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8년 미국에서 일어난 충격과 공포의 사건. 정황상 살인이 매우 강하게 의심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무죄가 된 영구 미제사건. 내용을 알아보면 알겠지만 말이 영구미제사건이지 오심 사건에 더 가깝다. 괜히 전미가 분노한 게 아니다.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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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6일에 2살 된 여자 아이 케일리가 실종되었는데 엄마를 따라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가족들이 딸의 행방을 엄마에게 물었지만 그때마다 일이 바쁘다라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딸의 소재 파악을 둘러댔다.
경찰은 실종 사건을 접수한 후 다음날에 바로 위증 및 아동 방치와 수사 방해 혐의로 엄마 케이시 앤서니를 구속했지만 보석금으로 풀려났다. 이때까지도 가족들은 딸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대했으나 결국 실종된 지 6개월만에 시체로 발견되었다.
거짓말쟁이 엄마한테 바로 의혹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딸이 없어졌는데도 실종 신고를 1달이나 늦게 했다는 점, 신고도 엄마가 아니라 외할머니가 했던 점[1] 등. 케이시 본인의 증언도 앞뒤가 안 맞아서 처음에는 보모한테 납치, 살해되었다며 소란피웠으나 그런 보모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고 다음에는 딸이 뒷마당 풀장에서 사고로 익사하고 자신은 그걸 숨기려고 납치 살해로 꾸몄다고 주장했다.
의심의 가장 큰 증거는 시체의 입을 봉했던 테이프 위에 붙어있던 하트 모양의 스티커였다. 왜냐하면 케이시의 집에서 같은 종류의 스티커가 나왔기 때문이다.
케이시의 컴퓨터 검색 기록에서 클로로포름, 목 부러뜨리기 등의 수상한 검색어가 나왔는데 특히 컴퓨터를 분석한 브래들리라는 전문가는 클로로포름이라는 단어가 84번 검색되었다고 증언했다.[2] 실제로 케이시 앤서니 본인의 자동차에서 클로로포름이 발견되었다. 경찰 취조 중에 없는 이름의 사람을 동료라고 언급하거나 자신이 일한 적도 없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이벤트 코디네이터"로 근무했다는 둥 자잘한 위증도 많았다.
3. 케이시 앤서니
케이시 앤서니는 19살이었던 2005년에 아버지가 누군지 모를 딸을 낳았다. 워낙 놀기 좋아하는 파티걸이었던 케이시에겐 딸이 자신의 자유를 묶는 족쇄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딸이 사라진 지 2주 후에는 아름다운 인생이란 의미의 'Bella Vita' 라는 문신을 했다.딸이 실종된 지 나흘만에 나이트 클럽에서 핫바디 컨테스트에 나가기도 했고 딸 걱정 없이 신나게 술 마시고 파티를 즐겼기 때문에 이 사건을 'party mom 사건' 이라 부른다.
사건 이후 조사 과정 중 하는 말도 죄다 거짓말이라서 수사관도 당황했을 정도였다.
4. 재판
2011년 7월 5일 케이시 엔서니는 수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여 수사를 방해했다는 점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1급 살인과 아동 살인 및 아동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기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무죄에 대해서 항소가 불가능한 미국 법률상 재판은 그대로 끝난다.[3] 검찰이 재기소가 가능한 수준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는 한 이제 앤서니를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이는 2년 7개월 동안 사건을 지켜본 수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이 사건에 대한 평결을 내린 배심원단은 검찰 측의 증거가 너무 불충분했기 때문에 무죄평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4]
제2의 O. J. 심슨 사건이라 불리기도 했고 아이의 실종이나 사망을 빨리 신고하지 않은 부모를 중죄로 처벌하는 법안인 케일리 법을 16개 주에서 추진하기도 했다. 사건 자체가 워낙 논란거리가 되어서 보도하는 족족 여론이 들끓었는데 무죄 판결이라 사람들의 분통이 아주 제대로 터져 버렸다. 비판 여론이 너무 드세서 배심원들의 명단 공개를 미뤄야만 했을 정도이다.
케이시 앤서니는 2011년 가장 싫은 사람 1위에 뽑히고 케이시 앤서니의 얼굴로 할로윈 마스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고등학교 중퇴에 맨날 놀기만 해서 써먹을 기술도 없는 케이시는 당연히 소송비용으로 완전 파산에 이르렀고 대형 포르노 회사인 비비드 엔터테인먼트에서 포르노 출연을 제안하기도 했다. 타블로이드 신문이나 방송에서 거금을 걸고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는 딱히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그렇게 미제사건으로 잊혀져 가는가 싶었지만 2016년 5월 24일 이 사건을 여전히 조사 중인 조사관에 의해 피고 측, 즉 앤서니의 변호사 호세 바에즈(Jose Baez)[5]는 그녀가 딸을 죽였다고 알고 있었으며 입막음 겸 성관계를 가졌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추가 서류가 법정에 제출되었다. 하지만 이는 증명되지 않았다.
살인건과 별개로 위증에 의한 행정력 낭비 비용은 전액 다 갚으라는 판결이 나왔다. 앤서니의 거짓말로 많은 수의 경찰력을 동원하여 산일대를 다 뒤진 것에 대한 비용으로 수십만 달러를 갚게 되었다.
5. 기타
미국 드라마 Law&Order SVU 시즌10의 19화는 이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에피소드 시작 전에 '이 이야기는 허구이며 특정 인물과 사건을 묘사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를 띄웠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이 사건을 떠올린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1]
게다가 신고를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엽기적이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딸의 차에서 심한 악취가 났는데 전직 경찰인 그녀의 남편(케이시의 아버지)가 시체 썩는 냄새라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2]
그러나 해당 증언 이후 브래들리는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오류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던 것이며 사실상
클로로포름이라는 단어는 한 번밖에 검색되지 않았다고 증언을 번복했지만 이는 평결이 내려지기 전에 배심원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3]
검찰 항소가 가능했다면 좀 더 진실에 근접했을 수 있지만 배심원들조차 증거부족을 이야기할 정도면 판사라고 답이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4]
배심원으로써 무죄평결을 내렸던 러셀 훼클러(Russel Huekler)는 "검찰 측의 증거가 워낙 불충분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죄평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고 또 다른 배심원이었던 제니퍼 포드(Jennifer Ford)는 "판결을 내리면서 화가 났다" 며 "그녀를 기소할 수 있을 만한 증거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증거가 불충분했고 무죄평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고 말했다.
[5]
살인마로 타락한 미식축구 선수
애런 에르난데스를 변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