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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03 21:24:57

억지 감동


1. 개요2. 예시3. 비판4. 관련 문서

1. 개요

막장 드라마와 같이 방송에서 우려먹는 컨셉.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각종 미디어 매체에서 자주 연출한다. 시청자들에게 억지 감동을 준다고 검증된 상투적인 코드를 무리하게 과다 삽입하는 경우를 뜻한다.

식상하다 못해 지겹도록 마주치는 억지 감동 예시로는 다음과 같은데...
* 출연진들의 고통스러운 인생 역정
* 오해에 대한 해명[1]
* 뜬금없는 BGM과 함께 눈물 클로즈업
* 억지로 삽입한 '아~~~~~~↓'로 대표되는 방청객들의 탄식과도 같은 효과음
*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목적이나 앞뒤 맥락, 출연진들의 실력 등에 대해서는 일절 묻지 않는다.
* 개연성이 없다. 이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다.
이런 억지 감동들은 사전에 설정이 되기도 하고, 출연진들이 스스로 감정을 몰입해 흘리는 눈물을 제작진이 방관 내지는 유도하는 때도 있다.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이나 연출, 출연진이나 내부 상황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2]들은 방송에서 고의로 감동을 유도하려고 하는 연출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지만, 드라마 속 캐릭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청자[3]인 경우 예능에서도 이러한 감정이입을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좋게 말하면 풍부한 감성으로 프로그램에 잘 동화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제작진의 수법에 낚이는 것.

웃고 즐기며 재밌어야 할 예능에서 자주 넣기 때문에 현재 야갤의 뿌리였던 기프갤 코갤이 무척 싫어하는 요소다. 연예인들도 저마다 다르게 여기는데 대표적인 예로 김구라는 굉장히 싫어하는 컨셉이다. 강호동의 경우엔 가장 잘 이용하는 요소인 동시에 안티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본인도 자숙 뒤 복귀 이후에는 일부러 맥락 없이 전형적인 억지 감동을 일으키는 멘트를 친 다음, 옆에 사람이 "헛소리에는 매가 약"이라면서 훈훈함을 파괴해버리는 개그로 응용하기도 하다.

김구라의 반(反) 감동의 한 예로 라디오 스타에서 클론 강원래가 힘든 시기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자 김구라가 "오늘 많은 것을 보여주십니다"라고 비아냥대는 식으로 말했다.[4] 그 외에도 분위기가 감동이나 그 유사한 분위기로 흘러나가면 특유의 "으으음..."하는 소리와 함께 저지에 들어간다.

사실 김구라의 경우에는 과거 막 나가던 시절에 전 예능과 방송의 모든 요소를 다 까고 다녔기 때문에 이 경우도 그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정도일 수도 있다. 더불어 김구라는 과거 그가 한 일을 생각하면 인생역정을 감히 말할 입장이 아니기도 하다. '억지 감동'뿐 아니라 '감동'이라는 모티브 자체가 그와는 상극이다. 어쩌면 함부로 과거 얘기했다간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는 격이 될 테니. 사실 김구라는 인터넷으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예능에서 '감동' 같은 게 나오는 걸 혐오했다. 남의 인생역전 같은 것엔 관심 없고, 일단 예능만큼은 이런 코드가 맞지 않다고 여기는 듯. 심지어 간다투어에서는 김제동 어머니를 상경여행 시켜주고 돌려 보내면서 다들 울먹울먹하는 분위기에서, 김구라가 "으으음..." 하면서 분위기를 다 깨버렸다면서 이경규가 김구라한테 화를 내기도. 김구라는 "여기선 울어줘야 한다"는 건 한물간 소재라며 지양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해피투게더 시즌3의 전임PD인 정희섭도 싫어한다고 하며 게스트가 감동코드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자 "PD가 싫어한다. 어차피 편집될 거임."라면서 말린 적이 있다.

2. 예시

3. 비판

감동적인 것과 억지 감동인 것은 뉘앙스가 다르다. 억지 감동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단순히 감동적인 것을 넘어 '눈물 짜내는 것', '나쁜 녀석을 욕하게 만드는 것'이 이러한 장르의 목적이다. 감동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있되 극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정이 과잉된 작품이라면 억지 감동에 속한다. 또한 감동적인 장면을 위해 다른 장면들의 논리적인 구성이 부족하여 작위적일 때도 억지 감동이라고 부른다. 달리 말해 감성팔이이다. 또한 워낙 많이 쓰여 클리셰로 패턴화된 장면도 이러한 취급을 당한다.

2000년 이후로 억지 감동이 포함된 한국 영화가 여러 번 흥행하면서 영화계에서는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레퍼토리가 된다. 말하자면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었기 때문에 영화 투자자들이 이러한 장면을 요구하는 것이다. 아무리 각본가나 감독이 뚝심 있게 독창적인 영화 시나리오를 만들고 싶어 해도 자금을 대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마냥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예술 분야로 속하지만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며 수많은 사람의 커리어를 책임지는 비즈니스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는 비슷한 영상 업계인 드라마 장르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의 자식 사랑, 가족 사이의 유대, 형제간의 돈독한 우애, 어릴 때부터 함께였던 친구와의 우정 등등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이용해 비극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눈물을 짜내는 전개는 잘 만들면 많은 관객의 감동으로 이어지고 영화가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게 잘 먹힌다니까 우리도 한번 만들어나 보자'는 식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덤벼드는 한국 영화가 많아지면서 점점 한국 영화 시장은 억지 감동투성이로 변해버렸다. 스토리의 개연성도 미처 갖추지 못한 채로 그냥 감동을 넣고 싶어서 장면을 만들고, 어떻게든 끼워 맞춰서 억지 감동을 끌어내는 영화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심지어는 장르를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한국 영화가 클라이맥스에서 이런 연출을 집어넣어 관객들의 눈물을 짜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래서 감성팔이만 나오면 염증을 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감성팔이 요소가 있으면 일단 관람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관객들도 많아졌다.

평론가들 또한 이러한 요소에 진저리를 치는 데도 좋든 싫든 제작자들은 투자자들의 입김 때문에 억지 감동을 넣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걸 가지고 감성팔이가 현대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엄청나게 잘 먹히는 요소라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국 영화 시장의 파이가 그리 큰 편이 아니다 보니 한 번 망하면 영영 엎어져 버릴 수 있는 불안정한 업계 때문인 탓이 크다. 비극적인 상황에서 부모님의 사랑이나 동료들 사이의 우정이 강조될 때 감동을 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다 그렇다. 감성팔이가 눈물을 짜내기 쉬운 방법이다 보니 굳이 다른 모험을 할 필요가 없으며, 이렇게 억지 감성팔이 영화를 만들면 적어도 망할 일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업계가 이런 연출을 관성적으로 써먹는 것이다. 또한, 제작 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한 몫한다고 볼 수 있다. 액션 영화, 판타지 영화, 공포 영화, 재난 영화 등등에 비해서 감성팔이 영화는 제작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7]

애당초 이러한 감성팔이 억지 감동은 기본적으로 뻔한 연출 방식이다. 통속적이고 간단한 연출 기법인 만큼 스토리가 복잡하지도 않고 결국 시나리오로 보나 구성으로 보나 수준 높게 제작하기가 힘들다. 다르게 말하면 수준 높게 제작할 필요가 없는 방식인 거다. 복잡한 반전이 있는 스토리를 짜고 연출에 있는 힘껏 공을 들일 거면 처음부터 감성팔이보다는 다른 장르를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 평론가들도 이를 곧잘 비평하곤 한다.

억지 감동을 내비치는 작품은 위와 같이 뻔하고 유치하며 연출도 쉬운 편이라 한 번 두 번 보면 쉽게 예측되고 결국 큰 감동을 주지 못하는 연출이 된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매니아들은 물론이고 매니아만큼은 아니어도 영화 좀 많이 본다는 일반 관객들조차 까기 쉬운 장르다. 실제로 이런 영화를 까는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다 보면 글쓴이가 "예술 부심"을 부리는 것이 곧잘 보이곤 한다. 예술부심을 부리는 게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그만큼 감성팔이 연출이라는 게 아주 만만해 보인다는 의미다. 아이돌의 사랑 노래를 까는 사람이 많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감동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의외로 논리가 중요한데 감독이나 작가, 피디의 각본, 연출의 한계 때문에 작품이 개연성이 없거나 논리적으로 허술해서 앞뒤가 안 맞거나 아예 앞이랄 게 없어서 비판할 점이 뻔히 보인다면 작품에 집중하기 힘들어진다. 즉, 즐길 수가 없게 된다. 게다가 레퍼토리가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싫증이 나기도 쉽다. 복선, 미스터리, 기승전결 구조를 활용하여 감동적인 장면을 위한 '밑밥'들을 깔아두었다면, 또한 감동적인 장면이 다른 캐릭터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유한 것이라면 감동적인 것과는 별개의 것이라 할 수 있다.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들을 잘 보면 의외로 많은 작품이 비밀로 대표되는 미스터리 요소를 넣고 온갖 복선, 설정, 의문을 깔아두어 관객들이 작품에 몰입하도록 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진실이 빵 밝혀지는 장면에서 온갖 연출을 동원해 폭풍 감동을 선사한다.[8] 하지만 억지로 감동 쥐어짠다고 비판받는 작품들은 대체로 작품 전체를 이용한 장면 조성보다는 그저 소재와 '눈물 흘리는 장면'에 더 집중한다. 개드립 장면만 줄줄이 넣다가 떡밥 하나 없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넣어서 그걸 보고 울길 바라는 코미디 영화가 대표적인 사례.

자연히 장면 이전의 설정이나 흐름을 몰라도 상황이나 캐릭터의 심정이 이해되는 이야기를 다루는 객관적인 드라마가 강세인 작품들이 이렇게 비판받을 때가 많다. 이런 객관적 드라마인 경우 갑자기 사고가 나서 남자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그를 끌어안은 여자가 울고 있다면 전후 사정을 몰라도 장면이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장면 이전의 설정이나 흐름을 알고 있어야 상황과 캐릭터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주관적 드라마가 강한 작품에 대해서는 억지 감동이라는 평이 적은 편이다. 주관적인 드라마인 경우는 러브레터의 여주인공이 설원에서 소리치는 대사는 사실 인사말일 뿐이며, 그 장면만 본 사람은 왜 감동적인지 알 수 없으나 그 장면의 이전 흐름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감동적인 장면이다. 단순히 주관적인 드라마라서 감동적이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고 보다 작품에 몰입할 여지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4. 관련 문서


[1] 물론 출연진 본인 입장에서 [2] 주로 인터넷을 많이 접하는 젊은 층 [3] 주로 장년층 이상이 많음 [4] 다만 이는 강원래와 악연이 있는 이하늘과 김구라가 친하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까칠하게 반응한 것도 있다. [5] 1990년대 이전에도 이런 패턴은 종종 있어왔으나 2000년대 들어 이런 패턴을 구사하는 한국 영화가 급작스럽게 늘어난 감이 있다. 이는 달마야 놀자 황산벌 등 분위기 반전을 잘 활용한 코미디 영화가 성공을 거두자 저 두 영화를 벤치마킹한 양산형 코미디 영화 및 조폭미화물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 물론 달마야 놀자와 황산벌은 억지 감동이나 끼워 넣는 양산형 코미디 영화와는 다르게 확고한 주제가 있고, 그 주제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기법을 쓴 것이니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6]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경우 코미디로서도 대단히 훌륭하지만, 막판에 엄청난 감동을 선사한다. 물론 연출과 연기 모두 훌륭해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드물다. 괜히 명작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7] 예를 들면 액션 영화는 강렬한 액션 장면, 시원한 타격감 등등을 위해서, 엑스트라를 많이 쓴다거나 영상을 편집하는데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판타지 영화는 화려한 그래픽과 배경들을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이에 비해서 감성팔이 영화는 적당한 BGM과 눈물 연기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8] 이렇게 구성된 장면은 굳이 출연진의 과한 눈물 연기가 없어도, 굳이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감동적으로 조성하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눈물을 유발하는 장면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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