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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0 14:12:03

제비집

1. 제비의 둥지2. 식재료3. 대중매체에서

1. 제비의 둥지

파일:제비1.jpg

말 그대로 제비의 집(둥지)이다. 자세한 내용은 제비 문서를 참조.

2. 식재료

파일:제비집 조리 이전.jpg
조리 이전의 제비집
파일:external/www.twword.com/701583_1.jpg
조리된 제비집
조리 전의 모습만 보면 뭔가가 말라붙어 덩어리진 느낌의 모습이며, 본고장인 중국에서는 옌워(燕窝/연와)라고 부른다. 이름과 달리 제비류의 새집을 요리의 주 재료로 하지 않고, 단지 외형만 제비와 유사한 칼새과의 둥지를 이용한다. 참고로 한국의 진짜 제비들은 주로 진흙 지푸라기로 집을 짓기 때문에 '진짜 제비집'은 당연히 인간이 먹을 수 없다. 반면 칼새는 특이하게도 금방 굳는 침을 발라 굳혀서 만든다. 칼새는 해초, 조개, 풀잎 따위를 쓰지 않고 오로지 침만 써서 둥지를 만든다. 칼새집

이 제비집을 재료로 하면 요리에 독특한 질감을 준다. 이러한 식용 조류 둥지는 인간이 소비하는 동물성 재료 중에서 상당히 값 나가는 축에 속한다. 이 둥지는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400년 이상 대부분 제비집 수프의 재료로 소비되었다. 마셔본 사람에 따르면 단맛이 난다고.

상어 지느러미와 마찬가지로, 별 맛도 없는데 단순히 고급스러움을 즐기기 위해 먹는다는 비난도 있다. 영양분만 해도 달걀 하나와 별 차이도 없다. 그래도 푸아그라 샥스핀과 달리 '적당히' 채취하면 동물 학대 측면에선 좀 낫지만,[1] 인간들이 적당히라는 걸 모르고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바로바로 빼앗고 칼새는 계속 또 만들도록 착취 당하는 방식도 많으니까 문제다. 그래서 대체재로 비슷한 식감을 낼 수 있는 식재료가 개발되었지만 여전히 제비집은 인기만발이다.

팔진에도 자주 들어갈 정도로 고가의 고급 요리지만, 제비가 발로 밟고 똥이나 깃털 등이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먹기가 영 꺼림칙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비집은 절대로 그대로 요리에 쓰지 않고, 전문 일꾼들이 일일이 하나하나 배설물과 털, 먼지 등을 공장에서 분리 시킨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다. 그런데 영국의 탐험가 에드 스태포드는 그냥 야생에서 이걸 통째로 따서 먹어버렸다. #

최대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에서 1kg에 352만원에 팔릴 정도로 엄창난 고가의 식품이다. 그만한 가격일 만한 이유가 있는데, 제비집을 떼어내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은 보통 무척 큰 동굴에서 자유의 여신상보다 높은 위치에 달려있는 둥지를 아무런 안전장비 없이 단순한 줄사다리만 타고 올라가 뜯어내는 것이었다. 거기에 한국 인삼과 같이 말려서 5~6년은 보관해야 좋다고 한다. 참고로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되는 제비집의 절반 이상은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한다.

'첫 번째 집은 침으로 만들고, 2번째는 집을 잃은 슬픔의 눈물로 만들고, 3번째 집은 피눈물로 만들며, 그 이상은 새가 죽어버리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서 2번까지만 채취해야 한다'는 민담도 있다. 지나치게 둥지를 가져갈 것을 우려해, 기간을 정해놓고 정해진 인원을 제외하면 함부로 떼가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제비집이 워낙 귀하고 비싼 재료인 데다 타 고급 재료에 비하면 비교적 찾기 쉬운 재료다 보니 도둑도 꽤 많아서 제비집 전문 채취꾼들은 아예 그곳에 터를 잡고 이방인들을 감시하는 게 보통이다.

당연하지만 가짜 제비집 요리를 파는 곳도 많다. 일명 펀스(粉丝)라고 하는 실 모양 당면과 굉장히 흡사한데, 못 먹는 것으로 만들거나 몸에 나쁜 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제비집이 식감으로 먹는 거지 특별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2] 이 때문에 창작물에서는 가짜 제비집 요리로 아무것도 모르는 졸부들을 골려먹는 전개도 있다.

최근 태국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기도 했는데, 이곳에서는 자연산 제비집을 채취하는 것을 넘어 칼새 전용 아파트라는 것을 건설[3]해서 대량으로 생산한다. 보통 억 단위는 순식간에 뛰어넘기에 아파트 분양 받듯이 각 구역별로 분양을 받는데, 대개의 경우 몇 년 안에 본전을 뽑고 이익이 남는다고 한다.

과거에는 바다제비가 귀한 해초를 물어다 집을 짓기에 미네랄과 영양소가 뛰어난 건강 식재료라든가, 특히 바다제비의 피가 섞인 제비집은 아주 귀하다는 정보가 퍼져있었지만... 제비집에 해초나 피가 섞여있으면 제 값을 못 받는다. 최상급의 제비집은 투명할 정도로 하얗고 깨끗하다.

빨간 제비집도 있는데, 제비가 피를 토하며 붉은색이며 색이 붉은 제비집일수록 싸게 팔린다는 정보가 널리 퍼졌지만 이는 거짓으로, 빨간색 제비집은 주위 환경과 미네랄 등의 요인으로 결정되는 데다가 하얀 제비집보다 더욱 비싸게 팔린다.

중국 혹은 화교 지역에서는 제비집 조각을 설탕으로 가미한 물에 담근 병 제품이 유명하고 선물용으로 명절 때 많이들 주고받는다. 제대로 만든 제비집 요리와는 맛도 가격도 비교할 수 없지만 기분을 내어본다는 목적이라면 저렴한 가격대로 유통되니 한 번쯤 맛보기 시도를 해봐도 좋을 정도.

월병에도 넣는 경우가 있다. #

3. 대중매체에서

1990년작 만화 철냄비짱에서 아키야마 짱이 1차 중화 요리 선수권대회 결승 2차전에서 만든 '알 요리 디저트'에 코팅하는 재료로 사용. 이 작품에선 위에 설명한 빨간 제비집(한국 정발판명 '쉬에이엔')을 사용했으며 피를 토하며 만들었다는 통설을 설명에 사용했다. '전설'이니 하며 만화적 과장을 덧붙이긴 했지만 위에도 언급했듯이 더 희소하고 비싼 건 사실.


[1] 칼새가 현재 거주하는 집을 빼앗는 게 아니라 번식까지 마치고 난 뒤 남겨둔 집을 채취하는 경우도 있다. [2] 참고로 샥스핀도 마찬가지로 특별한 맛이나 영양분이 있는 게 아니라서 젤라틴처럼 비슷한 식감을 가진 재료로 인조 샥스핀을 만들기도 한다. 칼새랑 상어 입장에선 당연히 이 편이 훨씬 낫다. [3] 동굴의 어둡고 습한 환경을 조성해서 야생 칼새들이 둥지를 짓고 살 수 있도록 만든 건물이다. 물론 칼새들이 번식을 마치고 떠난 이후에 둥지를 채집하며 자연산에 비해 훨씬 채집하기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