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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3 01:00:33

분재

파일:external/bonsai.shikoku-np.co.jp/22.jpg
3대 쇼군(三代将軍)

1. 개요2. 역사3. 분류4. 송백분재5. 분재의 수형6. 논란7. 기타8. 창작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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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Bonsai[1]

한자로 분()은 화분, 또는 동이 같은 그릇 안에 무엇을 담는 행위, 재()는 재배하는 행위나 어린 묘목을 뜻한다. 따라서 분재(盆栽)란 한자만으로는 '그릇 안에 묘목을 담는 것' 또는 '화분에서 재배하는 것'을 뜻하지만, 관용적으로 '나무를 화분에 심어 난쟁이로 자라게 하는 것, 또는 그 결과물'을 가리킨다.[2]

분재는 식물이 환경에 맞춰 성장하는 성향과 뛰어난 재생력을 이용하여 완성되고 유지된다.[3]

분재가 화분에서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분갈이를 해주기 때문이다. 분토가 오래되면 미량요소가 부족하고 비료의 흡수도 잘 되지 않는다. 심하면 뿌리가 꽉차서 배수가 불량해져 나무가 쇠약해지므로 적절한 시기에 분갈이를 해야 하는데, 이 때 필요없는 뿌리를 잘라서 통풍을 시켜주기도 한다.

분재의 본격적인 시작은 바위틈이나 절벽, 길가의 작은 틈과 같이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를 캐내어 키우면서부터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는 작은 고목이 되어 살아가는데, 이런 식으로 자라나는 나무는 거류산 소사나무가 유명하다. 그 조그만 나무가 자그마치 300년이나 먹었다.

나무는 원래 백 년 이상 오래 살 수 있으며 목본식물은 성장을 제한하면 더 오래 살 수 있다.[4] 그래서 전문가 의견으로는 관리를 제대로 해 주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17세기 중엽 에도 막부 제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츠가 생전에 아끼던 오엽송 분재가 아직까지 살아있다. '3대 쇼군(三代将軍)'이라 부르는 분재인데 높이는 약 81 cm이고 수령은 500년이 넘어 일본에서 현존하는 분재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현재 고쿄에서 소장 중이다.

이 때문에 실내조경, 실내원예 기술로는 압도적인 최고봉으로 여겨지며, 분재의 기술을 담고 있는 동아시아나 동남아시아의 실내조경 기술은 서구에 비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나가는 편이다.

2. 역사

중국에서 시작하여 한국 일본에까지 전해졌다. 당나라 벽화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분재 그림이 있다.

중국 분재는 중국식 발음으로 펀징(盆景: 분경), 펀짜이(盆栽: 분재)라고 부르는데 자로 잰 듯 매우 정형화한 일본 분재와 달리 좀 더 자유분방함을 추구하고 크기도 조금 크다.

외국의 분재 잡지나 책자를 통해 소개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중국의 대도시에는 커다란 분재공원이 있어 국가가 관리하고, 이 분재공원에 부속된 분재연구기관이 있어 많은 사람이 분재연구를 한다고 한다. 전국분재전을 수차에 결쳐 개최하고 수십만 인파가 이 분재전시회를 관람하였으며 100년 이상 된 분재도 60여분이 전시되었다고 한다. 송나라시대부터 분재분은 중국분이 석권하였으며 현재도 일본에는 중국분이 많이 수입되어 일반인에게 공급되고 있다.
우리나라 분재역사는 아직 미개척 상태이지만 과거의 문헌에서 발자취를 찾을 수 있다. 고려 중기의 대문장가이며 세상을 지낸 이규보가 남긴 동국이상국집에 분재를 읋은 시 가분중육영이 있으며 그 후 고려말기에 재상을 지낸 문장가 전록생이 8살 때 지었다는 영분송이란 한시가 전해지고 있으며, 고려시대 말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분재를 수놓은 네 폭 병풍 사계분경도(四季盆景圖)가 전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세종때에 부제학을 지낸 강희안이 남긴 양화소록(養花小錄)이란 제목으로 분재에 관하여 책을 집필했다. 이 책은 원예전문가도 아닌 선비가 취미로 원예와 분재를 가꾸면서 배우고 경험한 바를 기록한 것으로 번식법, 배양관리법, 감상법까지 망라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참고가 될 내용이 많다.

1653년 작품으로 전해진 승지회집도를 보면 여러 선비가 둘러 앉아있는 한 쪽에 수석(암석)과 분재가 있다. 프랑스 파리의 기메 박물관에서 소장한, 조선시대 궁중장식품 분재인 조선 궁중장식품 반화가 있다. 조선말엽 추사 김정희의 별장에는 분매(盆梅)[5]를 배양하는 커다란 홍원매실이 있어 유명했다고 한다. 선비의 집에는 분재와 분매를 배양하는 매실이 많이 있었다고 하며 대원군이 살았던 운헌궁에도 매실이 있었다고 전한다.

반면, 우리나라를 거쳐 건너간 것으로 추측되는 일본의 분재는 문화예술로서 보존 전승되고 계승되어 현재 5백 수십 년 된 분재가 20여 분 보존 중이다. 일본의 분재기술은 1950년대 이후부터 급진적으로 연구개발되고 보급되어 취미인구 중 분재인구가 6할이 넘는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 분재를 보급해 오며 분재의 종주국 행세를 하고 있다. 분재를 통하여 얻는 외화도 대단하지만, 분재를 매개 삼은 민간문화 외교 덕에, 잔인한 국민으로 인식되었던 일본인이 평화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문화국민으로 새로 인식되고 세계에 일본의 국위를 선양하는 데 공헌한 바가 크다.

1980년 일본 오사카에서 세계수석분재 대전을 개최하여 온 세계의 분재인이 참가하였고 국제 행사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분재의 일본어인 Bonsai가 대영백과사전에 실려서 현재 세계 공통어로 사용된다.

3. 분류

분재는 감상요소에 따라 분류하기도 하는데,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를 감상하는 송백분재, 꽃을 감상하는 상화분재, 열매를 감상하는 상과분재, 잎을 감상하는 상엽분재로 분류할 수 있다.[6] 큰 틀로는 송백분재와 잡목분재로 구분하기도 한다.

각각의 대표수종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4. 송백분재

송백의 송(松)은 소나무를, 백(松)은 측백나무를 의미한다. 송백분재는 분재의 대표격인 수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소나무가 그렇듯이 상록성으로 일년내내 푸른 잎을 감상하는것이 포인트가 되며 흔히 명목(名木)이라 불리는 작품들도 많다. 분재의 종류가 송백분재와 잡목분재라는 큰 틀로 나뉘는 것만 봐도 송백분재가 분재계에서 어떤 위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진백은 향나무를 뜻하지만 엽성이 뛰어난 일본의 사어천 진백이 분재용으로 통용되고 있다. 자생지는 고산지대의 척박한 절벽인데, 오래 되어서 뒤틀린 줄기와 휘몰아치는 샤리(죽은 줄기)의 조화가 인상적이어서 해송과 더불어 현대에 인기가 높아진 분재 수종이다.산채취의 진백은 귀중품으로서 취급되고 있다.이외에도 주목, 가문비나무, 중국과 일본에서 자생하는 나한송, 삼나무 등을 포함한 것이 전통적인 송백분재 재료이며, 분재가 세계인의 취미가 되면서 아라우카리아(남양소나무), 세쿼이아, 백향목, 율마 등 다양한 침엽수들이 분재로 개발되고 있다.

5. 분재의 수형

6. 논란

분재를 만들거나 관리하는 과정을 보며 식물 학대라고 여기는 사람이 꽤나 많다.

이미 조선시대에도 표암 강세황은 분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고문하는 거 아니냐고 표현했고 현대에는 국내의 저명한 수목 전문가인 박상진 명예교수도 분재를 '쇠줄에 묶인 개'라고 표현했다가 분재협회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11] 우선 식물의 자연적인 생장을 억제하고 자연의 기준으로 보면 기형적인 형태로 기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분재를 보고도 아름답다기보다는 오히려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다만 식물이 동물처럼 고통을 느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식물 학대라는 말이 맞는지는 어려운 문제이며, 분재의 시작은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왜화된 나무를 캐오는 '야마도리'에서부터 시작한 만큼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며, 분명한 것은 나무를 분재를 만들면서 겪는 나무의 고난은, 나무가 자연 속에서 견뎌야 하는 고난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덜하다는 의견도 있다.[12]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1994년 출판한 소설 타나토노트에도 이런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여기서는 아돌프 히틀러가 분재로 환생한다. 미카엘 팽송은 타나토노트에서부터 성장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분재나무의 일생 자체가 고통의 연속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이런 벌을 내린 것을 대단히 치밀한 판단이라고 여겼다. 이 나무가 히틀러의 환생임을 알게 된 사람들이 더 큰 형벌을 내리기 위해 썩어 없어지도록 땅에 묻어버림으로써 나무가 죽고 이로 인해 영원한 형벌이 끝난 것(즉, 처벌로부터 해방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7. 기타

파일:external/www.fotothing.com/0e808f9d4a29baa79f6a74ade6b88637.jpg 파일:알로에분재.jpg
바오밥 분재 알로에나무 분재

8. 창작물에서

흔하진 않지만 종종 분재가 취미인 캐릭터들과 함께 등장한다. 아래는 그러한 캐릭터들 목록이다.
분재 자체가 캐릭터가 되기도 한다.

[1] 서양에서는 일본을 거쳐 알려졌기 때문에 일본어식 발음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부른다. 미국인 화자는 반자이에 가깝게 발음하는데 모르고 들으면 일본어로 만세를 뜻하는 반자이처럼 들릴 수도 있다. [2] 분재는 넓은 의미론 꼭 나무만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흙이나 이끼 바위 따위로 자연을 축소해서 풍경을 표현하는 분경이나 초본식물을 키우는 초본분재 역시 포함된다. [3] 분재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일부러 작고 얕은 화분에 분재를 심는 줄 아는 것인데, 이는 성장 억제보다 외관상의 아름다움 때문이다. 직간 수형의 나무는 얕은분이 보기가 좋고 현애 수형의 나무는 깊은 화분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분재를 키우기 위해선 양분과 빛, 그리고 통풍은 적절하게 필요하며 지나치거나 부족하면 나무가 죽는다. 이런 것을 적절하게 통제하여 키울 수 있는 사람은 분재 경험이 많은 숙련자에 한해서이고, 일반적으론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좋다. 화분에서 키우는 나무는 땅에 심은 것보다 수세가 약할 수밖에 없다. [4] 가장 오래 산 단일 나무인 강털소나무는 원산지이자 매우 척박하기 그지없는 화이트 마운틴에서는 반은 죽고 반은 산 듯 산 송장에 가깝지만 5천여 년을 산다. 그런데 이 나무를 비옥하고 따뜻한 곳에 심으면 금방 썩어서 죽는다. [5] 화분에 심어 기르는 매화를 의미한다. [6] 알로에나무 분재, 심지어는 바오바브나무 분재, 맹그로브 분재+어항 같은 조합도 있다. [7] 곰솔 혹은 흑송이라고도 부른다. [8] 향나무를 뜻한다. [9] 주립(株立) 혹은 다간(多幹)이라 함. [10] 송풍이라고도 함. [11] 출처: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우리 나무의 세계> [12] 나무가 자연 속에서 겪어야 하는 고난은 나무를 죽일 수도 있지만, 분재는 실수하지 않는 한 적어도 죽이지는 않으므로 [13] 살아 있는 진짜 분재의 경우 수백만원의 가격을 자랑한다. 다만 최근에는 쿠팡에서 팔 만한 저렴한 제품의 경우 수십만원의 선에서 그치기도 한다. 옛날 학습만화나 소설 같은 매체에서 나온 경우라면 수백만원이 맞다. [14] 사카즈키의 분재가 공개되기도 했는데 '철저한 정의'가 모토인 그 답게 주변 가지들을 몽땅 잘라내고 중앙의 기둥 하나만 남겨놓는 괴이한 분재 솜씨를 보여주었다. 그 밑에 '정의' 라는 이름이 새겨진건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