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2-17 21:56:11

아스포델

아스포델
ἀσφόδελος | Asphodelus
파일:아스포델.png
학명 Asphodelus albus
L.
분류
<colbgcolor=#d7ffce,#0f4a02> 식물계(Plantae)
분류군 속씨식물군(Angiospermae)
외떡잎식물군(Monocots)
비짜루목(Asparagales)
아스포델루스과 (Asphodelaceae)
아과 아스포델루스아과 (Asphodeloideae)
아스포델루스속 (Asphodelus)
아스포델(A. albus)

1. 개요2. 상세
2.1. 신화와 문학 속의 아스포델2.2. 역사 속의 아스포델
3. 그 외

[clearfix]

1. 개요

ἀσφόδελος | Asphodelos, Asphodelus[1]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지만 엄연히 실존하는 으로, 죽음과 관련이 많다고 여겨졌다. 꽃말나는 당신의 것.

2. 상세

2.1. 신화와 문학 속의 아스포델

칙칙하고 창백한 하얀 꽃과 회녹색을 띠기도 하는 잎, 바위가 많은 황무지나 추운 곳과 가뭄 속에서도 잘 자란다는 점 때문에 방황하는 유령을 연상시킨다는 특성 상 명계의 신 하데스가 다스리는 지하세계에서만 피어난다는 꽃으로 여겨졌으며, 평범하게 죽은 이들이 간다는 잿빛의 평원 아스포델 들판(Asphodel Meadows)[2][3]에 많이 자라고 있다는 전설이 붙었다.[4] 이에 더해 페르세포네 헤카테 왕관으로 쓰이는 꽃이기도 하며, 죽은 자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라고도 한다.[5]

존 밀턴 실낙원에서도 이 꽃이 언급된다.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저승으로 데려왔을 때, 갓 딴 제비꽃과 아스포델, 히아신스 등의 꽃들을 의자 위에 깔아놓아 앉게 함으로서 기분을 달래주려 했다고. 저승에서 피어나는 꽃이라는 인상이 매력적이어서 그런지, 앞서 설명한 존 밀턴과 헤시오도스, 호메로스 말고도 서구권의 여러 시인들의 손에 의해 자주 언급되기도 했다. 목록 및 원문은 위키피디아의 시 항목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실 실체가 뚜렷한 꽃은 아니기에, 신화 상의 아스포델이 후술할 실존하는 아스포델과 동일한 꽃이라 볼 수 없다고도 한다. 이 경우 하얀 수선화와 동일시되며,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하기 위해 미끼로 삼은 수선화가 곧 아스포델이라거나 수선화 또한 죽음의 꽃으로 여겨진다는 설도 있다.[6]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이 설을 채택했다.

그래서인지 아스포델이라는 단어는 수선화를 가리키는 영단어인 대포딜(Daffodil)의 어원이 되었다고도 한다. 아스포델로스(Asphodelos)→ 아스포델루스(Asphodelus)→ 아포딜루스(Affodillus)→ 아포딜(Affodil)→ 다포딜(Daffodil) 이런 식으로 변화했을 거라고.

2.2. 역사 속의 아스포델

파일:Asphodelus_ramosus7.jpg
또 다른 종 큰아스포델의 모습.

현실에 실재하고 있는 아스포델은 추위에 잘 견디는 여러해살이 식물 지중해 일대의 남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인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었으며, 고대 그리스는 이 꽃을 여러 용도로 써왔다. 무덤가에 심어 조의를 표하는 꽃이나 제삿밥으로 쓰거나, 쥐약 내지는 돼지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뱀의 독을 치유하는 약초로도 쓴 것이 대표적. 맵고 몸에 열을 내게 해주는 덩이줄기는 한 아스포델에서 80개, 최대 200개까지 채취할 수 있었기에 가난한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는 구황작물 비슷한 위치에 있었고[7] 새순과 씨앗도 식용 가능하다고 하니 버릴 게 없었던 모양이다. 뿌리 또한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약용으로도 쓰였는데, 종양을 억제하거나 화상 치료에 썼다고 한다. 사마귀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었고, 포도주와 섞어 만든 혼합물은 구토제로도 쓰였다.

리비아 출신의 유목민들은 오두막을 짓는데 아스포델의 줄기를 썼고, 페르시아는 뿌리를 말리고 가루낸 뒤 다시 물에 불려 일종의 접착제로도 사용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파리로 부라타 치즈를 포장하는데 써 잎의 색과 촉촉함으로 치즈의 신선도를 나타내기도 했다.[8]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내 유통·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리잡게 된 지금은 아스포델 잎에 싼 전통적인 방식의 부라타 치즈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3. 그 외

고대 그리스에선 가난한 사람의 식량이나 망자들의 주식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아스포델을 적극적으로 써먹은 조리법이 그닥 알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귀리처럼 가축 사료로 썼던 적이 많다고 하니[9] 식용은 가능해도 사람이 먹을 건 못 된다는 인식이 있었을지도. 콩밥마냥 기피의 상징이었을 수도 있겠다.

죽은 자에게 바치는 꽃이라는 위치는 훗날 아마란스에게 밀려 내주고 마는데, 이는 아마란스가 시들지 않는 꽃, 즉 영원한 생명을 상징했기 때문.

7월 11일에 태어난 사람들의 탄생화기도 하다.

[1] 왕의 창(King Spear)이라거나 하는 의미로 불리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정확한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서 쓰이던 말을 그리스식으로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고. 고대 그리스식 민간어원에 의하면 꽃이 만발한, 향기로운, 비옥한이라는 긍정적인 의미와 재(σποδός | spodos)를 가리키는 비교적 부정적인 의미 중 하나일 거라고 한다. [2] 그리스어로는 아스포델로스 레이몬(ἀσψδελος λειμών | Asphodelus Leimon)이라 읽는다. [3] 꿈의 땅 데모스 오네이론(δῆμος ὀνείρων | Demos Oneiron)이라 불리는 영역 근처에 이 들판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한다. 꿈의 땅은 히프노스, 모르페우스와 그 형제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양귀비를 비롯한 온갖 약초들이 자라고 있는 땅이기도 하다. [4] 엘리시온 들판에서 자라는 꽃이 아스포델이라는 설도 있다. 이 경우 긍정적인 의미를 살려 평범하지만 화사한 꽃으로 묘사되기도. [5] 아스포델 말고도 제물로 바쳐진 에게서 흘러나온 를 마신다는 묘사도 있는데, 이건 저승으로 찾아온 산 자와 멀쩡히 대화하기 위해 먹어야 하는 것이라 그렇다. 해당 묘사는 오디세이아에서 확인 가능. [6] 사실 아스포델도 수선화처럼 노란 꽃이 피기도 하니 동일시되기 딱 좋은 셈. 차이점이 있다면 거의 모든 부위를 먹을 수 있는 아스포델과는 달리 수선화는 독초에 가깝다는 점이 있겠다. [7] 잿불에 구워서 군고구마 비슷하게 먹거나, 삶은 뒤 곡물과 섞어 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8] 싸놓은 잎이 신선한 녹색과 수분을 유지하는 기간은 3~4일 정도다. 부라타 치즈는 생치즈니만큼 그와 동일한 기간 이내에 섭취해야 한다. [9] 습한 계절이었던 겨울에는 양과 염소에게 유해한 알칼로이드가 생성되기에 먹일 수 없었지만, 잎이 마르면서 그 성분이 빠지는 철인 여름에 수확해 사료로 주었다고 한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