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판(신판) 송강(왼쪽)과 우석판 송강(오른쪽). 우석판은 고우영 작품의 전형적인 주인공( 유비, 유방)의 모습이나, 신판의 경우 명백히 박정희 대통령에서 모티브를 따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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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고우영의 수호전[1] 극화.2. 설명
1973년 일간스포츠에 연재하다가 군인들이라든지 위정자들을 대단히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 때문에 심의로 말이 많아서 강제로 연재중지되는 서러움을 겪은 작품이다. 사실 70년대판은 수호지의 기본 해석에 따라서 송강은 마음 좋은 아저씨이지만 속에 울분을 참고 있는 캐릭터로 나왔지만 원작이 원작인지라 위정자들이 좋게 나올리가 없다(...)스포츠투데이에서 20여 년 만에 수호지 2000이란 제목으로 새롭게 다시 그리기도 했으나 연중. 한편 자음과모음에서 나온판은 또 새로 그린 것이다. 수호지 2000과 자음과모음 수호지를 비교해보면 아예 칸 나누는게 전혀 다른데, 수호지 2000이 약간 오밀조밀하다면 자음과모음 수호지는 정말 큼직큼직하다. 그래서 많이 진행도 안됐는데 무려 20권이나(!) 나왔다.
수호전에 등장하는 여러 개성적인 성격의 인물들을 그 성격을 잘 드러내서 캐릭터 화 하였으며, 디자인 만이 아니라 대사도 캐릭터 마다 특색을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어 왕영은 영어 쓰기를 좋아하고, 가랑이 부분이 바가지 넣어둔 것처럼 툭 튀어나와 다리가 3개인 것처럼 보인다던가, 송강은 구판에서는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고우영 삼국지의 유비나 고우영 초한지의 유방과 같은 얼굴로 그렸었는데, 이후 자음과모음판을 내면서 박정희를 모티브로 하여 송강을 그렸다. 극중에 술에 취해 반역을 담은 시를 적는 송강 곁에 있는 선글라스와 군복 차림 박정희를 그리면서 뭔가 풍자적 요소를 넣기도 했다. 덕분에 일부 박정희 지지자들이 박정희와 5.16 군사정변을 술먹고 깽판 치는 것으로 풍자했냐면서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2]. 또는 '술김에 가슴속 뜨거운 혁명적 기질을 내보인 주인공 송강을 '혁명'을 내세우며 쿠테타를 일으킨 박정희와 등치시키며 박정희를 미화하려는것 아닌가?' 라는 박정희 반대자들의 의심을 사기도 했다.
더 놀라운 건 송강을 양성애자로 묘사했다는 것. 염파석 에피소드를 보면 중간에 염파석의 몸보다 집무와
만일 고우영이 송강에게 박정희 기믹과 게이 기믹을 그 시대에 지금처럼 집어 넣었다면 남산집 코렁탕 몇 사발은 진하게 대접받았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고우영도 그건 알아차렸는지 게이기믹은 정말 눈에 안띄게 조금씩 집어넣고 있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른다는게 그의 무서운 스토리텔링 기법.
신판에는 중간에 2000년 미국 대선을 언급하는 장면도 있다. 반역의 시를 쓰다가 걸린 송강이 붙들리자 살아남기 위해 미친 척을 하면서 중얼거리는데 하는 말이 '코 큰놈들아! 부씨가 이기던 고씨가 이기던 그게 그거다'
3. 여담
- 무송이 반금련과 서문병을 죽이는 장면에서는 여성의 수위높은 나체장면과 고어한 묘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보는 이에 따라서 상당히 충격적일 수도 있다. 반면 실제 수호전 내용보다 오히려 순화시킨 부분도 있다. 가령 송강이 청풍산에서 왕영, 정천수, 연순에게 붙들려서 내장을 꺼내 먹니 마니 하는 장면이 있다. 원판에서는 정말로 이들이 송강을 잡아 먹으려다가 송강의 정체를 알고 송강을 풀어주고 뉘우치는 모습으로 나온다. 반면 고우영판에서는 청풍산 일당들이 원래 그정도로 막나가는 자들은 아니지만 부하들에게 센 모습을 보인답시고 사람의 간을 먹는다며 '깡'을 부렸다가[3], 부하들이 정말로 송강을 잡아와서 간을 꺼내겠다고 하자 '괜히 허풍을 떨었네. 부하들 앞에서 쪽팔리는데 그렇다고 진짜 사람 간을 먹을 수도 없고......'라며 난감해한다. 그래서 이를 피한답시고 '사람의 간을 먹을 때는 함께 마시는 특별한 술이 있어야 돼! 그게 없으면 못 먹는다.'라며 엉터리로 술 이름을 내뱉었다가 어느 부하가 쓸데없는 충성심을 발휘해서 가짜 상표를 만들어오자, 오히려 '젠장. 그 술이 진짜 있었나벼.'라고 난감해하고.......마침내 송강의 정체를 안 뒤에는 안 먹게 되어서 살았다며 방방 뛰고 좋아한다. 딱 고우영식 코미디. 이후 송강과 화영을 괴롭히던 유고를 붙잡았을 때도 이 간 드립이 나온다. 또다시 부하들이 쓸데없이 충성심을 발휘해서 유고의 간을 진짜로 꺼내오자, 저걸 어떻게 먹냐며 속으로 끙끙 앓다가 화영이 '유고 그놈은 썩어빠진 놈이니 간도 푸욱 썩었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먹겠느냐.'라고 말하자 이 핑계로 유야무야 넘어갔다. 황문병을 잡아 먹을 때는 그냥 글로만 좀 소개하고 만다. 그래도, 알몸으로 묶은 황문병이 부디, 고통스럽지 않게 빨리 끝내달라는 하는 부분같이 간접적으로 묘사하긴 한다.
- 구판은 노준의가 나오기 직전, 정확히는 호연작, 노지심, 무송 등이 가담한 직후, 사진을 구하기 직전 연중했다. 신판은 그것보다 더 짧아 고렴을 물리친 후 연중했다. 수호지 전체 분량을 커버했더라면 한국 만화사에 길이남는 역작이 되었겠지만 작가님이 이미 작고하신 이상... 영영 나올 수 없으니 아듀. 다행히 고우영 작가가 그린 천획한자 만화에서 노준의의 얼굴이 등장하긴 했다. 또한 신년 기념으로 본인 만화 캐릭터들이 나와 한 마디씩 새해 인사를 하는 일러스트를 그렸는데 이때 수호지 캐릭터들 몇몇이 나와 고우영 수호지를 다시 보게 되길 바란다는 말을 한다. 이들 곁에서 노준의가 자기 등장하기 직전에 끊겼다는 대사를 내뱉는다.[4] 관승, 동평, 장청(몰우전)은 끝내 어디에서도 나오지 못했지만.
- 고우영 십팔사략과 더불어 10권 정도가 중국어로 번역되어 수출되었다.
[1]
정식 명칭은 수호전(傳)이고, 수호지(誌)라고 부르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2]
실제로 박정희 본인은 술을 굉장히 좋아해서 5.16 쿠데타 당일에도 술에 취해서 지휘를 했는가 하면, 심지어 반란군을 진압하려는 장교들이 대기하고 있는 부사령관실로 잘못 들어가서 쿠데타 찬양 연설을 했는데,
이때 박정희의 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한테서 술냄새가 진동했다고 증언했다.
[3]
정천수는 "사람을 목격할 시 살려두지 말고 몰살시켜라!"라고 규율을 세우고 왕영은 "여자만은 살려와라."라고 은밀히 부탁하는데 연순은 아예, "간을 끄집어내서 소금찍어 씹으리!"라 막나가며 "한 두번 먹진 않았지. 내 팔을 봐라.(팔 알통을 보여주며) 이게 다 사람 간으로 얻은 알통이란다."라고 한다.
[4]
이 일러스트는
고우영 열국지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