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 지존록(至尊錄)』에서 줄기가 가장 많이 나누어진 정종(正宗)의 신공이다.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이 몸이 옥형(玉衡)이요, 마음은 하늘로부터 태어난 신기(神機)라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몸과 마음이 지상의 형세와 환경 속에서 그 틀을 맞춰 가는 마치 물과 같다는 요결이다. 그러므로 여리고 약한 사람은 주변이라는 그릇에 맞춰 들어가며, 굳건한 성격의 강한 사람은 주변을 자신에게 맞춰 바꾸어 나가니, 이 모습은 마치 흐르는 물과 같다. 그러니 사람은 모름지기 흐르는 물을 스승으로 삼아 배워 나가야 하고, 이 과정을 집대성한 것이 옥형천기신공(玉衡天機神功)이다.이 옥형천기신공이 전해지는 지류는 풍객(瘋客) 치우(痴愚)가 논하기로 4곳이다. 금황부(金皇府)와 만기문(萬機門)[1], 사파(邪派)의 천추문(千秋門) 그리고 황룡파(黃龍派)이다. 금황부와 만기문에는 옥형천기신공이 삼단(三段)이 전해지며, 제각각 독립된 기예도 두고 있다. 반면에 천추문에는 옥형천기신공이 사단(四段)이 전해지는데, 다른 기예를 편법이라 치부하여 두지 않고 있다. 특히나 제자가 죽어 나가도 그 고집을 꺾지 않고 과격하게 단련만을 강요해 오래전 제세칠성(濟世七聖) 중 봉황우사(鳳凰羽士)는 야반도주를 한다.
아무튼, 창랑금아(蒼狼金牙)[2]를 얻은 뒤 치우는 이 3곳을 탐문하나, 어디도 금아에 기록된 것처럼 오단(五段)의 체계가 아니었다. 더불어 금아의 존재조차도 몰랐다. 그리하여 그가 계속 수소문한 끝에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오래된 책자를 통해서 알아낸 곳이 남은 황룡파이다. 서천(西天)[3]의 극단 쪽에서 은밀히 살아남은 황룡노조(黃龍老祖)를 개파조사로 하는 문파라고 한다.
2. 연원
현재까지 2개의 큰 뿌리가 있다.- 남천화(南天華): 암천향(暗天香)을 통해 밝혀졌다. 그가 남긴 총 구단결로 이루어진 천기심법(天機心法)이 옥형천기신공이다.[4]
- 창천신랑(蒼天神狼)[5]: 창랑금아에 오단의 옥형천기신공을 남긴다. 그의 후예가 대막(大漠)의 사풍성(砂風城)이며, 멸망하면서 지파가 제각각 정통이라고 주장하며 싸우는 통에 황룡파만이 간신히 살아남는다.[6]
3. 초식
유수약인은 공통된 초식이고, 유성보와 뇌화충천는 창천신랑의 옥형천기신공에만 포함된 독문기예이다. 오단에 이르러 완성하면 묵연동(默然洞)의 속가 서열 2위인 천황팔전(天荒八傳)과 능히 겨룰 수가 있다.- 유수약인(流水若刃): 옥형천기신공의 단 하나뿐인 외문초식이다. 호체진기(護體眞氣)를 이뤄 나갈 무렵이면, 온몸의 기력이 유수와 같아져 몸에 닿아 오는 모든 접촉을 흘러 내보낼 수가 있게 된다. 더욱 연마하여 호신강기(護身罡氣)가 이뤄진다면, 이제 흘러 내보내지 않아도 된다. 홍수(洪水)가 모든 것을 삼키듯 호신강기가 접해 오는 위협을 모조리 무효화시키기 때문이다. 즉, 적의 형상에 맞추어 알아서 내가변화(內家變化)가 일어나 대응한다.
- 유성보(流星步): 눈길이 미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한걸음에 디뎌 간다는 독문신법이다. 설마 지평선이 보인다고 한걸음에 닿을 수 있지는 않겠지만, 단거리라도 단숨에 돌파해 나가 천외마선(天外魔仙)의 천외비성신법(天外飛星身法)의 효과보다도 반보(半步)나 앞선다.
- 뇌화충천(雷火衝天): 오단에 이르러야만 알 수 있는 기예이다.
[1]
『지존록』의 강호만사통(江湖萬事通)
만가휘의 사문이다.
[2]
문자 그대로 창천신랑의 금색 어금니로, 그 안에 오단의 옥형천기신공이 기록되어 있다. 그저 투척용으로 쓸 수도 있을 뿐, 따로 금아를 사용하는 운용법이 있지는 않다. 700여 년 전, 주인이었던
절대천마(絶代天魔)는 오단의 옥형천기신공에 만족하지 못하여 한 단계 나아간 육단(六段)의
단옥멸진신공(斷玉滅塵神功)을 그 안에 추가해 놓는다. 더구나 파사(破邪)의 공능도 있어서 절대천마는
마교(魔敎)에 투신하면서 금아를 포기한다. 그것이 사풍성의 후예에게 전승이 되었다가 사풍성이 멸망하면서 치우의 손에 들어와
묵연동(默然洞)을 통해 풍현에게 전해진다.
[3]
부처가 나신 나라. 곧 인도(印度)를 말함. 중국에서는 중국을 하늘 가운데라 하여 부처 나라를 ‘섯녘 가’이라 하는 서천이라 함. 〔출처: 네이버 한국고전용어사전〕
[4]
만가휘는
탈혼마제(奪魂魔帝)의 진실과
색혼탈백신공(索魂奪魄神功)의 문제점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옥형천기신공으로 색혼탈백신공에 무난히 저항한다. 그렇기에 금황부, 만기문, 천추문은 이 천기심법의 지류로 추측된다.
[5]
『
투검지(鬪劍誌)』에서 짧게나마 그의 이야기가 밝혀진다. 아주 오래전 단신으로 홍염천랑(紅焰天狼)이라 불리는 홍염의 수라족과 싸워 이긴다. 그 싸움을 후대에는 창랑(蒼狼)과
홍랑(紅狼)의 투쟁이라 일컫는다고 한다.
[6]
절대천마는 황룡파만 겨우 살아남았음을 알자 창천신랑의 일맥은 달랑 창랑금아만 남았다고 안타까워한다. 더욱이 절대천마가 창랑금아의 주인이었으므로, 아무래도 그가 창랑의 후인임을 짐작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