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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
블랙 아일 스튜디오(Black Isle Studios)는 인터플레이 산하의 RPG 스튜디오다.폴아웃이 개발 중이던 1996년경 조직되었지만 이때는 별다른 이름이 없이 인터플레이 내부의 RPG 개발 부서였다. 폴아웃 1편 출시 이후 팀 조직 과정에서 경영진과 견해 차가 있었던 팀 케인 등 일부 주요 개발자들은 인터플레이를 떠나 트로이카 게임즈를 설립했고, 당시 스물 여섯이던 퍼거스 어커하트가 부서를 이끌게 되었다.
1998년 어커트의 모국 스코틀랜드의 지명을 따 부서에 '블랙 아일'이란 이름이 붙었다. 인터플레이 경영진은 '드래건플레이'라는 이름도 생각했다는데 어커하트는 참 머저리 같은 이름이라고 생각했다고.
블랙 아일 이름으로 내놓은 첫 게임 폴아웃 2는 1년이란 압축된 개발 기간 덕에 출시 당시 버그 등으로 홍역을 앓았고, 개발 팀은 이후 지속적인 패치로 게임을 보완했다.
그와 함께 D&D 라이선스를 활용한 바이오웨어의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를 퍼블리싱하고, 그 엔진을 활용한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아이스윈드 데일, 아이스윈드 데일 2을 개발하면서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블랙 아일은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잘 나가던 블랙 아일과 달리 인터플레이는 다른 부문의 사업 부진과 주력이던 PC 게임 시장의 상대적 축소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인터플레이의 창립자 브라이언 파고가 주주들과의 갈등으로 회사에서 쫓겨나기에 이른다.
모회사의 재정난은 블랙 아일에 연이은 프로젝트 취소를 안겨줬다. 2001년 폴아웃의 SPECIAL 시스템을 활용한 야심찬 프로젝트 톤의 개발이 취소되었고, 인터플레이가 D&D 라이선스를 잃으면서 블랙 아일의 발더스 게이트 3: 블랙 하운드와 발더스 게이트 다크 얼라이언스 3의 개발도 취소되었다. 결국 2003년 12월 블랙 아일 스튜디오가 폐쇄되고 폴아웃 3( 프로젝트 반 뷰렌)마저 취소되었다.
어커트를 비롯한 주요 개발자들은 인터플레이를 나와 그 후신인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참고로 당대 CRPG 최강자로 군림한만큼 계보도가 좀 꼬였다. 고전인 웨이스트랜드와 바즈 테일을 개발한 곳은 인터플레이 프로덕션이었고, 폴아웃 시리즈와는 연도 차이가 많이 나고 구성원도 다르다. 폴아웃 1을 개발한 주요 개발진 중 일부는 트로이카 게임즈로 독립했지만, 팀 케인과 레너드 보야스키는 이후 옵시디언으로 복귀했고 옵시디언과 후술할 인엑자일 간에도 서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그후 브라이언 파고를 위시한 개발진은 인엑자일로 독립해서 바즈 테일 후속작과 웨이스트랜드 2,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의 후속작[1]을 만들었고 트로이카 게임즈는 폴아웃 스타일을 한층 더 심화시킨 게임을 만들다가 잘 되지 않아 일부는 옵시디언으로 가고 일부는 블리자드로 가고 일부는 인엑자일로 가고 이합집산을 거듭했다.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이후 바이오웨어나 베데스다같은 주류 RPG 개발사와 친하게 지내면서 외전이나 후속편을 만들고는 했는데, 때문에 일부(소수) 팬 입장에서는 블랙 아일-옵시디언 계보가 아니라 인터플레이 프로덕션-트로이카 게임즈 계보를 정통 CRPG 계보로 보기도 하는 모양.
그런데 2012년, 인터플레이는 뜬금 없이 블랙 아일 스튜디오의 부활을 발표했다. 이 신생 블랙 아일에 대해서는 아래에 따로 기술.
2. 게임
2.1. 자체 개발 게임
- 폴아웃 2 (1998년)[2]
-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1999년)
- 아이스윈드 데일 (2000년)
- 아이스윈드 데일: 하트 오브 윈터 (2001년)
- 아이스윈드 데일 2 (2002년)[3]
- 발더스 게이트 다크 얼라이언스 2 (2004년)[4]
2.2. 개발 취소된 게임
- 스톤킵 2
- 톤
- 폴아웃 3 ( 프로젝트 반 뷰렌)
- 발더스 게이트 3: 블랙 하운드[5]
- 발더스 게이트: 다크 얼라이언스 3
2.3. 퍼블리싱 게임
공식적으로 블랙 아일이 퍼블리셔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터플레이의 사내 스튜디오이다 보니 실제로 상품을 배급하거나 홍보하고 자금을 투자하는 역할은 모회사의 몫이었다. 블랙 아일은 그 이름값으로 RPG 팬들의 관심을 끄는 한편, 개발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이었다고 한다.- 발더스 게이트 1 (1998년)
- 발더스 게이트 2 (2000년)
- 발더스 게이트: 다크 얼라이언스 (2001년)[6]
-
네버윈터 나이츠 (2002년)[7] - 라이온하트: 레거시 오브 더 크루세이더 (2003년)[8]
3. 신생 블랙 아일
킥스타터를 통한 고전 스타일 RPG의 부활이 한창 화제가 되던 2012년 여름, 인터플레이는 블랙 아일 스튜디오의 부활을 발표했다. 스튜디오의 첫 작품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전략 RPG '프로젝트 V13'을 발표하며 킥스타터가 아닌 자체 사이트를 통한 개발비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프로젝트 V13은 인터플레이가 개발하던 폴아웃 온라인의 코드네임이었다. 2012년 폴아웃 온라인 게임 개발 권리까지 베데스다에 넘어갔기 때문에, 그동안 개발한 것에서 폴아웃 이름과 관련 요소만 빼고 재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시대를 풍미한 블랙 아일의 부활이지만 반응은 영 좋지 않다. 블랙 아일의 대표작들을 만들었던 개발자들은 대부분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에 있기 때문에 껍데기만 살린 좀비라는 것이다. 더구나 개발비 모금 캠페인도 완성 게임을 보상으로 주지 않는다든가, 여러 모로 불투명하고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아 시류에 편승해 뭘 해보려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들이 나왔다.
그래도 고전 폴아웃 시리즈의 핵심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크리스 테일러[9]가 신생 블랙 아일을 이끌고 있긴 하다. 테일러는 구 블랙 아일 폐쇄 당시 인터플레이를 나왔다가 2008년 다시 합류해 폴아웃 온라인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프로젝트 V13은 별다른 소식이 없다. 인터플레이라는 회사 자체가 겨우 겨우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라 제대로 RPG를 만들 수 있을까 의문.
[1]
토먼트의 경우, 원래는 블랙 아일 작품인데 후속작은 옵시디언이 아니라 인엑자일에서 만들었다.
[2]
블랙 아일의 이름을 달고 나온 첫 작품.
[3]
마지막 인피니티 엔진 게임.
[4]
블랙 아일의
유작. 하지만 이 게임이 출시될 당시 블랙 아일 스튜디오는 주요 인력들이 대부분 이탈하고 사실상 껍데기뿐이었기에, 진정한 유작은
아이스윈드 데일 2로 본다.
[5]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는
바이오웨어가 개발했지만, 판권은 인터플레이에 있었기에 바이오웨어의 의사와 무관하게 개발이 가능했다. 하지만 인터플레이는 다크 얼라이언스 2를 개발하기 위해 본작을 취소했다.
[6]
스노우블라인드 스튜디오 개발.
[7]
바이오웨어와 인터플레이의 결별로 인해 블랙 아일은 퍼블리셔의 지위를 잃었고, 결국
아타리를 통해 출시되었다. 다만 크레딧에는 블랙 아일의 이름도 올라 있다.
[8]
리플렉시브 엔터테인먼트 개발. 초기에 '
폴아웃 판타지'라는 별칭으로 알려지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결과물은 신통찮았다.
[9]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던전 시즈를 개발한 크리스 테일러와는 동명이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