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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1 04:00:36

오토클레이브

고압멸균에서 넘어옴
1. 개요2. 활용
2.1. 생명과학2.2. 의료2.3. 산업2.4. 요리용
2.4.1. 오토클레이브를 활용한 요리
3. 기타

1. 개요

Autoclave / 고온고압처리기

고온, 고압을 요구하는 산업에 사용하거나 혹은 멸균을 위하여 사용하는 압력솥과 흡사한 장치. 즉, 높은 온도, 압력이 필요한 여러 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의학, 생물학, 생물학 파생 학문을 전부 통틀어서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평생을 함께하게 되는 물건이기도 하다.

고압증기멸균기라고 하기도 한다.

세탁기 돌리는 것처럼 이쪽 분야 실험실들에서는 일주일에 2~3번은 돌리게 되는 물건.

기본 원리는 물을 끓여 만든 수증기로 고온, 고압을 생성하는 것으로, 압력솥과 동일하다. 다만 산업/과학/의학용 오토클레이브는 철저한 고온, 고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설계가 되어 있다. 공기를 빼고 수증기만 차있어야 고온, 고압이 생성된다. 그래서 일반 압력솥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가격도 비싸다.

2. 활용

2.1. 생명과학

고압, 고온, 멸균의 대명사이자 생물학의 필수 장치. 의학을 포함, 생물학과 조금이라도 연이 있는 학문을 한다면 반드시 오토클레이브를 만나게 된다. 이는 오토클레이브를 쓰지 않으면 얻기 힘든 121도 이상 1기압(15 psi) 이상의 환경을 만들 수 있어야 확실한 멸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생물을 다루는 실험실에서는, 실험 도구들이 뭐만 하면 생물학적으로 오염된 것으로 간주해 툭하면 오토클레이브 행이다.

오토클레이브 기계가 아무리 거대하고 비싸다 한들 사용을 잘못 하거나 재수가 없으면 멸균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오토클레이브 확인용 테이프를 붙인 상태로 오토클레이브 한다. 이 테이프는 지정된 온도를 넘겨야만 까맣게 변하는데, 까맣게 변하지 않았다면 멸균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다시 오토클레이브해야 한다. 더 심각하게 다뤄야 하는 고도의 멸균이 필요한 사례의 경우, 고온, 고압에 저항성이 있는 진균류를 이용하여, 배양했을 때 이놈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확인하여 멸균 여부를 판단하기도 한다.

다만 감염성 프리온 같은 매우 특수한 경우에는 131도 이상 2기압 이상의 초고온, 초고압을 가하며 물 대신 강염기 고농도 수용액을 쓰는데, 어지간한 미생물들은 흔적도 없이 개박살나고 심하면 장비까지 고장날 정도의 혹독한 환경이건만 프리온은 버티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프리온은 그냥 소독 불가 취급. 그냥 생물 재해로 취급해 특수 업체를 통하여 소각하여 폐기한다.

2.2. 의료

알다시피 의료 장비는 반드시 멸균 상태여야 한다. 그리고 오토클레이브는 멸균을 위해 필요한 도구다. 물론 종이나 고온, 고압에 약한 물품은 오토클레이브가 불가능하므로, 다른 방법으로 소독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실제로는 대체로 그런 삽질을 하느니 새로 하나 사는 게 더 싸게 먹히므로 대부분 일회용 의료용품을 쓴다.

그리고 주사기와 같이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일회용 물품들은 오토클레이브해도 절대로 재사용할 수 없다. 내구도가 워낙 약해서 한 번 쓰고 나면 물리적 구조가 변형되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해보여도 확대해보면 끝이 뭉개져있는 경우가 많다. 한 번 정도는 재사용한다고 해도 당장 혈관이 박살나지는 않는다. 다만 재활용 사례가 많은 인슐린 주사를 보면 재활용하면 할수록 오염 위험이 커지며 주사 시의 통증도 심해진다고 한다. 무엇보다 의료 현장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것은 감염의 위험이 높으며, 불법이라 병원에서 한 번 사용한 주사기를 또 쓰는 경우는 절대 없다.

크로이츠펠츠-야콥병 환자 같이 감염성 프리온에 의한 병을 가진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에는 진료/치료에 쓰인 모든 장비를 폐기해야 하며 오토클레이브를 해도 소용없다.

2.3. 산업

화학산업에서 가황 처리 혹은 수열합성을 하는 용도로 쓰이거나, 자재산업에서 복합재를 제조하는 용도로 쓰인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항공기용의 탄소섬유 재질 부품을 제작할 때 탄소섬유와 형상 유지용 고분자를 배합한 뒤 굳힐 때도 오토클레이브를 사용한다.[1] 이 외에도 각종 산업에서 고온 및 고압 처리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산업용 오토클레이브는 일반 오토클레이브와 많이 다르게 생겼는데, 보통 길쭉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산업용 오토클레이브는 범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다르게 제작된다.

그 외에는 제약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편. 제약 회사에서의 오토클레이브는 관리가 굉장히 까다로운데, 사용 전 GMP에 따라 효과와 성능 등 여러 가지가 검증(validate)되어야 한다. 멸균 조건의 기준은 각 회사별로 상이하나, 보통 오토클레이브의 표준 환경인 121도 이상 103kPa(1기압, 15psi)로 15~20분간 멸균을 진행한다. "Product"에 직접 접촉하는 아이템에 적용되며, 미생물,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을 제거함으로써 제품의 오염을 방지하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생명과학 및 의료분야와 마찬가지로, 제약 산업에서도 생물학적 유해 폐기물은 폐기 전 오토클레이브 처리한다.

매우 당연하게도 상당수의 생물독소들은 오토클레이브로 파괴 가능하다. 특히 단백계 독소들이 그러하며 같은 이유로 프리온도 이론상으론 파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점을 활용하여 유용하나 독성이 있는 생물 재료들을 무독화 시킬 수 있다.

대표적으로 단백계 생물독소인 리신(Ricin)이 대량 포함된 아주까리를 이용할 때 오토클레이브로 푹 쪄서 리신을 불활성화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착유하고 남은 아주까리 찌꺼기를 오토클레이브로 처리하지 않고 그냥 비료로 파는 일이 잦으며 이것이 악명 높아진 유박비료 중독 사고의 원인이다. 안전불감으로 인한 독성 물질 관리 규정 부재의 사례 중 하나.

2.4. 요리용

아주 가끔 오토클레이브로 요리를 하다가 걸리는 사례가 있다. 실제로 2015년 모 산부인과에서 오토클레이브로 계란을 삶아먹었다가 걸려서 난리가 나기도 했다. 사실 오토클레이브는 압력솥 그 자체기 때문에 이렇게 사용해도 장비에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실험실이라면 수많은 미생물이 명을 달리했을 곳이며, 병원이라면 환자의 체액에 오염된 물건들이 들어가는 곳인 오토클레이브에 계란을 익히는 건 비위 상 좋지가 않은 일이기 이전에 의료/연구 윤리 위반 행위다.[2]

워낙에 튼튼한 물건이라 고작 계란 삶는 정도로 고장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본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오토클레이브를 쓴 게 들통나면 그 즉시 제품에 붙은 품질보증이 사라진다.

그래도 근본은 압력솥이기 때문에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은 하다.[3] 만약 안 쓰는 소형 오토클레이브가 있다면 요리용으로 써볼 수는 있다. 물론 상당한 고출력 장비이므로 전기 규격을 잘 확인해야 한다. 일반용/가정용 전기 설비에 고전압/고전류 기기를 연결하면 고주파로 난장판이 벌어지게 된다. 일반적인 실험실 사이즈의 오토클레이브만 해도 220V 2,000W~3,000W 수준은 된다. 이 정도면 일반적인 멀티탭 보증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부하인데, 일반적인 가정에서 저런 출력을 감당하는 것은 보통 불가능하다.

다만 반대로 압력솥 오토클레이브를 대체할 수는 없다. 압력솥도 어느 정도 압력과 온도(118도 정도)가 올라가긴 하지만 완전한 멸균을 보장하는 121도 2기압에는 미치지 못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지인 등 상황이 열악한 곳이거나, 예비실험이 아니라면 실제로 쓰기는 힘들다.

2.4.1. 오토클레이브를 활용한 요리

3. 기타

오토클레이브로 처리가 되지 않는 것으로 프리온 말고도 몇몇 고균들이 있다. 이 세균들은 프리온 처리하듯이 막장스럽게 처리하지 않는 이상 안 죽는다. 그러나, 병원균으로 작용하는 고균은 아직까지 발견된 바가 없어, 딱히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만, 생물학 실험에서는 고균에게 배지가 오염될 수 있으므로 좀 더 강력하게 세팅해서 멸균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보통 고온에 버티는 고균은 저온에서는 사멸하므로 신경 안 쓰지만, 같은 고균류를 다룬다면 고온성 고균도 멸균할 필요성이 있다.


[1] 대표적으로 F1 파가니. [2] 귀중한 장비를 사적으로 다루는 것은 당연히 환영받지 못할 행위다. 비슷한 사례로 초임계 추출기라는 25억 원 짜리 장비로 고작 참기름을 만들어서 4년(2011년~2015년)이나 나눠먹은 사례가 있는데 시골 방앗간이 아닌 최첨단 장비에 볶은 참깨를 넣었다. 그 장비로 짠 기름의 맛과 향은 아주 좋았다고 하지만, 초임계 추출용 장비를 사적인 목적으로 유용한 것은 분명 잘못된 행위다. [3] 드니 파팽(Denis Papin)이 고안한 '디아제스퇴르(Diagesteur)'가 괜히 압력솥 오토클레이브의 공통 조상으로 간주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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