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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1 09:18:15

로랑 사가르

로랑 사가르
Laurent Sagart
출생 1951년
프랑스 파리
국적 파일:프랑스 국기.svg 프랑스
학력 파리 제7대학교
베이징어언대학
난징대학
직업 언어학자

1. 개요2. 생애3. 업적
3.1. 상고한어의 음운 연구3.2. 중국티베트어족 연구3.3. 중국어 방언 연구3.4. 비판

1. 개요

로랑 사가르는 프랑스 언어학자다. 중국어 방언에 대한 연구와, 상고한어의 재구, 중국티베트어족의 기원 연구에서 많은 성과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2. 생애

1951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1977년에 객가어에 대한 연구로 파리 제7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에 중국으로의 유학길에 올라서 베이징어언대학 난징대학에서 수학했다. 1980년대에는 프랑스사회과학고등연구원 파리동양언어문화대학의 교수로 취임했고, 1990년에는 간어에 대한 연구로 엑스-마르세유 제1대학교에서 국가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에는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산하의 연구소인 동아시아 언어연구센터의 교수로 취임했다.

3. 업적

3.1. 상고한어의 음운 연구

로랑 사가르의 연구 성과들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상고한어 중국티베트어족에 대한 연구다. 상고한어에 대한 연구는 미국 언어학자 윌리엄 백스터와 공동으로 시작했고, 현재도 둘은 같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에 사가르와 백스터는 상고한어의 음운체계에 대해 다음의 이론을 제안했고, 둘이 제안한 이론을 백스터-사가르 음운체계라고 하는데, 그 내용은 상고한어 참고.

3.2. 중국티베트어족 연구

2010년대에 로랑 사가르는 중국 고고학 연구진과 함께 중국티베트어족의 원향을 비정하는 연구에 착수했고, 2019년에 그간의 연구 성과를 취합하여 원향이 황하 유역이었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시 중국티베트인은 지금으로부터 7200년 전에 황하에서 기장을 이용해 농경 생활을 영유하던 정주민들이었다.[1][2][3][4] 원시 중국티베트인은 농경민이라서 주로 농사가 가능한 지역으로 이주했는데, 이들 중에서 원향에 그대로 남았던 이들이 한족이 되었고, 티베트 등지로 퍼져나간 이들이 티베트인이 되었으며, 미얀마 등의 동남아시아 일대로 퍼져나간 이들이 오늘날의 버마계 제민족들이 되었다[5]. 하지만, 서구권 학계는 쓰촨성을 그 원향으로 비정하는 경우가 많고, 로랑 사가르의 연구 결과에 중국공산당의 입김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서,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이외에도 상고한어 시기에 유입된 타 언어의 어휘들을 조사하기도 했다.

3.3. 중국어 방언 연구

로랑 사가르가 이룩한 또다른 성과는, 그에게 박사학위를 안겨준 객가어 감어에 대한 연구가 있다.

3.4. 비판

일단 가장 큰 비판은 백스터와 사가르가 발표한 상고한어의 재구에 관한 것이다. 가장 큰 비판은 재구된 발음이 비교적 불분명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재구된 발음 중 자음(consonant)가 온다는 표시인 'C-'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 비음[6]이 아니라는 것을 제외하면 무슨 자음이 오는지 추측하기 힘들다. 연구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거의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을 정도로 재구가 아주 잘 된 인도유럽조어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시경(詩經)이라는 현존하는 고대의 문헌에 있는 기록을 통해 비교적 기본에 충실하게 행해졌던 정장상팡(鄭張尙芳)의 재구가 오히려 정확하다는 주장도 많은 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상고음에 인두음이 존재하는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두음은 아랍어 등 아프리카아시아어족에서 보이는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발음인데, 의문점은 왜 아프리카아시아어족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고대 중국어에 인두음이 이렇게 흔하게 존재했냐는 것이다. 그리고 고대 중국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한국어나 일본어, 동남아시아계 언어들에는 인두음은 시대를 막론하고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백스터와 사가르는 상고음에 인두음이 존재했던 이유를 서로 다른 음소 간의 관계의 관점에서만 설명하지, 정작 그것이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런 비판에는 정상 참작의 여지가 모두 있기는 하다.

로랑 사가르와 정장상방 모두 상고한어 재구에서 중요하게 여긴 부분이 시경(詩經)인데, 문제는 시경에서 얻을 수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압운이라는 일종의 운율 정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시경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자의 운모(중성+종성) 정보뿐이다. 따라서 성모(초성) 정보 즉 자음 정보는 다른 수단으로 얻을 수 밖에 없는데[7], 상고한어 재구에서 자음 재구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원인이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상고한어 재구는 다른 언어(인도유럽조어 등)에 비해 부정확한데, 특히 자음이 그렇다.

또 인두음화에 대해 보면, 백스터와 로랑 사가르의 연구에서 상고음에 인두음화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빈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상고한어에 인두음화가 존재한다고 처음 주장한 사람이 로랑 사가르나 윌리엄 백스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로랑 사가르 이전에 상고한어에 인두음화가 존재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제리 노먼이라는 학자인데, 로랑 사가르의 상고한어가 연구가 나오기 한참 전인 1994년에 노먼은 상고한어에 인두음화가 존재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8]

로랑 사가르는 연구에서 인두음화가 왜 상고한어에 존재했다고 보는지를 두고 제리 노먼 등 타 학자의 논문을 인용한 것으로 많이 처리했다. 추가적으로 설명된 부분은 인두음화가 상고한어에 좀 더 광범위하게 분포할 것이라는 학설, 그리고 상고한어에 인두음이 존재하는 이유를 음소 관계에서 바라보아 풀이한 학설이었다. 심지어 이런 부연설명 마저도 백스터-사가르 재구가 나온지 2년 이후인 2016년에나 발표되었다.[9] 즉 재구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정말 근거가 빈약하게 보임이 당연했다. 결국 로랑 사가르의 책이나 논문만 단편적으로 읽은 사람은 인두음화가 상고한어에 존재한다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평할 수밖에 없다.

인두음이 상고한어에 존재한다는 학설에 대한 설명은 노먼의 논문, 그리고 백스터-사가르가 2016년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좀 더 자세히 나온다. 이 논문에서는 인두음화가 상고한어에서 존재할 것이라는 이유를 여러 가지를 대었다. 요약하자면, 중고한어에서 구개음화가 대규모로 일어났는데 구개음화가 일부 자음에서 일어나지 않은 요인이 음운학적으로 인두음화일 가능성이 높고, 고대 중국티베트어족 단일어에서 흔하게 있던 인두음이 상고한어에서 인두음화로 변화했을 가능성이 음운학적 이유로 높다는 것이다. 또 불경을 한문으로 음차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외래어의 음차도, 상고한어에 인두음화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대기도 했다.

위와 같은 근거가 빈약하다는 비판이 가해질 수도 있지만,[10] 그렇다고 해도 인두음화 학설을 비판한다면 로랑 사가르보다는 노먼에게 가함이 좀 더 바람직하다. 물론 이상한 학설을 채택한 로랑 사가르에게 비판이 가해질 수도 있으나, 적어도 로랑 사가르에게 가해지는 비판에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

한편 학설이 아닌 정치 쪽에서 로랑 사가르가 비판받기도 한다. 로랑 사가르가 친중 성향을 띄고 있고 중국 공산당 입맛에 맞는 연구결과를 내놓는다는 것인데, 위에서도 말했듯이 로랑 사가르는 중국티베트어족의 원향을 북중국으로 결론내린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서구권 학계는 쓰촨성을 그 원향으로 비정하는 경우가 많았고, 로랑 사가르의 연구에 서방권 학자들이 연구 과정에서 배제되었다는 점에서 그 결과의 신빙성을 의심하기도 했다.[11]


[1] Dated language phylogenies shed light on the ancestry of Sino-Tibetan [2] Origin of Sino-Tibetan language family revealed by new research [3] Phylogenetic evidence for Sino-Tibetan origin in northern China in the Late Neolithic [4] Linguistics: The roots of the Sino-Tibetan language family [5] 여담으로, 로랑 사가르는 이런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중국티베트어족 오스트로네시아어족이 친연관계를 이룬다는, 이른바 중국오스트로네시아어족 가설을 제안한 바 있지만, 주류 학계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6] 이 경우에는 N-(Nasal)으로 표기된다. [7] 상고한어에 있던 외래어의 발음 비교, 상고한어의 직계후손인 민남어의 자음 정보 추출 등 수단이 있다. [8] Pharyngealization in Early Chinese [9] A Hypothesis on the Origin of Old Chinese Pharyngealization [10] 위에서 말했듯이 인두음화는 세계 언어에서 매우 드문 발음이다. 백스터-사가르가 재구한 상고한어처럼 대규모로 인두음화가 일어나는 언어는 더더욱 드물다. 게다가 상고한어의 영향을 받은 후손 격 언어들에서도 인두음화가 나타나는 언어는 하나도 없다. 이런 이유로 백스터-사가르 재구는 학자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는다. [11] 다만 서방권 학자들이 연구에서 배제된 것은 로랑 사가르 보다는 중국공산당의 입김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