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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17-04-18 18:14:07

안한글 안사요/반대


1. 왜 비판받는가?2. 루리웹 여론의 특성3. 비한글 판매량의 영향력4. 포스트 한글화 시대의 한글화

1. 왜 비판받는가?

루리웹의 안한글 안사요의 긍정측엔 잘못된 점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의 오류를 받아들여만 한다. 하지만 그 문제점을 정당화 시키고 있다.

안한글 안사요가 비판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단순 한글화에 대한 희망 표현이 아닌 '안한글 안사요'라는 악의적인 여섯글자 댓글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그것이 사람들에게 좋게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것은 잘못된 일임은 자명하다. 당연히 이런 잘못된 리플에 불쾌해지고, 비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안한글 안사요' 를 통해 유통사에 항의를 표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댓글란은 모두가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장소인데, 적어도 타인에게 받아들여주길 원한다면 먼저 남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선에서 발언을 해야 하지 않을까.

둘째로, 안한글 안사요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한글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이다. 제아무리 외국어가 능숙한 사람이라도 한글이 편한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 대작 롤플레잉 게임들이 한글화되면 이들도 반갑기는 매한가지이다. 단지 이들이 안한글 안해요 측과 다른 것이 한가지 있다면, 모든 게임이 전부 한글화 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통해 게임을 즐긴다는 것 뿐이다.

반복하지만, 안한글 안사요가 환영받지 못하는 건 댓글이 짜증나기 때문이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2. 루리웹 여론의 특성

루리웹 댓글란은 일종의 빨리 먹기 게임과도 같다. 정보글이 올라온 순간, 그 글을 보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서 댓글란의 분위기가 많이 좌지우지된다. 물타기의 끝판왕이다 종종 루리웹 여론이 통일되는 부분도 있으나(정치 부분 등), 대체로는 올라온 시간에 댓글 먼저 쓰고 추천 많이 박히는 쪽 위주로 흘러가며 이 분위기는 처음에 한번 정해지면 거의 바꿀수가 없다. 쉴드치다가 욕하다가... 그래서 안한글 안사요라는 글이 어쩔때는 추천을 많이 받다가도 어쩔때는 비추가 많이 박히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1]

니어:오토마타 같은 경우는 발매 직전까지 한글화는 커녕 정발도 비관적인 분위기였다. 그야말로 비생산적인 논의의 극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꾸준글이 달리니 비추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한글화 정보가 극적으로 공개되었지만, 이렇게 빨리 정보와 발매일이 공개되었다는 것은 결국은 사전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이고, 결론적으로 안한글 안사요라는 덧글이 달려봐야 실질적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과는 별 상관 없다는 이야기인 것을 알 수 있다.

3. 비한글 판매량의 영향력

안한글 안사요/찬성 항목에서 "아니 애당초 덧글 몇몇개가 한글화 바라는 인구 전체를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라고 썼음에도 갑자기 "댓글 천개 숫자까지 파악하니 확실히 영향력이 있다." 라고 주장한다.

토귀전 극, 드래곤볼 제노버스 등이 인터뷰에서 비한글판의 판매량 덕에 차기작이 한글화 되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비한글판을 팔기위한 립서비스" 라고 일축하고 있다. 또한 이 사례와는 관계없는 위처 3 폴아웃은 어째서 예시로 드는가. 위처 3가 한글화 될 수 있었던 것은 인트라와 반남코리아가 몇번을 무산될 위기를 넘겨 가까스로 성사시킨 모험인데 '어차피 될 한글화였다' 라고 하니 실무자들이 들으면 황당할 것이다.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6, 풋볼 매니저 2012와 함께 인트라링스가 한글화에 공을 들여 출시했지만 2만장 정도를 팔았다고 하며 인트라링스는 '시장의 변화를 느낄 수 없다' 라고 차갑게 반응했다. GTA 4는 비한글판임에도 5만장 가까이 팔았으니 한글화로 이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웠겠지만 스카이림과 폴아웃은 베데스다 측이 돈이 궁해서 공격적인 아시아 진출이라도 하지 않는 한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반다이 남코 코리아의 한글화 퍼레이드가 위처의 성공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게 아니라 일본 시장 포화에 따른 아시아 시장 적극 진출에 따른 결과물일 뿐이다. 스스로 해외진출의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과감하게 판권작 교통정리를 한건데 무슨 위처 5만장 팔린걸로 반다이 남코가 납득했다는 것인가. 또한 슈퍼로봇대전은 20여년간 이런 저런 업체로부터 한글화 시도가 있어왔으나, 마크로스가 들어가면 정발조차 되지 않는 무시무시한 작품이었다. 그래도, 비록 비한글판이지만 어떻게 정발이라도 되면 국전에 구매자들로 매번 장사진이 쳐졌고, 그런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전해지기도 했기에 OG 한글화를 거쳐 드디어 판권작 한글화라는 성과로도 이어진 것이다. 이런 사례는 셀 수도 없다. 비한글화 섬란 카구라 SV의 판매량이 진홍 EV의 한글화로 이어졌다.[2] 콘솔게임만 그런가? 영문으로 출시된 스타크래프트가 미친듯이 팔리자 블리자드가 그렇게 한국에 열심일 수가 없고, 영문으로 출시된 문명 5가 잘 팔리니 공식 한글패치에 세종까지 등장하고, 마찬가지로 영문판이었던 철권 2가 잘 팔린 이후 한국에 계속 정성을 들이며 결국 철권 4가 한글화되는 모습 등 비한글판의 판매량 증가에 따른 이점은 구구절절 말할 필요가 없다.

해외의 사례를 보자. 용과 같이 제로는 아시아권 최초로 번체 중문화가 먼저 이뤄졌는데, 이것이 발표된 도쿄게임쇼 현장에서 프로듀서가 밝히길 '대만 유저들의 의지를 보았다'라고 까지 표현할 정도로 비현지화 제품의 판매량이 높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마리오 사장이 나고시를 스토킹 하다시피 해서 이끌어 낸 것이 키와미의 한글화이다. 다른 얘기지만, 중국쪽 현지화 하는 김에 묻어가는 한글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시장 커졌다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용과 같이 유신은 덤핑됐음을 인식하자.

묻겠다. 당신이 사업가 아니 구멍가게를 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물건을 발주할 때 실제 소비자들의 판매량 - 그러니까 통계 - 를 보고 발주량을 결정할 건가, 아니면 손님 몇명들이 하는 말을 듣고 결정을 내릴 것인가? 앞서 스스로 말했지만 전체 인구를 반영하지도 않는 댓글 1천개, 그것도 그냥 발표 후 반응일 뿐이니 한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한글판이 많이 팔렸을 때, 그 판매량을 보고 제작사가 한글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데 루리웹에서는 제작사가 "비한글판이 팔리네? 한글화 안 해줘도 되겠다!"라고 생각할 거라는 의견도 나오니 도대체 무슨 발상인지 알 수가 없다.(...)

비한글화의 판매량이 차기작의 한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보인다. 2만장 이상 팔렸다는 원피스 해적무쌍의 사례가 그러한데, 이런 경우 역시 이유는 간단하다. 제작사 측이 원하는 판매량 최소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해적무쌍 시리즈는 1편이 60만장, 2편이 30만장, 판매량이 급락한 3편도 20만장은 팔아제낀 게임이다. 2만장 가지고 생색낼 시리즈가 아니다.

루리웹에서 안한글 3대장이라고 불리는 액티비전, EA, 베데스다의 경우도 동일하다. 번지가 개발한 데스티니의 제작비는 1억 4천만 달러(약 1600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인데, 패키지 하나당 7만원이라고 가정해도 제작사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총 수익의 4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만장이 팔려야 한국에서 30억원(제작비의 0.02%) 가량을 버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블리자드 게임과 GTA 5를 제외하고 10만장, 아니 5만장이라도 넘긴 사례가 솔직히 얼마나 있나? 콘솔 유저들은 2만장 팔리면 대박쳤다고 좋아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액티비전 입장에서 이는 용돈벌이 수준도 되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EA의 배틀필드 4 또한 1억 달러(약 1150억원)가 투입된 게임으로 제작비 대비 국내 수익을 생각하면 이제까지 한글화를 해준 게 용할 지경이다.

베데스다의 경우, 위에서 스카이림이 2만장 팔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전체 개발비(+마케팅비)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 뿐이다. 국내에서 2만장을 팔았다면 판매액의 40%가 수익이라고 가정할 경우 60,000원 x 20,000 x 0.4 = 480,000,000 (4억 8천만원) = 약 45만 달러인데, 스카이림의 경우 전체 개발비 및 마케팅비가 8500만 달러라고 한다.[3] 한글화를 위해서 해야 할 일들과 스카이림의 텍스트 양을 생각해 본다면, 한국 시장에서의 이익은 전체 소요 비용의 0.5%를 겨우 넘는 수준인데 해야 할 일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포스트 한글화 시대의 한글화

찬성 항목에서 '한글화 게임 판매량은 오직 한글화 게임으로만 달성한다', '다른 한글 게임의 실적이 새로운 게임의 한글화로 이어진다' 뭐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자 그렇다면, '한글화 게임의 실적으로 다음 비한글화가 결정된다' 라는 주장은 어떨까? 우선 여러번 주장하는 슈타인즈 게이트. 이 작품은 1만장 좀 팔렸는데 GTA급이라는 듯 계속 반복하고 있다. 슈타게 잘 팔렸다고 치자. 분명 그것 덕분에 PS VITA용 어드벤쳐 게임 한글화라는 틈새시장이 열린건 맞다. 근데 그 다음은? 그 다음은 한글화 안해도 1-2천장은 팔리던게 한글화 해도 1-2천장 밖에 안 팔리는 레드오션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2016년 비타 시장은 내내 보릿고개였고, 지금은 다들 위태로운 실정이다. 거짓말 같다고?

반남코 코리아가 대대적인 한글화 시대를 열면서 학전도시 애스터리스크 페스타: 봉화현란을 제1탄 소프트로 내보냈었다. 루리웹에서도 다들 이 게임을 '인질' 취급 했었는데, 결국 이 게임은 팔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영향은 곧바로 나타나게 되었는데, PS4와 비타로 같이 나오는 소드 아트 온라인: 할로우 리얼라이제이션이 플스4 용으로만 나오게 된 것이다. 기왕 한글화 했으니, 데이터는 있을테고 다운로드로만 발매했어도 되었을텐데, 얼마나 가망성이 안보였으면 아예 시장을 포기할 정도가 되어버린 것일까?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밖에 섬란 EV가 한글화가 되었는데, 섬란 PBS나 발키리 드라이브의 한글화에 대해서는 아예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행히도 EV의 스팀판은 한글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안한글 안사요 측이 스스로 말한 '어디까지나 국내 한글판 수요를 파악한 뒤'에 이뤄지는 한글화라면, 한글화가 되지 않는 것 역시 그 수요가 조사된 결과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한글화 안 해주는 게임은 쳐다도 안 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해외 업체들이 한글화를 안 해주는 이유는 단 하나, 제작비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아서라는 단순한 이유다. 그런데 한글화 안 해준다고 쳐다도 안 본다? 그럼 그 게임은 결국 한글화될 가망이 영영 사라지는 것이다. 콘솔 시장의 확대를 바라는 사람들이 한 장이라도 더 사주진 못할망정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고 있으니 그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1] 최근에는 도를 넘는 안한글 안사요도 보인다.(게임사를 까내린다거나 하는 비난 등) [2] 사실 슈퍼로봇대전이나 섬란카구라는 기본적으로 예산 자체가 낮은 게임들이다. 한글화의 대가로 요구하는 제작사 측의 최소 판매량 허들도 낮을 수밖에 없다. 대개 이런 게임들은 국내에서 1만장 내지 2만장 팔리면 잘 팔렸다고들 하는데, 거꾸로 생각하면 이 이상의 판매량은 국내 유저들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3] 스카이림 자체가 출시된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난 타이틀이기 때문에, 각종 할인이나 프로모션 등으로 인해 명확한 최종 소비자가격을 계산하기가 어려우므로, 평균 가격을 4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3억 2천만원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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