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S 이쿼녹스에게 광자 어뢰를 발사하는 USS 보이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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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Photon Torpedo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사용되는 어뢰[1] 형식의 무기. 주로 행성연방 스타플릿이 페이저와 함께 함선과 기지의 주 무장으로 쓰는 무기 체계이다.
2. 원리
광자 어뢰라는 이름만 들으면 레이저의 일종인 것 같지만, 반물질-물질 대소멸 반응을 이용하는 무기다. 목표물에 근접하면 탄두에 탑재된 반물질과 물질이 반응해 소멸하며(대소멸)[2]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광자를 다량 방출하는데 이를 파괴력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광자 어뢰에서 광자란 폭발(?) 순간 발생하는 고에너지 광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스타플릿의 경우 광자 어뢰를 줄여서 그냥 ‘광자’(photon)라고 부르기도 한다.광자 어뢰 폭발 시 분출되는 것은 화염( 플라즈마)이 아니라 강력한 전자기파다.[3] 핵무기 폭발 시 가장 처음 퍼져나오는 것이 강력한 감마선인데 그것과 비슷한 것이다. 다만 핵무기는 폭발 시 감마선 말고도 방사능 물질이 엄청나게 방출되지만 광자 어뢰는 고에너지 전자기파만 방츨될 뿐이다. 나름 깨끗한(?) 무기.
좀 재미있는 점은, 사람들이 흔히 레이저 같은 광선이라고 오해하는 페이저의 빔은 입자 빔이며 광선이 아니다. 광자 어뢰와 반대인 셈.
3. 성능
어뢰의 형식과 탄두의 수율에 따라 다르지만 6형 광자 어뢰 기준으로 1.5kg의 물질(중수소)과 1.5kg의 반물질(반중수소)로 이루어진 탄두가 탑재되어 있어 폭발시 약 64메가톤 급의 물질-반물질 폭발을 일으킨다.[4]목표물(적함)이 디플렉터 실드를 켜놓고 있을 경우, 어뢰 탄체가 실드에 접촉하기 직전에 어뢰가 폭발해 고에너지 광자를 방출한다. 실드는 고속 접근하는 물체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적함의 실드가 붕괴된 경우, 선체에 어뢰 탄체가 접촉하기 직전에 폭발해 고에너지 광자를 방출해 선체에 큰 손상을 입힌다. 후자의 경우가 훨씬 큰 위력을 발휘하므로 우선 페이저로 실드를 무너뜨린 후에 광자 어뢰를 발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허나 실전에서는 그냥 가진 무기를 전부 쏟아부으며 필사적으로 싸우는 경우가 많다.
어뢰에는 플라즈마 제트를 분출하는 엔진이 있으며 자세제어도 가능해, 날아가는 도중 목표를 추적하기 위해 코스를 수정할 수 있다. 또한 발사 후 일정 속력까지 빠르게 가속하는데,[5] 이는 어뢰를 발사한 선박이 어뢰를 추월해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어뢰는 워프(초광속) 상태에서도 사용이 가능한데, 어뢰에 워프 드라이브가 탑재된 것이 아니라 발사하는 우주선이 워프 버블(아공간 포켓)을 어뢰에 둘러쳐준다고 한다. 다만 고등급 광자 어뢰(8형, 9형 등)는 자체 워프 드라이브 탑재가 가능하며, 탄두가 아니라 탐사용 센서 패키지를 실어 초장거리(백 광년 이상)용 탐사기(probe)로 사용할 때 워프 드라이브도 탑재해 발사한다.
어뢰는 발사한 후에도 원격으로 안전하게 자폭시킬 수 있는데, 아공간 자폭기라는 것을 이용해 어뢰 자체를 소멸시켜 버린다고 한다.
현대식 잠수함에는 후미 어뢰 발사관(aft torpedo tube)이 없기 때문에, 스타트렉에서 선미에서 광자 어뢰가 발사되는 장면을 보고 오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허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들은 적으로부터 도망치며 어뢰를 발사할 수 있도록 선미에도 어뢰 발사관이 있었으며,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우주선들도 그 영향을 받아 후방 어뢰 발사관이 있는 것들이 있다. 오리지널(TOS) 엔터프라이즈도 앞에 네 개, 뒤에 두 개의 발사관이 있었다.[6]
다만 후미 어뢰 발사 장면은 자주 나오지 않는데 극장판 2편에서 릴라이언트와 엔터프라이즈의 숨바꼭질 중에 릴라이언트가 후미 어뢰를 발사하는 장면, 극장판 10편에서 엔터프라이즈-E와 시미터의 교전 초반 시미터가 엔터프라이즈 뒤에 있는 것이 확인되자 어뢰를 발사하나 빗나가는 장면 등 손에 꼽을 정도.
광자 어뢰를 발사한 뒤 적함에 명중하기 전에 페이저 등으로 파괴하면 광자 충격파(Photonic shockwave)라는 강력한 에너지 방출이 일어난다. 작중에서는 다수의 함선을 동시에 무력화할 때 종종 쓰인다.
4. 역사
지구연방 시절인 22세기 중반에 스타플릿이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클링온의 경우 그보다 조금 더 일찍 도입되었다.여러 작품들에서 묘사되는 광자 어뢰의 모습 |
23세기
행성연방 시대로 들어와서는 최소한 2233년부터 2250년대 후반까지는 많이 알려진 주황/빨간빛이 아니라 양자 어뢰처럼 파란빛이 난다. 켈빈 타임라인에서도 마찬가지.[7]
페이저와 소형 광자 어뢰를 연사하는 USS 켈빈 | 광자 어뢰를 발사하는 요크타운 우주기지의 방어 위성 |
2258년부터는 잘 알려진 빨강/주황색으로 광자 어뢰의 색이 바뀌고 24세기 후반에는 노란색으로 바뀌며 25세기에는 빨간색으로 바뀐다. 32세기에는 기존의 노란색 광자 어뢰와 초록색의 최신 광자 어뢰가 혼용된다.
광자 어뢰를 발사하는 USS 엔터프라이즈-A |
24세기
분산형 광자 어뢰[8]를 발사하는 USS 엔터프라이즈-D |
5. 다른 용도
- 어뢰에 탑재된 탄두는 반물질의 양을 조절해 파괴력을 다양한 수준으로 높이거나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스타플릿의 광자 어뢰는 10가지가 넘는 세팅이 있었으며, 한 방에 도시를 날려버리는 대량살상 무기로부터[9] 건물 하나만 파괴하는 폭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현대의 핵무기들에도 드물지 않게 채용되어 있는 방식으로, B61 핵탄두의 경우 핵물질의 반응량을 조절하여 최저 0.3kt에서 최대 340kt까지 상황에 맞는 위력으로 핵타격을 가할 수 있다. 위험한 핵물질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반응량을 조절할 뿐이라는 점에 주의.
- 광자 어뢰를 발사관으로 발사하는 대신, 트랜스포터를 이용해 목표 지점에 전송시켜 기뢰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주선이 기뢰에 접근하면 근접 센서가 작동해 폭발하는 방식. 기뢰는 어뢰와 달리 추진 제트가 없으므로 발견이 매우 어렵다.
- 광자 어뢰는 탄두가 탑재된 소형 무인 우주선이므로, 탄두 대신 다른 시스템을 실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대표적으로 “탐사기”(probe)는 탄두 대신 각종 센서를 광자 어뢰 케이스에 실어 발사하는 것이다. 탐사기는 센서 계측 결과를 우주선으로 송신하므로 원거리 관측에 유용하며, 웜홀처럼 우주선을 몰고 들어가기에 위험한 환경에 탐사기를 쏘아넣어 어떻게 되는지 보기도 한다. 특수 센서를 장착한 어뢰를 이용해 클로킹한 우주선을 추적하는 장면도 나온다.
- 특수한 장비를 어뢰 케이스에 실어 발사해 적의 센서를 속이는 디코이(재머)로 이용하기도 한다.
- JJ 세계관에서는 어뢰 케이스 안에 연료 탱크를 제거하고 냉동수면 장치를 설치해 사람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장면이 있다.
- 스타플릿 함선에서 전투 중 사망자가 생겼을 때 어뢰의 빈 껍데기 안에 전사한 승무원의 시체를 넣어 최대한의 예우를 갖춘 뒤 우주로 발사하는 장례식을 치른다.[10] 스타플릿 인원들에게 가장 명예로운 장례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6. 기타
- 클링온들도 광자 어뢰를 군함에 탑재한다. 클링온어로는 Pu'DaH dak cha(푸 다르 닥 챠)라 부른다고.
- 로뮬란들은 우주선의 동력원으로 반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광자 어뢰를 쓰지 않는다. 대신에 플라즈마 어뢰와 핵미사일을 장비한다. 플라즈마 어뢰는 위력이 높지만 어뢰가 날아가는 중에 플라즈마가 급속히 감쇄하므로 멀리 있는 표적일수록 위력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물론 로뮬란의 함들은 클로킹(투명화)이 가능하므로 적에게 몰래 다가가 발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 카대시안들은 광자 어뢰를 사용하지 않으며 양자 어뢰를 사용한다. 사실 어뢰나 미사일은 카대시안들이 선호하는 무장이 아니다. 일례로 카대시안 연맹의 주력 전함인 갈로어(Galor)급은 어뢰를 전혀 탑재하지 않고 빔(페이저, 디스럽터)만 갖고 있다.
- 24세기 후반에 차세대 무기인 양자 어뢰가 개발되어 배치되었으나 32세기 시점에서도 여전히 광자 어뢰가 더 널리 쓰이고 양자 어뢰는 24세기 시점과 같이 어쩌다 가끔 운용된다.
- 작중에서 광자/양자 어뢰는 마치 에너지 무기인 것처럼 빛덩어리로 보이나 실제로 그 빛은 어뢰 추진체의 빛이다. 쉽게 말해서 시각효과빨로 그렇게 보이는 것. 아래 영상에서 잘 알 수 있다. 다만 초창기(TOS, TOS 애니메이션 등)에는 제작자들도 광자 어뢰를 정말 광자의 덩어리(?)처럼 생각했던 것인지, 빛덩어리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극장판 1편의 시각 디자이너인 앤드류 프로버트도 인터뷰에서( 영문) “난 TV 드라마에서 광자 어뢰가 빛덩어리로 나오길래 그냥 플라즈마 덩어리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영화에서도 그렇게 그렸다”고 말했을 정도. 실제로 TOS 엔터프라이즈가 광자 어뢰를 발사하는 장면을 보면 어뢰 발사관이 아니라 주 선체(소서) 하부의 반투명 렌즈 부분(현재는 전술 센서 어레이로 알려진 부분)에서 빛덩어리를 뿜어낸다. 광자 어뢰의 구체적인 형태(실체가 있는 어뢰)가 등장한 것은 극장판 2편이 최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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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에서 광자 어뢰 발사 준비 과정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극장판 2편인 ‘칸의 분노’가 유명한데,
1982년 영화라 그런지놀랄 만큼 아날로그 방식이다. 어뢰 보관고와 발사관이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전투 상황이 되면(적색경보) 보관고와 발사관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를 개방하는데, 어뢰가 지나가는 길(컨베이어 벨트)을 덮고 있는 철망(그릴)을 승무원들이 쇠막대기로 제거해 길을 터주는 방식이다. 길이 열리고 나면 어뢰를 벨트에 올려 발사관으로 이동시키고, 발사관에 장전한 뒤 함교에서 스위치를 눌러 발사하는 방식.[11] 켈빈 타임라인에서는 이 과정이 완전 자동화되어 있다. 2013년작 스타트렉 다크니스와 2016년작 스타트렉 비욘드에서 일부 묘사된 바에 따르면 로봇 팔이 어뢰를 집어서 발사관에 집어넣고 발사되는 방식이다.
- 실제로 계산해보면 광자 어뢰에 든 반물질+물질의 폭발력(TNT 64 메가톤, 2.70x10^17 J)보다, 아광속으로 날아가 부딪히는 탄체의 운동에너지(탄체가 100킬로그램, 비행 속도가 광속의 0.25배라고 가정할 때 약 2.9475178e+19 J)가 훨씬 더 높다. 그렇다면 탄두 없이 그냥 무거운 질량물을 광속으로 가속해 날리는 무기(즉 대포)를 쓰면 더 효과적이지 않겠나 싶지만, 우주선에 달린 디플렉터 실드는 애당초 초광속 항해 중에 장애물(즉 광속으로 접근하는 물체)을 날려버리도록 설계된 방어 시스템이라 충돌식 포탄으로는 뚫을 수 없다. 폭발 탄두를 탑재한 어뢰는 디플렉터가 날려버리기 직전에 폭발해 엄청난 양의 고에너지 방사선을 분출하므로 디플렉터로 전부 막을 수 없다.
[1]
사실 우주에서 사용되는 대우주선용 무기인만큼 어뢰라기보다는 미사일로 부르는게 알맞을 수도 있지만 창작물에서는 우주전을 해전에 비유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2]
Pair annihilation, 쌍소멸이라고도 한다.
[3]
물론 피격된 선체 등이 이차 폭발하면서 플라즈마가 생성되긴 한다.
[4]
서울 정도의 대도시는 초토화시킬 정도의 위력이다. 참고로 현재 가장 강한 위력의 핵폭탄인
차르 봄바가 50메가톤의 위력을 가지고 있으며 함선의 실드가 없는 상태에서 핵심 부위에 잘만 명중할시 한방에 격침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시기에는 재료 공학이나 구조 역학 등의 기술이 극한까지 발달했기에 엔터프라이즈-E나 보이저 같은 중대형 함선이나 디파이언트급처럼
장갑을 두껍게 두른 함선의 경우 실드 없이 어느 정도 맞는다 해도 버틸 수 있다. 켈빈 타임라인의 USS 벤전스의 경우 어뢰 72발이 동시에 함체 안에서 폭발해도 함선의 형체를 유지하면서 잠시나마 자력 항행이 가능했을 만큼의 어마어마한 내구성을 보여준다.
[5]
어뢰의 최대 속력(Vmax) = 어뢰를 발사한 함선의 속력(Vl) + (0.75 Vl / 광속)
[6]
단, 오리지널(TOS) 엔터프라이즈의 후방 어뢰 발사관은 후방, 즉 뒤를 향하고 있을 뿐 선미에 있지 않으며 앞뒤 어뢰 발사관 모두 2번 갑판, 즉 함교 바로 아래에 있었다. 즉 후방 어뢰 발사관도 선체 앞부분에 위치하며 뒤를 바라보도록 설치되었다. 참고로 개장형 엔터프라이즈는 전방 어뢰 발사관의 위치가 엔지니어링 선체(내비게이션 디플렉터 발진기의 바로 위)로 옮겨졌으며 후미 어뢰 발사관은 없어졌다. 후방으로 어뢰 발사가 필요할 경우 선미의 셔틀 베이에서 발사할 수 있다고.
[7]
다만 켈빈 타임라인의 신형 어뢰는 2263년 기준으로 작중 묘사되는 바로는 파란색보다는 흰색(쿨 화이트)에 가깝게 묘사된다.
[8]
이러한 분산형 방식은 현실의 집속탄과 비슷한 방식인데 24세기에서 23세기로 넘어온 로뮬란 광산 선박인 나라다가 분산형 어뢰를 탑재하고 있다.
[9]
광자 어뢰 폭발 시 분출되는 고에너지 광자라는 건 결국 이온화 방사선이다.
[10]
관이 아니라 어뢰의 껍데기에 넣고 바다가 아니라 우주로 간다는 점만 빼면 현실의 미 해군이 치르는 장례 방식인
수장과 동일한 방식이다.
[11]
즉, 적어도 23세기까지는 누군가가 (해킹 등을 통해) 원격으로 우주선의 제어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경우에도 광자 어뢰를 원격 발사할 수는 없다. 어뢰 보관고와 발사관 사이를 가로막는 커버를 완전 수동으로 전부 제거해야만 어뢰 발사가 가능하다. 일례로 1968년 3월 방영된 TOS 시즌 2 24화에서는 엔터프라이즈의 통제권을 장악한 M-5 컴퓨터가 승무원의 도움 없이 광자 어뢰를 마음대로 발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후 엔터프라이즈를 개장할 때 어뢰 발사관의 위치가 주 선체에서 보조 선체로 옮겨졌고 이 사건을 염두에 두고 이런 반 수동식 발사 절차로 변경된 것으로 추측된다. 스타플릿 함선 중에는 적대적인 원격 제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구식 수동식 시스템을 탑재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극장판 2편 시점의 광자 어뢰 발사 절차 역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광자 어뢰는 당시 우주선이 갖고 있는 무장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최종 수단으로 워프 코어를 방출해 붕괴시키는 방법을 제외하고) 현실의 원자폭탄을 크게 능가하는 위력을 갖고 있었으니, 어뢰의 제어권을 상실할 경우 매우 위험할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