 용스택 관리는 계속해서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평가가 심히 박해졌다. 특히 갱맘에 대한 평가는 추락해서, 라인전만 이기지 진에어의 진짜 암적 존재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 플라이가 갱맘으로 바뀌었는데 이 꼴이 났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졸지에 캡틴잭은 영고라인설이 떠오르게 되었고, 2세트에서 캡틴잭이 빠지면 체이(혹은 XD)와 체이서마저 존재감이 싹 지워지며 완패하는 것이 필수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혹평이 겨우 반전의 계기를 찾은 것은 CJ전. 물론 이 경기는 진에어가 잘한 것만큼 CJ가 삽질을 하며 게임을 날려먹은 부분이 있지만, 어쨌거나 트레이스가 무게감을 찾고 갱맘이 팀 플레이에 녹아들어 1인분을 하자 봇 라인에서 캐리각을 잡고 거침없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진에어에게 많은 이들이 기대한 그림이 이거였다는 점에서, 비록 늦긴 했어도 본연의 승리 공식으로 다시 돌아온 셈.

그런데 진에어의 프리시즌에 독특한 점이 있다면, 공동 3위 라인의 KT보다도 더 많은 선수를 시험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얻어낸 것이 전무하다. 대부분 식스맨이 있는 포지션에서 진에어의 베스트 멤버는 체이서-캡틴잭-체이라는 것이 중론. 하지만 기존 스텔스의 문제점을 생각해보면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우선 팬들의 눈에 확 띄었던 스텔스의 문제점은 뒷심 부족. 전체적인 운영이 준수한데도 이걸 진에어가를 절로 외치게 만드는 하드 스로잉을 주기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진에어의 문제점이었고, 진에어를 떠난 플라이는 이에 대해 인터뷰 당시 너무 게임에 몰입해서 중요한 순간 대화를 잊어버리는 것이 스텔스의 단점이라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측면에서 제파의 나진보다 오히려 우월했는데도, 단 두 가지 4인 다이브와 캡틴잭의 암살로 망한 진에어의 프리시즌 첫 경기는 스텔스의 단점 그대로를 보여주었다.

구 스텔스의 문제점과 별도로 또다른 문제는 갱맘. 갱맘의 팰컨스는 2014 스프링 시즌에 프로 팀을 상대로 전패를 기록한 전설의 팀이다. 서머 시즌 최소한의 운영을 갖추면서 프로 팀의 구색은 맞춰냈지만, 여전히 아마추어 팀보다 소심한 운영으로 비판받았다. 이 당시에는 갱맘이 에이스이고 타 팀원들이 짐에 가까워서 부각이 덜 되었지만, 갱맘의 흥하면 캐리하거나 지는 팀을 이끌고 분전하지만 아니면 트롤이 되는 플레이스타일은 강팀에서 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니까 팀원 개개인들의 성장이 필요했다는 것. 최근 강팀들은 엄청나게 뛰어난 메인 오더 한명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따르기보다는 스스로 판단을 하고 서로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멤버를 자주 교체하면서 스스로의 플레이와 동시에 팀원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고민하고, 패배를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특히 튀는 플레이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갱맘은 마지막 승자 인터뷰에서 피드백을 통해 팀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고, 트레이스 또한 동감하는 모양새. 이적 후 팀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지나치게 많은 캡틴잭이 빠진 상태에서 타 팀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는지도 중요했는데, 매라만 빠진 CJ를 상대로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진에어는 나름 강력하다. 체이서는 확실하게 프리시즌을 통해 라인전 버스를 탄다는 의혹을 집어던졌고, 팀이 너무 망하지만 않으면 최대한 변수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피지컬이 최상급임을 과시하며 한국 정상급 정글러로 발돋움했다. 팀이 망하는 와중에 분전하던 잭선장과 체이의 봇 듀오 또한 건재하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인 탑솔러들의 성장 속에서 다소 불안함을 드러낸 트레이스와 종잡을 수 없는 미드의 기인 갱맘이 변화한 롤판에서 어느 정도 꾸준하게 활약해주느냐에 따라 최종적인 성적이 결정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가장 큰 아쉬움은 자신들을 그나마 수습하고 나니 이제 강팀과 방송에서 경기해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분위기를 일신했더니 상대는 프리시즌 약팀 반열에 당당히 합류한 CJ였고, CJ를 박살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상황. 특히 CJ와 IM도 교과서적인 운영은 습득한 상태이나, 강팀들을 상대로는 아주 교과서적으로 패배하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분명히 급한 불은 껐지만, 상위 팀들을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비시즌 동안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22.7. 공동 6위 | Samsung Galaxy | 3무 1패

아무리 적게 남아도 최소한 서너 명의 선수가 남은 다른 팀들과 달리, 시즌 4의 최강팀이었던 삼성 갤럭시는 완전히 공중분해되었다. 주전 10명 전원이 중국으로 진출했으며, 화이트와 블루의 코치였던 옴므와 반바지 또한 이들을 따라갔다. 최윤상 감독 또한 원래 소속 팀이던 MVP로 복귀. 이름이 알려진 연습생들도 중국으로 간 스카치, 미국으로 간 감수, T1으로 간 피카부 등 삼성에 남은 경우가 없었다. 결국 연습생 코치였던 최우범 현 감독만 남아 새 선수들을 모집했다. 프로 경력이 있지만 주목받지는 못한 봇 듀오에 완전 아마추어 3명으로 시작하는 실질적 신생팀. 대부분의 팬들이 프리시즌 전패에 가까운 성적을 예상했고, 어째서 IM에게 시드를 주거나 시드 선발전 진출권을 한 장 늘리지 않냐고 비난하는 목소리 또한 높았다. 최우범 감독 또한 이런 목소리에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완전히 무심하기는 힘들었다고.

하지만 신생 삼성 갤럭시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3무 1패, 세트 득실 3승 5패에 공동 6위라는 표면적인 성적이 아주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것은 원래 8위를 기대했던 팀이 얻어낸 성적이며 3경기까지도 초반 라인 스왑에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팀이 낸 성적이다. 게다가 이들은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으며 IM을 제외하면 1, 2, 3위와 경기를 했다. 만약은 의미없지만, 이런 객관적인 지표만 보아도 프리시즌이 길어졌을 때 이들의 순위가 6위보다 높을 것이냐 낮을 것이냐를 추측하라 한다면 높을 것이라 여기는 팬들이 더 많을 것이다.

경기 내용은 더 놀라운 수준이다. KT와 IM을 상대로 1세트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으며, 2세트는 각각 굉장히 아쉬운 패배였다. 게다가 2위 나진을 상대로 퓨리의 하드 캐리를 앞세워 무승부를 따냈다. 여기까지도 놀라운데, 1위 SKT와의 1세트에서 패했지만 블리스가 페이커를 솔킬 내고, 봇 듀오가 그 T1의 봇 듀오를 상대로 3킬을 만들었다.[33] 현격한 운영의 격차를 보이며 나진과의 2세트를 완패하고, SKT와의 경기에서도 2패를 쌓았지만 엄청난 가능성을 보았다.

레이스-퓨리의 봇 듀오는 사실상 한국 정상급, 특히 좋게 쳐주는 팬들은 뱅울프와 투탑 아니냐는 평가를 할 정도로 프리시즌 가장 유명세를 탄 선수들 중 하나다. 진에어 아이스베어, T1 K 캐스퍼로 알려진 레이스 권지민은 울프, 고릴라, 하차니 등 현 한국 탑클래스 서포터들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으며, 프라임 제트엔진으로 활동했던 퓨리는 나진과의 1세트를 완전히 폭파시키며 자신이 저평가된 보석임을 증명했다. 오죽하면 그 T1이 블루 사이드에서 원딜 3밴을 시전할 정도. 퍼플 사이드에서도 나르+2원딜 밴이 나왔다. 그러고도 아무리 상성대로라지만 라인전을 이겼다! 라인전 페이즈에서 다소 흔들렸던 KT의 봇 듀오나, 계속 멤버를 갈아치우며 들쭉날쭉했던 나진의 봇 듀오와 달리 전 경기에서 꾸준하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팀을 캐리했다.

아마추어 3명 또한 삼성이 최고로 엄선한 솔랭 고수들임이 분명하다. 미드 라이너 블리스는 챔프 폭이 아직 아쉽지만 모르가나와 피즈로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었으며, 르블랑도 괜찮게 다루는 편. 리 신과 워윅으로 대활약한 정글러 이브 또한 정글 불모지가 되어가는 한국에서 단연 돋보이는 신인이다. 챔프 폭을 제외하면 미드 정글의 개인 기량은 사실상 검증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탑 라이너인 큐베 또한 라인전 이후에는 절묘한 명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라인전을 두 번 크게 망했지만 그가 데뷔하자마자 상대한 탑 라이너들은 마린, 썸데이, 듀크 등 한국의 탑클래스 선수들이고, 그것도 썸데이와 마린의 레넥톤을 상대하다 망한 것.

물론 이 팀이 갈 길은 굉장히 멀다. 무난히 후반으로 넘어가기만 하면 웬만한 프로 팀을 능가하는 운영을 보여주지만, 아직 라인 스왑이 벌어진 경기에서 승리한 적이 없는 팀이다. 개인 단위에서 보완해야 될 부분도 적은 것이 아니다. 우선 최우범 감독도 선수 출신 코치를 모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프리시즌 이후 성장 포텐셜이 가장 높은 팀이 어디냐는 질문에는 삼성 갤럭시라 답하는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을 것이다.

22.8. 8위 | Incredible Miracle | 1무 3패

IM은 냉정하게 평가하면 롤판의 유서깊은 약팀이다. 1세대 솔랭전사들의 스토리는 말만 하면 입이 아프고, 역대 최강 전력이라던 쿠로-라샤-파라곤/벳쿄의 2014 스프링 IM #2 팀도 실속은 하나도 못 챙기고 이적과 건강 문제로 공중분해되고 말았다.

그리고 2014 서머 시즌 선을 보인 새 IM #2 팀이 현재의 IM이다. 추억의 스프링 1팀과 강력했던 스프링 2팀이 전부 와해되며 많은 팬들이 등을 돌린 입장이었고, 디펜딩 챔피언 삼성 블루와 그 전 시즌 우승자 T1 K를 만나는 최악의 대진운을 뽑으며 사실상 답이 없는 상황. 첫날 퇴물이 다 되었다는 푸만두에게 사형선고를 마구 얻어맞고 MVP를 헌납하며 이런 반응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탈락하면서도 프로즌의 럭스 깜짝 픽을 앞세워 재경기 끝에 삼성 블루를 잡아내며 희망을 준다. 라일락은 천주를 상대로 깜짝 노장 투혼을 발휘했고, 직스에게 럭스로 카운터를 먹여 다데에게 판정승을 거둔 에이스 프로즌을 비롯해 투신, 위즈덤, 손스타 등의 신인들은 주가를 올리는 데 성공한다.

한편 진에어의 플라이가 이적 시장 마지막에 이탈하면서 프리시즌의 IM은 유일하게 서머 시즌의 전력을 온존한 팀이 되었다. 그리고 시드 선발전 첫날의 부진을 다음날 만회하며 염원하던 팬들에게 이번에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겨주었으나 IM의 행보는 거기까지였다. 중국과의 교류전에서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왔다는 소식[34] 덕분에 조금 더 기대를 갖는 사람도 있었지만, 반전은 없었다.

IM의 성적은 1무 3패, 세트전적 1승 7패로 압도적인 최하위를 차지했다. 선발전에서 IM에게 패배한 HUYA가 명백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반면 IM은 그저 승점자판기일 뿐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밝혀지고 만다. 거의 모든 게임을 패배하며 단 1승도 따내지 못했고, 유일하게 따낸 한 세트는 라인 스왑이 카운터였던 삼성에게, 그것도 심각하게 지리한 운영 끝에 역전패를 당할 뻔한 상황에서 미드와 원딜의 슈퍼플레이를 앞세워 겨우 따낸 경기였다. 이전 세트에서 신생 삼성에게 처참한 양민 학살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저 승리 때도 절대 웃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이미 이전 경기에서 그 CJ에게까지 완패했을 정도니 말 다 했다.

역사만으로 보자면 최고참급인 팀임에도 불구하고 신생 팀조차 비웃을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모든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모자라 보이는 등 IM이 당면한 현실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기본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애초에 지고 들어가기 십상이면서, 겨우 이득을 만들어내더라도 굴릴 줄을 모른다. 정글은 중고 신인이고 탑은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는 CJ를 상대로까지 탑과 정글에서부터 격차가 벌어지는가 하면, 시드 선발전에서 빛났던 봇 듀오도 롤챔스에서는 전혀 안 먹힌다. 분위기가 안 좋을 때는 너 나 가리지 않고 열심히 끊기고 던지며 게임을 빠른 속도로 말아먹으며, 유리한 상황에서는 소심한 운영으로 역전패의 위기를 자초한다. 분명히 해설위원들이 말하는 큰 그림을 어설프게는 그리는데, 어김없이 상대에게 읽혀 역으로 정교한 카운터를 얻어맞는 것이 딱 CJ의 하위 호환이다.

라일락은 라교수를 기억하는 1세대 게이머들의 눈시울을 언제나처럼 뜨겁게 달구는 중이다. 라인전 기량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판단하는지 수비적인 픽과 운영을 고집하면서 상대보다 잘 크기는커녕 한참 눌리는 게 일상이고, 그러면서 한타 때는 설움이라도 폭발하는지 의아할 정도로 무리해서 이니시를 걸다가 혼자 산화하는 장면이 빈번하게 관찰된다. 간혹 공격적 픽을 하더라도 성과는 전무. 유난히 탑 솔로들이 많이 재발견된 프리시즌에서 샤이와 더불어 신예들의 제물만 되고 말았다. 심지어 저 샤이에게조차 판정패했던 걸 감안하면 프리시즌 명실공히 최약의 탑솔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 선발전 펜타킬로 나름 기대를 모은 손스타도 본격적인 강호들과 만나자 존재감이 증발하며 무너져버렸고, 투신이나 위즈덤 또한 어설프게 오락가락하다가 끊기거나 중요한 오브젝트를 잔나 Q 같은 것에 허무하게 스틸당하는 등 삽질만 많이 했을 뿐, 변수를 창출해야 할 포지션임에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나마 건진 선수는 프로즌 하나뿐. 삼성과의 1세트를 대차게 말아먹으며 역적으로 등극하는 듯했으나 그밖의 모든 경기에서는 1인분 이상은 해줬다고 평가받는다. 나진과의 2세트에서 보여준 아지르나 프리시즌 미드의 제국 SKT와의 대결에서 이지훈과 페이커에게 뒤지지 않는 성장 등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삼성과의 1경기에서 보여줬듯 공격적으로 나가다가는 오히려 터져버릴 위험이 큰 관계로 라인전은 파밍 일변도로 끌고간 다음 한타 능력을 믿어야 하는데, 다른 라인이 모조리 터지는 가운데 이런 타입은 고통만 받다가 끝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지금껏 수많은 미드 라이너들이 증명해왔던지라 나머지 포지션의 기량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별다른 기대는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1] 4경기 혹은 5경기를 치른다. [2] 잔나가 4명을 회오리로 띄우고 그중 3명을 계절풍으로 아군에게 밀어버렸다. [3] 근데 결과적으로 바뀐 프리시즌 환경 탓에 RPG 정글을 하긴 했다. [4] 시종일관 중간 라인을 유지했던 루시안과는 달리 코르키는 미니언들을 타워에 밀어 넣어버렸는데, 자르반은 깃발과 창으로 인해 근접 챔프 치고는 멀리서 CS 챙기기가 좋다. [5] 나진의 탑솔러 듀크 이호성과 동명이인. [6] 프리시즌 한정으로 현재 요동치는 메타는 세이브나 마린에게 오히려 웃어주고 있다. 다만 썸데이는 세이브나 마린과 달리 모든 챔프로 일단 라인전은 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행. [7] 정작 쿠로는 서머 NLB 4강에서 꿍에게 판정승했고 이외에도 나그네, 갱맘을 털어버리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어김없이 페이커만 만나면 망했다. 반면 꿍은 롤드컵 선발전에서 페이커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8] 듀크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바로 라인전 수행 능력이다. 스프링 시즌에는 평범했으나 메타를 타지 않는 라인전으로 플레임, 임팩트, 세이브, 마린 등을 서머 시즌에 다 털었다. [9] 심지어 플라이는 인터뷰에서 대놓고 어떤 팀을 상대로도 밀린 적이 없다고 했었다. 그게 구 삼성을 포함하는 것이었을지는... [10] 다르게 보면 구 T1 S에서 정글러만 벵기가 되었다. [11] 옹호하는 사람들은 페이커가 신드라를 버린 이유는 벵기 때문이라고 주장, 반면 그래도 성장한 뒤의 플레이에 여러 가지로 비판받을 점이 많다는 의견 또한 존재했다. [12] 그래도 드래곤 한타의 아수라장 속에서 애로우와의 영혼의 맞다이에서 승리하는 등 피지컬은 역시나 좋았다. [13] 그리고 이건 밑의 13경기에서 현실이 되었다. [14] 시즌 4 유럽 LCS에서 얼라이언스가 2원딜로 역전승한 경기가 있으나 그건 한타 조합이 완전히 상대를 카운터 치는 독특한 조합이었다. 서폿 브라움을 포함한 3탱커로 하드 캐리형 원딜 둘을 보호한 데다 상대 SK Gaming의 탑 미드가 카사딘과 마오카이라 2원딜을 물 수가 없어 한타만으로 역전패하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왔었다. [15] 이건 그냥 중국 쪽 패치가 늦어서라는 말도 있다. 솔랭은 한국 서버로 돌려도 팀랭과 대회는 다르니. [16] 카사딘 등이 그레이브즈와 투닥거리는 동안, 이렐리아가 뒷쪽으로 순간이동을 타고 와서 체력이 많이 빠진 그레이브즈가 아니라 가까운 풀피 제이스를 물었다. [17] 다만 도망치기 전 수풀에서 쓸데없이 움직이다가 위치를 파악당하는 실수를 하기는 했다. [18] 다만 그쪽이 다데가 데프트를 키워준다면 이쪽은 반대로 뱅이 라인전으로 이지훈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19] 어떻게 보면 초식초식거리던 암흑기 CJ 블레이즈와도 유사하다. 플레임-앰비션 조합 또한 둘이 서로 노력해서 그나마 나아지긴 했지만 의외로 조합이 나빴을지도. T1 S 시절의 호로가 데이드림이라면 프리시즌의 벵기는 헬리오스 같았다. [20] 前 IM #2 팀 온달. [21] 심지어 유일한 탱커인 자르반도 닌자의 신발에 란두인을 갔다. [22] 사실 또다른 육식 정글러인 CJ 형제 팀의 데이드림과 스위프트마저 각각 브라질과 중국 2부로 떠났고, 한국에 남은 정글러들 중 동물적인 감각과 폭발력을 지닌 정글러는 정말 전무하다. 와치와 체이서는 고질적인 기복을 해결하지 못하고, 벵기와 포지션을 변경한 스코어, 앰비션은 다소 안정적인 오더형, 한타 지향형 정글러들이다. [23] 이것도 메타 변화상 그 롤드컵 선발전 이후로 못쓴지 꽤 됐다. [24] 당시 경쟁자 중에 또다른 우수한 선수로는 서머 시즌 CJ 블레이즈의 서포터였던 건자가 있다. [25] 원래 도주기 없는 챔피언에게 깃창과 대격변으로 점멸도 따라오는 자르반은 치명적이다. [26] 이지훈은 정작 신드라로 데뷔전 한 번 이긴 반면, 상대 신드라가 나오면 이를 멸망시키는 재주는 정말 탁월하다. [27] 갱 때문에 입은 손해 탓에 내주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침착하게 회복하지 않고 라인전에 임한 건 본인 잘못이다. 초반 우세도 따지고 보면 챔피언 상성이 크게 작용했으니 페이커가 실력으로 압도했다고만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 [28] 꼭 프리시즌에 주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식스맨이 너무 말아먹지만 않으면서 새로운 경기양상이 나온다면, 기존 멤버들이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를 줄 기회 또한 생긴다. KT나 진에어처럼 다소 무모한 실험을 시도한 팀들이 마지막 경기에서는 스쿼드를 재정비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CJ는 바로 이런 면에서 뭔가 나사가 빠져 있다. [29] 트리스타나-모르가나 쪽이 더 푸시력이 좋고 쓰레쉬가 만드는 변수를 모르가나의 E나 트리스타나의 생존기로 차단할 수 있으며, 코그모는 W 미사용 시의 사정거리가 짧아서 트리스타나의 E나 모르가나의 W 등에 긁히기 쉽다. 교전이 발생했을 때에도 폭딜으로 킬을 따고 생존기를 사용해 이케시아식 마무리를 무시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 트리스타나가 코그모에 비해 유리하다. [30] 굳이 말하자면 둘 중 하나가 억제기인가 질문했을 때 어느 쪽도 아니었다는 소리다. [31] 임팩트는 프리시즌 단점을 많이 보완하기는 했으나 S급은 아니다. [32] 당시 원딜 이즈가 전승이고, 페이커가 미드 이즈로 1승을 거둔 상황에서 갱맘이 이즈리얼로 첫 패를 기록했다! [33] 다만 솔킬은 직전 갱킹의 영향이 있었고 곧 페이커가 되갚아준다. 봇 듀오는 1세트에서 라인전 극강 바루스-소나로 왕귀형인 트리스타나를 상대했다. [34] 이에 대해서 중국이 여전히 못난 것이라는 의견과 솔랭은 돌려도 팀랭은 한국 서버로 편하게 못 돌리는 상황에서 클라이언트 패치 격차의 직격탄을 얻어맞은 것뿐이라는 의견이 있었는데(당장 비시즌 중국 국내 대회가 비슷한 시점에서 드래곤 잡으면 골드 주는 버전으로 열심히 진행되고 있었다), 롤챔스에서 IM의 처참한 부진으로 후자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