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좌도방(左道房)은 한반도에서 자생한 도교 수련법 중 하나로 백두산을 중심으로 그 왼쪽에 해당하는 지금의 만주와 평안도 지방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수련법을 말한다. 예부터 左라는 글자는 단순히 '왼쪽'이란 뜻 외에도 '그릇되다'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본래 '왼쪽'의 '왼'이 '외다'에서 온 말인데 이 말은 '그르다'의 옛 말이다. 그러므로 좌도방의 '좌도(左道)'란 '그릇된 도', '환술', '요사스러운 도'를 말한다고 할 수 있겠다. 반대로 우도방의 '우도(右道)'는 '올바른 도' 혹은 '참된 도' 등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 용례에서도 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 삼국사기>에서 용례를 발견할 수 있다.
한산주 표천현에 사는 요사스러운 자가 스스로 말하기를 "빨리 부자가 되는 술법이 있다." 하여 뭇 사람들을 현혹시켰다. 임금께서 이를 듣고 말씀하시기를, "좌도(요사스러운 도)로 뭇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자에게 벌을 주는 것은 선왕의 법이다."하시며 그 사람을 먼 섬에 던져 버리게 했다.(漢山州瓢川縣妖人自言有速富之術衆人頗惑之王聞之 曰 執左道以惑衆者刑之先王之法也投棄其人遠島) - < 삼국사기> 신라본기 흥덕왕 3년(서기 828년) |
위는 남북국시대 신라 흥덕왕 3년인 서기 828년에 있었던 일인데 한산주 표천현이란 곳에 사는 어떤 요사스러운 자가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이 있다며 여러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니까 흥덕왕이 그를 처벌하였다는 것이다. 분명히 위 기록에서도 '요사스러운 도'를 한자로 '左道'라고 쓰고 있다. 여기서 그 의미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좌도방은 왜 '요사스러운 도방'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이것은 수련법 때문에 생긴 것이다. 개인의 심신 단련을 통해 득도의 과정을 거치는 우도방과는 달리 좌도방은 어떤 준비물이 필요하다. 그 준비물이란 바로 주문과 부적이다. 좌도방의 수련법은 외부의 신들과 소통하고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득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력 수련이 가능한 우도방과는 달리 좌도방은 타력이나 자기 자신 이외의 외부적인 특정 대상물, 매개체 등을 동반하여 공부하는 모든 형태의 방식들을 말한다. 이 수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결과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각종 둔갑술, 환술, 축지법, 차력법 등이다. 사실상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소설 속의 도술은 모두 좌도방식 수련 결과에서 나온 것인 셈이다.
좌도방 중에 다른 존재와 계약을 맺어 힘을 빌려 쓰는 경우, 금생 이후에 그 존재에게 갚아줘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공짜는 없는 법.
바로 이러한 것들 때문에 '그릇된 도', '요사스러운 도'란 뜻의 좌도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 귀신과 소통을 한다는 둥, 영적인 힘이 어떻다는 둥 하는 것들은 모두 옛날에도 미신이나 요사스러운 것들로 간주했다. 그 때문에 나라에서 배격해야 할 것들로 취급되었기에 '그릇된 도'라는 뜻의 좌도라 붙인 것이다.
2009년 개봉한 영화 전우치에서는 악역인 화담 서경덕이 좌도방에 속하고 선역인 전우치와 천관대사가 우도방에 속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이 역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앞서 말했듯이 우도방이란 '참된 도'를 수련하는 도방이고 좌도방이란 '요사스러운 도'를 수련하는 도방이다. 결말이 결국 참된 도를 수련하는 우도방 측의 전우치가 요사스러운 도를 수련하는 좌도방 측의 서경덕을 징벌하는 것으로 맺어졌으므로 권선징악이란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인 셈이다.[1]
좌도방, 우도방을 이세상에 공개적으로 알린 사람은 봉우 권태훈 옹으로 일제강점기에 우도방주 일송도인으로부터 직접 사사했다고 한다. 좌도방주는 현재 알려진 바는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의 무협지중 좌도방문이 등장하는 소설들이 있는데 이 좌도방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좌도방문이라는 이름의 문파가 등장하는건 아니고, 무술보다는 환술과 주술이 주력인 문파들을 싸잡아서 얕잡아보는 이름. 다만 좌도방과 우도방은 한국의 도교 수련법이므로 중원이 배경인 무협지에서 나오는건 고증오류이다.
2. 같이보기
[1]
그런데 사실 역사적으로는 화담 서경덕은 유교의 전통 심종을 이어 받은 우도의 대가(大家)이고, 민담 등에서 전우치는 좌도 쪽 사람으로 나타난다. 영화 전우치는 오히려 역사적인 자료에 반하는 시나리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