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형사로, 욱하는 성격과 특유의 정의감 때문에 마흔이 넘도록 진급하지 못하고 일선 형사에 머물고 있다. 동기들 중 고위 간부가 많아서 경찰서에서는 그를 껄끄럽게 여기고 있고, 이 때문에 소년과에서 (본인 표현에 따르면) 애들 뒤치다꺼리하는 일이나 하고 있다. 아내와는 별거중이며, 딸[1]이 한명 있다.
커럽티드가 된 정준 추격전 사건을 수사하는 전담 경찰인데, 테트라 아낙스의 뒷공작으로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실상 밝혀낼 수도 없는 일을 윗선에서 억지로 떠맡긴 사건이었던 셈이다. 어찌어찌 수사를 진행하던 중, 상태가 이상한 비둘기를 발견하고 수의사에게 데려갔다가 배를 가르고 안에서 나온 권총 탄피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때부터 테트라 아낙스의 감시를 당하기 시작했다. 동물을 조종하는 감시 방법을 사용하니 언제 어디서나 따라다닐 수 있고 그렇다고 직접적인 공격이 있는 건 아니라 감시의 증거도 없어서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다 우연히 한세건을 만나게 되는데[2], 처음에는 한세건이 어디서 칼싸움이라도 하다 온 줄 알고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흡혈귀들이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둘기 소리를 한세건도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협력을 요청한다. 이때 한세건으로부터 흡혈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한세건은 심구진이 흡혈귀로부터 감시를 받고있단 걸 눈치챈다. 심구진은 한세건에게 수사를 도와달라 의뢰하고, 진유미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던 한세건은 의뢰를 수락한다. 처음엔 테트라 아낙스의 흡혈귀들과 협상하려 했으나, 협상은 무산되고, 격전을 벌이게 된다. 격전끝에 한세건은 흡혈귀들을 모두 죽이는데 성공하나, 결국 심구진은 흡혈귀들의 표적이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심구진이 조사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하자 더 이상 감시하지는 않겠지만, 귀찮게 한 대가로 '선물'을 하나 남겨두었다.
심구진은 흡혈귀들의 뒷공작으로 다시 소년과로 돌아가고, 딸이 부탁한 선물을 사서 아내의 집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그의 딸은 흡혈귀들의 공작으로 악성 흡혈증에 걸려 흡혈귀가 되고 만다. 심구진이 아내의 집에 찾아왔을 때 심구진의 딸은 흡혈귀가 되어 자기 엄마를 흡혈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심구진 형사는 충격받아 한세건에게 연락한다. 자신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한세건에게 흡혈귀를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불가능하다는 대답("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까?")을 듣고는 딸을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이미 심구진의 총을 맞은 상태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따라온 딸을 한세건은 총으로 쏴 제압하지만 죄책감에 숨통을 끊는 걸 잠시 망설이자 직접 자신의 권총으로 딸을 사살한다. 자신을 쳐다보는 한세건을 비통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마지막은 내가 직접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뒤 한세건을 보낸다. 이후 권총으로 자결한다.[3]
경찰은 심구진이 스트레스로 부인과 딸을 살해 후 자살했다고 발표했고, 기레기들은 이 때를 노렸다는 듯이 심구진 형사의 사건에 대해 온갖 추측성 기사를 내놓았던 모양이다.
[1]
심구진 형사의 아내가
불교를 믿는지라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 받는다고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대신 아빠인 심구진에게 선물을 사달라고 부탁했다. 심성이 나쁘지는 않은지 심구진 형사의 목소리가 상당히 지쳐있다는 것을 알고는 죄책감도 느꼈다.
[2]
한세건이 흡혈귀 사냥 도중 부상을 입어서
야매 의사에게 치료받은 후, 혈흔이 남은 오토바이를 생각 없이 찾으러 왔었다. 경찰에서는 혈흔이 남은 오토바이를 수상쩍게 여겼으니 당연히 경찰서에 끌고 온 것.
[3]
이 에피소드에서 월야환담 세계관에서 흡혈귀 사냥꾼이 상당한 현금을 만질 수 있음에도 가족이나 자녀, 애인을 거의 만들지 않고
인간관계를 사실상 파괴한 채 사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주인공 한세건처럼 애초에 가족이 흡혈귀에게 몰살당해서 복수를 위해 뛰어들었기에 처음부터 잃을 것이 없는 경우도 흔하지만.) 전투를 위한
마약에 절어서 정상적인 양지의 생활이 힘든 것도 있으나, 현실의 마약상이나 브로커 중에는 인질이 될 위협이 있음에도 어떤 형태로든 가족을 둔 경우가 꽤 된다. 하지만
뱀파이어 헌터가 고위 흡혈귀에게 잘못 찍히면 테트라 아낙스의 능력 때문에
일반인인 가족들은 어디 숨길 수도 없어 그대로 인질이 되고, 흡혈귀를 사냥하는 헌터의 입장에서 가족이 흡혈귀가 된다는 최악의 형태로 보복을 당할 수 있다. 실제로 주인공인 한세건 또한
회귀물인 외전 평행세계에서 테트라 아낙스에 의해 같은 방식의 보복을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