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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30 11:01:14

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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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불쌍한 요릭. 나는 그를 안다네, 호레이쇼. 끝없는 재담과 기막힌 상상력을 가진 친구였지. 천 번을 그의 등에 업혀 다녔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되어 버렸다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군. 구역질이 날 것 같네. 여기에 달려있었을 입술에 나는 얼마나 입을 맞추었을지 모르네. 좌중들을 웃음바다로 만들던 그대의 익살, 광대 춤, 노래, 신명나던 재담은 모두 어디로 가 버린 건가?
Alas, poor Yorick! I knew him, Horatio, a fellow of infinite jest, of most excellent fancy. He hath borne me on his back a thousand times, and now, how abhorred in my imagination it is! My gorge rises at it. Here hung those lips that I have kissed I know not how oft. —Where be your gibes now? Your gambols? Your songs?
ㅡ 《햄릿》 5막 1장 中

1. 개요2. 배경3. 기타4. 대중매체에서

1. 개요

Yorick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인 햄릿의 5막에서 언급되는 인물.

2. 배경

햄릿이 폴로니우스를 칼로 찔러 죽인 사건이 일어나자 숙부인 클로디스 왕은 햄릿을 잉글랜드로 보냈으나, 잉글랜드로 향하던 배가 해적의 습격을 받으면서 햄릿은 구사일생으로 덴마크로 상륙하게 되었다. 왕궁으로 돌아오던 중 햄릿은 묘지를 지나가다 무덤지기를 보고 발길을 멈춘다.

햄릿의 애인이자 폴로니어스의 딸 오필리아의 무덤을 파던[1] 한 궁정 소속 인부가 해골을 발견하고 요릭의 것임을 알아보고는, 요릭에게 병째로 포도주 세례를 받았던 일에 악감정이 남아 있어서 욕지거리와 함께 던져버리는데, 햄릿은 자신이 어렸을 때 궁정 광대이던 요릭의 두개골을 보며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2] 이같은 대사는 '죽음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라는 햄릿의 주제의식을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3. 기타

이 대사에 대해서, 사실 햄릿은 요릭을 알고 있지 못했지만 미친 척 연기를 위해 자신의 광증을 보여줄 의도로 그 장소에서 즉흥적으로 지어내어 말한 것이라는 일각의 해석도 있다. 하지만 작품 전체를 두고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해석인데, 이 장면에서 묘지기를 빼고 햄릿 곁에 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친구 호레이쇼뿐이라 햄릿이 굳이 광증을 내비칠 이유는 없다.[3] 또 낯선 묘지기에게 광증을 꾸며봤자 얻을 것이 있는지 의문을 던져봄직하다.

2008년 영국에서는 이 요릭의 해골 역(?)을 제작된 소품이 아닌 실제 사람의 머리뼈가 맡아 무대에 오른 적도 있다. 1982년 사망한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레 차이코프스키(André Tchaikowsky)가 유언으로 '부디 내 두개골을 햄릿의 요릭으로 사용해달라'는 말을 남기며 영국의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왕립 셰익스피어 극단)에 두개골을 기증했는데, 아무래도 실제 두개골이라 영 꺼림칙했는지[4] 그간 아무도 그 두개골을 사용할 엄두를 내지 않았다. [5] 그러다 2008년에 이르러서야 햄릿 역을 맡은 배우 데이비드 테넌트가 흔쾌히 사용을 승낙했고, 차이콥스키의 생전 소원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

작중 주인공이 해골을 들고 독백을 한다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기에 이 장면은 17세기 이후 회화와 문학 등 여러 예술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다. 작중 인물이 해골을 들고 독백하는 장면이 등장한다면 대부분 햄릿의 요릭에서 따온 것.

이와 비슷한 등장인물의 자매품으로 캐스트 어웨이 윌슨이 있다.

4. 대중매체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확장팩인 불타는 성전에서 폐인이 된 일리단 굴단의 해골을 손에 쥐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은 여기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에서 잭이 자기 머리를 떼어 손에 들고 셰익스피어의 대사를 읆조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도 이 장면의 패러디.

하스스톤 한여름 밤의 카라잔에서 추가된 카드 중 거만한 연기자의 일러스트 역시 이 장면의 패러디이다. 햄릿 복장의 배우가 해골 대신 안녕로봇의 머리를 들고 있다.

악마성 시리즈에서는 자기 머리가지고 축구를 하는 해골바가지 사커 보이의 영칭으로 나온다. 아마 자기 머리를 찾아다니는것이겠지만... 큰 비중은 없는 졸개몹이지만 몇몇 시리즈에 등장한다. 머리를 부수면 광분해서 속도가 2배 빨라진다(...).

스티븐 유니버스 시즌3 에서는 스티븐의 망상 속에서 짧게 패러디 되었다.

리오 2에서 나이젤이 잠시 이 대사를 읊으며 패러디 한다.

시오리 노벨라의 해골 모양 마스코트도 이의 패러디로 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요릭 역시 이 요릭의 레퍼런스다. 자세한 것은 요릭(리그 오브 레전드) 문서 참조.


[1] 이 대사 당시 햄릿은 이 사실을 모른다. [2] 햄릿의 대사로 보아 요릭은 예전에 햄릿을 자주 업어줬던 것 같다. 물론 아래 해설처럼 면식도 없는 사람의 해골인데 대충 사연을 지어내서 지인인마냥 이야기했을지도 모른다. [3] 오히려 '곤자고의 살해' 연극 장면 직후 햄릿은 호레이쇼에게 자기 계획이 통했다며 광증 연기를 내버리고 진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4] 그러잖아도 연극계에는 여러 가지 미신이 많은 편인데다, 미신을 안 믿는 연극인이라도 실제 사람의 두개골을 거리낌없이 손에 들 수 있는 강심장이 많지 않은 건 당연한 노릇이다. [5] 리허설 등에서는 쓰인 적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