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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기 클로디아/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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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행적의 문제점
2.1. 극단적인 복수 계획
2.1.1. 라스타의 악인화와 도구화2.1.2. 소비에슈에 대한 억지스러운 복수2.1.3. 복수극에 휘말린 피해자들2.1.4. 나라 망신 및 국가 멸망의 명분을 제공한 장본인2.1.5. 죄의식 및 죄책감의 부재
2.2. 사적제재에 대한 문제
3. 작품 외적 문제점
3.1. 행적 미화와 면죄부 부여3.2. 억지스러운 클리셰 파괴와 작위적인 행적3.3. 분량 조절 실패
4. 같이 보기

1. 개요

재혼 황후의 등장인물 에르기 클로디아의 비판점을 정리한 문서.

선두에 요약하자면 복수귀 캐릭터의 전형으로 재혼 황후의 숨겨진 빌런이자 진정한 흑막.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 중에서 하인리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자신의 사람만 아끼는 이기주의자이며 가히 사이코패스 급의 인성을 가지고 있다.[1]

만약에 에르기가 작중에서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거나[2] 자신이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속죄를 한다는 묘사가 나왔다면, 그동안 저지른 악행에 대한 인과응보의 대가를 치른 것으로 여겨지며 그나마 덜 비판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아닌지라 달리 보면 하인리와 더불어 심각한 미화를 받으며 지은 죄에 비해 과분한 결말을 맞이한 캐릭터라고 해도 무방하다.

2. 행적의 문제점

2.1. 극단적인 복수 계획

아무리 알레이시아에게 얼굴과 신분을 빼앗겨 뒷방에 갇혀버린 어머니를 위해서 복수를 계획했다고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

에르기 본인도 나비에 라스타에게 한 말이랑 르베티에게 독설을 당했을 때 잠자코 있었고 결국 자신의 복수극이 라스타를 죽게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자신이 선을 넘은 짓을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도를 넘어섰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복수극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의 복수극 때문에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인생이 망가지거나 불행해졌고, 심지어 무고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저지른 악행에 비해 너무나 큰 처벌을 받거나, 짓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쓰고 죽게 되었다. 클로디아 대공이 에르기를 '원수라 말하면서 원수에게 목숨빚이나 지고, 괜히 애먼 집안이나 들쑤시는 놈'이라고 조롱한 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좋게 봐줘도 한때나마 알레이시아를 좋게 생각한 자신에 대해 이성을 잃을 정도로 후회할 만큼, 자신의 어머니를 매우 사랑하고 아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만큼 어머니의 인생을 망친 장본인들인 알레이시아와 친아버지, 그리고 간접적인 관련인인 소비에슈에게 큰 분노와 증오를 가진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당사자인 알레이시아와 친부뿐만이 아니라 크게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도매금으로 싸잡아서 복수 대상에 포함시키거나, 그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을 이용해 그들의 인생을 망친 건 옹호할 수 없다. 달리 보면 에르기는 자신이 가장 혐오하던 자기 친어머니의 인생을 망친 알레이시아와 똑같은 짓을 저지른 셈이다. 본인의 개인적인 욕심과 감정 때문에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을 궁지로 몰았고 죄책감없이 뻔뻔하게 구는건 알레이시아와 다를 바 없다.

2.1.1. 라스타의 악인화와 도구화

에르기의 복수극에 의한 제일 큰 피해자는 당연히 라스타이다. 선두에 요약하자면 에르기는 소비에슈와 동대제국에게 복수하기 위해 동대제국의 황실 이미지를 실추시켜 명예와 자존심을 추락시키는 방법을 택했는데, 마침 소비에슈의 곁에 황제의 정부라는 자신이 증오하던 알레이시아와 입장이 비슷한 라스타가 있었다. 이에 에르기는 처음부터 라스타를 싫어하다 못해 경멸하면서도 겉으론 도와주는 척을 하며 뒤에선 철저히 이용해, 라스타를 동대제국 역대 최악의 악녀로 만들어 동대제국의 명예를 망가뜨리기 위한 도구로 삼았다. 그리고 이 계획은 아주 훌륭하게 성공했다.

초창기의 라스타는 확실히 출신때문에 교육을 못 받아 상식과 교양이 없고 사랑 받는 것에 집착해, 온갖 민폐를 끼치고 다니면서 작품 내외적으로 어그로를 끌고 다녔다. 하지만 그렇게 저지른 초반의 행동들은 악행으로 보기 힘든 행위이고, 근본적인 원흉은 실질적으로 라스타를 통제하거나 제대로 교육 시킬 인물들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3] 또한 열등감과 피해의식을 가졌다 해도 천성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을 해하거나 이용할 생각까지 하던 악인은 아니었는데, 본격적으로 악인이 된 건 에르기를 만나면서부터였다. 실제로도 에르기는 은근슬쩍 라스타의 피해의식과 열등감을 자극하면서 부추기거나 라스타가 스스로 악행이나 실추될 법한 행동을 선택하게끔 만들게 조언을 했으며[4], 뒤로는 라스타의 친부를 찾아 직접 등판하게 만들어 라스타의 진짜 신분과 출생의 비밀을 노출했고, 조앤슨에게 정보를 제공해 추문을 흘리는 등 본격적인 밑작업을 했다. 라스타도 자신의 인생을 망친 장본인들이 첫 번째는 알렌이고 두 번째는 에르기였다고 절규하며, 이용당한 것을 넘어서서 현재의 자신을 만든 장본인이 에르기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성장한 글로리엠의 인품도 그렇고, 마지막 외전인 "만일 라스타가 나비에에게 보내졌다면" 에서도 라스타가 소비에슈의 정부가 아니라 나비에의 하녀로 보내졌다면 천박한 언행을 할지언정 악인이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해당 외전분은 단순한 IF, 패러렐 스토리가 아니라 라스타의 원혼이 꾼 꿈이라는 반전이 있지만, 라스타의 원혼도 몇십 년간 대신관과 대화하면서 참회했다고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저 황제의 정부라는 이유로 라스타를 알레이시아와 동일시하면서 복수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친구인 척 라스타를 부추기면서 악행을 선택하게끔 유도한 건 명백히 타인의 마음을 가지고 논 기만 행위다. 물론 라스타가 황후가 된 이후에 저지른 악행들 다수는 자의로 선택한 것이기에 비판을 피할 수 없지만 결국 라스타가 자의적으로 악행을 하게끔 만들고 유도한 장본인은 에르기가 맞기 때문에 라스타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즉, 라스타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에르기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 걸 넘어서 그의 원수인 알레이시아와 관련된 사람조차 아니었는데, 그저 에르기가 싫어하는 알레이시이와 입장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모른채 그에게 일방적으로 증오받고 이용당한 것이다. 이쯤되면 라스타가 에르기에게 사실상 테러를 당했다고 해도 모자랄 지경. 실제로 라스타는 자신이 사랑하던 소비에슈보다 더 진심으로 에르기를 믿고 의지했으며, 그런 에르기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절망했다. 아예 에르기에게 그동안 나에게 잘해줬으면서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유만이라도 알려달라고 애원했고, 차라리 에르기가 아니라 나비에가 자신에게 이런다면 이해라도 하겠다고 울부짖었다.

결국 라스타는 에르기를 시작으로 소비에슈, 이스쿠아 자작 부부, 자신의 친부를 비롯해 가까웠던 모든 사람들에게 배신당하며 버림 받고, 황후 자리에서 폐위된 뒤 탑에 유폐된 자신의 처지에 절망과 공포를 느껴 자살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심지어 사후에서도 에르기의 의도대로 동대제국 역대 최악의 황후이자 대역죄인으로 기록되어, 두고두고 세간에서 손가락질 당하는 동대제국의 흑역사가 되었다.[5]

정작 라스타의 흑화와 몰락에 지대한 공헌을 한 에르기는 어머니에게 라스타를 "아내를 배신한 남자를 사랑한 여자"라고 비유하며 알레이시아와 같은 부류로 취급한다. 이때 에르기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라스타는 벌을 받아 몰락했다고 말해주는데, 애초에 라스타의 악행을 부추기고 그걸 만천하에 폭로해 인생을 망친 장본인인 에르기가 할 말은 아니다.

2.1.2. 소비에슈에 대한 억지스러운 복수

소비에슈는 자의로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며 파렴치하고 뻔뻔한 행보를 보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저지른 악행은 에르기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설령 소비에슈가 복수를 당해도 소비에슈 때문에 고통과 수모를 겪은 사람들에게 당해야 하고, 벌을 받아도 소비에슈가 잘못한 일들에 대해 벌을 받는 게 합당했다. 하지만 작중 어디에도 에르기가 소비에슈에게 복수할 정당한 명분은 보이지 않는다. 에르기가 라스타를 이용해 소비에슈를 비롯한 동대제국 황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린 이유는, 과거 '소비에슈가 알레이시아에게 누명을 씌웠다→그 일로 알레이시아가 쫓겨났다→쫓겨난 알레이시아가 에르기 아버지의 정부가 되어 어머니의 자리를 빼앗았다→따라서 소비에슈는 에르기의 어머니를 불행하게 한 원인이다'라는 매우 억지스러운 이유로 소비에슈를 복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에르기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 글로리엠의 친자 검사 결과를 조작해 알렌의 친딸로 둔갑시켜 소비에슈가 그토록 원하던 딸을 스스로 부정하고 내치게 만들었다. 이후 글로리엠이 공주 자리에서 폐위되고 라스타마저 자살한 뒤에야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친딸이라는 진실을 알려 그의 정신을 붕괴시키고야 만다.

어린 시절의 소비에슈가 그저 알레이시아에게 악감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명을 씌운 건 분명 잘못한 일이 맞다.[6][7] 하지만 당시 소비에슈는 제대로 된 판단력조차 갖춰지지 않은 어린 소년일 뿐이었다. 당시 어린 아이에 불과했던 소비에슈는 그저 어머니와 나비에를 지키고 싶었고, 어머니를 슬프게 하는 알레이시아가 밉다는 지극히 어린이가 할만한 1차원적인 감정만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 채 나비에한테 갖다 준 쿠키에 낙태약을 들어있었으며, 나비에는 그걸 먹었다는 이유로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두려움에 질려 일단 나비에를 지키기 위해서 무슨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 채로 알레이시아에게 누명을 씌우고 본 것이다. 게다가 소비에슈의 책임은 딱 '알레이시아가 누명을 쓰고 쫓겨나게 만든 것'뿐이지, 이후에 알레이시아가 저지른 모든 악행은 전부 그녀가 스스로 결정하고 저지른 죄이다. 소비에슈가 알레이시아에게 이러저러하게 행동해서 클로디아 대공가의 안주인 자리를 훔치라고 사주라도 했다면 모를까, 오로지 알레이시아의 계획 및 에르기 아버지의 묵인 하에 벌어진 죄악에 대한 복수를 왜 소비에슈가 같이 당한단 말인가? 에르기는 그저 어머니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을 풀고 화풀이를 하기 위해, 억지 논리로 소비에슈를 복수 대상으로 삼고 테러를 저지른 것이나 다를 바 없다.

2.1.3. 복수극에 휘말린 피해자들

라스타만 아니라 에르기의 복수극에 휘말린 피해자들은 상당히 많다. 특히 누명을 쓰거나 라스타를 도구화하는 과정에서 선택당해 피를 본 사람들이 다수이다.
또한 나비에는 작품내외적으로 에르기에게 크나큰 피해를 본 인물이다. 내적으로는 간접적으로 에르기의 장기말로 이용당하면서 이미지가 실추당하고 부당한 이혼을 당했으며[8], 외적으로는 전개상 직접 해야 할 라스타와 소비에슈에 대한 복수와 처벌마저 에르기가 대신하면서 타이틀롤로서 이름값을 못하게 되었다.

2.1.4. 나라 망신 및 국가 멸망의 명분을 제공한 장본인

결과적으로 에르기가 벌인 동대제국 황실 및 소비에슈에 대한 도를 넘은 복수극 때문에 블루 보헤안은 국가의 위신과 체면이 매우 추락했다. 그것도 모자라 정말 자칫 잘못하면 동대제국에 의해 나라 자체가 멸망하거나 속국화될 뻔 했다.

대표적인 사건인 항구 문제는 일부러 황제 소비에슈의 정부였던 라스타에게 접근해 유혹하여, 그녀가 동대제국 황후 자리에 오른 후 그녀에게 정부 계약 조건을 빌미로 동대제국의 영토 일부를 받아내려 한 사건이었다. 당시 에르기는 블루 보헤안의 왕족이자 공작 신분이였고, 라스타는 동대제국의 황후 신분이었다. 즉, 약소국의 왕족이 강대국의 황후를 고의로 유혹하여 이득을 취하려 한 것이니, 매우 중대한 외교 문제에 해당한다. 일단 라스타가 매국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작품 내외적으로 그녀에 대한 비난이 많은데, 애초에 먼저 매국 행위를 유도한 건 에르기 본인이다. 그러나 에르기는 일부러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큰 타격이 없었기에, 이 문제에 대해선 라스타 혼자만 자연스레 비난 받게 되었다. 오죽하면 에르기의 사촌인 블루 보헤안의 국왕마저 이 문제를 가지고 에르기를 질책할 정도다. 자국의 통치자마저 에르기를 책망한 것만 봐도, 에르기의 복수극은 동대제국뿐만 아니라 블루 보헤안마저 망신시킨 짓이었다.

또 다른 사건인 친자 확인 사건은 황제 소비에슈의 후계자로 여겨지고 있었던 황녀 글로리엠의 친부가 알렌 림웰로 판명난 사건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라스타를 파멸시키기 위해 친자 검사 결과를 조작해 알렌이 글로리엠의 친부로 판명나게 만들었는데, 이는 후계자가 절실했던 황제 소비에슈와 동대제국 황실을 유린한 행위다. 로테슈 자작과 알렌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두 사람이 대역죄인이 되어 사형 당한 이유는 고의로 알렌의 사생아를 공주로 둔갑시켜 황제 소비에슈를 속였다는 죄 때문이었다. 이렇듯 황실의 핏줄이 아닌 아이를 공주로 둔갑시킨 것이 대역죄로 처벌 받는다는 것을 따져봤을 때, 에르기는 엄연히 황실의 핏줄인 아이를 남의 사생아로 둔갑시킨 것이니, 매우 중대한 범죄의 수준를 넘어서 대놓고 동대제국 황실에 대한 테러이다. 거기다가 에르기는 왕국의 일개 방계 왕족에 불과했다. 즉, 에르기는 왕국의 일개 방계 왕족 신분으로 감히 동대제국 황실과 소비에슈 황제를 대놓고 능멸한 것이다. 당연히 에르기는 진작에 처형당했을 것이다.

가장 문제점은 자칫 잘못하면 블루 보헤안은 "동대제국 황실을 고의로 능멸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쓸 뻔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럴만도 한 게 블루 보헤안의 방계 왕족인 에르기 공작이 동대제국 황실과 소비에슈 황제에게 매우 절실했던 후계자를 이용해 대놓고 유린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블루 보헤안은 약소국인 반면 동대제국은 월대륙의 두 강대국이자 서대제국의 칭제 후에도 여전히 최강대국에 근접한 국력을 자랑하는 국가이다. 당연히 동대제국 입장에서는 "고작 일개 약소국 따위에 불과한 블루 보헤안이 감히 강대국인 동대제국을 고의로 능멸했다"고 간주할 게 뻔했으니, 그 대가로 블루 보헤안을 아예 멸망시키거나 속국화 시켰을 것이다. 즉, 자칫 잘못하면 블루 보헤안은 동대제국에 의해 아예 나라가 멸망할 뻔했거나 속국화가 될 뻔 했다는 뜻이다. 종합하자면 에르기는 아예 자신의 나라를 멸망시킬 뻔하거나, 강대국의 속국화시킬 뻔 했다.

2.1.5. 죄의식 및 죄책감의 부재

에르기의 악행의 가장 문제점은 무고한 사람들의 인생을 처참하게 파멸시키는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죄의식이나 죄책감 따위 느끼지 않는 걸 넘어서 아예 인식조차 안한다는 것이다. 비록 르베티가 자신에게 증오를 표출하자 당연하다는 투로 생각했고 라스타도 자신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는 걸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악행 때문에 피해를 입은 자들에 대해서 반성하기는 커녕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조차 느끼지 않는다.

이쯤되면 이기적인 것을 넘어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로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에르기는 자신의 어머니가 겪은 불행과 그녀의 안위에만 신경쓰고, 그 이외의 타인에게는 관심은 커녕 아예 공감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2. 사적제재에 대한 문제

해당 부분은 에르기에 대한 문제 비판과 지적보다는 일부 극성 독자들의 언행에 대한 비판에 가깝다. 일부 라스타와 소비에슈의 극성 안티들은 그저 에르기가 이 둘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이유 하나로 옹호하거나, 라스타와 소비에슈는 악인이니까 당해도 싸다는 식으로 원색적인 조롱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에르기의 과거사가 연재된 외전을 안 보아 그의 진정한 목적과 본성을 몰랐다 해도, 본편만 봐도 에르기의 행적은 절대 옹호할 수 없다. 우선 라스타는 처음부터 잘해주면서 신뢰를 쌓다가 친자 사건 때 배신을 함으로서 마음을 가지고 놀았다는 것이 문제고, 라스타와 소비에슈는 어디까지나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과 피해자들에 의해 대가를 치러야 했지 엄한 타인인 에르기가 이들을 처단한다는 건 사적제재에 해당되며 앞서 말했듯이 극성 독자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나비에와 니안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은 바로 에르기였다.

3. 작품 외적 문제점

3.1. 행적 미화와 면죄부 부여

사실 에르기는 행적 자체의 문제보다는 작품 외적 문제 때문에 더 비판을 받는 것인데, 그 이유가 바로 작가가 에르기의 행적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미화했기 때문이다. 미화를 하지 않고 에르기도 결국 복수를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인생을 망친 명백히 나쁜 인물임을 명시하거나, 라스타나 소비에슈가 맞이한 결말까지는 아니어도 다른 매체의 복수귀처럼 비참한 결말 내지는 피해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나마 속죄를 하면서 살아간다는 결말을 냈다면 이 정도로 비판 받지 않았을 것이며, 기껏해야 논란 정도로만 그쳤을 것이다.

에르기는 어머니와 자신의 복수를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인생을 망쳤다. 그로 인해 몇몇 사람들은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을 뒤집어 씐 채 최후를 맞이했고, 무고하지 않은 사람들도 저지른 악행에 비해 너무나 큰 처벌을 받아 비참하게 몰락하거나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그나마 정당한 복수도 알레이시아와 클로디아 대공에 대한 복수밖에 없다고 치더라도, 정작 진정한 복수 대상인 알레이시아와 클로디아 대공은 본편이 아니라 외전에서 몰락했고, 심지어 알레이시아와 클로디아 대공을 몰락시킨 사람조차도 에르기가 아니라, 생판 타인인 에인젤이였다. 즉, 정말 진정으로 정당한 복수조차도 아예 없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르기는 라스타처럼 악행에 대한 대가를 치르기는 커녕 어머니와 같이 사는 해피 엔딩을 맞이했으니 엄청나게 과분한 결말을 맞이한 셈이다.

추측 영역이긴 하지만 작가는 에르기가 하인리의 편이자, 소비에슈와 라스타를 본격적으로 피해를 주는 사이다 전개 캐릭터라는 이유로 그의 행적을 정당화하기 위해 알레이시아를 작위적인 최악의 악녀로 만들면서 미화 및 옹호를 하면서 해피 엔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부분이 심각한 문제인 것은 재황 및 로판의 주 연령대는 저연령층이 다수이며 재황은 성인물도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작품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전연령물이다. 그런데 재황은 악역에게 누명을 씌우거나 복수니 단죄랍시라고 몰상식적이거나 범죄 행동을 서슴치 않게 저지르는 신이 많이 나오는데 악과 악이 부딪히는 피카레스크적 관점으로 두 진영을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것도 아니고 악행을 저지른 선역이 처벌을 받는 신조차 전무하다. 이러니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문제많은 선역을 맹목적으로 칭송하고 악역들이 명백히 피해받은 사실을 부정하면서 반사회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게 하거나[13] 나쁜 자[14]들이라면 법도와 상식을 무시하고 뭐든지 해도 된다라는 반사회적인 발상을 풍기고 있다는 것이다. 본문에도 언급된 것이지만 라스타와 소비에슈에 대한 단죄와 처벌은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들이 직접 하는 것이 옳지 생판 남인 에르기가 단죄를 하는 것은 사적제재에 불과한 것이다.

다른 로판도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낮아 몰지각한 팬덤이 많지만 특히 재황은 라스타가 사회적 취약계층에 작중에서도 피해를 받는 일이 많다보니 다른 로판 극성 팬덤보다 더 저돌적이고 몰상식적인 발언으로 악명이 높은데 이는 인기작이라 그만큼 팬덤 층이 커서 별의별 사람들도 많은 것도 있지만 작가의 도를 넘은 주인공과 주인공 파벌 측 인물들에 대한 미화와 옹호성 서술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에르기는 엄한 타인을 이용해서 인생을 망치고 관계없는 사람들까지 간접적으로 죽이거나 인생을 망치게 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악질인데 문제점을 파악못하는 독자들은 이런 에르기를 찬양하다못해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에르기의 미화 문제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15]

3.2. 억지스러운 클리셰 파괴와 작위적인 행적

사실 에르기의 소비에슈와 동대제국을 향한 억지스러운 복수도 개연성있게 전개할 방법이 있었다. 에르기는 연재 초반부터 타국인 블루 보헤안의 왕족 신분이였는데도, 오시스 3세의 정부였던 알레이시아에 대해 자세히 알고있었다. 이를 통해 에르기가 라스타를 비롯한 동대제국 황실에게 접근한 진정한 목적이 무엇이냐는 의문이 일찌감치 대두되었다. 이후 에르기가 겉으로는 라스타를 도와주는 척하며 뒤로는 점점 더 그녀를 궁지로 몰아넣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러한 의문은 더욱 심화되었다. 결국 진짜 목적이 소비에슈와 동대제국을 향한 복수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에르기가 그러한 복수를 계획한 이유에 대한 추측들도 무수히 생겨나기 시작했다.

비록 외전이 연재되면서 전부 허위로 밝혀진 가설이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유력했던 건, 에르기가 알레이시아가 낳은 오시스 3세의 사생아이자 소비에슈의 이복형제라는 설이였다. 이 설에서 알레이시아는 과거 소비에슈에 의해 누명을 쓰고 임신한 채로 오시스 3세에게 버림받아 에르기를 낳은 뒤 힘들게 살다가 요절했고[16], 이후 에르기는 그런 알레이시아를 비참하게 만든 가장 큰 원흉인 소비에슈와 동대제국에게 복수를 계획하게 되었다는 것이다.[17]

하지만 적어도 "소비에슈에 의해 누명을 쓰고 동대제국에서 추방당한 알레이시아가 클로디아 대공비의 인생을 빼앗았다. 따라서 소비에슈와 동대제국 황실도 클로디아 대공비를 불행하게 만든 원흉이다. 때문에 라스타를 이용해 그들에게 복수했다."라는 말도 안되는 공식 설정보단 이 허구의 추측이 훨씬 더 자연스러웠다. 정말 이 설이 공식 설정으로 채택되어 전개되었다면, 소비에슈를 향한 에르기의 원한과 복수의 동기도 충분히 개연성 있게 설명할 수 있었다.

이 부분도 추측의 영역이긴 하지만 작가는 본래 일반적인 로맨스물이라면 라스타가 주인공이고, 나비에가 악역인 캐릭터성을 정반대로 뒤집어 로판의 클리셰를 개선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때문에 독자들의 추측대로 알레이시아가 에르기의 친모였고 그녀의 복수를 위해 에르기가 라스타에게 접근했다는 내용으로 전개한다면, 독자들에게 진부하거나 뻔하다는 비판을 받을까봐 알레이시아를 작위적인 악녀로 만들고 에르기의 진정한 원수였다는 새로운 설정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독자들의 추측과 밝혀진 에르기의 공식 설정과 유사한 부분은 그의 복수의 동기가 "친모에 대한 복수" 라는 키워드이기 때문.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작가는 주인공 나비에를 하나의 캐릭터가 아닌, 독자들의 대리만족 이입 아바타로 설계해 온갖 좋은 설정들을 몰아넣다못해 어두운 면조차 없는 완전무결한 캐릭터로 만들었다. 때문에 무결하고 고고한 나비에가 직접 악역들에게 복수를 한다면 저 완전무결한 캐릭터성이 파괴될 것이니, 그녀를 대신해 악역들을 응징할 캐릭터들을 만들어내거나 응징할 계획이나 행적조차 나비에의 주변인들에게 몰아넣었다. 에르기도 그 중 하나로 초반부터 흑막으로 라스타를 이용해서 소비에슈에게 복수한다는 목적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클리셰 파괴에 연연한 나머지, 알레이시아를 에르기의 진정한 원수로 설정하는 바람에 작위적인 것을 넘어서 개연성과 인과가 파괴되고 말았다. 게다가 나비에도 페이크 주인공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활약이 전무한 수동적인 주인공으로 전락했다.

클리셰는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특정한 소재와 전개가 클리셰로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대중들의 공감을 사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증거이다. 다만 연출이나 재구성없이 클리셰를 그대로 사용하니 진부해져서 재미가 없어지는 것인데 오히려 실력있는 창작자는 클리셰를 사용해도 연출을 다르게 해서 재미있게 뽑아내고 있으며 클리셰 개선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또한 개연성을 지키거나 클리셰를 재구성한 것이지 억지스럽게 클리셰를 파괴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클리셰 파괴에 집착한 나머지 개연성을 파괴하는 것을 선택했고 결국 에르기의 복수극은 작위적인 전개로 채워진데다 더 나아가 작품 외적으로 글로리엠의 친부설에 대한 여론도 오염시키는 결과를 낳았다.[18]

3.3. 분량 조절 실패

작품 외적으로 평가하자면 에르기의 서사는 명백한 스토리텔링 구성 실패이다. 에르기의 언행과 그와 관련된 복선들이 본편 스토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난 수준인데, 정작 에르기 스토리의 해답편을 본편 끝나고 외전에서 해소한다는 건 작가의 역량 부족을 의심케 한다. 본편에서 못 다한 스토리를 푸는 게 외전의 역할이라고 옹호하는 극성 팬덤이 있지만, 외전이라는 건 본편에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는, 즉 빠진다고 해도 본편 스토리에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의 스토리를 다루는 사족스러운 구성이지 본편에서 중요한 복선들을 푸는 용도가 아니다. 본편에서 핵심적인 복선은 본편 내에서 해소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다. 불필요한 스토리들을 넣느라 그 많은 분량에서 복선을 해소할 공간을 내지 못했다면, 작가의 스토리텔링 실력을 의심해볼 만한 정황이 된다.

말이 좋아서 외전이지, 에르기의 서사만 아닌 나비에와 하인리의 2세와 글로리엠의 후일담은 거의 본편과 연관된 중요한 스토리라 2부로 보는 것이 옳다.

4. 같이 보기



[1] 당장 작중 등장인물들 중에서 소비에슈, 라스타, 르베티, 니안, 글로리엠, 은 에르기의 계략에 의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이스쿠아 자작부부, 로테슈, 알렌은 비록 선인은 아니었지만, 에르기 때문에 저지르지도 않은 죄까지 뒤집어쓰고 처형당했다. [2] 라스타를 이용해 동대제국 내에 나비에를 험담하는 소문을 퍼트려서 나비에를 음해하고, 친모가 저지른 죄와는 관계없이 엄연히 황제의 딸이였던 글로리엠의 출생을 조작하고, 라스타를 유혹해 사익을 챙긴 에르기의 행위는 그 자체로 황실능멸죄, 반역죄, 국가내란죄다. 당연히 에르기는 림웰 부자와 이스쿠아 자작 부부처럼 처형당하는 건 물론, 어머니를 포함한 친가인 클로디아 가문도 함께 처벌받는 게 합당한 결말이였다. [3] 소비에슈는 라스타를 말로만 타일렀지 제대로 된 처벌을 하기는 커녕 방기하고 정작 라스타가 나비에에게 악의없는 결례를 범하면 라스타를 싸고 돌면서 둘의 관계를 틀어놓는 것도 모자라 라스타를 대놓고 안하무인으로 만들었다. 라스타의 주변인들도 도움안되는 악인 내지는 귀족을 싫어하거나, 귀족들의 예법과 교양, 황족의 법도를 모르던 평민 출신 하녀들밖에 없었으니 더더욱 귀족에 대한 피해의식과 선입견을 쌓아갔다. [4] 그 중 하나가 나비에의 이혼 법정 때 화려한 드레스를 입게 한 것이었는데, 작중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법정에서도 화려한 옷을 입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맞다. 즉, 라스타를 "황후 자리를 노골적으로 노리는 탐욕적이고 교양 없는 여인"으로 각인시키기 위함이었다. [5] 이후 외전에서 성장한 라스타의 딸 글로리엠을 양부모인 상시천의 부천부 부부가 필사적으로 숨기는 걸 보면, 라스타에 대한 악명은 그녀가 죽은지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도 유명하다는 걸 알 수 있다. [6] 다만 알레이시아도 마냥 무고하고 억울하기만 한 피해자는 아니다. 알레이시아는 과거 오시스 3세의 정부였던 시절에, 어린 소비에슈 앞에서 대놓고 오시스 3세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무례를 범했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봐줄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였다. 알레이시아나는 어린 소비에슈가 부황인 오시스 3세의 바람기로 모후인 선대 황후가 슬퍼하자 부황의 정부들을 험담하며 위로하는 것을 우연히 듣고 자기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로 멋대로 다가가다가, 소비에슈와 선대 황후에게 분풀이를 한답시고 "내가 황태자의 동생을 만들어 주겠다", "어린 아이는 빨리 죽는다", "오시스 3세에게도 자식이 많은 게 좋을 것이다"라는 역모 수준의 망언을 내뱉었다. 현실적인 궁중암투물에서도 이렇게 생각이 짧고 말을 함부로 하는 경솔한 캐릭터는 정적들에게 1순위로 박살나는 포지션이다. 결국 이 일로 인해 알레이시아는 소비에슈의 원한을 사고 낙태약 쿠키 사건의 누명을 쓰면서, 오시스 3세에게 버림받아 그의 정부에서 쫒겨나는 것은 물론 동대제국에서도 추방당했다. 알레이시아가 낙태약 쿠키 사건의 누명을 쓰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오시스 3세의 총애만 믿고, 선대 황후와 황태자인 소비에슈에게까지 대들며 처신을 막장으로 한 스스로의 잘못이 더 크다. 이후 알레이시아는 가족에게마저 버림받고 해적의 하녀로 개고생을 좀 하다가 클로디아 대공의 정부가 된 뒤, 자신의 외모가 대공비와 똑같다는 것을 이용해서 저택에 불을 내고 에르기를 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대공비의 신분을 빼앗는 악행을 저질렀다. [7] 반면에 라스타는 노예 출신으로 기초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에, 궁정은 커녕 일상생활에 대한 상식도 부족하다못해 아예 없다시피 했다. 이로 인해 초반에 저지른 각종 결례는 정말 진심으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는지조차 모르고 본의 아니게 저지른 것이였다. 이후에도 최소한의 상식조차 알지못한 상태에서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고 상류층에 대한 피해의식만 도지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세뇌당하거나, 작정하고 라스타를 이용하려한 에르기의 교활한 사주에 속아넘어가 악행을 저지른 경우도 상당히 많다. 명백히 자기 의지로 저지른 악행들도 사실 소비에슈가 라스타를 방치하지 않고, 에르기가 라스타를 타락시키지 않았다면 저지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알레이시아는 태생부터 고위 귀족으로 태어나 배울 만큼 배우고 알 것 다 아는 상태에서도 각종 몰상식한 행각을 벌이고, 다른 누구에게도 사주받지 않고 100% 본인의 의지로 클로디아 대공비의 인생을 망쳐놨다는 점에서 훨씬 더 악질이다. [8] 게다가 에르기가 글로리엠의 출신을 조작해 라스타는 천하의 악녀이자 사기꾼으로, 소비에슈는 혈육에 집착한 멍청이로 만들면서 나비에 역시 억울한 이혼을 당한 꼴이 되었다. [9] 다만, 진짜 검사 결과는 에르기 본인도 모른다. [10] 나비에 하인리의 딸. 이후 외전 마지막에서 동대제국의 황태녀가 된다. [11] 게다가 르베티가 외전 시점에서 무사히 림웰 자작이 되었다고는 해도 중근세의 고증 오류 문제를 떠나, 재혼 황후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지식을 인용했다는 점에서 림웰 가문은 이미 파멸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안은 계승권이 없으니 림웰 가문을 이을 수 없고 당시 귀족들은 집안간 이득과 계승을 위해 정략결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였기에 미혼인 귀족들은 외모나 성격 및 재능에 심각한 하자가 있어, 결혼도 못하고 집안의 돈이나 축내는 밥버러지나 다를 바 없는 신세였으며 이런 사람들은 결혼을 못하니 당연히 후사가 없을테고 이로 인해 계승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결혼 못하는 귀족은 보통 수도원에 들어가 종교인으로 삶을 마쳤다. 라스타가 죽은지 한참이 지난 외전에서도 글로리엠의 오빠라는 이유로, 안이 구경거리로 전락한 걸 보면 림웰 가문 또한 계속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게 오명으로 얼룩진 가문과 혼사를 맺겠다는 귀족이 있는 게 오히려 더 신기할 지경이니, 르베티도 말이 좋아 자작이지 평생 제대로 결혼도 못하고 가문을 이을 후사를 못남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역죄인의 자식이라서 결혼도 못하고 있다며 평판이 추락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재혼 황후가 고증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고 싶었다면 림웰 가문은 대외적으로 멸문하고, 르베티는 신분을 세탁해 다른 국가의 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전개였다. [12] 때문에 글로리엠은 소비에슈의 친딸이 맞았다는 여론이 조금씩 많아져 비운의 공주라며 동정 받게 되었다. [13] 특히 라스타가 코샤르에 의해 낙태약을 먹을뻔한 사건에서는 어느 몰지각한 독자들이 "라스타네 애새끼도 지 어미를 닮아서 목숨이 질기다", "아기는 죄가 없지만 라스타가 죽지 않아서 실망스럽다." 라는 되게 몰상식적이다못해 반사회적인 덧글을 달아 논란을 일으켰었다. [14] 사실 진짜 범죄자라해도 상식적으로는 법도와 제도에서 처리하는 것이 맞다. [15] 에르기와 비슷하게 크나큰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창작자에 의해 미화와 옹호를 받아 심각하게 세탁된 캐릭터가 있다. 바로 나루토 우치하 이타치. 자세한 것은 우치하 이타치/비판을 참고할 것. [16] 당연히 이 설에서 알레이시아는 오시스 3세의 정부라는 것만 제외하면, 소비에슈에게 그 어떤 잘못이나 피해도 끼치지 않은 선한 인물로 나온다. 그래야지만 에르기의 복수가 정당해 보이기 때문. 사실 이 설이 처음 대두됐을 때만 해도 알레이시아는 어떤 사람인지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에 각종 설이 난무했다. [17] 다만 이 설이 공식 설정으로 채택되었더라도 에르기가 라스타의 딸로 태어났을 뿐, 아무런 죄도 없는 글로리엠의 친자 검사를 조작한 부분은 옹호의 여지가 없다. [18] 작중 묘사를 보면 글로리엠의 친부는 소비에슈일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정황 증거도 있기에 양쪽으로 해석될 수 있도록 애매하게 남겼다. 그러나 작가는 라스타를 이용해 소비에슈에게 복수한다는 작위적인 전개와 에르기의 소비에슈에 대한 원한과 복수 동기가 워낙 비상식적이라 글로리엠은 태어나자마자 인생이 망가졌고 소비에슈와 라스타, 림웰 부자도 자신들이 잘못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른 것이 아닌 에르기의 억지 복수극으로 누명을 쓰고 오명 속에 죽거나 스스로의 실수로 정신병을 얻는 등 억울한 피해자가 되었기에 동정 여론이 들어가 글로리엠은 소비에슈의 딸이 맞다는 의견에 힘이 들어갔다. 만일 글로리엠의 친부설에 양쪽 의견 모두 형평성 있게 힘을 넣고 싶었다면 이런 식으로 전개를 해서는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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