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구원 환상(Rescue Fantasy)또는 구출 환상은 심리학 용어로, 1910년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의해 처음 창안된 용어이다.프로이트는 이를 사랑에 있어서의 한 양상으로 보았는데, 주로 남자들이 "성적으로 평판이 나쁘고" "다른 남자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여자를 "구출"하려는 충동을 가진 경우를 뜻하는 말이었다.
이런 남자들은 반복적으로 평판이 나쁜 여자와 사랑에 빠지곤 하는데, 프로이트는 이것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비추어 설명하였다.
어린 시절 성녀와도 같았던 어머니가 한 여성으로서 아버지라는 남성과 성관계를 했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아들이, 그의 가상의 적인 아버지 대신 영웅적으로 어머니를 "구출"하는 환상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양태의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발견되는 것과 별개로, 이 용어 자체에 대한 연구의 발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채 파생적 의미만 무수히 남기고 있는 용어이다.[1]
2. 파생적 의미
- 원 의미 그대로의 사랑의 양태에서, 어려운 형편에 있는 (주로) 여성이 (주로) 남성에게 구출되는 데 대한 환상을 의미하는 쪽으로 확장되기도 하였다. 이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형태로 여성에게서 발견되기도 하고, 그 정 반대 입장에서 구원하는 남성의 심리로 발견되기도 한다. 가끔은 성 역할이 바뀌기도 하며[2], 현대의 서브컬처에서는 상호 구원에 대한 환상성이 로맨스 판타지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신의학적 견지에서, 이런 구원 환상은 대부분 실패를 상정하고 설명된다. 즉 이루어질 수 없기에 판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구원 서사는 대부분 철저히 고립되거나 독립된 공간에서, 고독한 절대자에 대한 서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얽히는 사람이 많을수록 '나만이 상대를 구할 수 있다'라는 환상이 무너지기 쉽기 때문이다.
-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상대를 구출하는 데 실패한 PTSD 양상의 환자를 이렇게 분류하기도 한다. 한 예로, 힘든 일을 겪고 있던 내담자가 상담사와 라뽀가 형성되어 있는 시점에 자살을 하게 되었다면, 상담사는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했다면 내담자를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을 자책하는 형태의 우울증 또는 PTSD 증상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상담사는 절대로 만능이 아니며, 상담사가 그의 자살을 이끈 것도 방조한 것도 아니다. 상담사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건 마찬가지이다. 꼭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상황에서 의사, 교사, 부모 등이 이런 실패를 자책하거나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자책성 심리를 구원 환상의 일종으로 보는 설명이 있다.
- 종교에서는 대부분 신이 구원자, 인간이 피구원자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구원을 환상이라고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나 '신에 의한 구원'에만 집착하고 현세에 대해서는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경우에 '구원 환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는 듯하다. 이는 프로이트로부터 파생된 구원 환상과는 관계가 없으나, 결과적으로 용어는 같아진 사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3. 해결책
- 자신이 이러한 심리적 양태를 가지고 있다면, 우선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기우월감, 전능적 자의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없음(즉 부족함)을 수용할 줄 알고, 상대방을 구원하겠다는(또는 상대로부터 구원받겠다는) 태도 대신 함께함으로써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자 자신의 자존감을 올려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