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용
Palumboism보디빌더를 위시한 스포츠 선수들이 성장호르몬 등의 약물을 과다 투여한 부작용으로 내장 근육이 비대해져서 생기는 질병.
보디빌딩계가 만든 신조어로, 데이브 팔룸보(Dave Palumbo, 1968-)라는 전직 미국 보디빌더의 복부가 볼록해진 데서 유래했다. 데이브 팔룸보는 근육 성장을 위해 성장호르몬과 인슐린을 과다하게 투여받았는데, 내장이 비대해지자 코어의 모양이 깨져서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반면 허리는 굵고 배는 볼록해졌다. 이후 팔룸보처럼 된 몸을 '팔룸보이즘'이라는 새로운 낱말로 부른다. 내장이 빵빵하게 부풀었다는 뜻에서 나온 버블것(Bubblegut)라는 신조어도 같은 증상을 가리킨다.
2019년 들어 약투 운동으로 피트니스계 불법약물 사용을 경계하는 의식이 높아지자 약물 사용자를 구분하는 방법을 두고 온갖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런 와중에 팔룸보이즘은 약물 사용을 의심하는 가장 큰 지표로 사용된다. 몸은 근육질이고 식스팩 복근이 선명한데 배는 내장지방형 비만을 연상케 하는 빵빵한 올챙이배라면 100%이다.
팔룸보이즘은 누가 더 약괴물인가를 겨루는 사이즈 게임이 되어버린 올림피아를 위시한 현대 보디빌딩계가 대중들에게 외면받는 가장 큰 원흉으로 꼽힌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조차 현대 보디빌더들은 과거의 보디빌더와는 달리 대중들에게 선망받는 아름다운 몸매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력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1]
현 세대 보디빌더들이 아놀드의 해당 발언을 고깝게 여겨 '아놀드는 하체가 부실했다.'는 식으로 반박하기도 했지만, 현대 보디빌딩의 사이즈 게임을 선호하는 매니아가 아닌 절대다수 대중들의 입장은 아놀드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그리스 조각상처럼 과다하지 않고 미적으로 완벽한 신체비례를 지향하는 클래식 피지크 분야가 신설되어 피트니스계의 주력으로 치고 올라오는 중이라, 보디빌딩계에서는 도핑을 하면서도 팔룸보이즘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팔룸보이즘 복부가 대회에서 강력한 감점 요인이 되면서 보디빌더들은 지속적인 베큠 연습, 복압 컨트롤 등으로 튀어나온 배를 누르는 것에 집중한다. 의도적으로 배를 내밀지 않아도 배에 힘을 빼면 배가 튀어나오는 체형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2. 원인
스테로이드가 팔룸보이즘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스테로이드는 원인이 아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로 대표되는 1970년대 올림피아의 황금기에도 보디빌더들이 스테로이드를 남용했지만, 당시에는 팔룸보이즘의 대표적 증상인 배불뚝이가 된 선수를 보기가 어려웠다. 팔룸보이즘은 보디빌딩계에서도 1990년대 들어서야 부각된 증상이고, 단어의 유래가 된 팔룸보 또한 보디빌더로서는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동했다.팔룸보이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불명이다. 증상이 보디빌딩계 위주로 제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의학적 조사 역시 어렵다. 팔룸보이즘이 부각되지 않았던 1970-80년대 무렵에는 스테로이드는 사용했으되 (현대 보디빌딩계와 달리) 성장호르몬은 투여하지 않았으므로, 아마도 성장호르몬 혹은 성장호르몬과 인슐린을 혼용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 아닌가 추정한다. 성장호르몬을 장기적으로 과다하게 사용하면 체내 IGF-1 호르몬이 잔뜩 증가하는데, 이 와중에 스테로이드와 인슐린 등 다른 약물을 더 투여하면 시너지 효과로 내장과 내장 근육이 비대해진다는 것. 또한 탑급 보디빌더는 매우 많이 먹기 때문에 위장이 크고 약물 때문에 요근도 굵직한데, 이 또한 팔룸보이즘의 간접적 원인이 아닐까 추측한다.
3. 기타
말단비대증과 유사하지만 말단비대증은 원인이 체내에, 팔룸보이즘은 체외에 있는 점이 다르다.보디빌딩 칼럼 유튜버 트포이는 2020년 10월 자기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팔룸보이즘은 근선명도 감소와 팔다리 근육 감소가 함께 나타나므로, 단순히 배가 튀어나오는 버블거트(bubblegut)와 구분해야 하고, 배만 튀어나온 카이 그린이나 필 히스를 팔룸보이즘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는 영상의 댓글에서조차 트포이가 두 선수를 좋아하는 팬심으로 두둔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의견이 갈린다.
대부분 대중들이 팔룸보이즘을 '복부 비대로 밸런스가 깨진 보디빌더의 체형'과 동의어로 판단한다. 팔룸보이즘은 애초에 정식 의학용어가 아니고,[2] 그 기준 역시 학계나 어떤 권위 있는 곳에서 명확하게 정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중들이 받아들이듯이 팔룸보이즘이란 곧 복부비대라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당장 최상단의 리 프리스트(Lee Priest 1972-) 구독자 질답 영상에서도 구독자는 내장 비대란 뜻으로 팔룸보이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질문했고, 리 프리스트 역시 내장 비대란 의미로 받아들여 답했다.
[1]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인 아놀드 클래식 2016년 우승자
카이 그린에게 트로피를 수여하러 나와 배를 집어넣는 베큠 포즈가 상당히 멋지다며 관중들에게 한 번 더 보여달라 주문하였다. 하지만 카이 그린은 베큠 포즈를 하지 않았는데, 실은 그의 배가 비대해져 베큠 포즈를 할 수 없는 것을 알고 공개적인 굴욕을 주기 위한 주문이었다.
[2]
당장 트포이도 '복부팽창, 근선명도 감소, 팔다리 근육감소'가 팔룸보이즘이라는 주장에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신조어인 이상 결국 대중들의 인식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 연구가 부족한 이유야 위에서 설명했듯 팔룸보이즘이 발생하는 종목은 전세계에서 보디빌딩이 유일하다. 사례 자체가 적어서 연구 시작해도 시간 꽤나 걸릴 것이다. 거기에 위의 의견처럼 꼭 모든 보디빌더들의 복부팽창이 팔룸보이즘이라고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음을 생각하면 표본 수는 더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