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국물에 밥이나 국수를 넣어서 먹는 방법을 말한다.2. 대상
식사 구성에서 국이 거의 늘 있는 한국 요리에서 자주 나타난다. 특히 한국 요리의 장르 중 하나인 국밥은 말아먹는 것이 보통이다. 토렴 역시 밥을 계속해서 말아서 내는 조리 방법이다.2.1. 말아먹는 국
국물의 맛에 따라서 밥과의 궁합은 조금씩 다르며 사람마다 취향 차이가 있다. 설렁탕 같은 고기류 국밥은 안 말아먹는 사람이 더 드물지만 어묵탕 같은 맑은 해산물 계열 국물은 약간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
라면에 밥 말아먹는 것도 거의 국룰 수준에 있다. 특히나 라면은 공산품으로 양이 정해져있는데 사람마다 먹는 양은 다르다보니 많이 먹는 사람은 양을 보충하고자 밥을 말아먹는 게 보통이다. 유래가 같은 음식인 일본 라멘도 한국에서는 보통 공깃밥을 추가할 수 있고 많이들 말아먹는다.
2020년대 초에는 냉면에 밥 말아먹는 것에 대한 호불호가 화제가 되곤 했다. 백종원이 다큐 인사이트 89~90화("냉면 랩소디", 2021년 8월 방영)에서 냉면에 밥을 말아먹자 놀라워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1] 언제 한 번은 스프에 밥 말아먹기도 특이 식습관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
2010년대 후반 들어 유행하게 된 중국의 국물 요리인 마라탕에도 밥을 말아먹는 사람들이 많다. 마라탕 문서에서도 보듯 중국에서는 마라탕 국물은 거의 안 먹는 편인 것과 대조되는 풍경이다.
맹물에 말아먹기도 한다. 이는 밥에 국물의 간을 더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다른 말아먹기와는 달리 밥이 잘 안 넘어가서 잘 넘기려는 목적이 강하다.[2] 그래서 주로 어르신들이 물에 밥을 말아먹곤 한다. 다만 소화는 오히려 방해가 될 때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
2.2. 말아먹는 것
식당에서 밥은 주로 공깃밥의 형태로 제공된다. 일반 가정에서는 밥을 먹다가 남은 밥을 말아서 먹는 것이 보통이다. 말아먹는 용도로 따로 밥을 하지 않고 전에 했던 밥을 덜어서 먹기도 한다. 자취생들은 즉석밥을 말 때도 많다.주로 밥이지만 국수 사리 같은 걸 말아먹기도 한다.
대개 밥이나 국수처럼 국물에 풀어 흩어질 수 있는 것을 '말아먹는다'라고 한다. 예를 들어 빵처럼 덩어리져서 국물에 넣어봤자 풀어지지 않는 것은 (그런 식으로 잘 먹지도 않거니와) 말아먹는다고 하지 않는다. 굳이 비슷한 것을 찾자면 스프 같은 것에 빵을 적셔 먹는 경우는 있다.
밥을 말아먹을 땐 갓 지은 밥보다 찬밥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나 라면 먹을 땐 막 지은 밥이 없을 때가 많기 때문에 찬밥에 말 때가 많은 편이다. #
3. 평가
- 말아먹는 밥이 건강을 말아먹는다??에서 보듯 건강에는 썩 좋지 않다고 한다. 여러 문제가 있지만 잘 안 씹고 넘긴다는 점이 문제라는 듯하다.
-
비주얼이 좀 좋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는 밥을 잘 말아먹지 않는다.
특히 국물이 적으면 더 그렇고, 반찬 같은 게 섞여들어가면 아예 ' 개밥 같다', '개밥 만들어먹는다' 식으로 표현하곤 한다. 식사 여건이 열악한 곳에서는 국, 반찬을 볼품없이 다 말아서 주어 개밥 배식을 하는 논란이 터지곤 한다. #[3]
4. 어형
아래 '사업을 말아먹다'와는 달리 이 의미의 '말아먹다'는 아직 한 단어로 등재되지 않아 표준어법에 따르면 띄어써서 '말아 먹다', '말아 먹기'라고 해야 한다.4.1. 역사적 출현
이 의미의 '말다'는 초기 한글 문헌인 구급간이방에서도 출현한다. 중세 한국어 어형은 'ᄆᆞᆯ다'(어근 평성)로 그 시기부터 이미 "돌돌 말다"와 동음이의어였다. 구급간이방의 출현 예는 "콩ᄭᆞᆯᄋᆞᆯ 므레 ᄆᆞ라 ᄇᆞᄅᆞ라 (콩가루를 물에 말아 바르라)" 등이 있다. '침에 말다' 같은 표현도 있는 걸로 봐서 국물을 먹는 때 외에 '액체에 무언가를 섞는 행위'에 좀 더 폭넓게 쓴 것 같다.[4] 훈몽자회에서는 飱의 훈음으로 '물ᄆᆞᆫ밥 손'을 제시하고 있다.4.2. 동음이의어
- "일을 그르치다"라는 의미의 동음이의어 '말아먹다'가 있다. '재산을 말아먹다', '돈을 말아먹다', '집안을 말아먹다' 식으로 쓴다. 이를 이용한 말장난도 종종 보인다. 위 링크도 그런 말장난을 쓴 예이다. 사전적으로는 동음이의어지만 국물에 말아서 훅하고 먹어치우는 이미지에서 의미가 생겨난 것 같기도 하다.
- "돌돌 말아서 먹다"라는 의미의 '말아먹다'도 있다. '말아먹는 피자'는 피자를 어디 국에 말아먹는 게 아니고(...) 피자를 돌돌 말아서 먹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김치말이국수는 김치가 국물에 말아져 있는 국수인데, 외국인들은 김치를 돌돌 말아서 먹는 걸로 오해하곤 한다는 모양이다.
5. 여담
- ' 타다'과 의미가 비슷하다. 다만 '타다'는 주로 가루 계열을 목적어로 쓰고 '말다'는 '밥, 국수' 등을 목적어로 쓴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
비슷하게 국을 자주 먹지만
일본 요리에서는 밥을 잘 말아먹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
라멘 같은 데도 밥을 잘 말아먹지 않더라는 이야기가 있다.
# 어떤 라멘집에는 "
사도(邪道)지만 국물에 밥을 넣어 먹어보세요"라고 쓰여져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
한국에선 말아먹는 게 정도다만 일본에서도 사람에 따라 다른 모양이다. 여하간 한국에선 "라멘에 밥을 말아먹어?"라고 이상하다고 보는 사람이 더 이상한 시선을 받지만(?) 일본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비율은 불확실하나) 있긴 있는 듯하다. 물론 말아먹는지 여부에 이견이 있다는 것이고, 라멘에 밥을 곁들여 먹는 것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다. - 오차즈케는 차에 밥을 만 요리이다.
- 주로 액체에 고체를 넣을 때 쓰는 표현이지만 소맥 등 술을 섞어마실 때 '맥주에 소주를 말아먹는다' 식으로 말하기도 한다.
- 김치말이국수는 아예 이름에 '말다'가 들어있는 요리이다.
- 동요 우주자전거에서는 노래 가사에 '열무김치 밥 말아먹고'와 '된장찌개 밥 말아먹고'가 나온다.
[1]
다만 영상 전체를 보면 냉면집 주인이 집안이 어려웠을 때 그렇게 해서 먹었다고 하자 백종원도 놀라면서 한 번 따라해본 것이 의외로 괜찮았던 것이다. 정황상 백종원도 원래부터 냉면에 밥을 말아먹었던 것은 아닌데 말을 듣고 해보니까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
한국 요리에서
국이 많은 것도 밥의 끈기를 넘기기 위함이라는 설이 있다.
[3]
비닐밥도 다 섞어버려서 미관이 안 좋아지는 비슷한 예이다.
[4]
오늘날에는 이 의미로 '
타다'를 좀 더 많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