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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7 07:47:35

SEP 필드

SEP Field, Somebody Else's Problem Field

1. 개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나온 개념. '다른 사람의 문제' 장(場)[1]이란 의미로, 어떠한 물체든 사람이든 이 SEP 필드를 걸게 되면, 바로 거기 눈앞에 확실히 존재하더라도 아무도 그것을 볼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문제라서 신경을 쓰지 않으니 우연히 딴짓을 하다 곁눈짓으로 볼수 있지만, 보통 시원하게 무시한다. 뇌는 보고 싶어하지 않으니까. 그곳에 자신이 원하는 게 있다는 걸 확실히 알아야만 SEP 안에 있는 걸 볼 수 있다. 포드 프리펙트가 3권 초반에 곁눈질로 SEP 필드로 숨겨진 우주선을 찾는다.

심지어 지구에 SEP필드가 걸리면, 지구가 박살이 나더라도 아무도 모른(신경쓰지 않는)다.

예전에 대단히 유명한 과학 마술사인 우그의 에프라팍스라는 외계인은 엄청나게 거대한 마그라말 산을 일 년 안에 통째로 투명하게 만들겠다고 내기를 했고, 마감 아홉 시간 전에 공사를 시행해 산을 아예 없애버렸다가 사기인 게 들켜[2] 목숨을 잃었다. 만일 그가 마그라말 산을 분홍색으로 칠하고 SEP 필드를 씌웠다면 내기에 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산을 지나가든 빙 돌아가든 심지어 넘어가든 말이다. 왜 분홍색이냐고? 그게 바로 SEP다. 어찌됐든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

놀랍게도, 이 다른 사람의 문제 장은 손전등 배터리 (즉, AA 혹은 AAA 배터리) 하나로 백 년 동안 지속시킬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무관심이 얼마나 흔한지 또는 별 노력 없이 존재하는지 잘 풍자하는 부분.


[1] 국내 번역판에선 '다른 사람의 문제' 자장이라고 번역되어있는데 자장이라고 번역할 이유가 전혀 없다. 자장은 Magnetic Field고 Field만 떼서 그냥 장이라 해야 한다. [2] 그가 들킨 이유는, a) 판결관이 산이 없어진 자리를 둘러보았는데도 걸려 넘어진다거나 하지 않았고 b) 수상한 모양의 달이 하나 나타났기 때문이다. 즉 산을 통째로 우주로 날려보냈다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