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1-24 10:42:42

2022-23 프리미어 리그/26라운드/리버풀 FC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파일:프리미어 리그 로고(화이트/가로형).svg
2022-23 프리미어 리그 26라운드
2023년 3월 6일 월요일 01:30(UTC+9)
안필드 (리버풀)
주심: 앤디 매들리
관중: 53,001명
파일:리버풀 FC 라이버 버드 로고(화이트).svg 7 : 0
파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로고.svg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3', 50' 코디 각포 (A. 43' 앤디 로버트슨, 50' 모하메드 살라)
47', 75' 다르윈 누녜스 (A. 47' 하비 엘리엇, 75' 조던 헨더슨)
66', 83' 모하메드 살라 (A. 83' 호베르투 피르미누)
88' 호베르투 피르미누 (A. 88' 모하메드 살라)
파일:득점 아이콘.svg -
경기 하이라이트 | 매치 리포트
Man of the Match: 모하메드 살라

최근 5경기 전적[공식]
경기 스코어 결과
22-23 시즌 PL 3R 맨유 2 : 1 리버풀
21-22 시즌 PL 30R 리버풀 4 : 0 맨유
21-22 시즌 PL 9R 맨유 0 : 5 리버풀
20-21 시즌 PL 34R 맨유 2 : 4 리버풀
20-21 시즌 FA컵 4라운드 맨유 3 : 2 리버풀
최근 5경기 전적 5전 2승 3패로 맨유 열세

리버풀 파일:프리미어 리그 로고(화이트/가로형).svg 맨유
{{{#!folding [ 펼치기 · 접기 ] 7 스코어 0
60.2% 점유율 39.8%
18 슈팅 8
8 유효 슈팅 4
461 패스 횟수 299
13 파울 14
2/0 경고/퇴장 3/0
}}}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리그 26R (4-2-3-1)
{{{#!folding [ 펼치기 · 접기 ] 파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로고.svg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4-2-3-1)
FW
마커스 래시포드
(85' 안토니 엘랑가)
LW 파일:주장 아이콘.svg
브루노 페르난데스
AM
바웃 베호르스트
(58'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RW
안토니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CDM
프레드
(58' 스콧 맥토미니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
CDM
카세미루
(77' 마르셀 자비처)
LB
루크 쇼
CB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77' 타이럴 말라시아)
CB
라파엘 바란
RB
디오구 달로트
GK
다비드 데 헤아
SUB 톰 히튼, 해리 매과이어, 타이럴 말라시아, 아론 완비사카, 마르셀 자비처, 스콧 맥토미니, 제이든 산초, 안토니 엘랑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 ||
결장 선수
번호 포지션 이름 사유
9 FW 파일:프랑스 국기.svg 앙토니 마르시알 파일:부상 아이콘.svg 사타구니
14 MF 파일:덴마크 국기.svg 크리스티안 에릭센 파일:부상 아이콘.svg 발목
34 MF 파일:네덜란드 국기.svg 도니 판더베이크 파일:부상 아이콘.svg 십자인대
파일:SPOTV 로고.svg
캐스터 해설
윤장현 황덕연
[clearfix]
1. 개요2. 경기 전 예상3. 경기 내용
3.1. 전반전3.2. 후반전3.3. 결과
4. 평가5. 여담

1. 개요

2022-2023 시즌 프리미어 리그 26R 리버풀 F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경기로, 이른바 안필드 참사 혹은 안필드 대참사로 불린다. 노스웨스트 더비 129년 역사상 최대 점수차의 경기. 사실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버전의 미네이랑의 비극[2]으로, 해당 경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참고로 워낙 충격적인 결과였기에 정규시즌 경기임에도 드물게 문서가 따로 분리됐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2022-23 시즌/리그 문서에서 분리되었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점에서 서술한다.

2. 경기 전 예상

맨유는 바르셀로나와의 UEFA 유로파 리그 16강 플레이오프 2차전, 뉴캐슬과의 리그컵 결승, 웨스트햄과의 FA컵 5라운드 등 컵 3경기를 연달아 치른 뒤 리버풀을 맞이하게 된다. 리버풀 역시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레알 마드리드전 이후로 3-4일 간격으로 팰리스 울버햄튼 경기를 치르고 맨유와 맞붙게 된다. 카세미루가 드디어 징계가 풀려 리그 경기에 복귀하게 되기에 리그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정상적인 3선 구성이 가능해질 것이다.

맨유는 쉽지 않은 일정에도 컵 대회 경기를 모조리 승리하며 흐름을 탔으며, 모처럼 6년 만의 카라바오 컵 우승까지 거두었기에 맨유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리버풀은 한창 안 좋을 때보다는 좀 나아졌으나 챔피언스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완패하고 팰리스전에서 비기며 다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그래도 직전 리그 경기인 울버햄튼와의 경기에서 2대0 완승을 거두며 한숨 돌리게 되었다.

시즌 초반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위치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맨유는 지난 시즌을 역대 최악으로 마친 상황에서 새 감독과 함께 기대가 컸으나 오히려 시즌 초 2연패, 거기다 두 번째 경기는 0:4 패배라는 환장할 상황에 놓여 있었고, 반면 리버풀은 지난 시즌 리그컵과 FA컵을 모두 우승한 데다가 시즌 개막과 함께 커뮤니티 실드까지 우승한 상황이었고 비록 준우승이라 얻은 건 없었지만 리그, 챔피언스 리그라는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무대를 모두 준우승으로 마친 만큼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었다. 그렇기에 시즌 초 두 경기에서 2무를 거두긴 했지만 맨유를 박살내고 다시 반등을 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1 승리였고, 그 이후 양 팀 모두 중간중간 흔들린 결과 맨유는 현재 리그컵을 우승한 상태에서 FA컵은 8강 진출, 유로파 리그는 라리가 1위 바르셀로나를 잡고 16강 진출, 리그는 3위에서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안정적으로 사수하는 중이지만, 리버풀은 FA컵과 리그컵 모두 초반에 탈락하고 챔피언스 리그는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 안필드에서 2:5로 대패하는 대참사가 일어나며 분위기가 초상집이 되었고 탈락도 가정사실화된 상황이며, 리그 역시 계속 고꾸라진 탓에 중위권에서 헤매는 중이다.

최근 분위기만 보면 맨유의 우세가 점쳐지긴 하지만, 이 경기가 더비 매치라는 점, 무엇보다 안필드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맨유 역시 절대 방심할 수 없는 경기다. 당장 앞서 말했듯이 3라운드 맨유의 분위기는 초상집 수준이었고 리버풀의 분위기는 최상이었으나 결과는 맨유의 승이었다. 또한 얼마 전 분위기 좋던 맨유가 리즈에 발목을 잡혔듯이 더비 매치에서 최근 분위기는 어쩌면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수도 있다. 거기다 안필드에서 열린다는 점도 까다로운 점이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을 말아먹고 있긴 하지만 그 와중에도 리버풀은 올 시즌 내내 안필드에서 열린 공식전에서 단 두 번밖에 패하지 않았다. 하나는 리그 리즈전에서 후반 막판 극장 골을 얻어맞고 1:2 패했고, 다른 하나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최강 중 하나인 레알에 2:5로 패한 것이다. 결국 최근 분위기고 뭐고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고 철저히 준비해 승리를 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맨유 입장에서는 미약하게나마 리그 우승의 가능성을 붙잡고 싶다면 이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 비기거나 패배할 시 아스날의 다음 상대가 최약체 중 하나인 본머스임을 고려했을 때 승점이 10점 차 이상으로 벌어지므로 챔피언스 리그 티켓은 아직 안정권이지만 사실상 우승 경쟁은 탈락이다. 그리고 토트넘이 최근 폼이 안 좋아서 그렇지 이 경기를 패하면 그 토트넘과도 경기 동률에 고작 4점 차밖에 되지 않는다. 뉴캐슬이 아직 진행되지 않은 두 경기를 다 이기면 맨유와는 2점 차로 줄어든다.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다행이라면 웨스트햄과의 FA컵에서 로테이션을 많이 돌려 주전 센터백 조합 등은 온전히 휴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또한 리버풀 입장에서도 이 경기를 이기면 분위기 반전과 동시에 어느새 4위 토트넘을 겨우 3점 차로 바싹 따라붙을수 있게 되기에 동기는 충만하다.

3. 경기 내용

3.1. 전반전

맨유는 사실상 베스트 일레븐을 전부 꺼냈고 리버풀 역시 하비 앨리엇의 선발 정도를 제외하곤 나올만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전반전은 리버풀이 강한 압박과 체력을 기반으로 우위를 점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하며 유효 슈팅이 없었고, 맨유는 수비진들의 호수비에 힘입어 이 공세를 잘 막아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기세를 뺏어와 정작 유효 슈팅은 맨유가 더 만들어내는 등 나쁘지 않은 경기를 이어갔다. 허나 브루노의 헤딩이 아쉽게 빗나가고 래시포드의 발끝에 약하게 맞고 막히는 등 결정을 짓지 못했다.

리버풀은 특히 로버트슨이 있는 왼쪽 루트를 이용했고, 달로와 프레드가 이 공격에 상당히 많이 시달렸다. 우측의 살라와 아놀드도 쉽지 않긴 했으나 어찌저찌 막아내고 있었지만 맨유의 우측, 리버풀의 좌측 지역은 계속해서 공격을 허용했다. 결국 전반 막판 로버트슨에게 끌려나간 달로의 빈 자리로 로버트슨의 퀄리티 있는 패스 한방에 프레드가 그대로 뚫리며 각포의 센스 있는 터치와 예술적인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뽑았다. 이후 전반전은 별다른 변화 없이 1:0으로 마무리된다.

전반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맨유로서는 선수비 후역습 기반의 괜찮은 장면도 꽤 나왔기에 변화 없이 후반전을 시작했다. 거기다 팬들은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끌려가고 있음에도 텐 하흐의 맨유가 늘 그랬듯이 후반에 반전을 일으켜 줄 거라고 굳게 믿으며 반전을 기대했다. 예전 같았으면 후반에 더 실점이나 안하길 바랬겠지만 이날 하프타임 맨유 팬들은 당당하게 역전을 꿈꾸고 있었다는 점에서[3] 최근 맨유의 분위기와 팬들의 신뢰도가 상당히 좋아진 상태였다는 걸 볼 수 있었다.

하지만...

3.2. 후반전

후반이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후반 2분, 루크 쇼가 좌측면 맨유 진영에서 패스를 시도하나 앨리엇에게 완벽하게 끊겨버리고, 이어진 리버풀의 역습 상황에서 우당탕탕 흘러가던 루즈 볼을 그대로 띄워준 엘리엇의 크로스가 누녜스에게 연결되며 그대로 2대0까지 벌어져버렸다. 루크 쇼의 치명적인 패스 미스가 아쉬웠던 장면이고, 하필이면 루즈 볼이 정확하게 앨리엇에게 흘러간 것에서 불운한 요소도 있었다. 후반 시작하자 마자 추가골을 먹혀 맨유로서는 후반전 계획까지 완전히 박살이 나버린다.

게다가 불과 3분이 더 지나지 않은 후반 5분, 공격을 하던 브루노의 안일한 컷백 패스가 막히고 이어진 리버풀의 역습 상황에서 살라를 마킹하던 리산드로를 살라가 신들린 드리블로 완벽히 제쳐내며 리산드로를 자빠지게 하여 각포에게 센스 있게 넘겨주었고 각포가 나오는 데헤아를 보고 가볍게 칩샷으로 골을 성공시키며[4] 3대0까지 벌어지고 만다.

사실상 이 시점에서 맨유의 경기는 끝났다. 후반전에 반전을 다짐하고 나왔는데 반전은 커녕 단 5분 만에 2골을 더 헌납하며 0:3으로 끌려가는 대참사가 발생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모두의 머릿 속은 하얗게 변하고 멘탈이 가루가 되었다는 것. 아직 시간이 40분이나 더 남은 시점에서 갈 곳을 잃고 붕괴한 맨유의 정신력은 결국 더 큰 비극의 발단이 되었다. 예상치 못한 흐름인 데다 너무 짧은 간격으로 연속 골을 먹히자 텐하흐 감독은 후반 13분 가르나초와 맥토미니를 베호르스트와 프레드 대신 투입한다. 베호르스트는 열심히 뛰긴 했으나 수비 상황에서 큰 도움을 주지 못했고, 3점 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빨리 골을 넣을 필요성이 있었기에 느린 공격 가담으로는 써먹기 힘들었다. 프레드는 본인이 부진하기도 했고 중원 힘 싸움보다 측면이 너무 털려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교체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도 전인 후반 21분, 또다시 리버풀의 역습 상황에서 맥토미니가 한 번 잘 끊어냈으나 이어진 누녜스의 패스가 맥토미니를 맞고 굴절되더니 하필 살라 바로 앞에 떨어졌고 그대로 논스톱으로 때린 슈팅에 쐐기골을 허용해 4대0까지 벌어지게 된다.

맨유의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후반 30분 누녜스가 바란과의 경합에서 날린 백헤딩이 골문 상단에 기가 막히게 꽂히며 또다시 골을 허용, 5대0까지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과거 맨체스터 시티에게 6실점을 한 이후 이 시점에서부터 또 다시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승부가 기울대로 기울어서인지 카세미루와 리산드로를 빼고 자비처와 말라시아를 투입한다. 체력 문제도 있겠지만 리산드로는 경고도 받은 상황이고 처참한 점수 차에 더 상황이 심해지다 퇴장을 당할까 봐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카세미루 역시 이미 이 상황에서 뭔가 변화를 만들기 어렵기도 하고, 평소에 비해서는 리버풀의 공격에 심하게 당하기도 했고.

리버풀은 이왕 얻은 기세를 놓치지 않고 후반 38분 살라가 추가골을 기록하며 6대0까지 달아났고, 공격진 3명이 모두 멀티골이라는 진기한 기록을 세웠다.

이후 경기 막판 리버풀은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며 체력 안배를 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교체되어 들어온 피르미누마저 후반 43분 추가골을 기록하며 7:0이라는 노스웨스트 더비 역사상 최다골 차의 대참사가 탄생되었다. 피르미누는 이번 시즌 이후 떠나는 것이 확정되었기에 사실상 마지막 노스웨스트 더비의 작별 선물까지 만들어준 것이다.

3.3. 결과

파일:7ㄷ0 비극.jpg
노스웨스트 더비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스코어보드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을 만큼의 역대급 대재앙이었다. 그라운드에 올라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 개개인 모두가 노스웨스트 더비 129년 역사상 최악의 경기를 펼친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먼저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의 경우, 유효 슈팅 8개 중 7개를 골로 헌납했다. 사실상 1개의 유효슛은 정면에 가까웠음을 감안하면 7개의 유효 슛을 단 한 개도 막아내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리버풀의 xG값은 2.68에 불과했다. 6억에 가까운 EPL 최고 수준의 주급을 수령하는 골키퍼였으나 절망적인 빌드업 능력, 소극적 판단력 등으로 인해 다른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최근 주급을 약 4억 수준으로 삭감해 재계약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이마저도 데헤아의 실력에 비하면 과분하다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근 몇 경기에서 전성기에 버금가는 인간이 맞나 싶은 세이브를 연달아 보여주며 이런 의견이 다소 잠들어 있었는데, 이날 사실상 모든 유효 슛을 골로 헌납하고, 수비 리딩은 전혀 되지도 않으며, 소극적 판단으로 위기를 초래하는 키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은 다 보여주는 참사를 일으켰다. 물론 데헤아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첫 번째 골은 너무 완벽하게 제쳐진 달로, 프레드, 바란의 합작품이었고 두 번째 골도 애초에 루크 쇼의 어이없는 패스 미스가 만든 상황이었다. 네 번째 골은 속된 말로 아다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불운한 상황이었다. 그 이후 먹힌 골들은 모든 선수들이 멘탈이 날아가서 퍼져버린 상태에서 터진 것이라 한 명에게만 잘못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데헤아가 이 팀에서 받고 있는 주급, 쌓아올린 경력들을 생각하면 더 잘해줘야 했던 것이 사실이다.

수비진의 경우 풀백 달로는 수비적으로 영 시원찮았으며 공격 때도 안토니를 잘 지원해주지 못하며 고립되게끔 했다. 이따금 좋은 크로스가 나왔지만 정말 그뿐이었다. 완비사카가 최근 경기력이 좋고 리버풀이 측면 위주의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감안했을 때 수비적으로 우수한 완비사카를 넣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많은 편. 반대쪽의 루크 쇼 역시 전반에는 공격 가담 등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후반에는 실수 남발은 덤인 아마추어 수준의 경기력으로 대패에 톡톡히 기여했다.

리산드로와 바란은 전반까지 집중력이 좋았고 리버풀의 공격을 몸을 날려 차단하는 등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와서 리산드로가 특히 많이 휘둘리고 실수가 나왔다. 후반전엔 말 그대로 살라에게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털렸고, 불필요한 동작으로 파울을 자주 범했다. 그나마 팀이 전체적으로 크게 밀리지 않던 전반전에는 여전히 패스 퀄리티는 좋았던 편이다. 바란은 눈에 띄는 실수는 없었지만 혼자 리버풀의 역습을 막기는 역부족이었고 아무리 본인이 잘했다 한들 팀이 7 대 0으로 완패한 이상 그 역시 책임이 막중하다. 그래도 경기 종료 이후 다들 풀이 죽어 조용히 떠나려 할 때 일갈하여 불러들이고 원정 팬에게 인사시키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인상을 남겼다.

카세미루는 전반전에 놀라운 전진 패스를 보여주었으나 후반전에 혼자 리버풀의 압박을 이겨내기는 어려웠다. 몇 번의 패스 미스도 있었고, 좌우 측면을 모두 커버하기엔 너무 힘들어했다.

브루노는 미드필더 위쪽 자원 중에서는 이번 경기 최악의 선수나 다름없었다. 보통 중앙이나 우측에 나오는데 이번엔 왼쪽에 나왔고, 그 때문인지 경기 영향력이 매우 부족했다. 전반전 선제골 기회를 아깝게 놓친 것은 그렇다 쳐도 후반 세 번째 골을 기점이 된 안일한 컷백은 매우 아쉬웠다. 어떻게든 슈팅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주거나 해야 했는데 오히려 너무 쉽게 리버풀에 공격권을 넘겨주었고, 그 역습을 기점으로 세 번째 골이 터지며 사실상 맨유는 경기를 뒤집기 어려워졌다. 아놀드와 살라 때문에 섣불리 공격을 하지도 못했는데 그렇다고 수비에서 많은 기여를 하지도 못했다. 근래 들어서는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거기다 크게 뒤처진 후반에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멘탈이 터졌는지 압박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경기가 안 풀리자 스스로 터진 멘탈을 다잡지 못하고 어쭙잖은 헐리웃 액션과 비매너 플레이를 남발하며 속 터지는 맨유 팬들 마음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정식 주장은 아니더라도 현재 사실상 주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전혀 주장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자신의 플레이도 좋지 못했고, 팀원들을 다독여 정신 차리게 하지도 못했다. 후반 막판 래시포드와 엘랑가가 교체될 때 보여준 제스처는 의도가 불분명하나 좋은 소리 들을 행동은 절대 아니었다.

프레드는 최근 하던 것처럼 활동량으로 중원을 상대하려 했으나 문제는 리버풀은 현재 중원에서 그리 힘이 좋지 않아 애초에 중원을 잘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버트슨과 아놀드, 살라와 각포 등을 이용한 측면 플레이에 힘써서 프레드는 별 의미 없는 활동량만 가져갔다. 그렇다면 활동량으로 승부 보던 앨리엇에게 방해라도 해줘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더군다나 프레드는 기본적으로 빌드업과 공격 전개에서 역할이 그리 크지는 않다. 그걸 메꾸기 위해 카세미루가 열심히 전진 패스를 넣어야 했는데, 그렇다면 프레드의 역할은 이번 경기에서 아예 없는 수준이 돼버린 것이다. 결국 제일 먼저 교체당했고, 이는 텐하흐의 판단 미스라고 봐도 무방했다. 차라리 작정하고 측면의 선수들에게 붙었다면 더 나았을 것이다.

래시포드는 코나테와 반다이크에게 철저히 마크당한 데다 팀이 수비 라인부터 완벽히 무너지며 공을 많이 터치하지도 못했다. 그나마 다른 동료들이 워낙 부진한 게 눈에 보인 데다 애초에 공도 제대로 만지지 못했다는 점, 최근 맨유의 에이스였다는 점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비교적 크게 언급되지 않은 편.

안토니는 나름대로 공간을 내고 선수들을 묶는 역할을 했지만 딱 그뿐이었다. 이적료가 1천억이 넘었음에도 전혀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어정쩡한 슈팅과 눈에 보이는 패스 등으로 공격을 끊어먹기 일수였다. 맨시티의 포든, 아스날의 사카 등 파괴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는 타 팀의 윙어들과는 너무나도 비교되는 경기력이었다. 물론 안토니가 애초에 아약스 시절부터 솔로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가기보단 풀백이나 미드필더와 함께 만드는 역할에 뛰어난 것을 생각하면 참작의 여지도 있다. 안토니가 공을 잡았을 때 그걸 도와줘야 할 프레드와 달로가 심하게 부진하며 자신도 자연스레 고립되었다는 점이 크다. 물론 그렇다 해도 팬들 입장에서는 천억을 넘게 주고 데려온 만큼 어느 정도 개인 플레이가 되길 바라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바우트 베호르스트의 경우 여전히 느리고 둔한 움직임, 신체 조건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인해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최근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활동량과 연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맨유가 지금까지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허나 곰곰이 생각하면 스트라이커에 쓰려고 데려왔는데 정작 스트라이커로는 쓰지 못하고 2선으로 내려서 써야 한다는 점에서 이 영입에 대해서는 다시금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 평가

이 경기의 결과는 다른 팀도 아니고 무엇보다 라이벌 리버풀과의 노스웨스트 더비였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부진하다 해도 최근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달성하고 지난 시즌 쿼드러플을 노린 팀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맨유가 최근 6년 만에 무관 행진을 끊고 EFL컵을 가져왔고, FA컵 8강 진출, UEFA 유로파 리그에서는 라리가 1위 FC 바르셀로나를 꺾고 16강에 가는 등 분위기가 좋았지만, 이 경기를 포함해서 매정하더라도 냉정히 평가했을 때 맨유가 이 과정에서 승리한 팀 중에 정말 어려운 상대는 FC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 정도였다. 나머지 팀들은 한창 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라는 이름을 달고 뛰고 있으면 당연히 이겨야 할 상대들이 다수였다. 물론 그렇다고 맨유의 업적이 폄하될 이유는 없다. 매년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이변의 희생양들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축구고, 근 몇 년간 그런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팀이 뭐라도 트로피를 챙겼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었다. 말이 당연히 이겨야 할 상대지 항상 치열한 더비전인 리즈, 이번 시즌 결코 만만치 않은 뉴캐슬 등 강적들도 많이 포진해 있었다. 그렇지만 리그컵 우승 후에 마치 그동안의 긴장감을 망각한 듯한 경기력은 팬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7점 차로 참패를 당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격적인 경기이나, 이번 경기 하나만으로 온갖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이 양산되었다. 그 기록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당장 맨유는 지난 시즌 리버풀에 홈에서 0:5 패배, 원정에서 0:4 패배라는 치욕을 겪어야 했는데,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인 단 1년 만에 영원히 잊고 싶었던 치욕을 곱절로 다시 겪는 대참사를 당하고 말았다. 그나마도 전반기에 2 대 1로 이긴 전적이 있고 지금 당장의 순위가 더 위라 다행이지, 그것마저 없었다면 라이벌이라 부를 수도 없을 만큼 처참했을 것이다.

아무리 체력이나 날씨에 악재가 있었다고 한들, 경기가 밀리고 있다고 한들, 이 경기는 90분 종료 휘슬이 울릴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할 노스웨스트 더비였다. 그러나 선수들은 감히 이 중요한 경기에서 실력도 없고, 투지도 없는 처참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 결과는 구단 역사상 최악의 경기로 돌아왔다.

거기다 훗날 이 두 구단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간에 이 경기는 영원히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물론 아스날이 맨유에게 8 대 2로 패한 것이 현재 아스날이 회복되며 점점 흐려지듯, 이번 시즌과 나아가 더 먼 미래의 결과에 따라 이 경기도 지나간 일처럼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한동안 맨유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을 굴욕적인 상처임은 명확하다.

아무리 최근 리버풀이 살아났다고 한들, 올 시즌 리버풀에 대한 평가는 공격진은 골을 못 넣고 중원은 노쇠하여 기동력이 떨어지며 수비는 엉망인 위르겐 클롭의 리버풀 역사상 최악의 시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최악이라는 리버풀에 최고조의 분위기를 자신하더니 129년 역사의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한 것이다. 맨유는 리버풀에 아낌없이 자신감을 심어주며 탈탈 털리기만 했고, 맨유는 후반전부터 이렇다 할 공격 기회도 잡지 못했다. 연속 골을 터트리며 기세가 오른 리버풀의 공격을 어떻게 제어하는 척하는 연습 상대 수준이었다.

최근 맨유는 후반전에 뒤집을 힘이 있는 팀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칭찬이 무색하게 후반전에만 6골을 먹히는 아마추어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다. 3 대 0 이후부터는 멘탈적으로 무너졌다고 쳐도, 갑자기 내린 비에 영향을 받았다 쳐도, 체력이 딸렸다 쳐도, 세컨 볼이 리버풀 쪽으로 가며 운이 없었다 쳐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지독하게 부진한 경기였다.

전반전은 그럭저럭 맞붙었으나, 후반전은 처참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진행되었다. 리버풀의 플레이는 이번 시즌 내내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선두권은커녕 더 낮은 순위에서 허우적거렸음에도 노스웨스트 더비인 만큼 이 경기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심정으로 전성기 리버풀이 생각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차근차근 영입된 리버풀 공격진의 시너지가 폭발한 경기이기도 하였다.

이렇듯 맨유는 이번 경기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경기고 이 경기 패배를 어떻게 곱씹어 극복해낼지가 중요하다. 이번 시즌 전반기 맨시티에게 6 대 3으로 대패에 홀란과 포든 두 명에게 해트트릭 허용이라는 진기한 기록까지 만들어 줬음에도 다음 경기 에버튼을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추스렸다. 당장 다가올 유로파 16강을 포함해 리그 경기를 잘 대비해서 이 후유증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챔스권 사수를 위해 남은 경기는 잘 잡아내야 한다. 계속 부진하다 터질 만한 게 터진 게 아니라 악재 속에서도 잘 버티다가 한 번 크게 넘어진 것이니만큼, 텐하흐 감독은 선수들의 멘탈을 빠르게 회복 시키고 잘 추스려서 이전에 그러했듯이 다시금 반등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감정을 배제하고 보기 어렵다지만, 최대한 감정적인 면을 추스리고 머리를 식힌뒤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이 경기를 포함해도 맨유는 2023년 모든 대회에서 13승 3무 2패로 분명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7] 리버풀전 패배는 아스날전을 포함해 2패 중에 하나로, 맨유가 이번 시즌 다시 만들어가는 팀임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참작할 수 있다. 처참하고, 참혹하고 굴욕적이지만 결국은 1패일 뿐이다. 수많은 조롱에 시달려도 결과는 시즌이 끝나고 보면 되는 것이고, 결과에 따라 지나간 일이 될 것이다. 맨유가 바라봐야 할 먼 지점에서는 라이벌전도 전부 승리해야겠지만, 당장 맨유가 노려야 할 지점은 그 정도의 강팀은 아니다. 이 직전까지 23년 최고의 폼을 보여주었던 팀이었던 것을 생각하며, 이 패배에 침체되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지금 바라봐야 할 지점이다. 리버풀은 이 경기를 이겼다지만 여전히 맨유와는 7점 차인 5위에 위치하고 있고 맨유 역시 아직 1경기 덜 치르고 4위 토트넘과 4점 차의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즌이 끝난 뒤 챔스권을 사수하고, FA컵과 유로파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시즌 초에 생각했던 목표에 비해서는 분명히 나은 결과가 될 것이다. 이 경기는 그 과정에서 있었던 폭풍으로 생각하고 잘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5. 여담




[공식] 공식경기만 기재 [2] 불행 중 다행히도 홈경기에서 저런 참사를 낸 브라질과 달리 맨유는 원정에서 참사가 터졌다. 만약에 이 경기가 안필드가 아니라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일어났다면 정말 초대형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높다. [3] 물론 그동안 맨유가 역전을 한 팀은 리버풀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바르셀로나 상대로도 역전승을 하긴 했지만 사비가 유럽 대항전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불과 얼마 전 레알이 안필드에서 2골을 먼저 먹히고도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그건 레알은 워낙 챔스에서의 역사가 많기 때문에 2골을 먼저 먹히고도 멘탈적으로 무너지지 않았고 비니시우스가 금방 쫓아가기도 하였다. 하지만 맨유도 챔스의 역사가 적은건 아니고 더군다나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이겼기에 맨유 팬들은 이길수 있을거란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4] 전문가들과 팬들은 이 장면을 보고 각포의 슛이 데니스 베르캄프를 연상케 한다고 하였다. [5] 타이 기록은 1931년 12월 울버햄튼 원더러스전(1-8 패), 1930년 아스톤 빌라전(1-8 패), 1926년 블랙번 로버스전(0-7 패), 2023년 리버풀전(0-7패) [6] 종전 기록은 1895년 10월 리버풀의 7:1 승리로, 당시 리버풀의 상대였던 두 팀은 2부 리그 소속이었다. [7] 시즌 전 상황과 팀 내의 잡음이 있을 당시만 해도 챔스권이 아니라 유로파 진출권을 다퉈할 정도로 예상되던 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