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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00:02:01

체코 고슴도치

체코 헷지호그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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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zech hedgehog

1. 개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전차를 비롯한 각종 차량의 이동을 막기 위해 각국에서 사용되었던 대전차방호벽이다. 당연히 이름과는 달리 동물이 아니다. 현대의 대전차방호벽의 시초로 볼 수 있다. 세계대전 도중에는 나치 독일 소련이 특히 요긴하게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어로는 Czech hedgehog라고 하며, '체크 헤지호그' 정도로 발음된다. 이를 대충 한국식으로 발음한 '체코 헤지호그'라고도 불린다. 햇지호그 라고 쓰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데, 외래어 표기법상 헤지호그라고 표기해야 한다. 에지(edge)[1], 헤지펀드(hedge fund)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2. 역사

2.1. 전성기

원래는 나치 독일과 체코슬로바키아의 국경 지역에 설치되어 있었다. 여기서 바로 '체코 고슴도치'라는 이름이 처음 붙여졌다. 원래 독일은 체코슬로바키아와의 국경 전체를 이걸로 덮으려고 하다가 1939년 3월 체코를 합병하면서 독일-체코슬로바키아 국경에 있던 체코 고슴도치들은 모조리 철거된다.

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대다수의 체코 고슴도치는 대부분 길이 1.8 미터에 무게 198kg가 나갔다. 이들은 처음에는 그냥 강화 콘크리트로 제작되다가 이후 모조리 철제로 바꾸었다고 한다. 마치 막대기를 3각 교차시킨 것처럼 생겼고, 이에 일부 병사들은 그냥 X자 장애물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또한 종류에 따라서 단순히 전차를 막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종류가 있었고, 지뢰 등의 폭발물을 달거나 아예 내부에 폭약이 들어가 있어서 전차가 근접하면 폭발해서 전차를 잡거나 장애물 철거를 어렵게 하는 종류도 있었다.

독소전쟁 때 소련군이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다. 당시 소련군은 엄청난 속도로 진격해오던 독일군의 전차부대를 막기 위해 모든 강철, 금속, 연철 등 철이란 철은 징발해서 이걸 만들었고, 심지어 일부는 나무로 만들기까지 했다. 정말 극단적일 경우에는 이걸 만들기 위해 기차 레일이 동원되기도 했었다. 철도 선로를 철거해서 체코 고슴도치를 만든다는 것은 중요한 전략적 수송수단인 기차의 운용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당시 소련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 알 수 있다. 현재도 모스크바 공방전 기념공원에 가보면 체코 고슴도치들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의 최전성기는 바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었다. 대서양 방벽 건설의 책임자로 임명된 에르빈 롬멜 원수는 이들을 대량으로 해안에 설치해서 적의 전차의 상륙을 방해하려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상륙 당시에는 실제로 해안가에 직접 상륙한 전차의 숫자가 상륙정에서 너무 일찍 내리는 등의 각종 사고와 함께 거친 파도를 감안하지 않고 얇은 부상 스크린만 믿고는 그대로 먼 바다에서 출격시켜서 대부분 수장시키는 지휘적인 측면에서의 실수까지 터져서 그렇게까지는 많지 않았지만 그나마 상륙한 전차의 앞길을 가로막은데다가 해안가를 확보한 후에도 도로마다 중요지점이다 싶은 지점에 도배가 되어 있어서 골치가 아팠다. 결국 노르망디에 상륙했던 M4 셔먼 전차들은 이걸 돌파하기 위해 전투공병전차를 대량으로 불러야 했다. 특이하게 생긴 구조로 인해 이제는 공수부대, MG42, 상륙정, 벨지언 게이트와 함께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상징하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다만 이게 예기치 않게 미군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는데 일부 미군 보병들은 상륙 직후 이곳이나 벨지언 게이트로 달려가 MG42의 공격을 피하기도 했다. 보병 기준으로 아주 좋은 엄폐물이었다는 건 덤이다. 그러나 이것 자체가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는데, 상륙정들이 이것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상륙작전을 썰물때 감행하여 돌파할 거리는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2.2. 몰락

하지만 전쟁 후기가 되면서 전차들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엔진의 출력이 올라가자, 체코 고슴도치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이미 1944년 기준으로도 체코 고슴도치는 중량이 큰 체급이었던 ISU-152 IS-2, IS-3, 판터, M26 퍼싱에게도 쉽게 밀려나기 시작하면서 대전차 장애물로서의 위치가 크게 흔들렸다. 이미 6호 전차 티거같이 중량이 더 무거운데도 엔진 출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차에게도 체코 고슴도치가 대전차 장애물 역할을 종종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을 보면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결국 체코 고슴도치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는 모조리 현대적인 대전차 장애물로 대체되었지만, 육중한 전차와 장갑차 외의 일반 차량은 여전히 잘 막아서 현대에도 각국 군경에서 검문소 위병소, 도로 봉쇄나 폭주족 차량을 막기 위해 쓰이고 있다.

예비군 훈련에서도 익숙한 물건이다. 다만 훈련때 사용하는 물건은 신속한 설치와 철거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므로 많이 작고 가벼워 한 손으로 휴대 가능하지만 일반 차량 그 이상을 막기엔 부족한 물건이다.

2.3. 다시 등장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민병대에 의해 제작, 일부가 키이우 방면에 배치되었다. 어떻게든 전차를 막으려고 배치하고 있다는 듯. 2차대전기보다 훨씬 커진, 그리고 훨씬 고출력이 된 주력전차들을 막을 수 없겠지만, 시가전에서 설치된 장애물에 전차가 잠깐이라도 정차하게 되면 방어자에게는 좋은 공격 기회가 되기 때문에 나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2]

다만 키이우 시내에서는 시가전이 벌어지지 않았기에 활약할 기회는 많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키이우 전투가 종료된 이후로 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수송되어 쓰이고 있는 듯하다.

물론 현대전차라면 막지 못하지만 장갑차 같은 전차 이하의 전투차량들 상대로는 여전히 유효하다.

3. 미디어

3.1. 영화

3.1.1. 라이언 일병 구하기

초반에 체코 고슴도치 뒤에 숨어서 안전하다며 대기하겠다는 병사가 있었으나 밀러 대위가 이 해변에서 안전한 곳은 없다고 다그친다.

3.2. 게임

3.2.1. 도미네이션즈

6 - 7 레벨의 가시 철사 함정으로 등장한다.

3.2.2.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미군 진영에서 설치 가능한 전차 장애물로 건설이 가능하다.

3.2.3. 호그와트 레거시

뜬금없게도 고블린들이 자신의 캠프 가장자리에 둘러놓은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게임의 작중 시간대가 1890년대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연출이다. 기술 발전 수준은 차치하더라도 애당초 이 물건은 전차를 막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거라 전차가 나오지도 않은 시점이고, 전차를 운용하지도 않는 마법사들에게 효과가 전무하다. 차라리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는 마법사들을 격추하기 위한 기관총이 더 개연성이 있을 지경.

3.3. 기타



[1] 마찬가지로 엣지로 많이들 틀리는 외래어 표기다. [2] 전차(Tank)나 기갑이라 칭해야 하지만 뉴스에는 대전차(Anti-tank)라고 잘못 서술되어 있다. 대전차는 전차를 상대한다는 뜻인데, 대전차에 맞선다는 것은 잘못된 서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