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폴 빌라드(Paul Villiard, 1910~1974)의 단편소설.[1] 한국의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소설 전문 링크 #작가인 폴 빌리어드는 열네 살의 나이에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하여 공학자, 수의학자, 생태연구가, 작가까지 다양한 커리어를 거쳤다. 해당 소설 외의 저서로는 《 나방과 나방을 기르는 방법》, 《 보석 세공의 기초》, 《세라믹의 기초》와 《 애완동물로서의 파충류》 등이 있다. 이 단문은 그런 저서들 중 자전적 에세이집인 《성장통(Growing Pain)》에 수록되어 있으며, 국내에는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2. 줄거리
네살배기 '나'는 어느 날 엄마의 손에 이끌려 시내에 나갔다가 백발이 성성한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 들렀다. 그 당시 돈이라는 것이 뭔지 몰랐던 나는 그저 엄마가 무언가를 건네 주면, 다른 사람이 물건을 건네 주는 것을 보고 으레 그런 것인 줄만 알고 있었다.어느 날, 나는 사탕을 먹고 싶어서 큰 마음을 먹고 엄마 몰래 혼자서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 찾아가기로 했다. 꽤 많은 물건을 고르고 난 뒤, 위그든 씨가 "너 이만한 양을 살 돈은 가지고 왔니?" 라고 묻자 나는 그렇다고 대답하며 주먹을 내밀고 그 안에 소중하게 가지고 있던 은박지로 싼 버찌 씨 5개를 위그든 씨의 손에 떨어뜨렸다. 위그든 씨는 잠시 고민하다가 "돈이 조금 남는구나. 거슬러 주어야겠다" 라며 2센트를 주었다. 그 날 나는 사탕가게에 혼자 간 것에 대해 어머니에게 매우 혼났지만, 이후로 어머니가 사탕 살 돈을 매번 주면서 돈의 개념을 확실히 알게 된다.
그리고 나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 관상용 어류 가게를 개업한 '나'에게, 어떤 꼬마 남자애가 누이동생과 함께 찾아왔다. 30달러 어치는 될 만큼 이것저것 물고기들을 고른 아이들이 자신의 앞에 소중하게 간직했던 5센트짜리 백동화 두 개와 10센트짜리 은화 하나를 떨어뜨렸을 때, 나는 어린 시절의 내가 위그든 씨에게 어떤 어려움을 안겨 주었는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멋지게 그 어려움을 해결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결국, 나는 옛날 위그든 씨가 그랬듯이 똑같이 아이들에게 2센트를 거슬러 주고, 가게를 나서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가 "물고기를 얼마에 줬는지 알기나 해요? 무슨 일인지 설명해 보세요." 라고 이해하지 못하자 "한... 30달러 어치는 줬지.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어." 라고 대답하며 어린 시절 내가 겪었던 위그든 씨의 이야기를 해줬고 어느덧 아내의 눈시울은 젖어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그 날의 박하사탕 향기가 잊히지 않아." 라고 대답하며 기억 속 위그든 씨의 나지막한 웃음소리를 들었다.
3. 사탕 묘사 관련
소설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 대한 길고 맛깔나는 묘사가 일품. 이걸 읽으면서 사탕이 미친듯이 땡겼다는 증언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 아래는 그 예시.이쪽엔 박하 향기가 나는 납작한 박하 사탕(spearmint leaves)[2]이 있었다. 저쪽엔 아주 커다란 검드롭스(gumdrops)[3]가 있었는데, 깨물기 좋게 말랑말랑하면서 수정 같은 설탕 알갱이로 오돌도톨하게 뒤덮여 있었다. 공단 쿠션(satin cushions),[4] 그 셔벳으로 속을 채운 작고 단단한 사각형 사탕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리고 쟁반에는 조그만 젤리베이비(jelly babies)[5], 그 뒤에 있는 상자에는 굵직굵직한
곱스토퍼(gobstopper)가 있었다. 이 사탕은 입에 넣으면 흐뭇하게 뺨이 불룩해지는데다, 입 안에서 너무 많이 굴리거나 색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려고 입 밖으로 너무 자주 내지만 않으면 적어도 한 시간 넘게 빨아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단단하고 반들반들하게 짙은 암갈색 설탕 옷을 입힌 땅콩[6]을 위그든 씨는 조그마한 주걱으로 떠서 팔았는데, 두 주걱에 1센트였다. 물론 감초 과자[7]도 있었다. 그것 역시 베어문 채로 입 안에서 녹여 먹으면, 꽤 오래 우물거리며 먹을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본문 중에서
한편 교과서에는 원문과는 살짝 다른 내용으로 적혀져 있다. 일부 사탕들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현지화로 추정된다.[8]
이쪽엔 박하 향기가 나는 납작한 박하 사탕이 있었다. 그리고 쟁반에는 조그만 초콜릿 알사탕, 그 뒤에 있는 상자에는 입에 넣으면 흐뭇하게 뺨이 불룩해지는 굵직굵직한 눈깔사탕이 있었다. 단단하고 반들반들하게 짙은 암갈색 설탕 옷을 입힌 땅콩을 위그든 씨는 조그마한 주걱으로 떠서 팔았는데, 두 주걱에 1센트였다. 물론 감초 과자도 있었다. 그것을 베어문 채로 입 안에서 녹여 먹으면, 꽤 오래 우물거리며 먹을 수 있었다.
4. 외부 링크
- 짧고 강렬한 동화가 으레 그렇듯이 패러디가 상당히 많다. 예시: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가 한국에 개업되었다면??? 마지막에 주인공의 귓가에 맴도는 위그든 씨의 웃음소리는 "너도 당해 봐라!"라는 의미다 (조선일보) 추억파괴 또는 동심파괴풍으로 이 장면을 패러디한 작품이 많다. 비싼 물건을 잔뜩 가져온 화자가 의도적으로 물건값을 버찌씨로 치르려다 위그든 씨에게 응징을 당거나, 열대어를 사러 온 아이들이 일부러 비싼 열대어를 잔뜩 가져와 의도적으로 푼돈을 내어 싸게 사가려고 하는 것을 '나' 가 알아차리고 애들 싹수에 경악하는 등의 내용으로 망가지는 경우가 대다수다.[9]
- 종종 문혜영 작가의 수필 어린 날의 초상과 이 소설의 제목을 혼동한 학생들이 이 소설 제목을 위그든 씨의 초상이라고 말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유는 두 작품이 국어 교과서에서 장수 차이를 별로 안 두고 붙어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
[1]
하지만, 해당 소설이 수록된 책에는 모든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말이 있는것을 보면 소설보다는 수필에 더 가까운 작품으로 보는게 맞다.
[2]
사실 한국 단어에 대응하자면 사탕이라기 보단 젤리에 가깝다.
# 후술될 검드롭스와 유사한 박하잎 모양의 녹색 젤리로, 영단어 캔디/스위츠는 젤리나 초콜릿을 포함한 간식거리 대부분을 대응했었고, 미국에선 아직도 그 맥락이 유지되어
초코바를 캔디바로 부른다.
[3]
젤리의 일종. 굵은 설탕으로 덮여있는게 포인트.
#
[4]
#
[5]
영연방의
구미 베어. 곰 대신 사람 모양으로 찍어낸다.
#
[6]
카라멜콘 땅콩에 땅콩이 들어있던 시절의 땅콩이 이것이다.
커피땅콩과 유사한 계통이나 커피맛이 없으며, 코팅이 연하고 단맛이 강하지 않다.
[7]
민감초로 만든 트위스트 캔디.
#
[8]
이 같은 교과서 내 번역 판본의 변화는 1990년대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1980년대 후반 중학교 국어교과서에서 위에 언급된 생소한 사탕 이름들(검드롭스, 공단 쿠션 등등)이 포함된 번역 판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9]
갑자기 커피라는 웹툰에서는 한스가 커피집 주인한테 받는 월급이 버찌씨라고 말하자 주인공이 이 동화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