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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1-05 06:02:55

겨울 강가에서



1. 개요2. 시 전문3. 해설

1. 개요

<겨울 강가에서>는 1997년 출간된 『그리운 여우』에 실린 안도현의 시이다.[1] <겨울 강가에서>는 강 위로 떨어지는 눈을 보며 그 소회를 시로 표현한 것으로 대상에 대한 감정 이입이 잘 드러나 있다.

2. 시 전문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3. 해설


이 작품에서 화자는 눈을 철없이 어린 존재로, 강물은 그 어린 눈발이 자신으로 인해 녹아 버리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강물에 녹아 사라지는 눈발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화자 자신일 것이다.

그럼에도 화자는 강물이 철없이 내리는 눈을 안타깝게 여겨 자신의 몸을 얼려 가면서 눈을 받아 내고 있다고 묘사한다. 이를 통해 화자는 서로에 대한 연민으로 자기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관계의 아름다움을 그린다. 잠언 투의 어조로 짧은 시구 안에 압축적으로 주제의식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1] 안도현은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시작한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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