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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28 17:52:59

불가사리(영화)

1. 북한의 괴수 영화(1985)
1.1. 개요1.2. 줄거리1.3. 평가1.4. 기타
2. 미국의 괴수 영화 Tremors(1990)

1. 북한의 괴수 영화(1985)

1.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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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만든 거대 괴수 영화로 남한에서 처음으로 일반 공개된 북한 영화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북한 영화다.

쇠를 긁어 먹으면서 자란다는 전설의 동물 불가사리를 소재로 하였다. 납북 신상옥 감독이 제작한 작품으로 1985년 12월에 완성했다고 한다. 다만 신상옥 감독이 1986년에 탈북하자 신상옥 감독의 이름이 지워지고 북한의 정건조 감독 제작으로 표기가 바뀌었다고 한다.[1]

북한판 고지라라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특촬 부분은 무려 본가의 토호 고지라 특촬팀이 직접 담당했을 정도로 힘을 들였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팬덤이 있고 고지라와도 많이 엮이고 있다.

김정일이 매우 관심을 쏟던 작품으로, 신상옥 감독에 의하면 불가사리의 외형이 황소 같은 형태가 된 것도 농민과의 연대를 고려한 김정일의 건의였다고 한다. 그런 만큼 조선인민군이 촬영에 다수 동원되었다.

1.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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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서 온갖 쇠붙이를 수탈해가는 탐관오리에게 대항해 수탈한 농기구를 밤에 원래 주인에게 몰래 나눠주었던 대장장이는 탐관오리에게 붙잡혀 옥에 갇히고 굶기는 형을 받는다. 굶고 있는 아버지가 너무 걱정된 딸 아미는 옥 안으로 밥풀을 던져 아버지의 요기를 해 드리려 하지만, 대장장이는 이 밥풀로 인형을 만들고 자식인 아미에게 남긴 후 죽는다.

그 날 이후 아미가 뜨개질을 하던 도중 바늘에 찔려 난 피가 스며들어 불가사리는 생명을 얻는다. 아미는 이렇게 태어난 불가사리는 쇠를 먹으며 점점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민중들은 이 불가사리를 앞세워 자신들을 수탈해온 관군과 싸우며 탐관오리를 처단하고 마침내 봉건 왕조의 상징인 궁궐마저 부순 후 도망치는 왕을 밟아 죽여버린다.

이렇게 민중들만의 세상을 만들어낸 불가사리였지만, 쇠붙이를 먹고 사는 불가사리 특성상 계속해서 쇠를 먹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후반에 이르러서는 농민들의 농재기와 식기까지 먹어치울 정도로 불가사리의 식욕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아미는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나라에 쇠가 들창이 나고, 곧 다른 사람들이 불가사리를 앞세워 남의 나라를 침범하게 만들 것이라 걱정하다가 결국 사당의 종을 쳐 불가사리를 유인하고, 아미는 그 종 안으로 들어가, 불가사리가 그 종을 먹음으로서 아미는 스스로를 희생하고, 아미와 생명이 연결되어 있는 불가사리는 온 몸이 갈라지고 찢어져 다시 처음의 쇳덩어리로 돌아간다.
- 출처 :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금성출판사 347쪽.

줄거리 자체는 봉건제를 무너뜨리자는 메시지가 농후한 그 시대 북한 영화스럽지만 의외로 결말은 훌륭한 반전영화의 스타일을 취한다.

결말을 정리하자면 왕을 죽이고 세상을 되찾지만 그 이후로도 불가사리는 철을 계속 먹고 먹어야 살 수 있다.

관군과 싸울 일이 사라지면서 전쟁병기를 먹을 수 없게 되자 농경과 생활에 필요한 농기구와 솥 등의 금속 제품까지 먹어치우는 불가사리는 더 이상 민중에게 불쾌한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불가사리를 기르는 금속을 얻기 위해선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세계를 전쟁에 말려들게 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며 이래선 세계 자체가 멸망한다고 생각한 아미는 자신의 몸을 희생하고 불가사리를 자멸시킨다. 마지막에 최초의 작은 모습으로 돌아간 불가사리는 아미에게 다시 생명을 돌려주면서 완전히 사라진다.

참고로 딱히 부각되지는 않지만 고려 말기가 배경이다. 속담 중에도 "송도가 망하려니까 불가사리가 나왔다.",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라." 등이 있는데 여기에서의 '송도(松都)'는 개성의 이명으로, 고려 왕조를 뜻한다. 물론 괴수가 나온다는 것 부터 마지막에는 왕이 죽는다는 것까지 완벽한 판타지물이다.

1.3. 평가

줄거리는 전형적인 공산주의 프로파간다 영화로, 봉건 왕조에 대항한 민중혁명의 승리를 암시하고 있지만 결말부에서 민중혁명으로 탄생한 권력(불가사리)의 말로를 보면 공산주의 프로파간다라고만 일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요컨대 불공정하고 강압적인 권력에 대항하는 혁명이 승리했어도 그 혁명으로 인해 탄생한 권력이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민중을 탄압하는 또다른 권력이 된 것이다. 그래서 아미가 민중혁명의 순수성을 짊어지고 목숨을 바쳐 불가사리의 폭거를 막듯 필요하다면 내부에서 자성하고 회귀하여 혁명의 의미가 퇴색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던지고 있다. 이렇게 해석하면 김씨 삼부자가 보기에는 심히 불쾌한 영화가 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기왓장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든 성벽 건물을 불가사리가 무너트리는 장면이다. 쏟아지는 기왓장들을 보면 경악부터 느껴진다. 불가사리의 수트 액션을 비롯한 각종 특수효과는 일본 토호 영화사의 고지라 촬영팀의 도움을 받았다. 당시 불가사리의 수트 액션을 담당한 평성 고지라 시리즈의 고지라 전담 수트 액터인 사츠마 켄파치로가 쓴 고지라가 본 북조선이라는 책에서 당시의 북한에서의 일화나 상황을 볼 수 있다.

영화 자체는 나름 볼 만하며 북한에서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조잡해 보일지 몰라도 1980년대에 북한에서 저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나름의 평작이다. 북한 영화라는 편견을 제외하면 상당히 재밌다는 평가도 많다. 일본 특촬팬들 사이에서도 컬트적인 인기가 있었고 서양의 괴수물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편이다. 특히 불가사리라는 괴수의 디자인이 매력 있고 멋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1.4. 기타

상기한 대로 '불가사리'는 한국의 신상옥 감독이 납북된 상태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다만 신상옥 감독이 2000년 경에 불가사리는 실제로는 자신이 만든 영화라던가, 추억이 많은 작품이라던가, 시각 효과의 디지털 시대와 다른 아날로그식의 '인간적 매력'이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 걸 보면 북한에서 만든 영화들도 자신의 작품으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 불가사리는 여러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징적 구조로 되어 있는데 평론가들은 계급 투쟁의 측면에서 주로 해석하지만 자신은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강대국의 핵무기 경쟁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생각했다고 한다.[3]

이 영화가 북한에서 영상저작물로 수입되자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법원은 "신감독은 제작진의 일원으로서 영상저작물에 관하여 저작인격권을 인정해 주기만 하면 방영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며 "1987년 개정 저작권법 제75조 제1항에 따르면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협력할 것을 약정한 감독 등 제작진에 대해서는 영상저작물에 관하여 저작인격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그 영상저작물의 수입, 방영 등을 위하여 필요한 권리, 즉 저작재산권은 영상제작자인 북한의 신필름 촬영소에게 양도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 저작권 논쟁은 일본에서 먼저 벌어졌다. 일본의 비디오 회사에서 신상옥 감독과 계약을 맺고 출시 광고까지 내보냈으나 조총련에서 걸고 넘어졌다. 이 문제는 북한에서 정식으로 필름을 수입해 오면서 해결되었지만 신상옥 버젼을 영영 볼 수 없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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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광고지


일본 트레일러

일본어 위키백과 문서에 의하면 당시 일본 쪽의 미술 스태프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 타지 못해서 북한의 스태프 한 명에게 이끌려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평양의 지하철은 다른 나라에 개방하기 전이었고 그 북한 스태프는 다음날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의 일본 스태프측에는 숙소로 고급호텔이 제공되었고 식사도 북한의 산해진미로 가득했는데 특촬감독인 나카노 테루요시가 방에서 혼자 "북한의 맥주는 질렸어. 일본의 맥주가 마시고 싶다"고 푸념했는데 어느 날 감독이 냉장고를 열어 보자 안에 일본산 맥주가 한가득 있었다. 일본 맥주가 반갑긴 커녕 무서워서 마시지도 못했다고 방에 도청장치가 달린 것 같기도 하여 북한의 스파이 활동의 예로 알려지기도 했다.

포켓몬스터 보스로라가 이 영화의 불가사리를 모델로 했단 추측이 존재한다.[4] 절대가련 칠드런에서 패러디된 적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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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이미 1962년에 같은 소재로 최무룡 엄앵란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포스터 한 장만 전해질 뿐 필름 영상은 물론 사진 자료조차 남아 있지 않다. 만약 필름이 남아 있었다면 한국 최초의 괴수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았겠지만 워낙 자료가 적어 해당 괴물이 거대 괴수인지, 인간 크기의 괴인인지도 알 수 없다.

해외 괴수마니아들에게는 나름 명성을 알렸는지 구글에 검색해 보면 관련 팬아트도 종종 보인다. 북한에서 나왔던 영화이기 때문에 불가사리가 북한의 백두혈통과 엮이는 팬아트도 종종 보이며 영화에 나왔던 불가사리답게 부조리에 찌든 고위 계층을 징벌하는 식의 팬아트들도 보이기도 한다. 2015년 만우절에는 한 해외 괴수덕후가 불가사리 영화의 애니화에 관련된 낚싯글을 올렸다. 꽤나 고퀄이다.

신상옥 감독은 탈북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서 루마니아와 합작하여 불가사리의 리메이크작인 The Legend of Galgameth를 1996년에 만들기도 하였다. 스틸샷 한국 제목은 갈가메스로, 배경을 서양 중세 판타지풍으로 바꾸었다. 괴수가 너무 못 생겼다. 근데 합성솜씨가 굉장하다 영화 크레딧에 'based on a story by Simon Sheen'이라고 나온다. Simon은 신상옥 감독의 세례명이기도 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상영한 바 있고 주말의 명화 더빙 방영된 바 있다.

2. 미국의 괴수 영화 Tremors(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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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불가사리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였다.

[1] 참고로 일본 스탭들도 스탭 롤에 나오지 않는다. [2] 북한 영화를 사람들이 '빨간 영화', '촌스런 영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며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바람직한 문화교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북한에 납치되고 탈북까지 한 것과 별개로 영화 자체는 어디까지나 문화 예술로 보고 중립적으로 보는 듯 하다. [3]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생각하면 이런 영화를 북한에서 만들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도 이야기했다. [4] 현재는 보스로라의 원형 격이 되는 디자인이 밝혀지며 불가사리와 메카고지라 양쪽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