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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22 11:47:49

영건

파일:Young Guns.jpg

YOUNG GUNS

1. 개요2. 상세3. 결말
3.1. 원건평3.2. 양준휘 혹은 양태준3.3. 장사붕

1. 개요

대만의 만화가 임정덕(林政德, Lín Zhèngdé, 린정더)의 청춘만화. 1990년에 연재가 시작되어 2010년에 완결되었다.

2. 상세

90년대 당시에도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대만 만화. 진정 우여곡절이 많은 만화기도 하다. 아이큐점프에서 드래곤볼과 같은 별책부록에 '스쿨 버스'라는 이름으로 연재되었다가 중단되었고, 천하만화[1]에서 다시 계약을 맺어 연재하고 6권까지 단행본도 냈으나 역시 중단. 천하만화가 망한 후 수년 후 다시 서울문화사에서 제대로 된 단행본을 냈으나 이번에는 원작의 연재 중단으로 역시 10권까지만 나오고 말았다. 이후 2010년 중국으로 이동해 최종 작업을 한 후 12권까지 완결하였다. 한국에도 2012년 쯤 발간. 중간중간 현지 출판 사정 악화와 작가의 건강 악화, 어시스턴트 구인 어려움 등이 번갈아가며 반복되어 수시로 연중. 결국 10권 이후는 연재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었다. 작가의 중국 이주도 연재를 지속하려고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 이미 중국으로 이주한 뒤는 전업 만화가가 아니라 직장인이면서 아마추어로 그림을 그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러다 2000년대 후반 우연히 대만에서 팬 미팅을 하면서 팬들의 호소로 결말을 내기로 마음먹게 된 후 결국 중국에서 도움을 받아 완결을 낸 것이다. 89년에 최초 연재시작하여 겨우 10권 남짓한 단행본을 20년이 걸려 마무리한 것.

그림체, 연출, 스토리 전개등이 당시 90년대 동시기의 소년지에 연재되던 한국 만화들에 비해 비교적 세련되었던 반면, 대만 만화 중에서도 한눈에 보아도 그 스타일이 카츠라 마사카즈 같은 현대 일본 만화가의 영향을 받은게 뻔히 보였던 작품으로, 일부에서는 본 작품을 예로 들며 무분별한 일본 만화 수입으로 한국 만화계도 곧 이런 일본 스타일의 획일적인 만화만 판을 치는 세상이 될거라고 우려[2]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남고생 원건평으로, 같은 학교의 여선배 '장미희'를 짝사랑하며 그 외에도 예쁜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혈기왕성한 청년이다. 하지만 의리가 매우 좋은 편이라 그의 주위에는 동성 친구들이 늘 끊이지 않을 정도. 원건평과 그의 친구들 및 주변 여자(?)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이 작품의 내용이다.

코믹한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원건평의 친구 중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빼다박은 학생이나, 학주는 실베스타 스텔론 람보 역을 맡은 모습이라든가 말이다.

사실상 토종 대만 만화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으로, 대만 내에서만 100만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OVA와 게임으로도 제작되었다. 10권 분량에서 연재가 중단되어 오랜 시간이 흘러 잊힐 때쯤, 2010년 대만에서 열린 만화박람회에서 마지막 두 권이 발표되어 총 12권으로 완결되었다.

내용은 여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픈 '원건평'이라는 이름의 질풍노도 사춘기 주인공을 중심으로 개성적인 사고뭉치들이 나와서 러브 코미디를 하는가 싶다가 갑자기 학원 폭력물적인 전개를 보이거나, 청춘 드라마를 펼치나 했더니 갑자기 야구 만화가 되어버리는 그런 전개를 보인다.

그렇다고 딱히 대만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그런 감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사람이라면 공감하기 쉬운 내용으로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편이다. 한국에서 접지전사, 채지충의 중국고전만화 시리즈와 더불어 가장 잘 알려진 대만 만화. 대만인들도 연재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대부분 안다고 한다. 작가 임정덕은 1993년에 한국으로 와서 사인회도 가진 바 있다. 사실 출판 만화가 침체기에 접어들기 이전 90년대 초중반까지 대만만화는 불법으로든 정발으로든 국내에 꽤 소개가 되기도 했다.
여담으로 김화백 자신의 만화 15권표지로, 이작품 6권의 표지의 구도를 베껴썼다.

작가가 영화와 록 음악에 관심이 대단히 많아서, 항상 챕터마다 영화의 패러디와 명대사, 음악의 인용이 나오는 것도 특징. 초중반은 주인공 원건평과 친구들의 학교 생활이 주가 되며, 중반 들어서는 야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원래 '영건' 이 야구계에서 젊고 뛰어난 투수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11권부터 시작된 작화 붕괴와 더불어 여태까지 쌓아온 떡밥과 이야기의 굴곡을 일사천리로 초토화시키며 해결해버리는 훌륭한 소드마스터 야마토식 엔딩이다. 마지막에 나서는 경기가 무슨 결승전이나 프로 데뷔전 그런 거 아니고 야구부의 거의 첫 경기나 다름없는데, 소드마스터로 따지면 사천왕에 도달하지 못한 셈이다.

작가의 건강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몇 년간 질질 끌면서 겨우 겨우 억지로 결말 짓고 끝냈다는 느낌이 강한데, 사실은 장기간 연재 중단을 하기 전인 10권 까지는 정상적인 에피소드로 전개가 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10권 이후 불안정한 대만을 떠나 도움을 얻기 의해 중국과 협력을 모색하다 장기화되어 중국으로 이주를 했는데 아예 본업인 만화가에서 벗어나 직장인으로써 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3] 그렇게 대만 출판계에서 오랜 시간 떠나있었고 만화도 잊고 살다가 팬들의 강한 요청을 받아 11권과 12권은 직장인으로 생활을 하며 지인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완료했다고 한다. 즉 실제 11권과 12권은 동인지 수준의 작업환경이었다는 것. 그 때문인지 갑자기 그림이 평면체가 되고 인체 비례나 작품 연출, 스토리 전개 모두 앞서서 보여준 작가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줘 결말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아쉬움을 준다. 원래 작가의 능력 수준을 고려할 때나 기존 보여준 작화나 연출, 스토리 진행이 모두 수준급이었기에 훨씬 훌륭한 엔딩을 그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애석한 작품이다.

11권부터[4] 작붕이 시작되고 극의 전개가 급속도로 진행되지만 그나마 결말을 향해가는 걸로 이해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12권은 작붕은 작붕대로, 전개와 연출은 종전까지 갈등이 고양되어 있던 인물 간의 관계나 캐릭터의 성격조차 깡그리 무시하면서 결말을 내기 위해서만 진행되는 우격다짐식의 전개에 팬들로써는 어안이 벙벙해지게 된다. 연중 정황이나 작가의 말을 읽지 않아 사정을 전혀 모른채로 만화만 본다면 정말 작화를 임정덕이 그린게 맞나? 중국에서 대필로 출판하고 명의만 빌려준게 아닌가? 이런 의심이 드는 싶은 지경.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나 캐릭터들의 인체 비례나 얼굴에서 시작한 작붕은 곧장 주연들에게도 이어져, 심각한 장면인데도 작화와 연출 모두 입체감이 없이 평면적으로 나타나 실소를 자아내는 지경이 된다. 특히 준휘와 장미희-건평의 삼각관계가 극에 치닫고 해소되는 내용과 막바지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되어가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이전 어디선가의 장면에서 따온 얼굴을 하거나 어색한 표정, 움직임을 하고 있다.

3. 결말

위의 주인공 3인방의 결말에 대해서만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3.1. 원건평

袁建平. 그림의 가운데 인물

모든 여자에게서 버림을 받았다. 대상을 좁히자면, 장미희(한국판 이름. 생머리 선배. 원작에서는 소혜문(蘇慧文))와는 한때 아주 좋은 선까지 갔으나, 결국 양준휘에게 빼앗김. 뭐 이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기유란(紀幼蘭. 날라리 동급생)이 소쇄(瀟灑. 깡패 두목 엑스트라)에게 가버렸다.[5] 그래서 한때 심각한 멘붕에 빠지지만,[6] 어차피 대단원에 이르며 이도 좋고 저도 좋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에 휩쓸려 일어나서 "Let's go!"를 외치며 끝나는 것이다. 진대아(陳玳雅. 이마가 넓은 반장)의 호감도가 아주 약간? 올라간 것으로 보이는 컷이 하나 나오므로 만약 계속해서 연재를 계속했더라면 의외로 진대아와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모른다.[7]

3.2. 양준휘 혹은 양태준

원건평의 오른쪽. 원작에서의 이름은 양일휘(楊日輝).

인간 쓰레기인 아버지를 식칼로 찔러 죽이려고 했을 때 원건평이 몸을 날리며 막아주었으며, 그 밖에도 원건평이 아버지에게 말해서 일자리도 구해주고 많이 도와줬다. 그런데도 원건평의 애인 근처까지 갔던 장미희를 빼앗고 말았다.[8] 뭐 남녀관계라는 게 원래 다 그렇고 그런 거지만, 이런 녀석을 포수로 받아 공을 던질 수 있는 원건평은 정말 멘탈 갑이다. 사실 캐치볼을 던지다가 갑자기 울컥해서 원건평이 폭투를 남발하며 멱살잡이까지 간 적은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답게 모든 것을 용서했다.

3.3. 장사붕

張士朋. 원건평의 왼쪽 삐쭉머리.

초반엔 준수한 얼굴과 나쁜 남자스러운 면모로 원건평에게 현실적으로 여자들을 꼬시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면서도 악랄하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양면성을 보여주는 등 비중이 높은 친구였다. 장사붕 만의 히로인과 갈등도 준비되어 있었고 괴팍한 성격으로 유발되는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하지만 연중이 계속 되며 작가가 도중에 장사붕의 성격을 잊어버렸다. 작품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 원건평-양준휘-장미희 3각관계에 모든 플롯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그와 관련이 없는 장사붕은 나중에는 완전 공기가 되었고 입체감 넘치던 캐릭터도 그냥 준수한 나이스 가이로 격하된다. 정말 등장횟수가 확 줄며 무슨 생각하며 사는 녀석이었는지 끝내 미스테리로 끝났다. 게다가 장사붕은 초반부에 무용을 하는 옛날 애인과 중요한 떡밥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사실 별로 상관없는 듯하게 전혀 회수 안 되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외야 플라이 하나 치고서 홈플레이트를 몹시 분한 듯이 배트로 내리친다. 그마저도 단촐하게 그지없이 표정에 맥아리가 없게 그려진다.


[1] 여기는 같은 작가의 녹정기 만화판도 출간했다. 정식 계약이라서 녹정기 1권 후일담에 보면 천하만화사와 계약했다는 언급이 나온다. [2] 하지만 한국만화계가 이렇게 큰 소리치며 우려한 것에 대하여 비난도 많았는데 사실 그 이전부터 일본만화를 표절하거나 영향을 받은 역사가 꽤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에는 아예 거대출판사 주도로 표절을 강요하기도 했고, 1980년대에도 상당수 해적판 만화들이나 일본만화의 영향을 받은 만화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일본만화 수입을 반대하던 만화가 중 하나인 허영만조차도 날아라 슈퍼보드에서 삼장법사 대신 미로라는 미소녀가 나와 손오공과 여행떠나는 부분을 두고 드래곤 볼에서 부르마와 손오공을 베꼈다는 비난에 시달려 갑자기 미로를 하차시키고 삼장법사를 등장시켰다는 지적을 받으며 일본만화를 비난하던 게 이런 거 감추고자 그런 거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3] 동시 연재 중이었던 녹정기도 이 때문에 위소보가 자금성을 떠나는 1부에서 연중되었다. [4] 정확히는 준휘와 아버지의 에피소드가 끝난 다음인 99화부터 [5] 오해가 있다. 12권에서 기유란은 원건평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면서도 자신에게 잘해준 소쇄에게 그동안 솔직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좋은 친구로 남고 싶다고 한다. 도무지 이해는 안되는 전개지만 그 소쇄가 개과천선해서 기유란에게 친구로라도 남자고 졸라대서 그런 것이고 연출 상 원건평을 남겨두고 밥먹으러 가니 그래 보일뿐. 기유란이 소쇄에게 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6] 임정덕의 만화는 스토리가 NTR로 가는 경향이 있었다. 임정덕의 단편 대표작인 <Shake you down>도 여자에게 모든 순정을 바치고 거의 해피엔딩까지 갔다가 원래 애인에게 여자를 빼앗기고 마는 스토리이다. 작가는 '친구의 경험을 토대로' 그렸다고 후기에 썼는데, 남의 경험치고는 좀 지나치게 절절하다는 느낌이다. 미완성으로 끝난 <투진>도 여주인공은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7] 계속해서 연재를 하는 상황이었다면 애초에 갈등이 극에 달한 진대아가 짝사랑에서 건평에게 실연당한 종보진(鍾寶津)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원건평에게 말을 걸고 경기를 응원하러 가겠다 말하는 이런 말도 안되는 결말을 내지 않았을테니 애초에 의미 없는 예상이다. 종보진과 친한 진대아가 종보진이 건평을 짝사랑했고 실연당했다는 사실을 모를리가 없잖은가. [8] 역시 오해가 섞인게, 삼각 관계 상에서 준휘는 장미희에게 마음을 표현한 적이 없다. 원건평처럼 장미희의 짝사랑이었을 뿐이고 원건평이 멋대로 준휘에게 배신감을 느낀 것 뿐. 물론 잘사붕의 해석이 곁들어져서 원건평이 더 배반감을 느꼈겠지만 이후 건평이 모든 걸 달관한 채 둘의 인연을 이어주도록 마음 먹으면서 서로의 마음이 연결이 될 뿐, 이전에도 이후에도 준휘는 능동적으로 장미희를 쟁취하려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건평에게 계속 협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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