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일/던전/용의 계곡

용왕 아드키나의 쉼터

환영의 대지, 아드리카를 헤매던 여행자들은 그곳에 늘 거대한 드래곤이 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곤 했다.
사실 그들이 말하는 드래곤의 모습은 보라색 안개를 헤치고 보이는 바위 계곡의 모습이었다.
멀리서 보는 그곳이 마치 드래곤처럼 보였기에 그랬던 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곳엔 진짜 드래곤이 머물고 있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마음씨 나쁜 드래곤이 아니라 이 땅을 위해 헌신하는 그런 드래곤이 머물고 있었다.

용왕 아드키나는 여신의 부탁으로 아드리카에 머물면서 거처가 될만한 곳을 찾았다.
생명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곳을 선택한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정리하기 시작했고, 미약하게나마 자신이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마치 드래곤이 울부짖는 듯한 모습이 언뜻 보이는 장소, 바로 용의 계곡이었다.

사냥 당했던 환수들이 잠들어 있는 곳

언제부턴가 인간들만의 전쟁이라고 생각했던 현상이 이곳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쟁을 주도한 데이모스 교단이 국가를 세우고 대륙의 모든 생명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환영의 대지를 침범하는 것이었고, 환수들을 사냥해 정기를 마구 뽑아갔다.

아드키나는 데이모스 교단의 병사들을 상대하면서 환수들을 지키기 위해 애를 썼지만 모든 환수들을 지킬 수는 없었다.
데이모스 교단이 휩쓸고 지나간 환영의 대지는 그야말로 참담했다.

아드키나는 죽은 환수들의 유해를 계곡과 계곡에 있는 호수에 묻어주고 언젠가 다시 태어나길 바라며 기도했다.
남은 환수들 또한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계곡에 머물게 했다.
아드키나는 자신이 돌본 땅이 그렇게 허무하게 변했지만, 언젠가 다시 찾아올 여신이 기뻐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예전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그때처럼 다시 처음부터…….

그러던 어느 날, 용의 계곡에 있던 환수들의 움직임이 이상해졌다. 그들의 주인인 아드키나가 그들을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