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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4 12:38:24

ISOLATE DIABOLOS/스토리/인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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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네2. 징버거3. 릴파4. 주르르5. 고세구6. 비챤

[clearfix]

1. 아이네

===# 첫 번째 만남 #===
주인공은 희미한 기억 속에서 '아이네'라는 이름을 떠올리고, 그 이름을 어디에서 처음 들었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러대가 자신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눴을 만큼 오랫동안 머물렀을 법한 곳으로 옥상의 전망대를 지목한다. 평소에도 유난히 바다를 보는 걸 좋아했었기 때문이다. 마침 배 안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거부감을 느낀 주인공은 첫째 날의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 그곳으로 향한다.

전망대에 도착한 주인공은 우연히 어느 여성의 생생한 노랫소리를 듣게 되고, 호기심을 느껴 홀린 듯이 소리를 따라 다가간다. 계단과 모퉁이를 지나 문을 열고 들어간 주인공은 한 은발의 여성이 바 테이블을 닦으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발견한다. 여성은 인사와 함께 자신을 아이네라고 소개한다.

그녀는 배가 난장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자신을 찾아온 것에 대해 의아하게 여긴다. 하지만 의아한 건 주인공도 마찬가지. 주인공은 예상보다 훨씬 쉽게 아이네를 만나버렸다는 사실과, 그녀가 자신과는 달리 여유롭게 전망대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에 크게 당황한다.

아이네는 엷게 웃으며 얼음물이 담긴 잔을 내밀곤 자신을 함내 바의 바텐더라고 소개한다. 아무튼 아이네를 만났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주인공. 아이네는 그런 주인공을 보며 미소짓곤 속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말한다.
아이네 : 저를 찾고 계셨죠?

주인공 : 네?

아이네 : 제 이름을 말해드렸을 때, 너무 크게 놀라시더라고요.

아이네 : 꼭 간절하게 찾던 사람을 우연히 만난 것처럼요.

주인공 : ...예?

아이네 : 아하하, 반응 보니까 정답인가봐요.

주인공 : 그걸 어떻게...

주인공은 자신의 속마음을 정확히 맞춰낸 아이네에 대해 불길한 상상을 하지만 이내 접어둔다. 그리고 자기소개를 하며, 사람이 없을 줄 알았던 곳에서 첫째 날 들었던 익숙한 이름의 사람을 만나 놀랐다고 둘러댄다. 아이네는 주인공의 말이 맞을 거라고 대답하고, 딱히 상관 없다는 듯 유유히 유리잔을 닦는다.

주인공은 유리잔 아래에 날아온 작은 메모장을 발견한다. 메모장은 코팅되어 있었고, 안쪽이 물에 살짝 불어 있었다.
[1. 6시 이후에 문이 잠겨 있다면 그 날은 쉬어요.]

[2. 서로 무리한 부탁은 하지 않도록 해요.]

[3. 바텐더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퇴장하셔야 해요.]

아이네 : 여기에 계신 동안은 룰을 지켜주세요. 예외는 없답니다.

주인공 : 그러겠습니다.

아이네 : 착한 손님이 되어주세요. 잘 부탁해요, (주인공) 씨.

주인공은 익숙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한편으로 자신이 평화로운 분위기에 말리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아이네의 여유로운 행동에 다시금 위화감을 느낀 주인공은 그녀에게 괜찮냐고, 배의 상황이 난장판인데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의외로 아이네는 자신도 많이 놀랐으며 긴장되고, 불안했다고 대답한다.
아이네 :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잊지 않았거든요.

아이네 : 지키는 거.
아이네는 노래를 하고 바를 가꾸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쁜 생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 설명한다.

아이네와 시선이 마주친 주인공은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지만, 동시에 속마음이 들켜버린 것에 대한 이상한 기분을 느낀다. 이에 아이네는 긴장하고 있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것이 압박감이나 인간 관계에 관한 것이냐고 묻는다. 이렇게 추측한 이유는 주인공이 컵을 꽉 붙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피부가 하얗게 질린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그리고 아이네를 떠보려고 했지만 되래 정곡이 찔렸다고 생각한다. 아이네는 주인공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하며, 노래를 듣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마음을 챙기자'고 제안한다.
아이네 : 제 손님이 되셨으니, (주인공) 씨를 도와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아이네 : 한 잔 하시겠어요? 진 토닉입니다.
주인공은 진 토닉이 담긴 술잔을 입에 가져다 데려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평화로운 분위기에 대한 위화감과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바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할 것을 염려한 주인공은 손목시계를 바라보고선 전망대에서 떠나기로 결심한다.
주인공 : 죄송합니다. 오늘은 마시기 힘들 것 같아요.

아이네 : 아... 네. 알겠어요.
주인공은 머리를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아이네는 나중에 또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아이네는 당분간 바에서 머물 것이며, 배가 침몰하지 않는 당장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있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바 냉장고에 음식이 꽤 많이 남아 있으니 음식을 챙겨줄 수 있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거절하고 감사 인사를 한다. 아이네는 "다음에 또 뵐게요."라며 다음을 기약하고 작별 인사를 한다.

주인공은 여전히 아이네에게서 꺼림찍한 기분을 느낀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바를 떠난 주인공은 아이네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식량을 챙겨 줄 만큼이나 지나치게 친절한 그녀에게 섬뜩함을 느낀다. 일단은 아이네의 생각을 알 수 없으니 정신을 단단히 차리자는 각오를 한다.


===# 두 번째 만남 #===
아이네. 전망대의 바텐더. 나는 그녀와의 만남을 떠올려본다.
주인공은 아이네와 만났던 짧은 순간이 자신을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지만서도, 세이렌이라는 괴이의 특성을 생각했을 때 아이네가 악의적으로 자신을 '유혹'하는 것이 아닐까 의심한다. 주인공은 담배를 꺼내 붙잡고는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고 전망대로 향한다.

지난번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전망대. 그러나 아이네는 그곳에 없었다. 주인공은 자신이 멋대로 바에 찾아온 것일 뿐, 아이네가 반드시 그곳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바 테이블에 앉아 아이네에 대해 의심하며 혼잣말을 한다.
주인공 : 왜 여기만 오면 이런 기분이...

아이네 : 여기만 오면요?
그 말을 들은 아이네는 고민하는 주인공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인사한다.
아이네 : 하이네. 이런, 문을 잠그는 걸 깜빡했네요.

주인공 : ...하이네요?

아이네 : 제 새로운 인사법이랍니다. 어때요. 재밌지 않나요?

주인공 : 재, 재밌다고 생각해요. 아이돌 인사법 같고요.

아이네의 휴식을 방해했을까 염려하며 사과하는 주인공. 그런 주인공에게 아이네는 바의 첫 번째 규칙을 얘기하며 괜찮다고 대답한다.
아이네 : 이 바의 첫 번째 규칙은 [6시 이후에 문이 잠겨 있다면 휴무] 예요.
반대로 말하면, 문이 잠겨 있지 않다면 손님을 받는 거죠.

아이네 : 원래 오늘은 쉬려고 했지만요, 아하하. 하. 제가 이러고 산다니까요.

아이네는 지난번처럼 얼음물이 담긴 잔을 주인공에게 건넨다. 주인공은 그저 멍하게 잔을 바라보며 아이네의 정보를 얻을 생각에 막막해한다.
아이네 : 일이 잘 안 풀리시나요?

주인공 : 네.

아이네 : 꼭 며칠 뒤에 죽을 사람같은 얼굴이세요. 괜찮으신거죠?

주인공 : ...며칠 뒤에 죽는다니요.
지나치게 현실적인 아이네의 말에 우울감을 느낀 주인공은 대답한다.
주인공 :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서요.

주인공 : 절대로 실수해서는 안 되지만...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는 거요.

아이네 : 마음고생이 심하셨겠네요. 이 바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아이네 : 계시는 동안은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도록 힘내볼게요.

주인공 : 아, 아니요. 아이네 씨가 그러실 필요는...

내심 아이네에 대해 의심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전망대라는 공간 자체를 무섭게 느끼고 있다고 단정한다. 마음을 조종하는 '세이렌'이라는 존재와 마음을 잘 짚어내는 아이네를 겹쳐보며,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것 조차 초자연적인 일에 닿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의심을 계속한다. 고민하며 눈을 질끔 감는 주인공에게 아이네는 '가지치기'의 비유로 닫혀있던 입을 연다.
아이네 : 음... (주인공) 씨에게 이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네 : 사실 오늘은 바를 닫아두고 정원에서 가지치기를 하려고 했는데요.
아이네 : 가지치기를 할 때는요, 마음을 단단하게 먹어야 해요.

아이네 : 잘라야 하는 줄기들 중에는 제게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답니다.

아이네 : 가끔은 자르는 와중에 손가락을 베이기도 해요.

아이네 : 그렇지만 그걸 놔두면... 끝내 다른 생각들을 잡아먹고 못되게 굴고 말더라구요.

아이네 : 생각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할 때가 있답니다.
아이네는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칵테일이 있다고 말하며, 노래부르면서 칵테일을 만든다. 그런 와중에도 주인공은 의심을 계속 반복한다. 괴이가 아닌 사람을 찾아내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아이네가 말한 가지치기와 비슷하다고 여기며,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어떤 대화를 나누던 결국 의심을 한다는 것이 막막하고 괴롭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 자괴감을 느낀다.

이때 아이네가 다시 다가오며 칵테일을 건넨다. 칵테일의 이름은 블루 문. 그녀는 블루 문이 '불가능'과 '거절'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불가능에 변주를 주는 것을 좋아한다며 제비꽃을 그 위에 올린다. 서서히 블루 문은 보라색으로 변하고, 아이네는 제비꽃의 꽃말을 들어 '희망'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곤 '바이올렛 문'이라는 새로운 술을 다시 건넨다.

속마음 한편에서 편하게 있어도 된다고 속삭이지만, 주인공은 거칠게 마음을 가다듬고 정중히 아이네의 술을 거절한다. 아이네는 어깨를 으쓱하고 술을 싱크대에 흘려버린다.
주인공 : 그냥 버리는 건가요?

아이네 : 바의 규칙인걸요. 서로 무리한 부탁은 하지 않기.

아이네 : 그리고..

아이네 :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아요.

주인공 : 네?

아이네 : 이상하죠? 술을 안 마시는 바텐더.
주인공은 아이네의 눈에서 약간의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아이네는 친구와 술을 먹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말한다. 아이네의 눈이 바 한 켠의 스케치북에 닿는다.
아이네 : (주인공)씨, 아까 실수하면 안 되는 일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주인공 : ...네.

아이네 : 무슨 마음인지 알지만, 무리하지는 마세요.

아이네 : 나중에 또 봐요.

주인공 :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됩지요.
이번에도 아이네는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한다. 아이네에 대한 의심이 점점 심해지는 주인공은, 아이네가 말한 '약속'이란 말에 그녀의 정체에 대한 단서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세 번째 만남 #===
'비밀'에 대해 묻기로 결심한 주인공은 아이네에 대해 생각한다. 멀쩡한 사람을 의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죄책감과, 반대로 괴이가 나를 비웃고 있을 거란 상상 사이에서 주인공은 당장은 답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을 열자 "하이네!"라고 인사하는 아이네에게 주인공도 똑같이 인사한다. 아이네는 바 뒤편에서 노래하며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다.
주인공 : 그림 좋아하시나요?

아이네 : 저는 바텐더지만, 화가이기도 해요. 여기 있는 그림들도 다 제가 그렸죠.

아이네: 매일 한 장씩이라도 그리고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주인공은 노래를 편하게 감상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속으로 한탄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아이네에게 지난번의 대화 주제, 즉 '약속'에 대해 물으려다가 고민한다. 아이네는 주인공이 채 질문을 꺼네기도 전에 속마음을 읽고 이에 대답하기로 한다.

지난번처럼 속마음이 읽힌 주인공은 아이네에 대한 의심을 공고히 하려다가 스스로를 이상하게 여겨 그만둔다. 아이네는 주인공의 표정을 보며 걱정한다. 주인공은 그녀에게 질문하는 일이 "목숨이 걸린 작두를 타는 일"이라 생각하며 신중하게 말하기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이네는 주인공에게 얼음물이 담긴 잔을 건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물을 마시도록 권유한다. 주인공은 고민하다가 아이네의 대답을 얻기 위해 물을 마신다.

그제서야 아이네는 과거의 자신에 대해 설명한다. 소중한 친구에게 그림을 선물하기로 약속했었고, 생업은 바텐더이지만 본업은 화가, 노래는 취미로 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아이네 : 제 이름은 아이네. 천사에요.

주인공 : ...예? 천사요?

아이네 : 맞아요. 저에요. 천사 아이네라구요.
그녀는 자신이 TV에 출연했었다고 말하며 자신의 캐치프레이즈를 말한다. 이에 주인공은 시청율이 높던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얼굴을 본 것 같다고 회상하지만 이를 확신하지 못한다.

아이네는 과거에 유명했던 자신이 지금은 그렇지 않듯, 사람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은 크루즈에 갇혀 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일이 잘 풀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며 위로한다. 그녀는 주인공의 기분이 나아지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 말을 듣고 그녀가 자신의 처지를 알 수 없을 거라고 단정 짓는다. 아이네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한가로운 태도에 주인공은 화가 났고, 결국 짜증 섞인 얘기를 꺼낸다.
주인공 : 제가...

주인공 : 제가 무슨 기분으로 여기 있는지 아이네 씨가 알 리 없잖습니까.
아이네 : (주인공) 씨를 말하려던 게 아니에요.
아이네는 막막했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보다 더 과거에 고등학생 시절 아이네는 색의 RPG값을 단 번에 맞추는 천재, 일명 '보라색의 천사'이면서도 폐의 이상으로 인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다. 세간에는 방송에서 후원금을 모은 그녀가 해외 명문 대학 '뉴욕 사이버 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이후의 행적은 완전히 잊혀져 알려져 있지 않다.

유명세는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고 실력은 점차 퇴화되면서 주변의 사람들은 아이네를 배신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이네의 그림을 원하던 게 아니라, 아이네의 유명세를 이용해 금전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사기꾼들 뿐이었다.

폐 건강이 악화된 아이네는 결국 호흡 곤란을 겪을 만큼 생명이 위태로워졌고, 방 안에 혼자 남겨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1]

주인공은 아이네의 과거의 기억을 캐물은 것에 대해 사과하지만, 한편으로 시한부였던 그녀가 멀쩡히 살아서 자신의 앞에 있다는 사실과,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모습에 대해 의심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의심하는 자신에게 자괴감을 느낀다.

아이네의 눈에서 말레키아스를 겹쳐 본 주인공은 아이네에게 아직 신뢰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한 뒤 작별 인사를 한다. 아이네는 두 번째 규칙을 들어 괜찮다고 말하며, 서로를 응원하기로 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신뢰를 기다리기로 한다.

주인공은 의심과 자괴감의 반복에 질려 점차 무력감을 느끼고 갑갑해한다.
===# 네 번째 만남 #===
주인공은 아이네에게 익숙해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녀를 계속 의심하는 것에 대해 지쳐가고 있었다. 다른 후보들에게서 느껴지지 않는 답답함을 느낀 탓인지 어제 밤에는 아이네가 자신을 살해하는 악몽을 꿨다. 주인공은 악몽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기로 한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바의 문을 연다.

주인공은 아이네와 멀리 떨어진 곳에 앉고 그녀와 "하이네"라며 인사를 나눈다. 아이네는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주인공이 멀리 떨어져 앉은 것에 대해 아이네가 이야기하자, 주인공은 "그림 그리시는데 방해되실까봐..."라고 둘러댄다.
아이네 : 어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손님은 손님인걸요.

아이네: 잠시만요.
괜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앞에 아이네가 얼음물이 담긴 잔을 건넨다. 아이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주인공의 표정이 더 안좋아졌다며 걱정한다. 이에 주인공은 안 좋은 꿈을 꿨다고 대답하고, 아이네는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얘기를 들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술을 권하거나 말을 보태지 않고, 아이네는 가만히 주인공의 말을 경청하려 한다.
사실, 방금 전까지도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혹시나 내게 정보를 캐내려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

배에 있는 이상 이런 의심을 놓을 수는 없겠지만...
만일 그녀가... 사람이라면.

(그럼 나는 여태까지 뭘 하고 있던 거지?)

어딘가에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다. 정신이 나갈 지경이다.

그녀의 분위기에 풀어지는 마음과 억지로라도 유지해야 하는 의심.
둘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다 밤이면 느껴야만 하는 절망감...
차라리 다 놓아버린다면 편할까.

나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중얼거린다.

주인공 : 네.
주인공은 아이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바이올렛 문'을 달라고 말한다. 스스로 미쳐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그녀에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고 싶어한다. 아이네가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다가오고, 주인공은 지난번 만남에서 신경질적으로 말했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 아이네는 주인공이 많이 아팠으니까 그럴 수 있다며, 지금도 그렇지 않냐며 오히려 주인공을 걱정한다.

아이네가 술을 건네고, 주인공은 잔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한 모금 마신다. 그리고 취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주인공이 "아이네 씨"라 말하고, 그녀가 이에 대답하지만 주인공은 말을 잇지 않는다.

주인공은 순식간에 술 한잔을 모두 비우고 아이네가 건넨 두 번째 잔도 비워버린다. 스스로 '한계'에 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랬기에 오히려 편해졌다고 생각한다. 이제 스스로 아이네가 괴이이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한 주인공은 그녀에게 그녀를 의심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아이네 : 제가 (주인공) 씨에게 나쁜 마음을 먹고 있을까봐요?
이 말에 주인공의 생각이 툭 끊긴다. 주인공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네 : 그렇군요. (주인공) 씨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분명 그런 이유가 있겠지요.

아이네 : 저는 잘 모르겠지만요. 혹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주인공 : 죄송합니다. 자세히 말할 수는 없어요.
주인공은 아이네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말해버린 것에 대해, 자신이 오히려 의심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며 후회한다. 오히려 자신이 수상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막막해한다.

결국 감정이 터져나온다. 자신이 느꼈던 답답함과 괴로움, 시체를 처음 봤을 때 느낀 충격, 괴이들과 말을 섞는다는 공포, 말레키아스의 소름끼치는 모습, 자신이 죽는다는 선명한 미래에 대해 떠올린다.
아이네 : (주인공) 씨, 괴물이라니요?
주인공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 있는 그대로 모두 고백한다. 아이네가 괴물일 수도 있으며, 그것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모두 고백한다.
아이네 : 제가 괴물이라니요? 그런... 그럴 리가 없잖아요, (주인공) 씨.

주인공 : 어차피 살아날 길 같은 건 없을 지도요. 이럴 바에는 차라리...
이 말을 들은 아이네는 주인공의 팔을 붙잡고 술잔을 빼앗는다. 주인공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그녀는 "취하셨어요."라는 말과 함께 주인공을 돌려보내기로 한다.
아이네 : 생각보다 훨씬 힘드셨나봐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서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단호하지만 차갑지 않게, 나긋하지만 분명한 의미를 담아 아이네는 주인공에게 명령한다. 아이네는 자신도 겪어본 일이 있기에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일들을 많이 겪은 주인공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네 : 하지만요.

아이네 : 이런 건 (주인공)씨에게 좋지 않을 거에요.

주인공 : 예?

아이네 : 다음에 언제든지 와도 좋아요. 오해하지 말도록 미리 말하는 거에요.

아이네 : (주인공) 씨가 제게 상처를 입히거나, 행패를 부린 건 없어요. 하지만...

아이네는 홍삼이 들어간 숙취 해소제를 주인공에게 건네며 말한다.
아이네 : 이런 얘기 제게 해도 되는 거 맞아요?

아이네 : (주인공)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주인공) 씨에게 저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물어보는 거에요.

아이네 : 정말 제가 괴물이 아닐까요?
이 말에 주인공은 정신을 차린다. 그녀에게 자신의 처지를 모두 털어놓은 것에 대해 후회하며, 소름이 끼쳐 달달 떨리는 손을 억지로 누른다. 아이네는 세 번째 규칙을 들어 주인공에게 바에서 나갈 것을 명령한다.

문으로 걸어 나가는 주인공에게 아이네가 말한다.
아이네 : (주인공) 씨.
아이네 : 잘 하고 있어요. 다 괜찮을 거에요.

아이네 : 억지로 힘을 낼 필요는 없어요.
자기를 지킬 수만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거에요.

주인공 : ...고맙습니다.

아이네 : 제 앞에서는 괜찮은 척 하시지 않아도 좋아요.

아이네 : 저를 의심해야 한다면, 마음 편하게 의심하세요. 저는 상관 없는걸요.

아이네 : 이런 상황인데도 바까지 시간 내서 와 주신 손님이시고, 그리고...
아이네는 뜸을 들인다. 전망대의 문을 열고 나가려는 주인공은 그녀의 얼굴을 돌아본다. 주인공에게 아이네의 웃음은 처음으로 쓰게 느껴진다.
아이네 : (주인공) 씨의 눈이... 민서와 약속을 하기 전의 저와 비슷해보여서 그래요.
주인공은 아이네에게 고개를 숙이고 전망대에서 나간다. 바깥은 여전히 비가 내린다.


===# 다섯 번째 만남 #===
술에 취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버린 지난 만남을 회상하며 주인공은 자괴감을 느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괴로움을 모두 토해낸 것에 대해 편안하다고 생각한다. 유리창 너머에는 파도가 넘실거리고 바닷공기 사이로 아이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그동안 주인공은 그녀의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어떤 무형의 것, 특히 세이렌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의심만 하다가는 망가지게 될 거라는 주인공은 지난 번, 억지로 힘을 낼 필요가 없다던 아이네의 말을 회상한다.
한 번 무너지고 나니 확실해진 기분이다. 나는 나 자신을 지켜야만 한다.

단단히 마음을 묶어둔다.

나는 이제, 세이렌도 바텐더도 아닌... 아이네를 만나러 가야겠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야 흔들리지 않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부끄러워 조금 머뭇거리며 문을 연다. 아이네와 주인공은 서로 "하이네"라 인사하고, 주인공은 자리에 앉는다. 아이네의 스케치북은 새 것으로 바뀌어 있고 여태껏 그리던 것들은 바 한 구석의 낡은 더미에 쌓여 있다.

아이네는 이번엔 바이올렛 문 보다 약한 진 토닉을 권한다. 주인공은 술을 거절하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 테이블엔 술 대신 뾰족하게 깍둑썰기된 당근 더미와 로열 알버트 찻잔이 놓여진다. 아이네는 주인공에게 루이보스 티를 건네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찻잔을 만지작거린다. 그러다가 조심스럽게 아이네에게 질문한다. 지난번 만남에서 주인공과 같은 눈을 했었던 적이 있다고 한 아이네의 말이 떠올라, 그녀의 과거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자 한 것이었다.

아이네는 스케치북을 만지작거리면서 머뭇거리더니, 그 얘기를 함으로써 주인공이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주인공은 더이상 물러날 수 없겠다는 생각에 그렇다고 대답한다. 특히 '비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어느새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아이네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수 지망생이었던 '김민서'를 소개한다. 주인공은 아이네의 친구가 단 한명이라는 사실에 대해 의외라고 말한다. 아이네는 과거에 성격이 좋지 않았기에 친구가 없었다고 한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모퉁이가 뾰족하게 나와서, 상처 입고 상처 입히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 때의 아이네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점점 잃고 있었고, 본인이 그림을 잘 그리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다. 유학을 떠났을 땐 이미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을 것이고, 새로운 작품을 낸다 하더라도 그녀가 TV로 운 좋게 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한편 민서는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먼, 마이너한 장르를 팠었다. 그래서 투덜대면서도 아르바이트를 세 개씩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실력은 출중했기에 원한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 시절의 민서는 아이네와는 다르게 사람들과 만나는 걸 좋아했었다. 매번 공연에서 사람들과 악수를 하거나,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노래를 불러줬다. 즉 위험한 사람들을 경계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아이네의 상황은 조금도 긍정적이지 않았다.
유명세로 온 유학이었다. 질시의 시선은 많았고, 번듯한 결과를 내지도 못했다.

나에 대한 말들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가 없는데...
시한부의 하루는 천천히 죽음으로 저문다.

필사적으로 발버둥치지만, 떨쳐낼 수 없는 절망감에 밀려나는 기분...
나는 안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해 이맘 때, 아이네는 큰 위기를 겪는다.
아이네 : ...이맘때였을 거예요. 제가 죽을 뻔 했던게.

아이네 : 제 그림을 사겠다던 평론가가 있었어요.
계약을 하려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잠그고, 태도가 바뀌더라고요.

아이네 : 내가 누군지 아냐면서, 네 그림을 헐값에 넘기지 않으면
평생 그림은 그리지도 못하게 해 주겠다고 하는데... 숨이 쉬어지지 않는 거 있죠.

아이네 :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는데요...
아이네는 이 말을 하며 손을 작게 떤다. 그리고 말을 잇는다.
아이네 : 내 그림이 그렇게나 좋았다던 사람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구급차를 부르지 않겠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네는 울지 않았지만 시선이 조금 먼 곳을 향한다.

주인공은 자신을 내내 괴롭히던 감정들이 서서히 마음의 표면으로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억지로 괜찮다고 속이면서 그런 감정들을 눌러두던 주인공은 그동안 예민했고, 아팠고, 막막하고, 무서웠다고 스스로를 회상한다. 복도를 걸을 때마다 놀라기도 했고, 별 거 없는 소음에 혼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떨기도 했었다. 그렇게 주인공은 한계에 달하게 되었지만, 정작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없었다.

주인공은 아이네에게 그런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었냐고 묻는다.
아이네 : 말씀드렸었죠, 좋은 친구가 있었다고.

아이네 : 그 애가 저를 구해 줬어요.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라면서.

아이네 : 그런 사람들에 집중하지 말고, 차라리 자신을 봐 달라고.

아이네 :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서 모든 걸 짊어질 필요는 없다면서... 울면서 말해 줬어요.

아이네 : 그리고 저는 이제 민서의 말을 믿어요.
아이네는 이 말을 마친 동시에 작은 액자를 꺼낸다. 수채화로 정성스럽게 그려진 민서의 얼굴이 담겨 있었다.
아이네 : 걔와 약속을 했어요. 언젠가는 그 애의 노래에 맞는 그림을 그려주기로.

주인공 : ...

아이네 : 완벽한 그림을 그려주고 싶은데, 아직은 성공하지 못했답니다.
그래도 걔는 기다려 줄 거예요.

아이네 : 제게... 너무나 큰 선물을 주고 가버렸으니까요, 민서는.

아이네는 살며시 가슴 언저리를 가리킨다. 주인공은 그녀가 누구보다 막막했겠지만, 상처에서 멈추지 않고 민서에게서 받은 마음을 뻗어 자신을 도우려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를 새삼 대단하게 여긴다.
내가 아이네에게서 편안함을 느꼈던 이유를 깨달았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아이네이기에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들.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적이 있는 존재인가, 로 접근해야만 답이 보이는 문제들.

하지만...

주인공 : 조금만 시간을 주시겠어요?
주인공은 하려던 말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이네 : 당연하지요. 망망대해의 배에, 손님은 한 명 뿐이니까요.

아이네 : 저는 어디 가지 않을 거랍니다.

주인공은 작별 인사를 하지 않은 채로 전망대 밖으로 나와 마지막으로 생각을 정리한다.


===# 여섯 번째 만남 #===
아이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감정들이 있다.

나는 이제 그것들의 이름을 안다.
두려움과 의심. 그리고 가슴을 답답하게 조여오는 불안감.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정들 사이에서,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헤아려본다.

이제 곧이다. 끝이 찾아오면 나는 선택해야만 하겠지.

주인공 : ...

바깥은 먹구름이다. 흐린 하늘을 보며 아이네의 말들을 떠올린다.

때가 왔을 때, 나는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의심과 공포를 넘어서 후회 없이 선택할 수 있을까.
아이네와 주인공은 서로 "하이네"라 인사한다. 아이네는 턱을 괴고 여전히 주인공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아이네 : 잘 지내셨나요?

주인공 :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아이네 : 그런가요?
아이네는 얼음물이 담긴 잔을 주인공 앞에 건네고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 마신다. 주인공은 그녀가 술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지난 만남들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읽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대화를 나눌 주제에 대해 고민하지만 그만둔다.
빙빙 돌리는 건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이 곳에 솔직해지기 위해 왔으니까.
아이네는 활짝 웃으며 주인공에게 마음이 편해 보인다고, 결심했냐고 묻는다. 주인공은 그런 웃음 속에서 불길함을 찾아내던 과거의 자신을 회상한다.

주인공은 갑작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말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고 얘기한다.
무너지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다.
의심하고 방황만 하면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혼자서 모든 걸 떠안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아이네는 내게 두 번이나 그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주인공은 이 배에 괴물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에 대한 생각이 자신을 짓누르지만, 죽지 않으려면 곧 한 명의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미련한 짓일지도 모르지만, 짐을 내려두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아이네에게 마음을 열어두기로 결심한다.
주인공 : 괴물들 중 하나는... 제 마음을 조종할 수 있다고 해요.

주인공 :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느낌을 가지는지... 아마, 그것에게는 훤히 보이고 있겠죠.

주인공 : 어쩌면 제가 틀릴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계속,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아마...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어요.

아이네 : 제가 당신을 조종하고 있을까봐요?

주인공 : 네.
아이네는 이번에도 주인공의 생각을 읽는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와 시선을 맞춘다. 줄곧 아이네가 본인을 맞춰주던 것과는 다르게, 이번엔 본인이 그녀를 맞춰주기로 한다. 그리고 질문에 두려워하는 건 도망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결론을 내리지 않고 의심만 반복한 것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무서워 서 시간을 내버린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심호흡을 깊게 하며,그녀가 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모두 털어놓기로 했다고 얘기한다. 물론 틀림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잘못해서, 당신을 죽이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라는 솔직한 얘기는 아직 어떤 후보에게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아이네 만큼은 자신이 얼마나 막막한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택의 날 이전이라면, 여기 있는 건 인간도 괴물도 아닌 '아이네'일 테니까.

주인공 : 제가, 마지막 날에...

주인공 : 아이네 씨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요.

아이네는 알듯 말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얼음물을 마신다. 차가움이 혓바닥에 닿아 정신을 일깨운다. 짧은 침묵이 지나고 아이네가 말한다.
아이네 : (주인공) 씨가 얼마나 아파하셨는지,
이해한다고 말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네 : 역시 논리적으로는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아이네 : 어쩌면 이 배가 이상해져서일수도 있겠고,
아니면 (주인공) 씨가 말하는 괴물이 제 마음에도 뭔가 장난을 쳤을 수도 있겠지요.

아이네 : 하지만요, (주인공) 씨.

아이네는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주인공을 바라보며 말한다.
아이네 : (주인공) 씨가 선택한 대상이 제가 아니더라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네 : 이렇게 길고 괴로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 더욱 그럴 거고요.

아이네 : 저는 (주인공) 씨를 응원해요.

아이네 : 그리고 이건.... 음, 그런 일은 없겠지만요.

아이네 : 제가 그 괴물이라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주인공) 씨도 저도, 같이 이 이상한 배에서 무사히 구조되었으면 하니까요.

아이네가 머뭇거리다가 한 마디 덧붙인다.
아이네 : 하지만 저는 그래도... 당신이 저를 선택해줬으면 좋겠네요.

주인공 : ....

주인공 : 당연한 걸 왜 그렇게 어색하게 말하세요?

아이네 : 어... 뭔가 멋있는 말 해 놓고 폼 다 죽는 기분이 들어서요.
약간의 침묵이 있고 나서 둘은 동시에 크게 웃는다. 무거웠던 분위기가 가라앉는다고 느낀 주인공은 비로소 구김 없이 웃는다. 이후로도 둘은 계속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눈다. 처음으로 시계의 알람이 울릴 때까지 이야기를 나눈 것이었다.

흐르는 시간들이 아깝거나 무의미하지 않으며, 지금 이 시간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저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네 : 이제 가시는 건가요?

주인공 : 가야 할 때가 되어서요.

아이네 : 나중에 또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전망대를 나서는 주인공의 발걸음은 처음으로 가볍다. 옥상의 카펫 위에서 주인공이 하늘을 바라보자 먹구름 사이로 아주 가늘고 미세하게 햇빛이 뚫려 비춰온다.
다시 전망대에 돌아와야 한다면 그때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
옥상은 가장 멀리 있고, 구명정까지는 아주 긴 거리가 될 거니까.

2. 징버거

===# 첫 번째 만남 #===
이름의 '버거'라는 부분 때문에 주인공은 징버거의 이름과 직업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의 직업을 고려하면 그녀가 레스토랑에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며, 주인공은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방문한 레스토랑은 반쯤 망가져 있었고 흉물스러운 잔해들이 있었으며 전기가 나가서 꽤나 어두운 상황이었다.

벽에 깜빡이는 빨간 비상등을 보고 비상 발전기가 작동할 거라 생각한 주인공은 냉장고에 식량이 남아 있을거라 추측하며 조리실로 걸어 들어간다. 사람의 흔적과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은 주인공은 소리의 방향을 따라 조리대 사이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햄버거를 든 금발의 여자와 마주친다.
징버거 : 느... 느 모야?

징버거 : 느 무냐고.

주인공 : 저는...

징버거는 웅크린 자세로 주인공을 응시한다. 잠깐 침묵이 흐르고 불길함을 느낀 주인공은 뒤로 물러선다.
갑작스레 징버거는 느닷없이 벌떡 일어나며 말한다.
징버거 : 너 내 식량 뺏으려고 왔지?

주인공 : 네? 아니, 잠깐만요.

징버거 : 잠깐은 무슨. 저리 안 가? 안 꺼져?

징버거 : 이 식량들은 내 거야. 다른 데나 알아봐.
징버거는 주인공을 노려보고, 주인공이 대답을 채 마치기도 전에 사시미 칼을 들며 찔러 버리겠다고 협박한다. 징버거의 오해에 대해 주인공이 해명하려 하지만 징버거는 믿지 않는다.

주인공은 징버거를 진정시키려 하고 힘을 합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징버거는 "발소리 죽이고 쥐새끼처럼 온 주제에 무슨 소리야?"라며 주인공이 자기 식량을 훔치러 왔다고 단정짓는다. 이어지는 주인공의 변명에도 징버거의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 주인공은 배에 남은 사람들이 이상해졌으니 징버거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고 해명하고, 징버거는 자신의 이름을 말한 주인공에게 눈길로 경계심을 표한다. 주인공은 첫날에 징버거를 만났던 일에 대해 설명하며 징버거가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맨 손으로 강도질을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자신도 징버거를 불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말에 징버거는 칼을 내려놓지만, 계속 노려보며 다그치듯 이름을 묻는다.

징버거는 오해한 것에 대해 사과하곤, 주인공의 의도를 오해한 대가라며 감자가 든 자루를 들어 주인공에게 집어 던진다.
징버거 : 받아. 싹은 안 났으니까 걱정은 말고.

주인공 : 어... 감사합니다?

'대가', '쌤쌤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철저히 선을 긋는 징버거. 이에 경계심을 덜 수 있을까 하던 주인공의 기대가 무너진다. 징버거는 꾸물거리지 말라며, 본인을 봤으니 된 것 아니나며 나가라고 독촉한다.
징버거 : 직접 보니까 어때. 막 마음이 넓고 여유가 넘치고 그래 보여?

징버거 : 틀렸어. 조리실은 내 구역이고, 여기 있는 건 다 내 꺼야.

징버거 : 식량을 원하면 그에 맞는 대가를 제시해 공짜로는 줄 일 없어. 절대로!
이에 주인공이 해명하려 하자 징버거가 또다시 사시미 칼을 들고 말문을 막는다. 주인공은 놀라며 물러나기로 한다.

주인공은 징버거와의 만남을 회상하면서, 첫날과의 모습이 대비되는 것에 대해 위화감을 느낀다. 그리고 배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감자를 먹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며, 감자를 복도에 둔다. 한편으로 주인공은 감자를 먹지 않는 자신과 사시미 칼을 들이미는 징버거가 긴장해서 서로를 의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동질감을 느낀다.


===# 두 번째 만남 #===
===# 세 번째 만남 #===
===# 네 번째 만남 #===
===# 다섯 번째 만남 #===
===# 여섯 번째 만남 #===

3. 릴파

===# 첫 번째 만남 #===
주인공은 크루즈에 탑승할 때 본 사람을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 일어난 사건을 분석하여 릴파가 동물 관리를 맡은 사람이란 것을 생각해낸다. 주인공은 반려동물 구역으로 향한다.

반려동물 구역에 가까워진 주인공. 갑자기...
*** : 에에이!

*** : 아 몰라아.... 돼써....

*** : 이게 뭐야아. 진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 :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잖아, 릴파....
주인공은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다가간다. 다가갈수록 목소리는 더 커진다.[2] 주인공은 반려동물 구역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파일:릴파이벤트일러스트1.png

반려동물 구역에는 방탄복을 입은 여성이 벽을 기대고 주저앉아 있다. 손에는 와인병을 든채. 주인공은 반려동물 구역에 방탄복을 입은 사람이 있는 것에 위화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본다.

하지만 그 사람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 : 헤헤, 이번 좀비는 말하는 좀비다아...

주인공 : ...네? 좀비요?
주인공은 그 사람이 단단히 취해 있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자신은 제정신이라고 하지만 그 사람은 짜증을 낸다. 주인공은 말이 안 통하자 소리를 높혔다.

그 사람은 소리를 높힌 주인공을 보고 진짜 사람인지 의아해한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다가간 뒤, 여러가지 물어보기 시작한다.

여러가지 확인한 뒤, 그 사람은 주인공을 진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선 와인을 마시려다가...
*** : 그래, 릴파. 다 끝난 건 아니잖아.

*** : 이젠 살아있는 사람이 생겼으니까....
주인공은 영문 모를 소리만 하는 사람에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본다. 그 사람은 휘청거리면서 벽을 짚는다. 그런데 갑자기 쓰러진다.

주인공은 그 사람이 기절한 건가 생각하다가, 자는 것을 확인한다. 주인공은 혼자 말하고 혼자 잠드는 그 사람을 아니꼬워한다. 그러다가, 이건 기회라고 생각하며 그 사람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방탄복에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700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옆구리에는 홀스터가 있다. 주인공은 그 사람에게 있는 방탄복과 총. 그리고 옷에 있는 밀리터리 파우치를 보고서는 아무리 봐도 여객선의 승무원 느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그 사람을 더 살펴본다. 그러자, 주머니에서 흘러나온 사원증을 확인한다. 주인공은 살며시 사원증을 뒤집는다.

그 사원증에는 '애견팀 릴파'라고 적혀있다. 주인공은 사원증의 사진을 보고 인상이 살짝 다른 것을 느끼는데..
*** : 뭐해?
그 사람이 깨어나고 주인공에게 뭐하냐고 물어본다. 주인공은 괜찮은지 잠깐 보고 있었다고 변명하고...
*** : 아... 나 또 쓰러진 거야? 미안해.
그리고 그 사람은 자신이 릴파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주인고도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고 거기서 뭘 하고 있었는지 질문하지만 릴파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 주인공은 시계를 확인하고 시간이 꽤 지난 것을 확인한다. 주인공은 접선 방법이라도 알아 둘까해서...
주인공 : 아무튼 생존자를 만나서 반갑네요. 릴파 씨도 위층 객실에 묵고 계신 거죠?

릴파 : ...아니. 일단은 여기에서 지내고 있어.

주인공 : 네? 여기 하루 종일 계실 건 아니잖아요.

릴파 : ... 그럴지도?
주인공은 릴파가 여기 있을 이유를 생각한다/
릴파 : 어차피... 다른 걸 할 이유도 없어져 버렸는걸.

릴파 : 가 봐. 나는 계속 여기 있으려고.
릴파는 우울해 하며 고개를 떨군다. 주인공은 시간을 더 투자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이만 물러나기로 한다.
===# 두 번째 만남 #===
주인공은 첫 번째 만남에서 릴파가 한 말들을 생각한다. 주인공은 릴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최하층으로 향한다.

최하층으로 향하는 주인공은 생각한다.
릴파에게 대응되는 괴이는... 뱀파이어였지.

내가 알고 있는 뱀파이어는 빛을 싫어한다.

때마침, 이 최하층은 전기가 나가서 몹시 어둡다.

우연일까?
그리고 릴파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주인공은 문틈 사이로 릴파를 지켜본다. 릴파는 바닥에 알 수 없는 물건들을 늘어놓고 있다. 주인공은 그 물건들이 잘 보이지 않자 더 가까이서 보기로 한다.

더 가까이간 주인공은 물건의 형태를 확인한다. 그 물건들은 주인공이 생전 처음 보는 물건들이였다. 주인공은 약간 더 가까이 가려다가 균형을 잃어 넘어진다.
릴파 : 뭐 해...?

주인공 : 아무것도 아니에요.
릴파는 한참 전부터 기웃거리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릴파는 보고 싶으면 가까이 와서 보라며 손을 흔든다.

주인공은 릴파에게 뭐하냐고 묻는다. 릴파는 고장난 것들을 모아다가 땜빵하고, 덧대는 일이라고 한다. 주인공은 릴파의 모습에 또다시 위화감을 느낀다. 그리고, 릴파에게 질문한다.
주인공 : 이런 거 많이 만져보셨나봐요.

릴파 : 용산에서 일했었어. 몇 년전 쯤에.

주인공 : ...릴파 씨는 반려동물 직원이 아니셨나요?

릴파 : ...아, 이 크루즈에 탈 때는 반려동물로 취업하긴 했지.

릴파 : 대단한 거 아니야. 살다 보면 여러 일 할 수도 있는 거니까.

릴파 : 전기도 몇 년 해 보고, 동물도 몇 년 해 보고....
주인공은 젊은 나이에 모든 걸 해봤다는 것에 의문을 갖는다.
주인공 : (무언가 굉장히 절박한 이유가 있었던지. 아니면... 무한한 시간을 가진 존재던지.)
주인공은 릴파의 모습 위로 뱀파이어의 모습이 보이다가, 릴파의 중얼거림에 정신이 돌아온다.

잠시후, 기계 수리가 끝난다. 릴파는 주인공의 등을 두드리며 고생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저번 일에 대해 사과한다.[3] 주인공은 딱히 나쁜 짓을 한 게 아니라며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릴파는 체력 탓이라며 돌아가면 5Km씩 추가로 뛰겠다고 한다. 주인공은 릴파를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릴파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릴파 : 준비운동으로는 썩 괜찮...은...

릴파 : 아... 안돼....
릴파가 벽에 미끄러져 쓰러진다.

릴파는 또 가볍게 코를 골고 있다. 주인공은 그녀가 기면증이라도 앓고 있는지 생각한다. 그러다가, 또 기회라고 생각하여 릴파의 캐리어를 뒤지기 시작한다.

그 안에선 자물쇠가 달린 분홍 다이어리가 나왔다. 자물쇠는 이미 풀려 있어 주인공은 그 다이어리를 열어 다이어리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 다이어리 안에는 군대식 단어, 크루즈 내부 지도, 알 수 없는 코드들, 주인공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과 인적사항이 적혀 있었다. 다이어리를 본 주인공은 릴파가 단순한 애견팀 사원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주인공은 릴파의 정체에 대해 생각하다가...
주인공 : 어? 잠깐. 이건...
다이어리 맨 뒷장에서 사진이 떨어진다.

그 사진은 '리와인드 작전'의 사진. 리와인드 작전은 한국의 특수부대가 파견된 폭탄 테러 사건에서, 전화로 폭탄을 해체해야 하는 악조건에도 무사히 작전을 완수한 작전이다. 주인공은 이 임무를 수행한 부대를 잊지 않았다. 그 부대의 이름은 태스크포스 700.

주인공은 사진을 한장 더 찾았다. 그 사진은 리와인드 작전이 끝나고 웃고 있는 요원들의 셀카였다. 그 요원들 중 마스크를 내리고 한숨 돌리는 사람은 릴파였다.

사진의 뒷면에는 귀여운 글씨와 함께 특수임무전대 태스크포스 700 임무 성공 기념 중사 릴파라는 글씨가 써져 있다. 주인공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 릴파를 본다. 릴파가 입고 있는 방탄복에는 70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다. 주인공은 마침내 깨닫는다.
릴파 : 으으...
릴파가 깨자, 주인공은 다이어리를 황급히 내려놓고 딴청을 피운다. 릴파가 또 쓰러졌냐고 묻자 주인공은 전자기기를 만지다가 쓰러졌다고 답한다. 릴파가 한숨을 쉰다. 릴파는 주인공이 다이어리를 몰래 본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주인공은 다급하게 가겠다고 한다. 릴파는 그런 주인공을 보낸다.

주인공은 돌아가던 도중 태스크포스 700의 요원이 왜 이 배에 탔는지 생각한다.

파일:릴파이벤트일러스트2.png
릴파 : 희망을 가지세요.

릴파 : 스스로에게 안 돼, 라고 하는 순간부터 벽을 세우는 거에요.

릴파 : 포기하지 않으면 꼭 해낼 수 있다니까요. 리와인드 작전이 그랬습니다.
주인공은 수능 공부를 하면서 절망적인 시기가 올 때 마다, 릴파의 인터뷰를 보며 동기부여를 했었다. 그리고 릴파를 이런식으로 만나게 될 줄 몰랐다고 생각하며 방으로 돌아간다.
===# 세 번째 만남 #===
===# 네 번째 만남 #===
===# 다섯 번째 만남 #===
===# 여섯 번째 만남 #===

4. 주르르

===# 첫 번째 만남 #===
===# 두 번째 만남 #===
===# 세 번째 만남 #===
===# 네 번째 만남 #===
===# 다섯 번째 만남 #===
===# 여섯 번째 만남 #===

5. 고세구

===# 첫 번째 만남 #===
주인공은 첫째 날, 승무원들의 대화 속에서 등장한 이름을 기억해낸다.
선원A : 고세구 선장님이 또 이상한 거 하나 본데?

선원B : 에휴, 하루 이틀이냐.
주인공은 그녀가 선장이라는 점을 생각하여 함교, 또는 기관실에 있을 거라 추측한다. 주인공은 창밖을 보아 배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배가 정지해 있는 이유는 누가 세운게 아니라면, 엔진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 주인공. 그렇게 주인공은 기관실로 향한다.

기관실에 도착한 주인공. 주인공은 해군 시절 기억들을 생각한다. 그러다가, 눈에 띄는 메인 엔진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 쪽에는 한 여자애가 엔진 앞에서 렌치를 든채 엔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주인공은 승객인가 생각하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주인공은 그 여자애의 코앞까지 갔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엔진만 보고 있었다. 그래서 주인공은 그녀를 향해 입을 여는데...
주인공 : 저기요.

*** : ....

주인공 : ....저기요?

*** : ....

주인공 : 이봐요!

*** : ...음? 넌 뭔데요?
주인공은 여자애의 대답을 듣고 황당해서, 자신도 똑같이 "넌 뭔데요?"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와 대화가 통하지 않자, 그녀를 노려본다. 그러자 그녀는....

파일:고세구이벤트일러스트1.png

자신의 가슴께를 가리키며 자신이 고세구인 것을 알려준다. 주인공은 자신이 상상하는 선장 고세구의 모습에 당황해한다. 그러자, 고세구는 관심 없다는 듯 다시 엔진을 바라본다.

고세구는 렌치로 엔지는 고치려고 하는데,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자 주인공은 고세구의 팔을 붙잡는다. 주인공이 뭐하냐고 하자, 고세구는 배를 고친다고 한다. 주인공은 배를 고친다는 고세구의 대답에 다시 당황해한다.

주인공은 그런 고세구의 렌치를 뺏어, 엔진의 응급처치를 성공한다. 그러자 고세구는 눈동자를 빛내며 주인공에게 다가간다.
주인공 : 뭐, 뭡니까?

고세구 : 좀 치시네요? 당신, 이거 수리할 줄 아는 거죠? 오늘부터 저랑 같이 하면 되겠스빈다!
주인공은 군대에서 조금 고친게 전부라며, 고칠 수 있을 지는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고세구는 상관 없다고 한다.

조금 기다리자, 고세구는 포기한 듯 싫으면 말라고, 혼자서도 엔진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고세구는 다시 엔진을 고친다.

주인공은 더 망가뜨리는 게 아닌가 걱정하다, 고세구가 엔진에 붙어있는 목적이 수리가 아니라, 망가뜨리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괴이의 형상이 고세구의 뒤에 겹쳐보여 오싹한 감각이 스며들다가, 고세구가 도와줄 게 아니라면 가달라고 한다.

주인공은 손목에 찬 시계를 보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난 것을 확인한다. 그리곤, 고세구의 존재를 확인한 것을 만족하며, 기관실을 빠져 나오려다...
고세구 : 안 가세요?

주인공 : ...붙잡지는 않는 건가요? 방금은 막 붙잡을 것처럼 얘기하시더니.

고세구 : 네. 진짜로 괜찮은데요?
고세구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아쉬움이 없었다. 주인공은 진짜 간다고 하지만, 고세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주인공은 방으로 돌아오며 고세구가 괴이인지, 인간인지 깊게 고민한다. 하지만 지금 판단하기엔 근거가 너무 부족했기에, 주인공은 고세구를 좀 더 만나보기로 한다.


===# 두 번째 만남 #===
주인공은 고세구와 어디사 만나자고 하지도 않았지만, 고세구는 당연히 기관실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세구는 기관실에서 엔진을 보며 서있었다. 손에는 렌치가 있었다. 주인공이 말을 걸자 고세구는 주인공을 바라본다. 그리고 고세구는 주인공에게 렌치를 건넨다.
주인공 : ...뭡니까?

고세구 : 왔으면 이제 일하시죠?

주인공 : 예?
주인공이 렌치를 받자, 고세구는 엔진을 가리킨다. 고세구는 온지 1분 29초나 됐는데도 아직도 손이 논다고 주인공을 꾸짖는다.

주인공은 상황을 이해하고, 얼굴을 구긴다.[4] 주인공이 자신이 고쳐야 하냐고 하자, 고세구는 주인공이 아니면 누가 고치냐고 한다. 주인공은 선장님이 라고 말하려다 엔진을 바라본다. 그 엔진은 저번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아져 있었다. 주인공은 그런 엔진을 보고 자신이 고치겠다고 한다.

고세구는 싫다면 자신이 해도 된다고 하지만, 주인공은 거절하고 자신이 하겠다고 한다.
고세구 : 오? 갑자기 의욕이 넘치시네요? 아주 나이스~
주인공은 엔진 폭발로 다 같이 사이좋게 수장되는 엔딩은 사양이라며 엔진을 고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세구와 대화를 나눈다.
주인공 : 그, 저번에도 그렇고, 하루종일 엔진 옆에만 붙어계시는 건가요?

고세구 : 그런데요?

주인공 : ...다른 시간에는 뭐 하고 계시는데요?

고세구 : 우웅~ 세구땅의 사생활을 알려고 하면 다메다메!

주인공 : ....
주인공은 고세구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세구가 진짜 선장인지 의문을 갖는다. 그래서...
주인공 : 죄송한데, 진짜 선장은 맞아요?

고세구 : 무요?!
고세구가 눈살을 찌푸린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익숙한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그것은 꼬질꼬질한 신문지로, 대문짝만한 글씨가 써져 있다.
FANSA사, 첫 항해에 최연소 선장 고세구 임명.

경이로운 항행 실력으로 주목받고 있던 고세구 씨가
파격적이게도 이번 팬서비스 호의 선장으로 임명되었다.
고세구 : 보이시나요?

고세구 : 최. 연. 소. 선. 장! 고. 세. 구!

주인공 : ...

고세구 : 에흠!

주인공은 고개를 드는 고세구의 모습을 못마땅했지만, 고세구의 말을 부정할 순 없었다.[5]

고세구는 이제 진짜로 일하라고 하며 선장을 의심한 대가로 오늘 열외는 없다고 한다. 주인공은 한숨을 쉬고 엔진으로 다가간다. 주인공이 간식이라도 먹으라 하자 고세구는 밥은 엔진 다 고치고 먹을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이 그럼 다른 계획은 없다고 하자 고세구는 엔진 고치는 것을 볼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은 대화로 그럴듯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지만 계속해서 엔진 얘기로 돌아오자 답답해 한다. 주인공은 고세구를 엔진에 다가가지 못하게 하더니 고세구는 책을 읽는다.

그 책의 이름은 <갈통도 알 수 있는 선박 엔진의 이해>
주인공 : ...그거, 별 도움은 안될 거예요.
주인공이 이렇게 말하자 고세구가...
고세구 : 네? 뭐라구요?

주인공 : 쓸데없이 힘 낭비하지 마시고 그냥 쉬고 계시죠. 제가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고세구 : 싫은데요? 저도 엔진 고칠 건데요?

주인공 : 겉핥기로 책 좀 보는 걸로는 택도 없을 텐데요.

고세구 : 겉핥기가 아니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주인공 : 어... 잘 아는 사람에게 배운다던가?

고세구 : 오? 그럼 님이 가르쳐주실건가요?

주인공 : ...제가요?

고세구 : 네, 님이요. 보니까 웬만큼 자신 있으신 것 같은데.

주인공 : ....
고세구는 알려주면 특별한 선물을 주겠다고 한다. 주인공이 그 선물이 뭐냐고 하자 고세구가 자신의 부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주인공이 그딴 게 선물이냐고 묻자 고세구는...
고세구 : 씁! 그래서, 알려줄 거예요, 말 거예요?
주인공은 고세구와 두 번째 만남인데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항상 장난처럼 말하지만 진지한 눈빛은 고세구의 속마음을 짐작하기 어렵게한다.

고세구는 죽상인 주인공의 얼굴을 보고 잠을 잘못 잔 것이냐며 엔진 고치는 법을 알려주면 자신의 천재 수면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주인공은 그런 고세구를 보고 고세구가 엔진 고치는 일에 상당히 열중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 부분이 단서가 될지 모른다며 고세구에게 엔진 고치는 법을 알려주려 한다. 고세구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주인공에게 다가간다.
주인공 : 아셨죠? 삐걱이는 소리가 난다고 무조건 거기가 이상한 건 아니에요.

고세구 : 아는데요?

주인공 : 예?

고세구 : 아, 흠흠, 아닙니다~
가끔씩 석연찮은 부분들이 있었지만 고세구는 꽤나 열성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주인공은 고세구에게 직접 해보겠냐고 하자, 고세구는 눈을 반짝이며 "넵!"이라고 한다.

주인공은 고세구에게 렌치를 건넨다. 그런데...
주인공 : 어?
고세구의 품에서 파란 십자 머리 장식이 떨어진다. 주인공은 그 머리 장식을 주워서 고세구에게 건넨다. 그런데 머리 장식을 건네받은 고세구의 표정은 좋지 않다. 주인공은 그런 고세구의 표정을 보고 고세구가 우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고세구는 빨리 엔진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주인공은 그런 고세구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린다.[6]

고세구는 주인공에게 살아있는 승객이 있는지 묻는다. 주인공이 되묻자, 고세구는 말을 머뭇거린다. 그리고 주인공은 고세구의 말을 이해한다.[7] 주인공은 고개를 젓는다. 그러자 고세구는 푹 고개를 숙인다.
고세구 : 그럼 지금은 님 하나밖에 없는 거네요.

주인공 : ....
주인공이 말을 걸려 하자, 고세구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허리를 쭉 펴고 선다. 그리고 고세구는 아직 숨이 붙어있다면 자신이 구할 수 있다면서 치료를 받으면 다들 괜찮아질거라 한다. 고세구가 다시 엔진에 대해 알려달라 하자 주인공은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그러겠다고 한다.

고세구에게 엔진 고치는 법을 알려준 주인공은 시간이 꽤 지난 것을 깨닫는다. 주인공은 땀을 닦아내며 렌치를 엔진으로부터 떼어낸다.
주인공 : 슬슬 가봐야 겠는데요.

고세구 : 갑자기요? 설마, 벌써 지치신 건가요?

주인공 : 그게 아니라, 밥은 먹으면서 해야죠.

고세구 : 에에~ 한창 좋았는데.

주인공 : 기회되면 또 가르쳐드릴게요.

고세구 : 그러시다면야, 뭐.
주인공이 가려하자 고세구는 주인공을 멈춰세운다. 그리고 주인공의 이름을 물어본다.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고 고세구는 자신의 이름을 다시 알려주고, 주인공을 보낸다. 주인공은 손을 흔드는 고세구를 뒤로하고 기관실을 빠져나온다.

주인공은 복도를 걸어 돌아가다가 고세구의 말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주인공은 고세구가 한 말들이 모두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하며 헛웃음을 터뜨린다. 주인공은 고세구의 행동과 목적을 근거없는 자신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을 올곧게 바라보던 고세구의 푸른 눈동자를 완전히 지워내지 못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파란 머리 장식이 고세구에게 무슨 의미인지 신경 쓰게 된다. 주인공은 파고들면 고세구에 대해 더 알아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며 방으로 돌아간다.


===# 세 번째 만남 #===
고세구는 기관실에 있다. 주인공은 고세구에게 다가간다.
주인공 : 어떻게, 진전은 있었습니까?

고세구 : 미요우?!
고세구는 고양이처럼 놀란다. 주인공은 고세구를 무시하고 엔진으로 고개를 돌린다.

엔진은 저번보다 더 괴상하게 변해 있었다. 그 사이엔 침낭과 책들이 놓여있다. 주인공은 렌치를 집고 묻는다.
주인공 : 이건 뭡니까? 여기 왜 이렇게 됐어요?

고세구 : 흥, 뭐가요?

주인공 : 난장판이잖아요. 침낭은 또 뭐고?

주인공 : 설마 어제 여기서 주무신 겁니까?

고세구 : 그런데요?
고세구는 뭐가 문제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 거린다. 주인공은 그런 고세구의 모습에 얼굴을 찌푸린다.

주인공이 밥은 주방에서 먹냐 하자, 고세구는 배가 고픈 것 같다고 한다. 주인공은 그러다 죽는다며 고세구를 걱정한다. 하지만 고세구는 괜찮다고 한다. 주인공은 기관실 밖에서 먹을 걸 가져오기로 한다.[8]

기관실에 돌아온 주인공. 주인공은 고세구에게 들고 온 것을 건넨다. 고세구는 검은 봉투를 내려다보더니 봉투 속의 통조림을 따고, 가져온 나무 젓가락으로 식사를 시작한다.[먹는모습] 고세구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통조림이라며 운이 좋다고 한다. 주인공은 렌치를 들고 엔진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인공은 기관 틈새에 끼어 있던 부품 하나가 완전히 부서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다가 의문을 갖고,[10] 고세구를 돌아본다. 고세구는 주인공에게 다가간 뒤, 뭔가 잘못됐는지 묻는다.

주인공은 부품 하나가 산산조각이 됐다고 말한다. 그러자 고세구는 괴상한 소리[11]를 낸다. 주인공은 차분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비빌 언덕 정도는 남아있을 거라며...
주인공 : 음... 비품창고 열쇠는 있으시죠? 어지간하면 거기 예비 부품이 있을 것 같은데.

고세구 : 비품 창고! 당연히 있죠!
고세구는 품에서 열쇠를 꺼내 주인공에게 건네준다. 주인공은 말 없이 열쇠를 받고, 같이 가겠다는 고세구와 함께 비품 창고로 향한다.

주인공은 비품 창고를 둘러보고선 깔끔한 창고의 모습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인공은 빨리 찾아서 나가자고 고세구에게 말하는데, 고세구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져 있다.

고세구는 아직 아무일도 안 일어나서 괜찮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주인공은 이런 고세구의 모습을 두 번째 만남에서 본 것을 떠올린다.

주인공이 복잡해진 생각을 가다듬는 사이에, 고세구가 활기를 되찾는다. 고세구는 창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부품을 찾으러 간다.

주인공은 고세구에게 미안하지만, 숨기고 있는 것이 뭔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이 무슨 일 있었냐고 묻자, 고세구는 황당한 얼굴로 주인공을 돌아본다. 이내 고세구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말을 한다.
고세구 : 음, 진짜 별 거 아니에요. 아니, 별 거이기는 한데....

주인공 : ....

고세구 : 혹시, 아무것도 기억 안나시나요?
주인공은 바로 답하려고 하다가, 입을 다문다. 그리고 고세구의 목소리가 다시 들여온다.
고세구 : (주인공) 씨도 얼마 전에 깨어나셨을 거 아니에요.

고세구 : 이 배에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정말 기억 안 나세요?

주인공 : 멀미가 심해서 쓰러졌던 건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는 잘 모르겠네요.

고세구 : ...그래요?

고세구 : 그럼, 됐습니다. 문제 없겠네요!
고세구는 억지로 대화를 끝낸다. 그리고 고세구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지나간다. 주인공은 그런 고세구의 앞을 막아선다.

주인공은 방금 말하려는 게 뭐냐고 묻는다. 고세구는 주인공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자신이 해결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도 알아야겠다고 하자 고세구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고세구 : 꿈을 꿨어요. 이 배가, 침몰하는 악몽을...

고세구 : 엔진은 갑자기 고장나고, 구조 신호를 보내봐도 응답이 없고, 배 안에 괴물들이 들어와 승객들을 해치는,

고세구 : 그런 말도 안 되는 악몽이였어요.
주인공은 고세구의 말이 너무나 구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세구는 손을 품에 넣고 십자 모양의 파란 머리 장식을 꺼낸다. 고세구는 이 머리장식이 기억나냐고 하자 주인공은 저번에 떨어뜨린 것이라고 하고...
고세구 : 이 배에 탄 승객들 중에 어느 부부가 있었어요.

고세구 : 출항하기 전에, 자녀분이랑 셋이 저를 찾아오셨더라구요.

고세구 : 몸이 불편한 아이와 함께하는 생애 첫 크루즈 여행이라면서, 제게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셨었죠.

고세구 : 이 장식은 그 때, 함께 온 아이한테 받았던 물건이에요.
고세구는 이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세구는 묵묵히 부품을 뒤진다.

고세구와 주인공 사이의 침묵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고세구에게 사과한다.[12] 그런데 고세구는...
고세구 : 미안하다 하지 말고 사랑한다 하세요.

주인공 : ......예?

고세구 : 팬 서비스 호에는, 미안하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는 말을 써야 한다는 규칙이 있거든요.
고세구는 언제 침울해했냐는 듯, 얼굴에는 장난기어린 미소가 지어져 있다. 그리고 고세구의 말을 들은 주인공은 결국 고세구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세구는 만족하지 못한 듯 주인공에게 애교부리면서 하라고 한다. 그러자 주인공은...
주인공 : '''세, 세구 선장님... 사랑, 합니다....
고세구는 주인공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고세구는 넘어가 주겠다면서 부품 마저 찾으라고 한다.

주인공과 고세구는 부품을 찾고 창고를 나선다.

파일:고세구이벤트일러스트2.png

주인공과 고세구는 엔진을 고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고세구가 지금까지 만난 승객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자, 주인공은 고세구가 크루즈에 탄 사람을 정말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고세구와 이야기하는 주인공은 즐거워한다. 계속 고세구와 이야기하고 싶어할 정도로. 주인공은 그런 생각이 들자 고개를 돌려 손목의 시계를 확인한다. 시계를 확인한 주인공은 아쉬워하며 고세구에게 가봐야겠다고 말한다. 고세구도 같이 아쉬워하며 주인공을 보낸다.[13] 주인공도 나머지 엔진 수리를 고세구에게 맡기며 기관실을 나선다.

주인공은 복도를 걸으며 고세구가 꾸었다는 악몽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고세구의 밝게 미소 지으려 애쓰던 모습을 떠올린다.
주인공 : (그 정체가 인간이든 괴이든, 얼굴에 뒤집어 쓴 가면은 쉽게 벗겨지지 않겠지.)
주인공은 어느샌가, 고세구가 정말로 엔진을 고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네 번째 만남 #===
===# 다섯 번째 만남 #===
===# 여섯 번째 만남 #===

6. 비챤

===# 첫 번째 만남 #===
주인공은 비챤이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그리고 비챤이라는 사람을 찾기 위해 복도를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사람의 숨소리를 듣게 된다. 그 숨소리가 들리는 쪽에 가까워지자 손전등을 든 소녀가 나타난다. 주인공은 그 소녀의 인상착의를 보고 첫 날에 만난 사람인 것을 생각해낸다. 주인공은 그 소녀에게 인사한다.

하지만 주인공이 계속 말을 걸어봐도 그 소녀는 조용하다. 그리고 소녀는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 소녀는 1316호에 도착한 뒤 급하게 카드를 꽂는다. 주인공은 그 소녀에게 해칠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데, 갑자기 복도가 정전된다.
*** : ...안 돼.
소녀는 크게 당황한다. 그리고 방문을 열고 들어가려 한다.

파일:비챤이벤트일러스트1.png

방문 안에서 새하얀 빛이 나온다.
*** : ...내게서 물러나.

*** : 알아.

주인공 : 네... 네?

*** : 너가 이상한 사람 아닌 거, 알고 있어. 이상한 건...

*** : ...나니까.
주인공이 무슨 말이냐고 묻자, 그 사람은 대답을 회피한다. 주인공은 그 사람의 에메랄드 빛 눈동자를 익숙해한다. 그리고...
*** :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 : ...(주인공)
방문이 닫힌다. 주인공은 노크를 해보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주인공은 포기하고 돌아간다.

주인공은 방으로 돌아가다 그 소녀가 한 마지막 말을 기억해낸다.
주인공 : 내가... 이름을 말한 적이 있던가?
주인공은 그 소녀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주인공은 그 사실에 의문을 가지다가 방으로 돌아간다.


===# 두 번째 만남 #===
주인공은 1316호의 소녀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의문을 갖는다.
주인공 : 괴이인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내 정보를 알고 있던 건지. 그조차 아니면...
주인공은 1316호의 소녀를 찾아간다.

1316호에 도착한 주인공은 1316호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주인공은 한번 더 노크한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주인공은 복도 벽에 앉아 기다리기로 한다.

주인공은 벽에 앉아있던 중 손잡이를 확인한다. 손잡이는 손가락 모양으로 우그러져 있다.

잠시후, 1316호의 문이 열린다. 주인공은 빠르게 문고리를 잡는다. 주인공은 1316호의 소녀에게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안 건지, 당신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묻는다. 그러자 문 틈새가 살짝 넓어진다. 그리고...
*** : 너는... 날 잊은 거야?

주인공 : 네?

*** : 됐어. 까먹었다면 더 좋아. 다시는 여기에 오지 마.

*** : ...널 위해서니까. 정말로.
문이 닫히려고 한다. 주인공은 문을 붙잡는다. 주인공은 '비챤'이라는 이름과 어딘가 만난 적 있다는 점을 합쳐 1316호 소녀의 정체를 생각해낸다.
주인공 : 저기, 혹시... 송도에 살았어요?
소녀는 이제 알았냐는 듯 눈초리가 내려간다. 주인공은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 늘 함께 놀았던 애, 비챤을 생각해낸다.

주인공은 비챤을 기억하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며 비챤에게 사과한다. 비챤과 주인공은 서로 안부를 묻다가 비챤의 표정이 굳는다. 그러다가 비챤은 더 이상 다가오지 마라며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주인공은 방문이 닫히기 전에 재빨리 문을 잡아 열었다.
주인공 : 잠깐만! 저번부터 자꾸 왜 그래?

주인공 : 무슨 일이 있던 거야? 괜찮아? ...내가 못 알아봐서 삐진 거야? 그건 미안해.

주인공 : 도대체 왜 계속 날 피하려는 거야? 그냥 말을 해주면 안 돼?
주인공은 비챤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그리고 비챤은...
비챤 : 나는... 괴물이야.
주인공은 당황한다. 비챤은 자신이 주인공을 죽일지도 모른다며 떨어져달라고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싸늘하게 반응한다.

주인공은 다시 부드러운 말투로 물어본다. 비챤은 대답을 회피하며 문을 닫으려고 한다. 그리고...
비챤 : ...너가 알던 비챤은 없어.

비챤 : 나는 어둠이 찾아오면, 괴물로 변해버릴 거야.
비챤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문이 닫힌다. 주인공은 문을 두드리며 비챤을 불렀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주인공은 비챤의 말을 곱씹으며 방으로 돌아간다.


===# 세 번째 만남 #===
주인공은 비챤에 대해 더 알기 위해 1316호로 향한다.

주인공은 방문 앞에서 심호흡을 한 뒤, 문을 두드린다.
주인공 : 찬아, 나야. 문 좀 열어줘.

주인공 : ...너가 그때 말했던 거 있잖아.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그래.

주인공 : 너가 괴물이라는 게, 내게... 굉장히 중요할 수도 있어.
주인공은 말을 끝낸 뒤, 문 앞에서 비챤을 기다린다.

잠시후, 문이 열린다. 주인공은 비챤의 안부를 묻는다. 비챤은 주인공의 안부에 표정이 따뜻해진다.[14]

비챤과 주인공의 대화가 끊기고, 복도에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주인공이 입을 연다.
주인공 : 네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지금 잘못하면 죽어.

주인공 : 이 배에서 일어나는 어떤 초자연적인 일에 휘말렸거든.

주인공 :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너가 말했던 '괴물'이라는게 굉장히 중요해.

주인공 :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일던 건지 설명해줄 수 있어?
비챤은 대답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챤은 잠시 방 안을 바라보다가, 얘기해 주겠다고 한다.
비챤 : 다만 하나만 약속해 줘.

비챤 : 내가 나가라고 하면, 바로 나가야 해. 알겠지?
주인공은 비챤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방문이 열린다.

비챤의 방은 정말 밝다. 어디를 쳐다보아도 전등 하나쯤은 반드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비챤은 주인공은 본다. 주인공이 빛에 대해 묻자, 비챤은 이렇게 해야 자신이 괴물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주인공은 수긍한다.

주인공과 비챤은 어색하게 대화한다.
주인공 : ...잘 지냈어?

비챤 : 그냥... 그럭저럭.

비챤 : 요즘은 집 안에 있어. 낮에는 가끔 나가기도 하고.

비챤 : 노래 부르고, 게임 하고... 가끔 방송도 하고.

주인공 : 방송도 해? 너 유튜버야?

비챤 : 아니... 내 주제에 유튜버는 무슨. 그냥 이것저것 하는 거지 뭐.
주인공은 대화를 이어 나갈만한 소재를 찾다가, 탁자 위에 연보라색 머리를 한 여자 캐릭터 피규어를 발견한다. 주인공은 이 피규어에 대해 안다. 그래서, 이 피규어에 대해 묻는다.

주인공이 피규어에 대해 묻자, 비챤의 목소리가 밝아진다. 주인공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전등이 깜빡인다. 그리고 비챤이 나가달라고 한다.

주인공은 아직 중요한 건 하나도 듣지 못했다. 비챤은 자신이 괴물로 변할지도 모른다고 그 사람들이 그랬다고 한다. 주인공이 그 사람들이 뭔지, 그냥 빨리 말해달라고 하자 비챤은 결국 알려준다.
비챤 : 난... 이중인격이야.

비챤 : 일본에서 온 사람들이 그랬는데, 내 안에 괴물이 있다.

비챤 : 나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주인공 : 지금은?
주인공이 말하자, 또 한번 불빛이 깜빡인다. 그리고 주인공은 '선택'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주인공은 다시 비챤에게 묻는다.[15] 그런데, 방 안의 전등이 나간다.

비챤이 넘어진다. 그리고 비챤은 침대에 쓰러진 채, 숨을 몰아쉰다. 주인공이 괜찮냐고 물어보지만, 비챤은 단호하게 나가라고 한다.

비챤은 손전등을 켜고 몸을 떤다. 주인공은 그런 비챤을 걱정하다가, 비챤이 나가라고 말하며 주인공의 손목을 쥐어짠다. 그리고...
비챤 : 만나서 반가웠어.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네.

비챤 : 난 괜찮아. 괜찮을 테니까, 문 닫고 나가 줘.
주인공은 비챤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방을 나간다.

주인공이 문을 닫자, 방 안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주인공이 문고리를 붙잡으려다 멈춘다.
만약... 저 문 뒤에 늑대인간으로 변한 비챤이 서 있다면...
지금의 내가 그 사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내 친구가... 아니, 내 친구의 모습을 뒤집어쓴 무엇인가가 날 죽이려고 한다는 걸.
주인공은 문에 몇번이고 손을 올리다가, 포기하고 방으로 돌아간다. 주인공의 팔뚝에는 새빨갛게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 네 번째 만남 #===
===# 다섯 번째 만남 #===
===# 여섯 번째 만남 #===
[1] 위 내용은 감독판에서 수정을 거친 내용이고 원본은 훨씬 더 잔혹하다. 일단 유학을 떠난 이후 아이네는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잊혀지지 않았고, 약간의 근황만이 간간히 알려지고 있었다. 그러나 근황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그녀의 그림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금껏 그녀에 대한 악성 게시물을 올리고 있었다. 애초에 주인공은 TV 프로그램 따위가 아니라 그런 악성 게시물을 통해 아이네를 처음 알게 되었다. 글의 내용도 심각하기 짝이 없는데, "이 사람 아직도 안 죽었냐"라던가, "후원금 타 가서 조작한 거 아니냐"라던가, "사실 재능은 없는데 포장만 잘 된 거"라며 날조에 기반한 인신공격을 서슴치 않았다. 당연히 그녀의 그림 실력을 비웃음거리로 삼기도 했다. 아이네는 그저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만을 위안삼아 이를 버텨왔다. [2] *** : 임무도 망하고, 위장 신분도 망하고, 배도 망하고... 내 인생은 망해써.... [3] 릴파 : 그러고 보니까 제대로 사과도 못했네. 저번은... 미안했어. [4] 주인공 :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5] 주인공은 신문에 실려있는 독특한 고세구의 사진을 보고, 이렇게 뚜렷한 특징을 가진 사람이 달리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6] 주인공 :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흔한 머리 장식 같은데,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건가?) [7] 주인공 : (제정신으로 살아있는 사람이 있냐는 뜻이겠지.) [8] 주인공 : (고세구가 사람일 경우를 생각해서라도 저러고 있는 꼴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먹는모습] 파일:고세구통조림다람쥐.png [10] 주인공 : ...근데, 원래 이랬었나 이거? [11] 고세구 : 미, 미요우...! [12] 주인공 : 제가 너무, 무신경하게 굴었던 것 같네요. 굳이 말하고 싶지 않으셨을 수도 있던건데.... [13] 고세구 : 오늘은 푹 주무셨으면 좋겠네요. [14] 비챤 : ...넌 정말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네. 다행이야. [15] 주인공 : 그럼, 지금 너가 누구라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