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일/던전/혼돈의 협곡

검은 달 아래 모든 것이 파괴되다

세레스는 달과 초목을 만들었다.
세상이 생명을 품은 아름다운 곳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권능을 아낌없이 쏟아 부으니 달과 초목은 그녀의 상징이 되었고,
이 세상은 곧 그녀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그녀가 악에 물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혹은 세상에 미련을 버리고 떠나버리면?
상상만으로 끔찍한 상황이 이리스의 심상에서 펼쳐졌다.
악의 근원에 의해 망가지기 시작한 세상, 그 모든 현상을 통제하는 정령들이 본분을 잊고 날뛰기 시작하자 재앙이 펼쳐졌다.

검게 물든 달이 뿜어내는 악의는 세상을 황폐하게 했다.
이것은 이리스가 신성을 포기하거나, 혹은 구도의 길에 실패하여 온전한 신으로 각성하지 못한 채 이 세상을 오래 방치시켰을 경우 벌어지게 될 미래였다.

미쳐버린 세상

대지진이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악한 기운이 가득한 검은 달은 자생하던 모든 생명체를 메말라 버리게 만들었다.
결국, 세상의 정기도 고갈되어 버렸다.
달과 초목의 여신 세레스의 타락을 상징하는 공간, 당신은 이곳에 오고 나서야 비로소 이리스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지옥 같은 곳이지만 회생의 기회는 있다. 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근원을 찾아 제거하면 된다.

그런데 정말… 그것만으로 괜찮은 걸까? 그것만으로 이 지옥 같은 세상은 나아질 수 있는 걸까?
정말 이 황폐한 세상은 마왕이 심어 놓은 악의 근원이 근본적인 원인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