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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3 19:55:28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마녀의 망치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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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leus maleficarum ( 라틴어 )

1. 개요2. 특징

1. 개요

마법에 대한 표준지침서로 간주되는 상세한 법률 및 신학 문서(1486경). 이 책은 마녀사냥의 지침서로 사용되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2. 특징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원 제목을 줄인 말로, 원 제목은 MALLEUS MALEFICARUM, Maleficas, & earum hæresim, ut phramea potentissima conterens이다. 번역하자면 "모든 마녀 이단 행위를 강력한 창과 같이 심판하는 망치" 정도. 줄인 말인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 정도의 의미다. 흔히 마녀의 망치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은 오랫동안 작자 미상으로 알려졌으나 도미니코회의 두 수도자 독일 쾰른 대학교 학장 야콥 슈프렝거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학교 신학교수이자 오스트리아 티롤 지역 종교재판관인 하인리히(인스티토리스) 크레머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1]

이 저자들은 정신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심각하게 분별력이 없는 광신도들이었다. 책의 내용에 일관성이 굉장히 결여되어 있는데다 또 분량은 쓸데없이 많아서 눈 뜨고 봐주기 어려울 정도로 글의 여기저기에 모순이 난무한다. 이 책의 추천사도 문제가 많았는데 1장은 4명의 공증인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교수의 추천사와 서명을 받았으나 그 뒷장들은 공증인 없이 추천사와 서명을 받았다. 때문에 1장 외에 추천사를 넣은 교수들은 "추천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1장을 추천한 교수들도 "내용을 대충 보고 추천했다"고 고백했으며 한 교수는 "추천사를 쓴 것을 철회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또 이들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신자들을 고발하고 사형을 주장해서 물의를 일으켰다.[2]

그러나 과학과 지성의 발달, 교회와 사회에 대한 불만, 전쟁, 질병 등으로 종교의 권위가 지속적으로 위협받게 되자 1484년 교황 인노첸시오 8세[3]는 <지고의 것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Summis Desiderantes>라는 대칙서를 발행했는데 특히 가톨릭에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독일 지역에 주술이 퍼져 있음을 개탄하고 자칭 마녀 전문가였던 슈프렝거와 크레머에게 이를 색출할 권한을 주었다.[4] 교회가 권위를 되찾겠답시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성직자들에게 칼을 쥐어 준 셈.

이와 같은 정치적인 이유로 작성된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에는 제목처럼 마녀 색출과 근절 방법이 담겨 있으며 18세기까지 사용되었다. 물론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마녀를 잡는 게 아니라 마녀로 누명을 씌우기 위한 책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당시 유럽의 마녀 관련 민담과 신앙을 집대성하고 구약성경 탈출기 22장 17절의 "너희는 주술쟁이 여자를 살려 두어서는 안 된다"는 구절을 실행하기 위한 책으로서 3부로 나뉜다. 마녀와 주술사를 색출하기 위한 방법을 써놓은 책이라면서 교회의 가르침과 전혀 상관 없는 미신적 수법들을 사용하는데 한 예로 많이들 묘사되는 유명한 '물에 빠뜨려서 마녀를 확인하는 방법'은 무려 함무라비 법전에 나온 방법으로 성경보다 천 년 전부터 내려오던 미신인데 성경에 나온다고 마녀를 처단한다는 사람들이 이교도의 방식을 사용한 셈이다.

첫 부분에서는 마술 혹은 주술이 실제로 존재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사탄의 유혹에 굴하기 쉽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시도한다. 둘째 부분은 마술의 형태[5]를 설명하고 셋째 부분은 마녀의 식별과 재판, 형벌의 상세한 '지침'을 제공한다.

여성만 희생당했다는 오해가 많지만 남성들도 많이 피해자가 됐으며 경건하고 인망이 높았던 사람이 희생당하기도 했다.[6] 사실 마녀재판에 오른 남자도 사탄의 제자라고 부르며 마녀 못지않게 많이 죽었기 때문에 한국어 번역어인 마녀(魔女) 대신 요술사, 주술쟁이라는 표현이 더 옳다. 당시 마녀사냥 광풍이 얼마나 심했냐면 가톨릭에 반기를 들었던 개신교조차도 마녀사냥을 옹호하면서 이 책을 참고했을 정도인데 자세한 것은 마녀사냥 항목 참조.

인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악의적인 소문이다. 성직자나 재판관이 만지는 물건이라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만든 사람은 바로 파문 후 화형이다. 이단이나 이교도의 가죽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난리가 났을 것이다.

현대에 들어 미국에서 라틴어- 영어 대역판을 발행한 적이 있다. 물론 마녀재판을 다시 하자는 것이 아니라(...) 학술용으로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영문 번역판이 인터넷에 공개되었으니 관심이 있으면 이 곳에 들어가 보자. 다만 고어투의 번역체라서 비영어권 독자들이 읽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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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한국어 번역판(!)이 있다. 특이하게도 이 번역판의 번역가인 이재필은 라틴어나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 전문 번역가다. 출판사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면 러시아어 역본에서 중역했다고 인정했다...


[1] 이택광 교수는 크라머가 좋아하던 여자에게 까이고 악에 받쳐서 쓴 책이라면서 크라머야말로 인류 최초의 인셀이었다고 농담 비슷하게 평했다. # [2] 많은 매체에는 안여돼에 여자들을 고문하면서 성적쾌락을 느끼는 변태로 나온다. [3] 이걸 기념해서인지 1928년판 영문 번역본에서는 교황의 초상화를 속지에 박아 줬다. 파일:external/www.baumanrarebooks.com/87171a.jpg [4] 21세기 들어 교황청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직접 십자군 전쟁, 유태인 탄압, 과학탄압과 더불어 마녀사냥을 교회의 잘못으로 공식 인정하고 사과하였으며 마녀로 지목되어 희생된 피해자들도 악마의 종이 아닌 무고한 희생자들로 인정하였다. [5] 예를 들면 농작물 망치기부터 악마에 의한 마녀의 임신에 이르기까지 [6] 마녀사냥은 재산착취와 정적 제거의 용도로도 많이 사용되었기에 이때의 경우 여성보다는 사회적 지위가 더 높은 남성이 더 공격대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