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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07:59:55

테이레시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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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iresias/Tiresias[1]

1. 개요2. 성전환3. 맹인 예언자4. 여담5. 관련 문서

1. 개요

위키백과

그리스 테베의 맹인 예언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신들이나 오디세우스 같은 영웅들에게 조언과 예언을 해 주는 역할로 등장한다. 오이디푸스의 근친상간과 패륜 사실을 알려준 사람도 바로 이 사람. 특이사항이라면 예언자 말고도 남성 여성의 삶을 번갈아 살아본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2. 성전환

테이레시아스가 지나가다 한창 짝짓기를 하는 들을 보고는 막대기로 방해하다가 실수로 암컷 뱀을 죽여버렸다. 암컷 뱀은 죽기 전에 저주를 걸어 테이레시아스의 몸을 여자로 바꿔버렸다. 혹은 저주를 건 게 헤라라는 전승도 있다.

약 7년간 여자로 살던 테이레시아스는 다시 길에서 또 짝짓기를 하는 뱀을 보고 또 몽둥이로 뱀을 죽였는데 이번엔 수컷 뱀을 죽였고 수컷 뱀의 저주를 받아 남자로 돌아왔다. 두 번째로 뱀을 죽인 이유는 어쩌면 암컷 뱀을 죽여봤던 경험을 통해 때려죽인 뱀과 같은 성별로 몸이 변하는 저주에 걸리리라는 걸 테이레시아스가 깨닫고 남자로 돌아가기 위해 수컷 뱀을 죽였다는 전승도 있고, 그냥 우연히 수컷 뱀을 죽였다는 전승도 있다.

여자로서 어떻게 살았는지는 판본마다 다르다. 헤라 신전의 신관으로 지냈다거나, 창녀(...)가 되어 화류계에서 이름을 날렸다거나, 그냥 남자와 결혼해서 살았다거나, 자세한 설명이 없이 그냥 여자로 살았다고도 한다. 모든 판본에서 여자로 사는 동안 남자와 성관계를 가졌으며 후일담격으로 자식도 낳았다고 한다. 그 자녀가 바로 테이레시아스 못지않게 뛰어난 예언자였던 딸 만토[2]라고 한다.

프톨레마이오스 첸누스가 정리한 버전에 의하면 7번이나 성전환을 당했다고 한다. 여기서는 원래 여자였는데 자신에게 호감을 품은 아폴로의 구애를 거절하다가 아폴로에 의해 남자가 되었고, 이후 다시 여자가 되었다가 기분이 상한 헤라에 의해 남자가 되었다가 다시 제우스에 의해 여자가 되었다가 뮤즈와 만난 뒤에 남자가 되는 등의 변신을 반복하였다고 한다.

3. 맹인 예언자

신화의 특성상 그가 맹인 예언자가 된 까닭을 풀이하는 이야기로 몇 가지 이본(異本)이 전해지고 있는데 크게 두 갈래가 있다.

첫째로 아테나 목욕 목격 사건. 그가 젊었을 때 우연히 아테나가 목욕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일반 아름다운 여성인 줄 안 테이레시아스는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게 된다. 여기에 들통난 처녀신인 아테나는 이에 분노하여 그의 시력을 없애버렸다. 나중에 아테나의 시종 님프 중 하나였던 그의 어머니 카리클로[3]가 간청을 하고, 테이레시아스도 죄를 인정하고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자 아테나도 좀 미안하다고 생각해서인지[4] 예언의 능력을 주고 장수하며 살게 해 주었다.[5] 참고로 이 버전에서는 성전환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테이레시아스는 자신의 죄로 육체의 눈을 빼앗은 대신 마음의 눈을 주어서 감사하다며 아테나를 찬양했다고 한다.

둘째로 제우스 헤라가 "남자와 여자 중 어느 쪽의 오르가슴이 더 강한가?"로 벌인 논쟁. 이쪽이 조금 더 유명하고 많은 학자들이 아는 이야기이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같은 어린이용 작품에서는 아무래도 이걸 그대로 실을 수 없으니 '남자와 여자 중 어느 쪽이 사랑을 더 많이 느끼는가?'로 적당히 순화했다. 제우스와 헤라는 남자와 여자로 모두 살아본 테이레시아스에게 물어봐서 결판을 내기로 한다. 제우스는 여성이, 헤라는 남성이 느끼는 쾌락이 더 크다고 각각 주장했는데 테이레시아스는 여성의 오르가슴이 9라면 남성의 오르가슴은 1에 불과하다고 해서 제우스가 승리했다. 헤라가 화풀이로 테이레시아스의 눈을 멀게 하자, 제우스가 자신의 편을 들어준 대가이자 헤라의 저주에 대한 보상 격으로 예언의 능력을 줬다는 것.[6] 또한 제우스는 테이레시아스에게 남보다 7배 긴 수명을 줬는데,[7] 그리하여 신화를 읽다 보면 이곳저곳 시공을 초월하여 튀어나와 예언을 한다.

그리스 비극에서도 테바이 신화를 다룬 거의 모든 작품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해 인물들(펜테우스, 크레온 등)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보내곤 한다. 문제는 둘 다 테이레시아스의 충고를 무시했다가 비참한 결말을 맞았다. 펜테우스는 디오뉘소스에게 속은 채 어머니 아가우에와 이모들인 아우토노에, 이노에게 살해당했다. 크레온은 뒤늦게 테이레시아스의 충고를 따라 안티고네를 풀어주려 했으나 이미 자살한 뒤였고, 그 여파로 안티고네의 약혼자였던 아들 하이몬과 아내 에우뤼디케가 자살하고 만다.

4.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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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한 모습 남자로 돌아온 모습 노년의 모습

5. 관련 문서



[1] 영어권에서는 후자가 더 많이 쓰이는 편. [2] 이 이름 자체가 예언자라는 뜻의 '만티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3] 케이론의 아내 카리클로와 동명이인. [4] 그리스 로마 신들 중 가장 온건한 성품에 속하는 아테나였기에 저 정도로 끝난 거였지, 만약에 테이레시아스가 같은 처녀신이지만 아테나보다 훨씬 더 성격이 거칠기로 소문난 아테나의 이복 여동생 아르테미스에게 걸렸다면 악타이온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았을 것이다. [5] 아동용으로 각색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구판)에서는 테이레시아스가 아테나의 나체를 훔쳐본 벌로 눈을 멀게 하는 것과 예언 능력을 주는 것을 동시에 했다. 좀 이상하긴 하나 그냥 짧게 축약해서 '벌을 주긴 하되 조금 약한 벌을 준 것' 정도로 생각하면 별 문제는 없다. 예언능력을 주면서 설득력은 빼앗는 유사한 경우도 있었다. [6] 그리스 신화를 보다 보면 신이 저주를 내릴 때 다른 신이 풀어줄 수 있지 않나 싶을 텐데, 문제는 그리스 신화에서 축복과 저주 같은 행위는 다른 신이 막거나 풀 수 없다. 무조건 결자해지 방식이다. 한 신이 축복이나 저주를 걸면 다른 신이 빼앗거나 풀어주는 건 절대 불가능하며, 이는 제우스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간혹 본인, 아니 본신도 못 풀기도 한다. 그래서 제우스와 바람피운 여자들이 헤라의 저주에 걸려도 제우스가 풀어주지 못했고, 아폴론이 카산드라에게서 예지 능력을 빼앗는 것이 아닌 카산드라의 예언을 아무도 믿지 않게 하는 저주를 걸었던 것. [7] 역시 상술한 아동만화도서에서는, 수명을 7배로 늘려줬다는 설정은 죽은 뒤에도 예언 능력이 유지되게 해 줬다는 설정으로 바뀌었다. [8] 예언자이자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군 중 한 명. 예언자 멜람푸스와 이피아나사의 증손자이다. [9] 제우스와 헤라의 부부싸움에 휘말린 전승과 목욕하던 아테나를 훔쳐본 일로 맹인이 됐다는 전승 모두 나왔다. [10] 폴리네이케스와 아르게이아의 아들 테르산드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