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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9-08 22:48:52

태을주

太乙呪

1. 소개2. 전문3. 설명4. 연원 논란5. 독법 논란6. 교단별 태을주 주송7. 연관 문서

1. 소개

태을주는 구한말 한국에 살았던 종교가 강일순이 널리 퍼뜨린 주문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하며 태을주를 읽게 하였다.
태을주는 심령心靈과 혼백魂魄을 안정케 하여 성령聖靈을 접하게 하고 신도神道를 통하게 하며 천하창생을 건지는 주문이니라.
오는 잠 적게 자고 태을주를 많이 읽으라. 태을천상원군太乙天上元君은 하늘 으뜸가는 임금이니 앞세상 오만년 동안 동리동리 각 학교에서 외우리라.
장차 이름 모를 온갖 병이 다 들어오는데, 병겁病劫이 돌기 전에 단독丹毒과 시두時痘가 먼저 들어오느니라. 시두의 때를 당하면 태을주를 읽어야 살 수 있느니라.

여담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이 주문의 첫머리를 따서 강일순을 신봉하는 교단들을 싸잡아 부를 때 '훔치교', 혹은 '흠치교'라 불렀다. 이 말은 지금도 온라인 상에서 강일순 교단을 낮잡아 부를 때 종종 사용된다.

2. 전문

훔치 훔치 태을천상원군[1]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사파하
吽哆 吽哆 太乙天上元君 吽哩哆㖿都來 吽哩喊哩娑婆訶

3. 설명

우리나라의 여러 증산종교들에서 사용하는 주문이다. 1909년, 증산 강일순이 사망하던 해에 제자들에게 운장주와 태을주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강일순은 태을주에 병을 낫게 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증산계 종교에서는 앞으로 오는 천지개벽의 시대에 세상을 구제하고 그때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효능이 있다고 선전(?)한다.

증산도의 교세가 성했던 1990년대~2000년대쯤에 하도 운장주와 함께 이 주문을 증산도 신자들이 영험하다면서 인터넷상에서 널리 선전하며 다닌 바람에 (종교나 오컬트 등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유명해졌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이후 나온 무속경문집 등에 이 태을주를 비롯한 증산계 주문들이 실리기도 했다.

증산 계열 종교에서는 설명하기를 이 주문은 집중해서 외우면 효험이 있어서 귀신을 보고, 병을 고치고, 마음을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각 종단마다 읽는 방법이 제각각이다. 주문의 참된 효력을 발휘하려면 다들 자기네 단체(...)에서 읽는 방법을 체득하고 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증산 계열 종교에서는 거의 공통적으로 사용하지만, 희한하게도 증산 강일순의 제자 중 문공신(文公信 1878-1954)을 따르는 단체에서는 태을주를 사용하지 않는다.

채만식의 소설 태평천하에서 윤 직원 영감의 머슴들이 재산을 훔치는 것을 태을도라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4. 연원 논란

증산도 자료를 보면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사파하라고 하는 부분은 원래 도교 불교에서 사용하는 구축병마주(驅逐病魔呪), 즉 질병을 물리치는 주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전라남도 함평에 살던 김경수(金京訴)란 사람이 구축병마주로 50년간 수도하던 중 계시를 받아 구축병마주에 '태을천상원군'이란 구절을 덧붙였다고 한다. 김경수는 (1900년쯤?) 우연히 금산사에서 강일순을 만난 뒤, 강일순의 본가인 객망리로 찾아와 태을주를 알려주었으며, 최종적으로 강일순이 '훔치훔치'란 구절을 붙여 완성했다고 한다. 증산도 쪽에서는 김경수에게 계시를 준 존재도 증산 강일순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을 곧이 믿기는 매우 어렵다. 일단 구축병마주라는 주문이 도교나 불교에 정말로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바이두 등에서 검색해보아도 나오는 것이 없으므로, 증산도의 설명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또한 강일순에게 태을주를 전해주었다는 도인 '김경수'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실 이름이 김경수(金京訴)인지 김경흔(金京訢)인지도 자료에 따라 말이 다르다. 게다가 한자 독음도 이상해서 소(訴)라고 읽어야 할 한자를 '수'라고 읽는 판이다.[2] 여기서는 편의상 '김경수'로 통일하여 쓴다.

김경수의 이름만이 아니라 살던 곳과 살던 시대도 혼란스럽다. 증산도 쪽 자료에서는 전라남도 함평이라고 하지만, 증산천사공사기 등에서는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庇仁) 사람이라고 썼다. 또한 증산도 쪽 자료를 따른다면 김경수와 강일순이 직접 만났으니 동시대 사람이지만, 다른 데서는 조선 선조 때 사람이라고 한다.

장소와 시대 문제에 대해서는, 증산도와 대립하는 단체인 증산참신앙이란 곳에서 김경수의 후손인 김상용이라는 노인을 만나 인터뷰한 동영상이 있다. 김 노인은 영상에서 김경수가 (자기 할아버지 김낙원으로부터) 10대조쯤 된다고 증언하였으니, 강일순과 김경수는 동시대 사람이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김 노인이 자기 할아버지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김경수는 구축병마주로 50년간 수도했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한다. 김경수가 수도하는데 신령으로부터 태을주를 전해 받았다고 할 뿐이다. 김경수는 함평에 살지도 않았으며, 강일순은 김경수의 혼령과 만나 태을주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김 노인의 이야기는 증산도의 주장과 매우 다르다.

김상용 노인의 할아버지 김낙원이란 사람이 '용화전경'이란 증산계 경전을 썼는데, 여기서는 강일순이 "태을주는 본디 구축병마주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용화전경의 문맥에서 태을주의 이름이 원래는 '구축병마주'라는 뜻인지, 아니면 태을주가 구축병마(병마를 내쫓아 병을 낫게 함)하는 주문이란 뜻인지 분별하기 어렵다.

이능화(李能和, 1869-1943)가 쓴 조선도교사(朝鮮道敎史)[3]에서 태을주의 연원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있다면서 소개하였다.
일설에는 강일순 금강산에 들어가 불경을 공부할 때 한 도사에게서 전해 얻은 것이라고 하고, 일설에는 황제(黃帝)가 지은 것을 노자(老子)가 수정한 것이라 한다. 이 전설에 따르면 강일순이 지은 주문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황제 노자에 가탁하여 말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태을주의 정확한 연원은 심지어 신도들 사이에서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던 듯하다. 당대 유수의 학자이자 지식인으로 조선도교사를 쓴다고 이런저런 자료를 많이 모았던 이능화조차 태을주에 대해서는 강일순 계열을 제외하면 접해본 적이 없다. 만약 태을주의 원형이 되는 주문이 존재했다고 해도 정말 무명(無名)으로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능화는 태을주 또한 운장주처럼 강일순이 지었다고 여긴 듯한데, 이 또한 가능성이 있다.

구성요소 중 '哩哆耶'가 등장하는 유일한 불교 문헌은 보디루치(보리류지)가 번역한 《광대보루각선주비밀다라니경》[4]이며, 저 문구는 산스크리트 원본의 hridaya( 마음)에 대응된다. 즉, 역경사의 의도대로라면 '리다야'로 읽혀야 했겠지만, 중고한어에서부터 哆의 이음으로 이미 '치'가 존재했기 때문에 조선 말기쯤에는 이로부터 영향을 받아 민간과 사찰에서 哆을 '다'가 아닌 '치'로 읽는 일이 많았다. '吽'과 '喊'은 순서와 음가 면에서 법신진언[5]의 마지막 두 글자와 유사성이 있다.[6]

한문 자체로만 보면 실질적인 뜻을 지닌 형태소는 '태을천상원군'과 '도래' 뿐이다. '도래(都來)'는 '모두 온다' 혹은 '이미 왔다' 등으로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5. 독법 논란

운장주에 읽는 방법에 관한 논란이 있듯, 태을주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다.

증산도가 다른 증산종교와 비교해서 남다르게 읽기 때문인데, 다른 교단에서는 '태을/천상/원군'으로 읽지만 증산도 교단은 '태을천/상원군'으로 읽는다. 또한 주문 끝의 '사바하(娑婆訶)'라는 부분도, 증산도는 불교식 한자독음을 인정하지 않고 홀로 (한자음을 고지식하게 읽어서) '사파하'라고 읽는다. 다른 증산교단은 보통은 불교식 한자독음을 따라 '사바하'라고 읽지만 대순진리회는 '사바아'라고 읽는다. 사실 사바하(娑婆訶)는 산스크리트어 진언에 나오는 스와하(svaha)를 중국 불교계가 한자로 음역하여 나온 표기이므로, 여기서는 한국 불교계의 관습을 따라 '사바하'라고 읽음이 타당하다.

吽자를 흔히 옥편에서 찾아보면 이라는 음이 있기 때문에 훔치흠치로 읽기도 한다. 불교에서 진언을 한자로 음역할 때에 hum을 吽으로 옮기고 이라고 읽었으며, 지금도 불교계에서는 吽자를 이라고 읽는다. 다만 불교계 밖에서 음이 바뀌어 이라고 읽게 되었다. 따라서 여기서는 불교계의 관습에 따라 으로 읽음이 맞는다.

6. 교단별 태을주 주송

증산도 태을주 합송 증산참신앙 태을주 합송 태을도 태을주 합송

7. 연관 문서


[1] 각종단마다 띄어 읽는 방법이 다른데 중립성을 위해서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 [2] 訴자는 '소'라는 음만 있으며 '수'로 읽지는 않는데도, 여기서는 이상하게 '수'로 읽는다. 왜 訴를 '수'라고 읽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가 없다. 또한 소(訴)와 흔(訢)은 마지막 한 획 차이밖에 없어서 한자 표기에 오류가 있었을 것이다. 어느 쪽이 정확한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3] 이능화가 생전에 한문으로 써두기만 했을 뿐 출판하지 않아서 언제 썼는지는 알 수 없다. 영인출판은 1956년에 되었다. [4] Ārya-vipula-maṇi-ratna-su-pratiṣṭhita-kūṭa-āgāraparama-rahasya-kalpa-rāja-nāma-dhāraṇī [5] 아비라훔캄(阿毘羅吽欠) 혹은 암밤람함캄(暗鑁囕唅坎). [6] 喊은 '감'으로도 음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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