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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7-1
<생방송 출연 다음 날.>
나코, 이번 과제곡 다 외웠어?
응! ···아, 아니다. 사실은 아직 좀 애매한 부분이 있어.
나코도 그래? 나도야~ 안심이다.
엥~? 안심하면 안 되지!
그럼 나중에 은비 언니한테 가르쳐 달라고 하자.
<유리, 원영이와 즐겁게 수다를 떠는 나코를 곁눈질로 힐끔 쳐다봤다.>
(어제 일을 마음에 둔 것 같지는 않은데···?)
<은비가 걱정스럽게 말했지만 본인은 평소와 다름없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교실을 나가는 나코와 멤버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코가 갑자기 내쪽을 돌아봤다.>
(플레이어), 왜 멍 때리고 있어?
다음 시간은 교실을 이동해야 하잖아? (플레이어)도 빨리 가야지!
아···!
<갈팡질팡하는 날 두고 나코는 그냥 먼저 교실을 나가 버렸다.>
<그 날 밤.>
(잠이 안 오네. 차가운 물이라도 마시러 갈까···)
<공용 공간에 들어가자 나코가 있었다.>
아, (플레이어).
여태 깨어 있었어?
응, 이 동영상을 보고 싶었거든~!
<TV 화면에는 인기 아이돌의 퍼포먼스 영상이 켜져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퍼포먼스를 보는 것도 공부가 되겠지만 그만 자는 게 좋지 않나?
그건 알지만 좀만 더 볼래.
아, 저거 좀 봐! 이 곡의 이 부분, 엄청 귀여워!
<뚫어지게 동영상을 보는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이 밝고 노력파인 나코 그 자체였다.>
(그보다 어제 일을 물어보는 게 좋겠지)
(일단은 매니저니까···)
저기···, 나코. 저 있잖아···.
응? 왜?
나··· 윽.
<큰맘 먹고 말을 하려던 순간,>
<갑자기 시야가 깜깜해졌다.>
#7-2
꺄악~?!
어? 어? 뭐야? 설마 정전?!
뭐?! 거, 거짓말! 난 어두운 걸 제일 무서워하는데~!!
<나코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하며 내 옷을 꽉 잡았다.>
잠깐, 나코! 아파! 너무 세게 잡지 마!
나, 나도 어쩔 수 없어. 너무 무섭단 말이야! 우와~앙!!
차단기가 내려갔나 봐. 괜찮아, 누가 금방 올려 줄 거야.
(너무 겁이 많잖아···)
<아까 본 울음보가 곧 터질 것만 같은 표정이 떠올라서 웃음이 나왔다.>
뭐야~, 지금이 웃을 때야?
하하, 미안, 미안···. 어제도 지금처럼 날 의지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응?
아, 저기. 은비한테 들었어. 내가 없을 때 심한 말을 들었다면서.
아···.
<풀 죽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렸다.>
왜 숨긴 거야? 그 때 말해줬더라면 좋았잖아.
···.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나코가 작게 중얼거렸다.>
폐를 끼치긴 싫으니까··· 우리 멤버들한테도, (플레이어)한테도.
#7-3
응? 그렇게 따지면 폐를 끼친 건 나잖아.
(플레이어)은(는) 귀찮은 걸 싫어하잖아?
(윽, 그 말을 들으니··· 반박할 말이 없네···)
<어떤 표정으로 말하고 있는지 불이 꺼진 방에서 알 수 없다.>
하, 하지만. 나도 일단은···.
<내가 막 말을 하려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기척이 났다.>
거기 누구 있어~?
<채연이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핸드폰의 밝은 빛이 나코를 비췄다.>
나코, (플레이어)!
와~, 다들! 와 줘서 다행이야~!
<나코는 아까까지와는 180도 다른, 밝은 목소리로 말하며 멤버들에게 달려갔다.>
괜찮아?! 나코는 어두운 거 싫어하잖아. 무서웠지?
<사쿠라가 걱정스럽게 말하며 나코의 등을 쓰다듬었다.>
응. 하지만 (플레이어)이(가) 같이 있어 줘서 괜찮았어.
<나는 밝은 목소리를 들으며 아까 나코에게 들은 말을 되새겼다.>
(나, 착각하고 있었던 건지도 몰라···)
<어제도, 아니 지금까지 나코는 계속 참아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이제 걱정 안 해도 돼. 지금 은비 언니랑 다른 멤버들이 차단기를 확인하러 갔거든.
응, 고마워~. 살았다~.
(나, 나코의 배려에 안도하고 있었나···?)
(나코가 원하는 걸 뭐든 들어주겠다는 약속. 지금의 내게는 무모한 약속일지도 몰라)
<이대로는 미래를 바꿀 수 없다는 걸, 나는 깨닫고 말았다.>
#7-4
에엑~! (플레이어), 또 거터야?!
<내가 던진 볼링공이 오른쪽 홈에 빠지는 걸 보고 은비가 소리를 질렀다.>
말도 안돼~. 오늘 이걸로 도대체 몇 번째야?
<휴일이라 오랜만에 우리는 기숙사 근처의 볼링장을 찾았다.>
<멤버는 나코, 은비, 사쿠라, 채연이, 혜원이, 그리고 나까지 6명이다.>
(플레이어)이(가) 이렇게 못할 줄은 몰랐어~
아침 일찍 억지로 깨워서 그냥 끌고 나왔잖아. 컨디션 조절이 안 돼서 그래.
오~, 원래는 더 잘 한다는 듯 말하네.
원래는 더 잘 한다고!
(플레이어), 신경 쓰지 마!
(뽀로통해 있는데 뒤에서 나코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 번에 잘 하자고! 알았지?
···.
<나코의 미소를 보니 가슴이 따끔거리며 아려왔다.>
(나코한테 또 도움을 받았어···)
(···뭐든 해야 겠어)
<몇 게임이 끝났을 즈음 장내에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공지 여러분, 기다리시던 스페셜 타임~!
응? 뭐가 시작됐는데?
먹을 거 주나?
먹을 건 아닌 것고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데?!
<10개의 핀이 말도 안 되게 어려운 형태로 배치된 스페셜 레인에서 스트라이크를 치면 상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와아, 귀엽다!!
<상품으로 거대한 펭귄 인형이 놓여 있는 걸 본 나코가 눈을 반짝이며 소리쳤다.>
아, 저 펭귄. 나코를 좀 닮지 않았어?
응응, 닮았어~!
어~ 그런가?
나코한테 선물하고 싶지만···.
저건 너무 어려울 것 같은데.
(···응? 이 분위기는 내가 나설 차례라는 거?)
나! 내가 도전할게!
진심이야? 거터 전문인 (플레이어) 네가?
그래! 반드시 스트라이크를 치고 말 거야!
#7-5
(나코한테 펭귄을 선물하는 거야···. 그리고 떳떳하고 든든한 매니저가 되자고!)
<참가 신청을 한 나는 초난관 레인에 올라갔다.>
(플레이어), 괜찮을까···.
왠지 의욕이 넘치는 것 같은데···?
<복잡하게 배치된 핀을 노려보며 손에 든 공을 던졌는데···.>
아아, 또 거터!
스트라이크는 커녕 1개도 못 쓰러뜨렸잖아!
<몇 번 도전해도 내 공은 레인조차 제대로 굴러가지 못했다.>
(그래, 일이 슬슬 잘 풀리가 없···지)
(플레이어), 무리 안 해도 돼.
아냐, 다음은 성공할 것 같아!
<나는 기죽지 않고 다시 공을 잡았지만 안 쓰던 근육을 너무 써서 그런지 팔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더 이상 못 던질 것 같았다.>
(부탁이야! 기적아, 일어나 줘!!))
(플레이어), 대단하다!
할 때는 하는구나, 다시 봤어!
(기적이 일어났다~!)
<멤버들과 하이파이브를 한 다음 나코에게 갔다.>
<내 손에는 큰 펭귄 인형이 들려 있었다.>
이거 줄게.
그래도 돼? 고마워!
<나코는 인형을 끌어 안고서 환하게 웃었다.>
설마 정말로 스트라이크를 칠 줄이야···.
나도 믿을 수 없어. 기적이 진짜 있나 봐.
기적은 말야, 열심히 했다는 증거라구.
<그 말을 들으니까 지금까지 나코가 해 온 노력이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나코에게 의지하기만 했지만···)
나, 든든한 매니저가 될게. 반드시!
(플레이어)이(가) 그런 말을 하다니···.
<생긋 옷은 나코가 펭귄의 날개를 들고 파닥파닥 움직였다.>
기대하고 있을게! ···파이팅!!
<나코의 밝은 목소리가 내 가슴에 강렬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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