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콜라겐[1]은 단백질의 일종으로서, 교원질(膠原質) 또는 아교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2. 특징
콜라겐 단백질은 여러 종류로 구분되어 있다. 현재까지 모두 28종류의 콜라겐 단백질이 발견되었으며, 그 중 인간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5종류이다.[2] 종류에 따라 뼈나 피부, 연골, 결합 조직[3] 등을 구성한다. 동물의 가죽이나 생선의 비늘도 콜라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사람 눈을 이루는 안구의 성분, 특히 흰자위의 주성분도 콜라겐이다.콜라겐은 일반적으로 물에 잘 녹지 않으며, 산이나 염기처리와 함께 가열하면 분해되어 젤라틴으로 변한다. 콜라겐과 젤라틴은 투명도에서 큰 차이가 있으며 콜라겐은 자기조립이 가능한 단백질이기 때문에 물 속에서 하이드로젤 상태를 이룬다. 젤라틴에 불순물이 섞인 것을 아교라고 부른다.[4]
3. 구조
글리신, 하이드록시 라이신, 하이드록시 프롤린이 반복되는 구조를 지니며 type I, type II, type Ⅳ, type V를 포함하여 6종류 이상이 발견되어 왔다. 특히 라이신과 프롤린은 하이드록시레이스에 의해 수산화기가 붙기 때문에 강력한 수소결합을 형성한다. 해당 효소의 보효소가 아스코르빈산, 즉 비타민C이기 때문에 비타민C결핍의 증상으로 콜라겐 조직 약화가 관찰되며, 대개 콜라겐이 풍부한 혈관의 붕괴가 우선적으로 일어난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질병이 바로 괴혈병.세 종류의 아미노산이 반복된 사슬을 alpha chain이라 부르며, alpha chain 세 가닥이 감긴 것을 triple helix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이 triple helix 끼리 가교 결합이 일어나면서 콜라겐의 복잡한 구조가 형성된다.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콜라겐은 자기 조립에 의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생체 조직의 구조적 지지체 역할만이 아니라 세포의 분화, 부착, 이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콜라겐이 만드는 독특한 사슬 구조는 second harmonic generation이라는 비선형광학적 현상을 보인다. 특히 type Ⅳ 콜라겐은 빗해파리나 해면 같은 최초의 동물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어 깃편모충이 콜라겐 Ⅳ를 합성하여 세포끼리 붙들면서 다세포 동물이 출현한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동물의 진화에 엄청난 역할을 한 셈. #
4. 오해와 사실
콜라겐이 들어간 화장품이나 식품 광고가 많기 때문에 미용이나 건강 식품의 용도로 많이 쓰일 것처럼 보이나, 실제 산업에서 콜라겐은 젤라틴을 제조하는 경우 외에는 의료용 재료로서 널리 사용되며 적용되는 용도 또한 무척 다양하다. 봉합사 (suture)나 조직공학의 지지체 (scaffold) 등에도 사용되며 시험관 내에서 동물세포 배양을 위해서도 빈번하게 사용된다.콜라겐이 피부나 연골의 구성 성분이기 때문에, 먹거나 바르면 피부 탄력 혹은 뼈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 콜라겐이 많은 음식인 닭발 닭날개나 도가니, 혹은 돼지껍질, 족발 등을 즐겨찾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를 노린 콜라겐 제품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면 콜라겐도 단백질의 일종이고, 피부나 소화기관으로 냅다 흡수될 리가 없다. 단백질은 대개 분자량이 큰 고분자 물질이고 (괜히 분자량을 kda로 세는 게 아니다) 콜라겐도 분자의 크기가 커서 피부가 흡수를 못 한다. 또한 섭취를 했을 때는 소화기관에서 다양한 소화 효소 작용으로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되며, 이렇게 흡수된 아미노산이 몸 안에서 다시 콜라겐으로 생성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다시 말해, 콜라겐을 먹으나, 콩을 먹으나, 우유를 마시나 일단 단백질이라면 몸에 들어가면 다 똑같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는 말이다. 게다가 콜라겐은 연골이나 각종 결합 조직 및 세포 간 기질의 주요 성분으로, 몸 안의 그 어떤 단백질보다도 많이 존재한다. 때문에 합성된 콜라겐이 오로지 피부로만 갈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셈이다.
심지어 콜라겐은 일반 단백질보다 분자량이 커서 인체에 제대로 소화 흡수되지도 않고 90% 이상이 그대로 배출되며, 필수 아미노산이 전혀 포함되지 않아서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라고도 볼 수 없다. 관련 기사 최근에는 육류 콜라겐보다 흡수율이 훨씬 좋다는 어류 콜라겐이 판매되기도 하는데 어류에서 나온 콜라겐이라고 흡수율이 더 좋다는 보장도 없으며[5], 실제로 흡수율이 더 좋다는 그 어떤 임상시험도 없는 상태다.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마케팅 전략인 셈.
콜라겐은 보통 세 종류의 아미노산[6]으로 구성되니까, 해당 콜라겐을 섭취하면 그 원재료가 되는 아미노산을 섭취하는 셈이니 결과적으로 콜라겐 합성이 늘어나 피부가 좋아진다는 반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콜라겐을 구성하는 주요 아미노산은 모두 비필수 아미노산[7]이다. 섭취하나 마나 어차피 부족하면 체내에서 알아서 합성된다는 이야기이다. 정 좋은 피부를 가지고 싶거든 보습과 자외선 차단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일부 유사과학자들은 정체불명의 논문을 제시하면서 '콜라겐 가수분해물을 섭취하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지만, 분해된 펩타이드 자체가 콜라겐의 특이적 구조를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콜라겐으로 만들기 용이한 재료가 되고, 이 콜라겐 유래 펩타이드는 혈류를 타고 피부까지 간다.'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도 하는데, 고등학교 생명과학만 배워도 알 수 있지만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이상 콜라겐의 특이적 구조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아미노산이 형상기억합금도 아니고 분자 단위로 쪼개진 상태에서 어떻게 콜라겐으로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지 문헌적 근거는커녕 이론적 근거조차 없다. 제시된 논문(사실 논문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수준이지만)을 자세히 살펴보면 고작 남자 4명, 여자 8명을 상대로 조사한 cross-over study[8]일 뿐이며, 대학교 석사 과정 졸업 논문으로도 쓸 수 없는[9] 문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에 무지한 대다수의 민중들에게 외계어 같은 과학용어를 남발하면서 "봐라, 과학적으로 증명된 효과가 있지 않느냐" 하면서 수상한 제품들을 팔려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봐왔던 숱한 유사과학과 다를 바가 없다. 간혹 효과가 있다는 메타분석이 있다고 메타분석 논문도 들고 오지만 # # 해당 논문 내에서도 '근거의 질은 매우 낮지만'이라는 조건을 달아서 서술하고 있을 정도로 제대로된 연구가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첫 번째 논문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무런 임상적 이득이 없다고 결론을 내고 있다.
때로는 피부과에서 주름을 펴기 위해 콜라겐을 필러로써 주사로 주입하는 시술을 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콜라겐이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진다. 면역 반응 문제 때문에 요즘은 히알루론산을 쓰는 편이다. 바르는 경우에도 위에서 언급했듯, 단백질은 고분자 물질이고, 당연히 피부 표피도 뚫을 수 없다. 돌을 가는 체에 받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피부에 주름이 생긴 건 표피 아래쪽의 진피층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라, 콜라켄 팩에 든 수분 덕에 촉촉해지는 소소한 효과는 있어도 큰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바르는 콜라겐은 로션처럼 어디까지나 좋은 보습제일 뿐. 효과 자체는 폄하하면 안 되는 게, 좋은 보습은 피부 미용품의 기초 중의 기초이지만 가장 완벽하기 힘든 분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한 보습 성분은 충분한 친수성을 가지면서도 피부 자극 등 부작용도 적어야 하는데, 원래 피부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은 해당 문제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는 효과를 바라면 안 된다.
그러나 상처에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어 욕창의 치료 등에 있어서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일본의 NHK의 유명 장수 생활정보 프로그램 ガッテン에서 소개되기도 하였는데[10] 최근 연구에 의하면 콜라겐이 분해된 아미노산과 부산물이 몸 속의 섬유아세포(繊維芽細胞)를 자극하여 체내 콜라겐 생산을 늘려 준다는 결과가 있다고 한다. 즉 콜라겐을 섭취하면 몸에서 콜라겐을 더 잘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용은 피부에 상처 또는 건조해지거나 하는 등으로 이미 손상을 입은 경우에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다.[11] 꾸준히 잘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콜라겐 생성으로 회복되어야 하는(혹은 회복될 수 있는) 손상(염증, 상처, 건조)이 없는 것이므로 더 이상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효과가 있다는 사람들과 없다는 사람들이 나오게 된 원인이 되기도 한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콜라겐을 복용하는 방식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최근까지 통설적으로 굳어진 것이었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콜라겐의 효능은 식품으로서의 효과이지 약으로서의 효과가 아니므로 치료제의 개념으로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젤라틴과 콜라겐은 구성 성분이 유사하므로 따로 건강식품보조제를 사지 않고 젤라틴으로 섭취하여도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후반부에는 젤라틴이 풍부한 음식을 만든는 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그런데 약팔이들은 앞의 콜라겐의 효과 부분만 똑 떼와서 열심히 콜라겐을 팔고 있는 상황.
독일 등 외국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등의 통증 치료에 단기간에 한해 보조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장기간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효과도 통증 완화에 불과하므로 큰 의미는 없다. 애초에 통증 완화가 목적이면 그냥 한 알에 10원도 안 하는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되는 것이지[12] 수만 원이나 주고서 콜라겐 영양제를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근거중심 의학 요약 사이트인 UpToDate에서도 관절염에 콜라겐 치료가 단기간에 효과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는 불분명하다[13]고 서술되어 있다.
5. 기타
콜라겐을 반죽에 첨가해서 잘 불거나 굳지 않는 면과 떡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기도 했다.대한화학회에서는 뒤에 모음 i, e가 붙는 G를 ㅈ로 읽기때문에 콜라젠이 되는데, 한글 표기 방식에서 알 수 있듯이 억지로 영어식 표현을 강요한 것이다.
식품 의약품 안전처에서 콜라겐 일반 식품에 대한 설명을 한 영상이 올라왔다. 구매하기 전에 참고하면 좋다.
서울시 약사회지 2020년 8월호에 콜라겐 관련 학술자료 출처로 나무위키가 레퍼런스로 쓰인 적이 있다.
[1]
독일어 Kollagen의 표기법이다. 영어 collagen은 콜라젠으로 표기한다.
[2]
위의
무지개색 이미지가 그 중 가장 대표적인 3중 사슬 구조.
[3]
교원 조직이라고도 부른다. 콜라겐을 교원질이라고 부르는 이유.
[4]
콜라겐을 아교질이라고도 부르는 이유.
[5]
물론 이론적으로 끼워 맞출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끼워 맞춘 말이 실제로 맞다고 볼 수 있을 만한 문헌상의 근거가 전혀 없다.
[6]
글리신, 프롤린/하이드록시 프롤린, 라이신/하이드록시 라이신.
[7]
따로 먹지 않아도 체내에서 알아서 합성이 가능한 아미노산.
[8]
한 사람이 콜라겐을 먹지 않고 피 검사를 하고, 그 뒤 다시 콜라겐을 먹은 뒤 피 검사를 하는 방식으로, 같은 사람이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가 된다. 당연하지만 이런 방식의 연구는 사람을 상대로 한 연구로서는 제대로 된 실험군-대조군 설정이 될 수 없다.
[9]
LC-MS/MS를 다루는 분석학 실험실이라면 일주일 정도면 쓸 수 있는 수준이다.
[10]
해당 방영분 웹페이지
[11]
이렇게 재생이 잘 되는 체질이 켈로이드성 체질이다. 상처가 나면 곱게 아무는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이 과다하게 증식 치유되어 외관이 흉측한 두드러진 모양의 흉터가 생긴다. 그런 체질이라면 콜라겐을 먹어서 좋을 리가 없다.
[12]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콜라겐 요법도 장기간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아서 장기간 치료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똑같다.
[13]
it was unclear if the effects were clinically impor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