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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로 소설
그녀의 비밀은 최초의 경험에서 시작되며 애욕의 수렁과 뜨거운 육체를 감당키 어려워 가쁜 숨결과 욕정의 분출로 이어지는 한 여인의 황홀한 체험기!!
80년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에로소설.
1981년 예문사에서 출간된 초판본의 서지정보에는 저자 影村英生, 역자 이원철(李原喆)이라고 나와 있다. 사실 저 서지정보의 진위 자체가 불명하긴 하지만 일본 아마존닷컴의 影村英生 작품 목록과 미국 아마존닷컴의 Eisei Kagemura의 작품 목록이 일치하고, 작품 제목이 '유부녀의 진찰실', '정사의 귀빈실' 등인 것으로 보아 '가게무라 에이세이'라는 필명의 일본 관능소설 작가라고 추정된다.
국내 인터넷에서는 황홀한 사춘기가 우노 고이치로(宇能鴻一郎)의 작품으로 소개된 정보가 많다. 우노 고이치로는 도쿄대학 출신의 관능소설 및 추리소설 작가로 제4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름있는 작가이다. 그런데 잘 보면 전부 한결같이 '우노 고이이치로'로 이름 표기가 잘못돼 있는 걸 알게 된다.[1] 그 이유는 시공사에서 나온 《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이란 책에서 황홀한 사춘기의 작가를 '우노 고이이치로'라고 소개한 것을 그대로 복붙해서 인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影村英生가 저자라고 되어 있는 서지사항을 무시하고 우노 고이치로를 찝어서 작가라고 지목한 근거는 나와 있지 않다. 결국 우노 고이치로의 작품이라는 것도 검증된 것이 아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 나온 책은 원조 황홀한 사춘기가 아니라, 대히트 친 이후 나온 '속 황홀한 사춘기'이다.
황홀한 사춘기는 1987년 6월 항쟁 이전 한국에서 대히트를 쳤던 작품이다. 유행 당시에는 상당히 화끈한 수위를 자랑하는 책이었으나, 발매 시대가 시대인지라 지금 보면 에로 서적 치고는 수위가 낮다고 느껴질 것이다. [2] 검은색 표지에 여성이 누워있는 실루엣만 있는, 상당히 점잖은 장정의 책이었고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가끔 매물이 보이는데, 풋풋한 젊은 시절 스스로 위안(?)하던 시절에 대한 '재력가 중년'의 추억 때문인지 상당히 고가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당시 가격은 권당 2천원~4천원 수준이었다. 그 당시에는 500원이면 연탄을 3장 정도 살 수 있었다.[3][4][5]
이런 빨간책들은 당시까지 '납본필' 인지를 받는 형태로 존재하던 '검열'을 피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검열해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는 우회해 표시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런 에로 서적물의 전성기는 87~88년이었다. 89년 당시 노태우 정권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비디오가 가정에 널리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사가 포르노 비디오 테이프로 바뀌자 에로 서적들은 점차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갔다.
내용의 일부(맨 처음)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바람이 살갗에 차갑게 느껴진다. 하늘은 맑게 개었지만 공기는 이미 겨울 내음이 난다.
우하루 요시꼬(宇春美子)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아무렇게 내팽개치고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교복차림 그대로 침대 위에 몸을 던져 벌렁 누웠다.
남달리 추위를 타면서도 석유 스토브를 켤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누운 자세 그대로 있었다. 그런대로 볼록한 가슴이 아래 위로 흔들리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다소 호흡이 가쁜 모양이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볼이 약간 상기돼 있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돋아나 있기도 하였다. 그런 이마에 머리카락 몇 개가 달라붙어 있었다.
새빨간 예쁜 입술 사이로 다람쥐와 같은 앞니가 드러나면서 뜨거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요시꼬는 지금 여고 2학년 생이다. 몸집이 비교적 작은 편이었지만 그 학급에서는 아름다움에 있어 누구나 손꼽고 있었다. 다소 덜 성숙하기는 했지만 가슴이나 엉덩이는 거의 어른이 되었다 싶을 정도로 둥그렇고 톡톡히 튀어나와 있었다.
요시꼬는 그날 따라 어쩐지 해소되지 않은 불만 같은 마음이 들었다. 마치 큰소리로 외치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다.
우하루 요시꼬(宇春美子)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아무렇게 내팽개치고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교복차림 그대로 침대 위에 몸을 던져 벌렁 누웠다.
남달리 추위를 타면서도 석유 스토브를 켤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누운 자세 그대로 있었다. 그런대로 볼록한 가슴이 아래 위로 흔들리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다소 호흡이 가쁜 모양이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볼이 약간 상기돼 있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돋아나 있기도 하였다. 그런 이마에 머리카락 몇 개가 달라붙어 있었다.
새빨간 예쁜 입술 사이로 다람쥐와 같은 앞니가 드러나면서 뜨거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요시꼬는 지금 여고 2학년 생이다. 몸집이 비교적 작은 편이었지만 그 학급에서는 아름다움에 있어 누구나 손꼽고 있었다. 다소 덜 성숙하기는 했지만 가슴이나 엉덩이는 거의 어른이 되었다 싶을 정도로 둥그렇고 톡톡히 튀어나와 있었다.
요시꼬는 그날 따라 어쩐지 해소되지 않은 불만 같은 마음이 들었다. 마치 큰소리로 외치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다.
참고로 예문사라는 이 해석 출판사는 황홀한 사춘기 이외에도 '황홀한 체험'이나 '여자의 문이 열릴때' 등의 성인소설을 影村英生 명의로 여럿 냈다.
2. 순수문학 소설
문학과지성사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 문학과 사회' 2006년 봄호에 발표된 김경욱의 소설이다. 1번 항목의 작품과는 제목만 같을 뿐이고 아무런 연관이 없다.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아버지로 둔 열아홉의 재수생이 등용문이라는 이름의 기숙학원에 들어가 생활했던 1988년을 회상하는 이야기로 꾸며진 작품이다. 이제는 막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의 화자는 자신의 10년 전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강의를 하던 선생님과 같은 내용의 교과목을 가르친다. 일종의 고백 형식을 띠는 이 작품은 우스꽝스러운 기숙학원, 의사 남편을 선택할 수 있었던 재력가 집안의 딸인 어머니, 간호사와의 불륜으로 인해 빈털터리로 전락하게 되는 아버지, 그리고 재수생인 자신이 등장하는데 이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압축적 풍경을 능히 바라볼 수 있다. 소설의 마무리는 학원강사가 되어 아직 결혼하지 못한 자신에게 걸려온 아버지의 전화 내용이다. '밥을 비벼 먹으려는데 참기름을 찾을 수 없다'는 전언은 그들이 살아온 10년의 공간과 시간을 압축하고 있다.
십 년 후면 스물아홉. 자살하기에는 늦은 나이였고 아버지가 되기에는 이른 나이였다.
[1]
장음까지 표기하면 '우노 고우이치로'다. 표준 외래어표기법에서는 장음을 표기 안하기 때문에 '우노 고이치로'로 표기한다.
[2]
이 책과, 항쟁 이후 '빨간책'이라고 불린 책들은 화보의 수위가 달랐다. 빨간책 화보의 '수위'는 처음에는 그라비아 수준의 누드 사진을 담다가 역시 87년 6월을 기점으로 점점 대담하게 풀림. 다양한 체위로 결합되어 있는 남녀의 주요부위를 검은 막대로 살짝 가린 수준의 칼라 화보들이 실림. (의도한 것인지, 대충 대충 대량 생산 모드여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종종 음모 노출이 이뤄짐)
[3]
'비디오책자'라는 음어로 불리던 포르노스틸컷 책자는 얇지만 황홀한 사춘기에 비해 1~2천원 더 비쌌다. '빨간책'은 그래도 리어카에 당당히(??) 쌓아놓고 팔았는데 반해, 이 비디오책자들은 여전히 입고 있는 코트 안에 감추거나, 돈을 받고 꼬불쳐 놓은 곳에서 찾아와 건너기도 했다. 007
[4]
이렇게 은밀히 거래된 물건들은 또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색만화였다. 이것은 색(色)만화라는 이름과는 달리 약 70쪽 내외의 국판 흑백인쇄 만화였다. 일본에서 몰래 들여온 에로 만화 서적을 베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원본에서 누락된 부분을 작가(?) 멋대로 대충 그려 넣은 부분이 종종 보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원가가 낮기 때문인지 당시
지하시장에서 거래되는 음서(淫書) 중에선 이게 가장 저렴했다. 권당 1500원 가량. 당시 유통되던 청계천 2층 일대에 가면 살짝 다가와 하는 호객 소리가 "빨간책, 비디오 책 있어요,
칙칙이(사정지연제) 있어요"와 같은 소리. 아버지와 컴퓨터사러갔다 호객꾼에게 잡혀 쪽팔렸다는 이야기도.
[5]
빨간책 시장이 치열해지자, 색만화 보다 월등히 퀄리티가 좋지만 대신 수위는 살짝 낮은 가각본 만화가 뒤에 부록으로 실린 빨간책이 유통되기도 했다.
[6]
일본어로 정확히 같은 은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뜻이 통하기 때문에 직역한 결과물인 가능성이 높다. 蜜壺(みつつぼ 미츠츠보)가 그것으로, 일본어로 꿀단지 그 자체이지만 완곡하게 여성성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고기 단지'라는 의미의 肉壺(にくつぼ 니쿠츠보)라는 좀 더 노골적인 표현도 있다.
[7]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전통있는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