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각
觀 念 / Idea생각. 마음에 떠올리는 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생각, 또는 사고는 과정에 해당하며 그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가 관념이다. ' 고정관념'이라는 말이 대표적인 용례에 해당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다 추상적인 ' 사상', ' 이념' 혹은 ' 이데올로기'와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본래는 불교에서 유래한 말로 '마음을 들여다 보기'라는 의미의 동사로 쓰였다. '관념하다' 같은 표현으로 말이다. 이때 '觀'은 팔리어 'Vipassana', 즉 위빠사나라는 말의 번역어이며, '念'은 'Smriti'의 번역어다. '관념'이 '생각', '이념' 같은 것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한자어 '觀念'이 근대 서양 문물 유입 시기에 'Idea'[1]의 번역어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2. 철학에서의 '관념'
근대 서양철학에서 '관념'은 '생각'을 포함하여 기본적으로 마음에 떠오르는 대부분의 것을 가리킨다. 즉 대부분의 심리적인 상태를 '관념'이라는 말로 아우를 수 있다. 다만 철학자에 따라서 현대의 ' 감각질' 등에 비견될법한 기초적인 마음 상태는 '관념'이라는 말의 뜻에서 배제되며, 무언가를 '나타내거나 혹은 가리키는' 마음 상태로 한정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현대 심리학 및 심리철학에서도 여전히 쓰이는 '표상(representation)'이라는 말과 비슷한 뜻을 갖는다.이렇듯 '관념'을 '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정의한 최초의 철학자는 존 로크라고 알려져 있다. 물질이 마음과 전혀 다른 것이라는 데카르트로부터 내려온 견해와 결합될 경우, 이는 물질과 관념이 전혀 다르다는 함축을 낳는다. 그런 면에서 형이상학적 입장인 관념론은 유물론과 대립된다.
'Idea'라는 말이 플라톤이 사용한 'ἰδέα(Idea)'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관념', 혹은 적어도 근대 이후 문헌에서 쓰이는 'Idea'라는 말은 플라톤이 사용한 ' 이데아'라는 말과는 전혀 다르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결코 마음 속에 있는 주관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 물질 같은 것보다도 훨씬 더 객관적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혼동을 막기 위해 현대에 플라톤이 사용한 'ἰδέα(Idea)'라는 말을 번역할 때는 '형상(form)'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 플라톤이 쓴 표현 가운데 현대의 '관념'이라는 말에 대응하는 말은 오히려 'εἰκών (eikon)', 'φάντασμα (phantasma)' 같은 표현이며, 흔히 '상(image)'이라는 표현으로 번역된다.
플라톤에서 유래된 어원을 바탕으로 이후 발전되어 온 개념의 확장에서 본다면, 이데아(idea)는 이상(ideal)과 직결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상은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거나 바람직한 상태나 실상'이라는 미래의 사건과 적극적으로 연결되는 말이기 때문에 관념은 이러한 특징적 의미가 들어있다. 한자어 관념에 '의식이나 심적 형상을 바라본다'는 뜻이 있듯이, 현재를 기준하여 물질과 대응되는 일반적 의미나 어떤 주관적인 마음과 생각이기보다는 실체화된 적이 없지만 구체화되거나 사실화되어야 할 객관적인 목표나 심상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