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신공양 풍습 人柱에 대한 내용은 히토바시라 문서 참고하십시오.
1. 개요
印朱도장을 찍기 위해 인면(印面)에 묻히는 붉은색 물감 재료. 인육(印肉), 주육(朱肉), 인니(印泥), 도장밥이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는 슈니쿠(朱肉)라고 부른다.
모든 서류에 도장을 찍던 시절에는 사무실, 학교, 관공서, 군대 등에서 필수품이었고 기업에 입사하면 개인에게 지급되는 기본 문구에 반드시 들어 있었지만 21세기 들어서는 전자서명이나 서명으로 대체되어 거의 쓰이지 않는 물건이 되어서 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다. 다만 사무실이라면 반드시 있는 물건이기도 한데 외부에 제출하는 문서에는 직인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기관 내부결재문서 중에는 아직도 담당자들의 도장을 직접 찍어야 하는 것들이 꽤 있는지라[1] 공무원들도 필수품으로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특히 주민센터라면 임시신분증 및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지금도 직인을 수동으로 직접 찍는 경우도 많은 데다 인감증명서의 존재 때문에 더더욱 필수다.[2] 제일 많이 보이는 사무실은 공인중개사 사무실. 이 쪽은 일반 인주 대신 기본이 매표 모루도 인주고 문구류 쪽에 관심이 있다 하는 사람은 바로 사치하타행.
서예가들이 낙관을 찍을 때 사용하는 서화용 인주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인주는 매표인주, 고급형으론 사치하타[3]가 있다. 매표인주 외에도 화신인주 등이 있지만 사실상 독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매표인주 이외의 제품은 찾기 힘들다. 다른 회사들 제품은 없어도 매표인주는 어느 문구점에 가든지 반드시 배치해 둔다.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의외로 수요가 있는 브랜드는 대만의 주안(朱顔) 인주이다. 구두약 비슷한 금속제 합 형태로 팔기 때문에 '깡통인주'라고도 불리는데, 뚜껑에는 주안(朱顔), 혹은 주안애융인니(朱顔艾絨印泥)라는 문구가 쓰였다.[4] 특히 도장집에서는 사치하타보다도 더 대중적으로 쓰이는데, 사치하타보다는 값이 싸면서도 색은 더 진하고 잘 찍히기 때문이다. 일본식 스탬프패드형이 아닌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제품인데, 매표인주보다 훨씬 끈적하고 부드럽다.
주안인주는 스탬프패드처럼 혹은 매표인주처럼 아무렇게나 대충 사용할 수는 없고, 도장밥이 끼지 않도록 도장을 인주 위에 여러 번 가볍게 톡톡 두드려가며 인면에 인주를 묻히길 권장한다. 또한 사치하타보다 마르는 속도가 느려서 날인한 뒤 인주가 건조될 시간을 주어야지, 대충 위에 종이를 덮으면 인주가 번지거나 다른 종이에 묻는다. 샤치하타보다는 사용하기가 불편하지만 대신 색이 더 진하게 잘 찍힌다. 그래서 도장업자들이 애용하는 브랜드이고, 서예가들 중에서도 값비싼 서화용 인주 대신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2. 역사
춘추, 진, 한 시기에는 봉니(封泥)가 사용되었다. 당시에는 간독을 썼기 때문에 이것을 끈으로 묶어 매듭을 짓고 진흙을 이겨 발라 밀봉한 후 위에 도장을 찍었는데 진흙 덩어리를 봉니라고 불렀다. 이 방법은 위진남북조시대까지 사용되었다.수· 당에 이르러 간독 대신 비단과 종이가 쓰이면서 봉니 대신 물, 봉밀, 주사 따위를 섞어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물이 마른 후 주사가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명나라에 와서는 기름을 넣어 제조했다.
3. 제조법
전통적 제조법은 황화수은이 주성분인 주사와 알칼리 용액의 반응물인 은주(銀朱)에 피마자 기름, 목랍, 송진을 녹여 넣고 쑥잎이나 한지를 첨가해 반죽해 굳힌다.기름이 들어가기 때문에 찍고 나면 종이에 기름기가 살짝 퍼진다. 대신 물이 묻어도 지워지지 않고 도장에 고르게 묻기 때문에 화합물 염료 잉크를 스폰지에 묻힌 속칭 '스탬프 인주'[5]보다 도장이 깨끗하게 잘 찍힌다. 쓰다보면 인주 찌꺼기가 도장면의 파인 부분에 축적돼 글자가 번지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위 사진에서 청소솔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큰 단점은 한 번 톡 묻혀서는 도장이 절대 예쁘게 안 찍힌다는 것이다.[6]
도장을 많이 사용하는 일본에서는 스탬프패드형 인주가 대세라 한국식 인주를 오히려 낮설어 한다. # 나고야시에 소재한 사치하타(シヤチハタ)라는 회사에서 만드는 인주를 최고로 친다. 한두 번 톡 묻혀도 도장이 예쁘고 깔끔하게 찍히면서도 인주가 잘 안 번지기 때문이다. 선거용 도장이 엄청 잘 찍히는데 그걸 만드는 회사가 바로 이곳이다.[7][8]
[1]
오만가지 대장에는 도장을 직접 찍어야 한다.
[2]
인감을 등록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는 인감을 대장에 직접 찍어야 한다.
[3]
한국에서는 사치하타로 주로 불리지만 원어는 シヤチハタ(Shachihata), 즉 '시야(샤)치하타'이다. 특이하게 영어 표기는 Shachihata(샤치하타)임에도
카타카나로 표기할 때 ヤ가 요음이 아닌데 이쪽이 모양이 이쁘다는 이유에서라고. 또 법적으로 요음을 표기할때 무조건 작은 가나를 써야한다는 규정이 없고 오히려 큰 가나로 표기해도 요음으로 읽을 수 있다.
[4]
여기서 애융(艾絨)이란 쑥을 찧어서 만든 솜 비슷한 것이다. 뜸 뜰 때에 사용한다고 '뜸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애융에 기름과 안료를 섞어서 만든다고 '애융인니'라고 하는 모양이다.
[5]
스탬프 패드를 말한다. 원본대조필, 결재란 같은 온갖 스탬프를 찍는 데 쓰는 그것이다. 이 중 빨간색 스탬프패드를 인주로도 많이 쓴다.
[6]
스탬프패드를 인주 대용으로 쓰는 또 다른 이유이자 사치하타 인주가 도장을 많이 찍는 업계(특히 공인중개사)에서 사랑받는 이유이다. 단, 은행이나 관공서에선 도장을 찍을 일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사치하타 인주 같은 비싼 물건을 쓰면 돈 감당 못한다. 매표화학 박스에 공기관, 정부조달도 한다고 적힌 이유. 가끔 가다 담금주 병을 축소한 듯한 인주통이 보이는데, 너무 많이 찍어서 보충용 주육으로 작은 것을 넣으면 금세 떨어지니 한번에 많이 충전하려는 의도.
[7]
단, 대선, 총선, 지선 같은 대한민국이 자체 주관하는 선거에선 안 쓴다.
[8]
여기 인주는 염료 대신 안료를 넣어 제작한다. 재료부터가 고급이라 비싸다. 중형 하나에 7~8천 원쯤 하는데 한국산 대형 한두 개쯤 살 돈이다. 주로 음식, 부품 포장지에 찍는 용도로 사용하는 넘버링용은 값이 중형 하나에 3~4만으로 뛴다. 잉크도 공장에서 쓰는 만큼 많이 들어가는데, 큼직한 초대형 잉크통이 11만 원이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