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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31 16:04:38

진왕(명군이 되어보세!)

1. 개요2. 작중 행적3. 기타

1. 개요

명군이 되어보세! 2부의 등장인물.

2부에서 경성군과 상빈 이씨로 환생한 재석과 상희의 아들로, 2부 기준으로 경성군이 아닌 재석의 첫째 자식이다.

2. 작중 행적

자식들에게 냉담했던 원래 경성군과 달리 재석이 예뻐해주고 있으며 주변에서는 이런 변화를 상희에 대한 총애로 여긴다. 물론 상희에 대한 총애라는 것도 딱히 틀린 건 아니었다.

현대적 사고의 재석은 진안군이 어릴 때 무의식적으로 꿈을 마음껏 가지라고 말하며 키웠으나, 왕위는 세자에게 물려줘야만 한다는 것을 상기하고 진안군에게 그런 말을 어느새 하지 않게 된다. 진안군 본인도 15살에 그런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중2병에 걸려 어차피 어떤 관직도 나설 수 없으니 다 부질없다면서 학문 등 매사에 흥미를 잃고 무기력해진다. 이걸 본 재석은 게으른 천재 타입인 줄 알았는데 그냥 게으른 놈이었다며 탄식한다(...). 후에 이어지는 일화들을 보면 머리가 아예 안 돌아가진 않아도 좀 어리숙한 타입이긴 한 듯.

하여간 "차라리 승려 신부가 되어 출가하고 싶다"고 말하자 재석은 정신 좀 차리라는 생각에 양응룡의 난 진압군에 이항복의 종사관으로 참가시킨다. 이항복에게 감화되어 그를 스승으로 깍듯이 모시며, 출세하기 힘들다면 문필가로서 이름을 남겨보라는 조언을 새겨 듣기도 했는데, 이때 이항복이 추천한 건 서양식 소설인 로망스 형식이었다.

원정 귀환 때 만력제를 알현하는데, 만력제가 칙령을 내려 적서의 차별을 폐지하게 할 테니 왕 해보지 않겠냐고 발언하는 바람에 처지가 곤란해져서 평생 한량으로 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출정 전에 했던 '어차피 출세도 못하는 거' 같은 발언도, 야심을 품었다는 뜻으로 해석되어서 숙청될 여지가 있었다. 15살 때야 그냥 철없던 거고 부왕에게 좀 혼난 걸로 끝났지만, 중국에서 저런 말 들은 상태로는 진안군이 권력을 노리는 눈치만 보여도 역모로 해석됐을 것이다.

만력제가 생각 없이 한 말처럼 보이지만, 소설 세계의 만력제는 주상순을 태자로 책봉했기 때문에 만력제가 명분이 부족한 주상순을 태자로 책봉한 것에 대한 반발을 억누르기 위해서 일부러 한 정치적인 말로 보인다. 다만 본작에서도 만력제는 장자인 주상락을 황태자로 삼으라는 신하들과 태후의 요청을 못 이겨 주상락을 황태자로 삼았다가 정 귀비가 주상락을 암살한 이후에야 주상순을 황태자로 책봉했다.

명 원정에서 상희가 비상금으로 준 은자 천 냥[1]짜리 어음으로 짝퉁 장팔사모를 구입해 재석에게 바쳤는데, 재석은 짝퉁인 걸 대번에 알아보고 진성군을 나무랐다.

명대에는 이미 유물과 골동품 수집이 유행해서 짝퉁도 그만큼 넘쳐났다. 장팔사모는 소설 삼국지연의에만 등장하며 정사에는 언급도 되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이 위조된 가짜 장팔사모도 현대에 오면 진안군의 일화와 함께 문화유산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 쭉 프랑스 국왕의 대관식에 쓰이던 카롤루스 대제(742~814)의 검 주와이외즈는 오늘날 퍼멀은 10~11세기경, 가드는 12세기, 칼집은 13세기 물건으로 추정되며 심지어 본체인 칼날의 연대도 명확하지 않은데도 계속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형인 세자도 그 이야기를 듣고 빵 터져서는 "내 선물로는 청룡언월도를 사왔으면 좋았겠다"는 농담도 했는데, 재석 사후 경조가 진안군을 배려해 가짜 청룡언월도를 사오고 4부에서 김좌근이 가짜 쌍고검까지 사오면서 삼국지 세트가 완성(?)되었다. 덕분에 세자에게는 "어리숙하고 귀여운 동생"이라는 이미지가 박혔는데, 재석도 세자를 이방원에 비유할 정도라서 진안군이 세자와 사이가 틀어지지 않기 바랐는데 그건 이루어졌다.

한편 친모인 상희는 진안군과 그 자손들이 대대손손 먹고 살 걱정이 없도록 반촌다점, 반촌극장, 반촌주점의 프랜차이즈를 물려줄 계획이며 이와 별개로 의시를 봐서 의원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진안군은 스스로 "의술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며 양응룡의 난 토벌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써서 재석에게 바쳤고, 대단하진 않아도 그럭저럭 재밌는 이야기가 나와서 재능이 보인다고 한다. 덕분에 허균에 이어 조선사 2번째로 서양식 소설을 쓴 사람이 되었다.

이후 상희가 사준 전국 각지의 별장을 떠돌며 임진록 등 많은 소설을 썼고 본부인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본부인 대신 양응룡의 난 토벌 중 데려온 중국인 첩을 총애하며 살았다고 한다. 이 중 임진록은 내용이 원 역사의 임진왜란의 전개와 비슷해 내용을 대략적으로 들은 상희가 놀랄 정도였다. 왕이 몽진하는 곳이 의주가 아닌 함흥이라는 것과 일본군이 한강을 건너 한양을 함락시키지 못하는 등의 차이는 있지만, 이쪽 세계 대체역사소설의 시조가 된 셈이다.

3부에서 언급되기로는 조카 선조가 칭제건원하면서 진왕으로 작호가 승격되었고, 선조가 죽고 종손인 열조가 즉위할 시점까지 조용히 살다 1652년 6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3. 기타

경조의 동생들 중 유일하게 선조의 칭제건원 시점까지 살았고 칭제건원 후 군왕에 봉해져 진왕이 되었다. 의도한 복선인지는 알 수 없으나, 2부에서 만력제가 진안군에게 '왕이 되보지 않겠냐'는 망언을 해서 진안군의 입장이 곤란해진 적이 있는데 결국 진안군은 진짜로 왕이 되었다.

평생 집필한 소설이 40권이나 되기 때문에 독자들 사이에서는 수학을 가르쳐 이과생들의 원수가 될 모친 상빈 이씨(=상희), 국어 문학 영역에서 문과생들의 원수가 될 정철과 함께 후대 수험생들의 원수가 될 것 같다는 드립이 많다. 당대 조선의 다른 왕족들과 달리 천한 패관잡기로 취급되던 전문 소설가로서 대량의 소설을 쓰며 사는 등 현대인 출신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나름 색다른 인생을 살았다. 원 역사 임진왜란과 유사한 대체역사소설을 썼다는 언급을 보아 당대 조선 기준으로 꽤 혁신적인 장르의 소설들도 썼던 모양이다.

못생긴 정실 부인은 한양 본가에 내버려두고 중국인 첩과 함께 지방 별장들을 떠돌아 어머니 상빈이 일부러 정실부인을 더 챙겨주었다고 한다. 중국인 첩 외에도 첩을 여럿 두었고 서자도 많이 낳았는데, 어찌나 많이 들였는지 어머니인 상빈도 첩의 숫자를 모를 정도. 하지만 재산은 유일한 적자인 성도공 이창에게만 물려주었다고 한다.


[1] 연재일인 2019년 12월 5일 기준 은 시세는 트로이온스(31.1034768 g) 당 16.94달러, 환율은 매매기준율 기준 1,191원으로 은 천냥(37.5 kg)은 2432만 47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