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3-08 13:44:17

혼불

1.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2. 최명희의 대하소설
2.1. 개요2.2. 상세2.3. 등장인물2.4. 줄거리

1.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으로 죽기 얼마 전에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그 크기는 종발만 하며 맑고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한다. 20세기까지 병원이 아닌 집에서 장례식을 치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집에서 빠져나가는 혼불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사람들은 혼불을 목도할 적이면 먼 길을 떠날 불빛을 애도하며 두 손을 모아 망자의 명복을 빌었다고 한다.

영혼이 사람의 육신에서 빠져나갈 때 맑고 푸르스름한 빛을 띤 혼불로 보인다고 한다. 대빗자루 모양의 꼬리 달린 불덩이는 남자의 혼불이고, 접시 모양의 둥글고 작은 불덩이는 여자의 혼불이다. 혼불이 집을 빠져나가고 나서야 그 집엔 어김없이 초상이 난다고 했다. [참조: 마포구 시정일보. http://www.siju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6489]


예전 7.80년대에 혼불과 관련된 얘기들이 많다
저녁 무렵이나 새벽녁에 혼불이 주로 발생되는데, 모양에 따라 두 종류가 있다. 경험상, 혼불에 꼬리가 달려서 날아가면 하루나 이틀 이후에 남자가 초상을 치르게 되고 꼬리가 없이 둥그스름한 모양이면 여자가 초상을 치르게 된다는 것을 익히 알아왔다

2. 최명희의 대하소설

2.1. 개요

최명희 작가의 대표작이자 미완성 대하소설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여 한민족의 본바탕[1]과 당시의 풍속사를 잘 묘사해낸 작품이다.

1981년 혼불 1부가 동아일보 장편소설 공모전에 당선되었으며 이후 혼불 2부 ~ 5부가 1988년부터 1995년까지 무려 7년 2개월 동안 신동아에 연재되었다. 이는 국내 월간지 사상 최장기 연재 기록이기도 하다.

2.2. 상세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 남원시 지방의 반가 매안 이씨 문중과 그에 기속한 민촌 거멍굴의 사람들, 나아가 만주로 떠나간 혹은 쫓겨간 사람들의 삶을 묘사함으로서 우리 민족의 '혼불'을 잘 나타내어 주는데, 특히 불가항력적인 시대의 흐름과 대내외적 변화들 속에서 모든 인물이 각각의 신념과 의지로 제 나름대로의 생을 살아가며 혼불을 불태우는 모습을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혼불'은 당시의 세시풍속·관혼상제·음식·노래 등의 풍속과 문화사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생생하게 '복원'시켜 낸 것으로도 문학사적, 나아가 사회 전반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작품이다. 실제로도 작가는 소설 속 모든 어휘들을 하나하나 직접 취재를 하고 사전을 찾아가며 말 그대로 건져 올렸으며 또한 그들을 가장 시기적절하게 사용하고자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여 본 작품을 집필하였다고 한다.[2] 이러한 자신의 집필 과정에 작가 스스로도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았다." 라고 묘사한 바 있는데, 문학계 또한 이를 인정하여 혼불을 한국문학의 수준을 안팎으로 몇 단계나 끌어올린 작품이라 평한다.

사건 중심인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서사기법을 쓰고 있다.

덧붙이자면 작가는 혼불의 집필 도중 난소암으로 투병하였는데, 투병생활 중에도 제 5부[3] 이후 부분을 구상하고 자료를 정리하였다고 한다. 끝까지 집필의지를 불태웠으나, 그녀는 1998년 12월 11일 난소암으로 작고함으로서 한국문학계의 큰 별이 짐과 동시에, '혼불' 소설은 끝내 미완으로 남겨지게 되었다. 그러나 혼불 하나면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참 잘 살다 갑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그녀의 작가정신은, 진정한 '혼불'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杏子板(행자판) 검자주 옻칠 소반에 정갈한 백자 지접 흰 달 같이 놓이고, 다른 반찬 소용없어 간장 한 종지 앙징맞게 동무하여 따라온 것이, 벌써 마른 속에 입맛 돌게 하는데, 간장 한 점 숟가락 끝에 찍어 흰죽 위에 떨구고 한 술 뜨면’
― 「魂불」에 나오는 흰죽 먹는 장면이라네
말 하나하나 고르며 밤을 밝힌 최명희는
시 짓는답시고 죽을 쑤는 시인보다
정말 진짜 시인이었네…
-오탁번, <시인> 中

참고로 혼불의 주 배경지는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에 있는 노봉마을인데, 이곳에는 혼불문학관이 조성되어 있다. 이 노봉마을을 중심으로 주변 서도리 지역은 혼불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지역이 많다. 이 소설 하나 때문에 철거위기에 놓인 역이 살아남은 사례도 있다. 구 서도역이 그것. 일제강점기때부터 옛 역사를 그대로 쓰고 있었는데, 2002년 전라선 신선 이설로 역이 옮겨지면서 구 역사가 철거위기에 놓이자, 남원시에서 역사와 주변 시설들까지 사들여서 보존하였다. 이 소설이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사례. 여담으로 최명희 작가의 생가는 전주로, 전주 한옥 마을에는 생가 터로 이어지는 골목길인 '최명희길'이 있다.

전주문화방송에서 이 소설을 세상에 다시 피워 올린다는 뜻에서 2011년 혼불문학상을 제정, 해마다 공모전을 연다.

한편으로 전북대학교는 최명희 작가의 뜻을 받든다는 뜻에서 최명희청년소설문학상(원래는 시/소설 부문이 한번에 최명희청년문학상이었으나 이후 2014년 가람 이병기 시인의 이름을 내세워 가람청년시문학상으로 분리되었다)을 수상한다. 고등학생/대학생 부문이 있다.

2.3. 등장인물


2.4. 줄거리


[1] 이는 소설의 제목이며 1번 항목에 서술되어 있는 혼불과도 관련이 있다. [2] 실제로 문맥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형용사 하나를 쓰고자 국어사전을 샅샅이 뒤져 ‘풍연(豊衍)하다’를 찾아냈고, 작중 인물의 성품에 어울리는 택호(宅號)를 정하고자 땅 이름 사전을 몇 번이나 뒤진 끝에 ‘아느실’을 찾아내었다고 한다. 심지어 금방 눈발을 쏟아부을 것 같은 흐린 날씨의 적막함을 그리기 위해 사흘동안 방문을 열어 놓고 허공을 응시한 적도 있다고. 최명희는 혼불 속에서만 6000여 가지의 어휘를 이용하였다고 한다. [3] 혼불은 제 5부, 10권까지 출간되었다. [4] 이기서의 아내로 소박맞았다. [5] 사촌 이강수가 그녀에 대한 일방적인 상사병에 시달리다가 자살하자 시집갔던 최씨 문중으로부터 쫓겨나고 실성했다. [6] 봉출을 출산한 이후 종 정쇠와의 사이에서 꽃니라는 딸을 두었다. [7] 이도 정상적인 관계로 생긴 자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