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세트피스(set piece) 또는 세트 플레이는 축구에서의 상황으로[1] 어떤 식으로 패스하고 어떤 식으로 움직일 것인지 등을 미리 짜두어 공격하는 행위이다.일반적으로 세트피스라는 말은 보통 프리킥과 코너킥을 지칭하며, 두 경우 모두 데드볼 상황이라 선수들이 정지해 있다가 키커가 페널티 박스 근처로 공을 보내는 타이밍에 맞춰 선수들의 체계적인 움직임과 위치조정으로 득점을 노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트피스라는 용어 자체가 체스의 기물(피스)들을 셋팅하는 과정을 뜻하며, 동시에 다같이 멈추고 공격과 수비를 위해 자리를 잡는 모습이 체스의 피스들을 셋팅하는 것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공중볼을 따야 할 경우가 아주아주 많기 때문에 보통 키가 크고 피지컬이 좋은 공격수나 센터백들이 박스 안에 들어가서 득점을 노리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센터백들의 득점은 거의 대부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뤄진다.
세트피스가 특별한 점은 공격자가 주도적으로 공을 움직여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키커는 정지된 공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찰 수 있어서 더 정확한 킥을 날릴 수 있으며, 전술과 선수들의 움직임 등 그 공격 상황에서의 주도권은 공을 차는 쪽이 쥐고 있다. 따라서 강팀이든 약팀이든 세트피스의 중요성은 아주 크며, 특히 약팀에게는 강팀을 상대로 주도권을 가지고 위협적인 공격을 가질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가 되므로 더더욱 세트피스에 목을 맨다.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온 더 볼, 오프 더 볼의 기량 차이 등 여러 요소들이 다 어우러져야 골을 넣을 수 있는 일반적인 상황과 달리 세트피스는 상대적으로 선수들의 피지컬적인 요소에 크게 의존하므로 제아무리 강팀이라도 방심할 수가 없다. 특히 피지컬과 평균신장이 약세인 일본을 상대로는 세트피스나 크로스 후 공중볼 싸움으로 득점을 노리는게 거의 공식수준이다. 당장 멀리 안가도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조차 일본은 베트남을 상대로 세트피스로 2골을 실점했다. 이 때문에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자이언트 킬링을 할 때 세트피스 한방으로 경기를 뒤집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며, 아시아권에서는 피지컬로 최상위권을 다투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만 봐도 중동 팀과의 경기에서 지는 패턴이 보통 떡잔디와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으로 늪축구에 빠져들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골 하나 얻어맞고 침대 축구를 당하는 식이다. 사실 중동까지 갈 것 없이, 한국은 2017년 3월 중국과의 월드컵 2차예선 경기에서 중국이 잘 짜온 코너킥 전술에 바로 이 방식으로 무기력하게 실점하며 0대1로 패했으니, 세트피스가 강팀에게 얼마나 위협적이며 약팀에게는 어떻게 기회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다.
2. 주요 세트피스 상황
2.1. 프리킥
가장 흔한 세트피스 상황으로, 보통 먼 거리거나 슛 각도가 없는 곳에선 크로스를 올려주거나 가볍게 패스해 빌드업을 시작하고, 가깝거나 슛 각도가 잘 보이는 곳에선 직접 슛을 한다.
2.1.1. 골문 앞 간접 프리킥
2.2. 코너킥
공이 수비 팀 선수를 맞고 골 라인 밖으로 나갈 때 공격 팀에게 주어지는 세트피스로, 득점 확률이 높은 세트피스 상황이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팀은 터치 라인과 골 라인이 만나는 꼭짓점에 위치한 코너 에어리어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한다. 보통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중 크로스를 바로 넣어주지만, 코너 에어리어 근처로 다른 선수를 불러 직접 패스해 아래쪽에서 부터 빌드업을 하거나, 기습적으로 깔아차서 넣는 경우도 있다. 다만 골키퍼에게 공이 잡히거나 박스 밖에서 대기하던 상대팀에게 공을 빼앗기면, 상대 입장에서는 둘도 없는 역습 기회이므로 꽤나 위험 부담도 따른다.[3]
언더독이 강팀을 상대할 때의 주요 득점 패턴이다. 필드 유효슈팅을 때리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일지리도 코너킥에서만큼은 상대방 문전으로 공을 바로 띄울 수 있기 때문에 득점을 더 기대해볼만 하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역시 월드컵에서는 언더독인 매치업을 많이 겪으므로 코너킥을 비롯한 세트피스를 집중적으로 준비한다.
2.3. 스로인
스로인을 이용해 공격하는 세트피스 상황. 공을 발이 아닌 손으로 직접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대방의 압박이 심하면 빼앗겨 역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스로인은 오프사이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공이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 재빠르게 뛰어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돌파한 팀원에게 기습적으로 던져주면 상대 수비진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또한, 골대 근처에서 스로인으로 선수를 맞춰서 득점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경우, 맞은 선수의 골로 기록된다. 아무 선수도 맞추지 않고 골대에 들어갈 경우, 득점이 인정되지 않고, 바로 골킥으로 들어간다[4]. 당연히 심판은 선수가 아니므로 심판만 맞고 들어가도 노골이다. 무조건 양손으로 던져야 하며, 한 손으로 던지는 건 반칙이다.
[1]
럭비에도 세트피스가 있다. 보통 라인아웃(드로잉 실시)과 스크럼을 일컫는다.
[2]
위의 상황은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대한민국 vs 루마니아에서 나온 상황인데,
송범근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과는 4:0으로 대한민국 승.
[3]
보통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팀은 신장이 높아 공중볼 경합에 자신 있는 중앙 수비수를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배치하기 때문에 역습을 맞게 되면 일반적인 역습보다 더 큰 실점 위기를 맞이한다.
로스토프의 비극때도
티보 쿠르투아가 코너킥을 캐칭하면서부터 역습이 시작되어 벨기에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2022년
아라얀의 기적에서
황희찬의 결승골도 포르투갈의 코너킥을
김문환이 헤더로 끊어낸 것을
손흥민이 잡고 그 앞에 아무도 없던 것이 역습의 시발점이었다.
[4]
반대로 아군 골대에 들어갔을 경우엔 코너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