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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18-06-14 19:23:09

자상백자

논어 설원[1]의 등장인물이다. 공자의 친구로 추정된다. 논어 외에도 장자나 초사에서도 나온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허나 장자에서는 자상호로, 초사에서는 상호로 나온다. 이를 동일인물로 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논어에서는 옹야에서 등장한다. 공자가 여러 제자들의 인물평을 하다 중궁더러 왕이 될 만한 인물이라 한다. 중궁이 되려 겁을 먹고 이 양반이 나를 돌려서 까는 건가 생각하고, 슬며시 그런 부분에서 자기와 닮은 듯도 한 자상백자 이야기를 꺼낸다. 공자가 자상백자에 대해 괜찮다, 인물됨이 간소하다고 답한 후 더 길게 말을 하지 않았다. 이에 중궁이 자상백자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공손한 마음을 가진다면 인물됨이 간소하더라도 백성을 다스릴 만하지 않는가, 다만 간소하다 해도 행동까지 간소하다면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묻자 공자가 중궁의 말을 긍정했다. 중궁이 자리를 뜬 후에 공자는 과연 왕이 될 만한 재목이라고 중궁을 칭찬한다.

설원에서는 공자와 자상백자가 교우한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잘 차려입고 자상백자를 만났다. 헌데 자상백자는 되는 대로 걸치고 있었나 보다. 그래서 공자의 제자가 공자에게 왜 이런 놈팽이하고 만나냐고 묻자, 공자는 그의 사람됨(質)은 괜찮다, 다만 그는 문(文)에 힘쓰지 않는데 그것에 관해 좀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공자가 떠난 후 자상백자의 제자가 왜 공자하고 만나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상백자가 답하길 공자의 질(質)은 괜찮고 꾸밈(文)도 아름답다. 다만 그는 너무 꾸미는(文)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설원은 이 일화를 소개하며 문과 질이 다 갖추어진 자를 군자라 부르고, 사람됨이 좋다 하더라도 꾸미지 않은 놈을 일러 촌스러운 놈이라 일컫는다고 덧붙이는 말을 남겨 끝맺는다.

공자의 교우관계 및 초기 유교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던 문과 질의 균형에 대한 당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1] 說苑. 중국 전한 때 유향이 편찬한 책이다. 여러 인물들의 여러 일화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