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길을 먼저 지나가려고 하는 싸움'을 일컫는 말
먼저 지나가려고 서로 다투는 것을 말한다.2.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용어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용어. 정식 명칭은 아니고, 국내 유저 사이에서 쓰는 은어에 가깝다. 주로 전장에서 많이 쓰인다.2.1. 설명
뜻은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장소에서 싸운다는 것. 한마디로 삽질한다는 얘기다.각 전장에는 깃발이나 탑, 거점, 요새 등 전략적 요충지가 존재한다. 그리고 전투의 승부는 이러한 요충지에 어떻게 주둔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당연히 해당 진영의 승리를 위해서는 모든 공격대원이 이러한 전략적 요충지 주변에서 전투를 해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 이렇게 전략적으로 전혀 중요하지 않은 곳에서 싸우는 행위를 길가에서 제멋대로 막 싸우는 것에 비유하여 '길싸움'이라고 한다.
2.2. 길싸움의 특징
길싸움이 생기는 과정은 이렇다. 일단 전장이 시작되면 각 공격대원은 깃발이나 탑, 무덤, 요새 등 거점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가다 보면 상대 진영이 보이게 되고, 이럴 경우 무의식적으로 혹은 고의적으로 싸움을 하게 된다. 그러면 지나가던 다른 유저가 합세하게 되고, 이럴 경우 거점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에서 국지전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 거점이 상대 진영에게 점령 당하거나 깃발을 빼앗기는 등 점수를 넘겨주게 된다.만약 이러한 길싸움이 계속 반복되면 그 진영은 점수를 얻을 수가 없으므로 결국 전장에서 지게 된다. 전장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 진영을 얼마나 많이 죽이느냐가 아니라 거점을 얼마나 잘 지키는가이기 때문이다. 상대 진영을 죽이든 아군 진영은 치료하든 그것은 최종적으로 거점을 운용하는 보조 수단일 뿐이다. 전장과 투기장, 필드 전쟁의 가장 큰 차이이기도 하다.
2.3. 길싸움에 대한 비판
문제는 빨간 아이디가 보이면 일단 때리고 싶은 게 사람 심리이다 보니 길싸움이 안 생길 수가 없다는 것. 깃발이나 탑, 무덤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막상 전장에 들어가 상대 진영이 보이기 시작하면 일단 무조건 공격해 처치해야만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러다 보니 잠깐 한두 대 때린다는 것이 본격적인 전투로 이어지게 되고, 여기에 다른 유저들까지 가세하며 결국 정작 중요한 거점은 텅 비게 되는 사태까지 이른다. 이것이 심화될 경우 길가에는 유저들이 바글거리는데 정작 깃발이나 탑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순식간에 점수를 빼앗기게 된다. 게다가 유저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그냥 무조건 썰고 보자는 분위기가 더욱 팽배해져 패배를 부채질하게 된다.이런 사례가 있다. 아라시 금광에 수비가 없는 것 같아 이동하던 중, 길거리에서 두들겨 맞는 아군을 보게 되었다. 전략적으로 생각하면 그냥 지나쳐야 한다. 아군이야 죽어도 다시 부활하면 그만이지만, 한 번 빼앗긴 거점을 되찾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십중팔구는 말에서 내려 싸움에 가담하고 그것이 확장되어 거점에는 수비가 없는데 거리에는 전투가 한창인 광경도 흔하다. 다른 거점에서 수비하던 유저들이 이를 보고 길거리 싸움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나 한창 써는 재미에 빠진 유저가 이를 들을 리 만무하다. 결국 몇 점 안 되는 명예점수를 거점 하나와 바꾸는 행위이다.
그나마 대규모 인원이 충돌하는 알터랙 계곡 같은 곳은 좀 낫다. 서너 명이 자리를 비워도 총 인원수가 40명이나 되다 보니 크게 티가 안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라시 분지나 폭풍의 눈, 전쟁노래 협곡 등 비교적 적은 인원이 싸우는 곳은 3~4명이 딴짓을 하는 게 치명적이다. 총 인원이 15명이니 4명만 빠져도 거의 1/3이 빠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게 특히 심한 곳이 아라시 전장인데, 각 거점 사이를 자주 이동하는 특성상 길가에서 적 진영과 마주칠 일이 많다. 그러다 보니 길거리 싸움도 자주 벌어지게 되는 것. 게다가 깃발을 지켜야 자원을 얻고, 그 자원이 점수가 되는 식이라서 깃발 수비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위험하다. 폭풍의 눈 같은 곳이야 일정 구역에 모여 있으면 그만이지만, 깃발을 봐야 하는 아라시에서 거점 버리고 거리로 나갔다가는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다. 다른 곳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전쟁 노래 협곡에서 기수는 체력이 바닥 나 죽어가는데, 아군 진영이 중앙에 모여 싸움이나 한다면 당연히 이길 리가 없다.
그렇다고 대규모 전장에서 길거리 싸움이 안 일어난다는 것은 아니다. 정복의 섬 같은 곳도 엄연히 깃발을 지켜야 거점이 생기는 전장이다. 하지만 작업장을 딴 다음 전차로 상대 진영 학살하는 재미에 빠져 깃발을 그냥 놔두고 가면… 당연히 작업장은 상대 진영에게 넘어갈 것이고, 전차에 학살당하는 쪽은 아군이 될 것이다. 알터렉 계곡이야 워낙 외길이고 얼라이언스는 무조건 남하, 호드는 무조건 북상이므로 길거리 싸움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반대로 알터랙 계곡의 중앙 싸움은 토방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지만. 하지만 무덤이 털리는 데도 상대 캐릭터 잡겠다고 눈밭을 뛰어다니는 유저가 없는 건 아니다.
길니아스 전투지나 쌍둥이 봉우리 같이 좁은 곳에서도 길싸움은 얼마든지 일어난다. 특히, 길니아스 전투지에서는 광산과 등대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중간에 다리를 건너다 싸움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광산에서 고개만 살짝 들어도 수력 발전소가 보일 정도로 맵이 좁기 때문에 아라시 분지처럼 심한 편은 아니다. 쌍둥이 봉우리 역시 기수가 달리는 길이 거의 정해졌기 때문에 대부분은 상대편 기수를 잡거나 아군 기수를 호위하는 편이다.
길거리 싸움이 일어나게 되면 결국 내분으로 치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적 진영이 잘 해서가 아니라 아군 진영이 못 해서 패배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거리 싸움 하지 말라고 아무리 외쳐도 거점을 버릴 사람은 버린다. 게다가 WoW에서 가장 많은 클래스는 대미지 딜러이고, 딜러가 주로 하는 일은 방어적인 것 보다 공격적인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다 보니 따분하게(사실, 거점을 지키는 것 만큼 긴장해야 하는 상황도 없다. 언제 어디서 적 진영 도적, 야드, 냥꾼이 나타날 지 모르기에) 거점을 지키는 것 보다 상대방을 썰기에 급급할 때가 잦다. 또 재미있는 건 공격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고대의 해안 전장에서는 부수라는 전차는 안 부수고 적 캐릭터만 때리는 딜러도 많다. 그래서 전차는 저만치 티탄의 유물을 부수는데도 사파이어 관문에서 상대 진영만 써느라 정신 없는 유저가 생기는 지경. 마지막으로, 초반에 거점을 뺏겨서 질 것 같은 눈치이면 무조건 썰자 식으로 싸우는 유저도 있다. 어차피 이기지도 못하는 거 실컷 싸움이나 해보자는 심보이다. 이런 심보가 있는 유저가 많으면 거점을 되찾아 역전할 수 있음에도 결국 질 수밖에 없다.
비단 길거리에서 싸움 하는 것 말고도 무조건 공격에만 참여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압도적인 데미지 딜러의 인구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개 유저들은 나가서 싸우는 걸 좋아하지, 지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황상 자신이 수비를 해야 하는 경우에도 거점을 비우고 공격에 참가하는 경우가 숱하다. 이미 해당 거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해서 더 이상의 공격조가 필요 없음에도 썰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그러한 행위를 한다. 수비 한두 명만 있었으면 문제없이 지켰을 거점을 이런 식으로 빼앗기면, 그 전장은 지는 게 당연하다. 그나마 방어나 치유 특성 캐릭터들은 거점을 지키려는 자세를 보이지만, 방어/치유 특성 캐릭터는 전장에 많아야 몇 명 안 된다는 게 문제. 게다가 딜러를 보조해야 하는 힐러의 성격상, 딜러들이 우르르 썰러 몰려가면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길싸움 하지 마세요.", "깃발 보세요.", "거점 수비 하세요." 등은 아라시 전장에서 거의 매크로처럼 나오는 대화들. 실제로 매크로로 만들어놓고 주기적으로 외치는 유저도 있다. 어차피 그래봤자 썰기에 바쁜 유저들은 주요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채팅창은커녕 거점 깃발도 안 보지만.
길거리에서 싸우는 유저들은 "어차피 공격해오는 적을 막는 것이니까 괜찮다."는 변명을 하는데, 전진 방어에도 한계선이 있다. 깃발이 따이는지 아닌지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적과 싸우다 거점이 털리기라도 하면, 그건 방어가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길거리 싸움 하지 말라는 말은 수비를 잘 하자는 것과 같다. 길거리 싸움을 안 하면 자연적으로 거점에 눌러앉아 방어를 하게 되니까. 하지만 거점에서 멍하니 깃발이나 지키는 행위는 따분하고 재미가 없으니 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 5인 던전에서도 수비 위주의 직업군인 탱커/힐러가 부족하듯 전장에서도 수비가 부족한 셈이다.
전장이 '상대 진영을 썰어 제끼는 곳'이라고 착각하는 유저도 많은데, 명예 점수는 상대를 썬다고 해서 얻지 못한다. 명예점수가 나오긴 하나 그 양은 미미하다. 전장은 어디까지나 깃발이나 탑 등 거점을 점거하여 승리를 하기 위한 장소이지 무작정 상대를 공격한다고 이기는 곳이 아니다. 상대편이 목숨을 자진해서 목숨을 내놓는다면 군사력 싸움으로라도 이길 수 있겠으나 그런 경우는 알터렉 같은 대규모 전장이 아닌 한 별로 없다. 그러므로 진정 전장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거점을 지켜야 한다. 거점과 상관 없는 길거리에서 아무 생각 없이 우르르 몰려다니면 아군에게 패배만 안겨주는 행위이다. 그러나 전장 채팅으로 제발 거점 좀 수비하자고 외쳐도 오늘도 수많은 유저들은 동네 축구하듯이 상대 진영만 보였다 하면 그리로 몰려가는 게 현실.
길에서 싸우지 말라는 충고는 전장을 오래 뛰다 보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골백번은 듣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길싸움하는 유저들은 절대로 행동을 고치지 않는다. 오리지널 전장부터 확장팩이 3개나 나온 < 대격변>까지 이런 사태가 이어졌으니 전장의 고질적인 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러한 문제는 굳이 WoW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도 하다. 와우의 전장과 비슷한 구성을 하고 있는 배틀필드 같은 게임도 거점을 점령, 수비하는 유저들 보다는 킬 수에 연연해서 저격수 클래스만 골라 의미 없는 곳에서 저격질이나 하는 등 팀플레이를 위주로 돌아가는 게임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다.
2.4. 기타
참고로 NPC도 길거리 싸움에 걸려든다. 깃발을 지키는 NPC가 있을 경우, 유저 하나가 도발을 해서 끌고 나온 다음, 수비 인원이 텅 비면 다른 유저가 와서 깃발을 돌리는 것이다. 주로 알터랙 계곡에서 빈 거점을 털어먹는 전형적인 작전이다.위에 설명한 요인에 따라 길싸움을 전술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탄력 수치가 높은 유저나 생존기가 뛰어난 캐릭터가 적 진영을 슬쩍 찔러주는 것이다. 그러면 거점에 있는 캐릭터들이 상대 진영 하나 잡기 위해 깃발과 탑, 무덤을 버리고 우르르 길가로 뛰쳐나오는 광경이 연출된다. 그리고 길가에서 상대 진영 하나 잡자고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뒤에서 대기하던 공격대원이 몰래 들어가 깃발을 탈취하거나 자원을 점령하는 것이다. 혹은 잡으려고 했던 캐릭터는 멀리 내빼고, 거점까지 빼앗기는 상황이 나오기까지 한다.
한 명 잡자고 4~6명이 줄줄이 낚이는 모습을 생각하면 우습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의외로 잘 통하는 수법이다. 일단 적이 보면 공격하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이 WoW라는 게임의 특징이기도 하므로. 또한 길싸움을 유도하는 것을 길낚이나 길컷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시나리오는 메즈가 많은 캐릭터가 접전이 예상되는 곳의 진입로에 기다리고 있다가 길에서 상대 캐릭터를 메즈로 굼벵이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보통 메즈도 우월한데 도망까지 잘 치는 법느님이 이 역할을 맡는다. 당연히 낚여서 싸우면 안 되지만, 이런 경우 1:1로 잡아주면 그래도 본전이므로 상황 잘 보다가 아군과 발을 잘 맞춰서 싸우자.
[1]
폭눈 일반전장은 제외, 폭눈의 경우 수비가 남아있어도 적보다 숫자가 적으면 커서가 돌아가기 때문에 수비는 길싸움하는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