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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03 22:49:05

진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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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논란
2.1. 촌관척의 부위에 대한 논란
3. 기타

1. 개요

맥(脈)을 살펴서 진단하는 의료 행위. 전공자들은 맥진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한의학 및 아유르베다(인도전통의학), 티베트 의학, 이란전통의학 등에서 이용하는 진단 방법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거의 한의학적인 맥진만을 접할 수 있고, 아래 내용들도 대부분 한의학적 맥진을 다루고 있다.

한의학에서 '맥'은 기(氣)가 흐르는 통로로, 인체의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이 맥이 얼마나 어떻게 흐르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보통 팔목의 촌관척 맥을 살핀다.

한의학의 기본 진단 방법이라서 창작물에서 한의사를 표현할 때는 침술, 탕약과 함께 꼭 나오는 행위.

동물생리학 등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한 현대의학에서는 기(氣)와 맥(脈)의 개념을 인정하지 않지만, 기본적인 진찰 방법인 심장의 박동과 호흡기의 작동 상태를 검진하는 방법이 진맥과 외형상 유사하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심장 뿐 아니라 위(胃), 비(脾), 폐(肺)가 관여하는 복잡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손목 요골동맥의 경우로, 다른 맥진부위라면 또 달라진다. 그러나 전통적인 관점에선 폐가 전신기혈순환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주로 요골동맥에서 전체적인 상태를 진맥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맥진의 주류는 맥에서 1차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와 이를 조합한 복합적인 정보인 27맥(혹은 28맥)이 주로 쓰이며 이 외에 몇 가지 학파의 소수의견이 있다. 의서에서 각 맥상의 1차적인 정보는 생리&병리적(한의학의)인 평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볼 수 있으나, 문진(問診)과의 조합으로 가능성을 좁히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또한 맥의 생리 병리적 의미를 인정하지 않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단지 처방을 고르는 부차적 기준에 불과하게 된다. 즉 그래도 쓰기는 쓰는 것인데, 왜냐면 적어도 처방의 적중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남긴 자료의 의미는 갖기 때문이다.

2. 논란

2.1. 촌관척의 부위에 대한 논란

좌촌으로는 심장을, 우촌으로는 폐장을, 좌관으로는 간과 쓸개를, 우관으로는 비와위를, 좌척으로는 신과 방광과 대장을, 우척으로는 신장과 명문을 진찰한다는 것은 망령된 짓이다. …(중략)… 하늘이 사람을 만들면서 어찌 오장과 육부의 영향을 반드시 손목 위에 나타내어 사람에게 진맥하도록 했겠는가.
…(중략)… 대저 촌 관 척이라는 것을 나는 분별할 수 없다.의원의 손가락이 살이 쪄서 넓은 자가 있고 여위어서 좁은 자가 있어, 맥을 짚는데에 많이 짚이고 적게 짚이는 것이 같지 않을 것이며, 병자의 손목도 긴 것이 있고 짧은 것도 있다. 그 촌 관 척의 한계를 나누는 데에도 크고 작아서 같지 않은것도 있을 것이니, 손가락이 큰 사람에게 손목이 짧은 사람의 맥을 진찰하게 하고,손가락이 짧은 사람에게 손목이 긴사람의 맥을 진찰하게 한다면, 소위 촌이라는 것이 관이 아닌 줄을 내가 어찌 알겠으며, 소위 관이라는 것이 척이 아닌 줄을 내가어찌 알겠는가.
정약용, 맥론

한의학에서 진맥의 이론적 설명은, 왼쪽과 오른쪽 손목의 혈관(요골동맥, radial artery)을 각기 3부분으로 나누어 총 6군데의 박동을 느낀다는 것이다. 왼쪽의 3부분에는 심장, 간, 신장, 오른쪽의 3부분에는 폐,비장,명문을 배속하여 각기 박동에 따라 해당 장기의 상태를 관찰한다고 한의학은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생물학적 지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사실 이에 대한 논란은 한의학계에서도 꽤 오래되었다. 상술하였듯이 다산 정약용 조차 촌관척으로 나누는 것에 대해 비판하였고, 촌관척 부위에 따른 장부배속도 진한대의 황제내경의 맥묘정미론 이래로 명청대의 빈호맥학과 의종금감에 이르기까지 계속 바뀌었다. 중의학쪽 논문에도 이에 대한 논쟁은 현재 진행형인데, 촌관척의 장부배속이 유의미하다는 주장과 무의미하다는 주장 모두 연구 결과가 있다. [1] 때문에 현대 한의사들 중에서도 촌관척의 장부 배속을 배제하고 박동 형태만 보는 한의사들 또한 많다.

3. 기타

사극 등에서 지체 높은 여성의 경우, 외간 남자에게 손목을 내줄 수 없다 하여 실을 이용해 진맥을 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실제로는 절대 불가능한 방법이다. 우선 실을 통해 전해지는 극히 미약한 맥박의 진동을 사람이 손 끝으로 감지하여 해석한다는 것부터가 불가능의 영역이다. 이런 장면의 묘사를 보면 못해도 수십 센티미터, 길게는 1미터 가까이 실을 늘어트리는데 사람의 맥박이란 게 그 긴 거리를, 거기다 실을 통해 전해질 만큼 엄청난 진동이 아니다. 또한 설령 그런 것이 가능한 초감각의 소유자가 있다고 해도 영상물에서처럼 손목에 줄 하나를 묶어서 진맥을 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진맥의 과정에서 짚는 부위는 세군데이므로 줄을 묶어서 하려면 세 개의 줄을 손목에 묶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에선 의녀[2]가 대신 진맥을 하고 의원에게 설명을 하거나, 의원들이 여성 환자의 손목에 아주 얇은 비단 천을 덮고 맥을 짚곤 했다.


[1] 그러나 논문 출처가 중국인 만큼 어느정도 걸러서 봐야 한다. [2] 애초에 이런 경우 여성 환자를 진맥하기 위해 생겨난 직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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