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ffid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
1. 개요
존 윈덤의 SF 소설 트리피드의 날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식물.2. 설명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기도 하지만 필요하다면 스스로 땅에서 뿌리를 뽑아내어 동물처럼 걷고 움직이는 식물로, 이후의 여러 매체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식물형 괴수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세 개(Tri)의 뿌리를 이용해 걷는다고 해서 이름이 Trifid.트리피드의 기원은 작중에서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러시아에서 트리피드의 종자를 입수하여 해외로 밀반출 하려던 밀수꾼의 항공기가 공중에서 격추되는 바람에 종자가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는 설명은 있다. 번식력도 매우 우수한데 종자가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면서 굉장히 멀리까지 퍼진다.
트리피드의 무기는 잎자루의 꼭대기에 뭉쳐있는, 양치 식물의 새순 모양을 한 덩굴. 먹이를 대상으로 최대 3미터 가량 탄력있게 뻗을 수 있는 이 채찍은 끝이 날카로우며 맹독을 지녔기 때문에 얻어맞은 먹잇감을 즉사시킨다. 어느 정도 덩치가 있는 동물을 공격하며, 인간을 대상으로 할 때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머리를 노리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의 지능은 갖추고 있는 듯. 자신이 쓰러트린 먹이의 곁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다가, 먹이가 어느 정도 부패하면 독채찍으로 먹이의 살을 조금씩 뜯어 잎자루의 끝에 위치한 깔때기로 가져간다. 깔때기의 밑바닥에는 점성이 있는 소화액이 분비되므로 이것으로 먹이를 조금씩 소화, 흡수하는 구조.
이처럼 강력한 원거리 무기와 상당한 몸집, 번식력과 이동능력을 갖추고 있는 괴물이지만, 일단은 식물인지라 당연히 불에 약하고 독채찍을 절단해버리면 위협적이지 않다. 그래서 트리피드를 재배하는 업체에서는 트리피드를 상대하기 위한 무기를 개발했는데, 화약이 아닌 용수철의 힘으로 강철 원반이나 부메랑, 십자 형태의 칼날을 쏘아 독채찍을 절단하는 방식이다.
이런 위험한 트리피드를 굳이 재배하는 것은 고급 식용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트리피드를 재배하는 업체가 흥하게 된다. 게다가 거듭된 실험과 연구를 통해 트리피드의 독채찍을 자르지 않고 재배할 경우에 채취할 수 있는 식용유의 품질이 훨씬 향상된다는 결과를 얻게 되자, 재배 업체에서는 독채찍을 자르지 않은 트리피드를 격리된 재배장에서 대량으로 키우기 시작한다. 작품의 주인공은 이 재배장에서 일하는 기술자였는데, 비록 철망으로 된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독채찍에 얻어맞았을 때 독채찍 끝에서 분비된 독액이 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긴급 후송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고, 전세계에 기록적인 유성우가 떨어지던 날 밤에도 안대를 풀지 못한 상황이라 병원의 침상에서 라디오로 뉴스를 전해 들으며 우울해한다. 그러나,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그날 밤 유성우를 육안으로 보았던 사람들은 모두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각을 잃게 되고, 주인공처럼 유성우를 직접 보지 않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시각을 보존한 아비규환의 세계가 되어버린다.[1] 설상가상으로 지속적인 관리와 통제가 불가능해진 재배시설에서 트리피드가 대량 탈출하여 실명한 인간들을 먹이로 사냥하고 다니는 지옥도가 눈 앞에 펼쳐지게 된다.[2]
시각 기관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에 시각적인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는 식물이, 어떻게 인간의 머리를 독채찍으로 정확히 노릴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소설 내에서도 불가사의 요소로 남겨두고 있다. 물론 이것저것 따지면 식물이 뿌리를 뽑아올려 걸어다닐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기들끼리 통신하는 듯한 일련의 동작 등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일종의 맥거핀.
3. 타 매체에서의 오마쥬
이외에도 대부분의 움직이는 식물형 괴수들은 트리피드가 원조라고 봐도 무방하다.- 로그라이크 게임 카타클리즘에서 적으로 등장한다.
- 심슨가족: 스프링필드에서 농장에서 재배 가능하다. 물론 게임 시스템 상 사람을 공격하진 않는다.
[1]
이에 관해서 주인공은 그때 유성 중 하나가 지구 궤도상의 생화학 병기를 실은 위성을 파괴했고, 그것이 지구상에 흩뿌려지면서 전세계적인 실명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한다.
[2]
재배시설의 철망 울타리를 다수의 트리피드가 몰려들어 밀어내는 압력으로 망가뜨리고 탈출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